Regression Day 1 Mana Burst RAW novel - Chapter 123
123화 대균열, 붕괴(3)
‘숨을 쉬기가 어려워.’
주건우.
그는 달뜬 숨을 몰아쉬며. 이 자리에서 그대로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성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두근
귓가에 이명처럼.
커다란 심장 박동이 지나간다.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두근 ─두근
점점 빨라지는 박동을 의식하며.
주건우는 심장에서 치솟는 막대한 양의 마나쪽으로 의식의 중심을 옮겼다. 이건, 분명 그의 경지를 한참 뛰어넘은 수준의 힘이라고 밖엔 표현할 말이 없었다.
[제 몸을 불태워 내게 대적하려 드는가.]불카누시온.
녀석이 타오르는 거체를 들이밀며 말했다.
주건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대답할 여유조차 없었다.
[적어도 그 기세만큼은 인정하겠다만. 지금 네놈의 꼴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분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린 모양이로구나.]분에 맞지 않는 욕심.
비록 적의 말이긴 했지만, 주건우에겐 그 의견을 반박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 오히려 꽤나 맞는 말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분에 맞지 않긴 하지.’
천무그룹 본가 사람들은 모두 천재다.
주건우는 어린 시절부터 주아라와 주영우, 두 사람을 보고 비교당하며 열등감에 찌들어 살아왔다.
뿐만 아니라 같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장손, 주태우와 비교되는 자신에게 혐오감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주현우가 본가로 들어온 이후. 창천신공의 입문조차 실패하는 것을 보며, 왠지 모를 안도감까지 느꼈던 그였다.
그런데···.
정작 그들 중에서도 가장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장과 성과를 거머쥔 것은 바로 주현우였다.
‘난, 뒤떨어졌어.’
그리고 덜떨어졌다.
그런 사실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누군가를 뛰어넘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저, 언제나 천무그룹과 자신의 어머니 주영미에게 부끄럽지 않은 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 일련의 과거보다.
지금 주건우가 하려는 일은 너무도 가볍고 간단한 일에 불과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시간만, 벌면, 돼.”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주건우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씹듯이 내뱉으며. 폭주하는 마나를 가까스로 움직여 전신을 휘감은 불꽃으로 승화시켰다.
창염(蒼炎).
보통 창천신공의 경지가 올라갈 수록. 이 권능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고 더욱 정교하게 다루는 방법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주건우는 달랐다.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6성이라는 애매한 경지에서 통제를 포기하고, 순수하게 타오르는 불꽃 자체에 모든 것을 맡겼다.
“크으으···.”
주건우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글거리는 푸른 불꽃이 마치 봇물이 터진 것처럼. 그의 주변에서 용솟음치며 점점 그 크기를 불려갔다.
흔히, 주화입마로 불리는 상태와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한끝 차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여기서 한 발만 헛디뎌도.
바로 주화입마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운이 좋으면 평생 코어를 사용할 수 없는 몸으로. 만약, 거기서 운이 나쁘면 죽거나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을 정도의 병신이 되겠지.
‘통제가 안 된다면···.’
통제하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 주건우가 선택한 건.
통제를 포기한 창염의 불길이 먼저 자신을 집어삼키기 전. 눈앞의 적, 불카누스를 향해 쏟아 내버리는 방법이었다.
“끄으으!”
솟아오르는 불꽃.
그 중심의 주건우를 촉매삼아. 이내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며, 종국에는 하나의 거대한 인형(人形)으로 정착되었다.
불꽃의 거인.
‘···이런 느낌이었나?’
몽롱한 의식 속에서.
주건우는 낯설고 묘한 감각들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고양감과 전능감.
그와는 절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두 가지 감각이 척추를 타고 머리까지 치솟아 오르는 것만 같았다.
보이는 시야 자체가 다르다.
과연, 주현우에겐 모든 것이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던 걸까.
이런 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과 확신이 등을 밀어주는 느낌.
‘정말 엄청난데.’
지금이라면···.
단순히 시간을 버는 것을 넘어. 그 이상도 가능할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주건우는 주저하지 않고 주먹을 뻗었다.
야수처럼 타오르는 푸른 불꽃이.
주변의 모든 것을 맹렬히 삼키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
“저게 무슨···.”
로이스 멘도자.
그녀는 황당한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처음엔 무슨 폭주 계열의 스킬인가 했는데.
불꽃의 거인이 주먹을 휘두르고.
그에 호응하여 골렘, 불카누시온 역시 거대한 주먹을 마주 뻗었다. 그건, 신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거인들의 전투였다.
콰아아─!
두 개의 주먹이 맞부딪힘과 동시에, 충격파와 함께 가공할 열기가 충돌의 중심에서 폭발하듯 방사되었다.
“허억···!”
로이스는 지레 숨을 집어삼켰다.
일대의 공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탓에, 마치 이글거리는 사막 한 가운데에 맨몸으로 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기서 멍하니 있다간, 무조건 저 싸움에 휩쓸려서 비명횡사하고 말 거야!’
척추를 찌르르 타고 오르는 섬뜩함.
잠깐에 불과하긴 하나.
저 거대한 골렘의 불꽃을 침식하듯 밀어 붙이는 것은 물론이고. 무지막지한 마나의 양에서 오는 출력으로 충돌의 여파를 완벽히 회복하기까지 했다.
‘천무그룹, 역시 괴물들이다···!’
주영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청년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여준 결과는 그녀를 경악케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렇게 마냥 정신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자, 주영미 이사! 이제 가요!”
“···놔.”
주영미의 팔을 붙잡아 일으키려 했던 로이스였지만. 그녀는 떠날 생각이 없는 듯, 그 손을 매섭게 쳐냈다.
“이봐요, 주영미 이사! 당장 여기서 피해야 해요! 안 그랬다간 우리까지 전부 저 폭주에 휘말리고 말 거라니까요!”
“이거 놔!”
“미친, 죽고 싶으면 혼자서 죽어요!”
그렇게 소리치면서도.
로이스 멘도자는 주영미의 팔을 놓지 않았다.
여기서 그녀를 놓아주었다가는 생존할 가능성이 더욱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저 주건우라는 사내의 각오도 무시하게 되는 꼴일 테니까.
“당신 아들이 각오한 일이에요!”
“닥쳐···!”
그러나 모든 모성이 그러하듯.
주영미는 아들의 목숨을 딛고 생존하고 싶은 마음 따위는 없었다. 차라리 자신이 죽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나으리라.
“건우··· 건우를 놓고 갈 수는 없어!”
이를 꽈악 깨물며.
주영미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마나를 최대한 짜내듯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커흑···!”
입에서 왈칵 피를 토하며.
주영미는 다시 그 자리에 널브러졌다.
“아악! 진짜, 나보고 어쩌란 거예요!”
“놓고, 가던가!”
“난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에요! 당신 아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부탁한 일이니까. 당신도 객기는 그만 부리고 일단 물러나서 대책을 마련해오자고요!”
콰앙─!
두 거인이 다시금 충돌했다.
“으아악!”
로이스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이번엔 단순히 주먹을 주고받은 수준이 아니라. 아예 달라붙어 서로 난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쿠웅─!
그들이 움직이며 주먹을 주고받을 때마다. 지축이 뒤흔들리고 사방에 불타는 돌덩이가 유성우처럼 비산했다.
이건 마치···.
폭발하는 화산의 한 가운데에 발을 들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로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진짜, 피해야 한다고욧!”
“도망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고 했잖아! 이 정도로 말귀를 못 알아듣는 녀석일 줄은 몰랐는데···!”
“지금, 나 하나 살자고 이래요!?”
그런데 실랑이를 벌이던 중.
이들은 문득, 일제히 같은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
두 거인이 난투를 펼치고 있는 반대 방향에서. 무언가 거대한 존재감이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저건···.”
쉬이익─!
푸른 점이 이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것이 단순한 점이 아니라 인간 형태의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콰앙─!
마치 번개가 내리 꽂힌 것처럼. 두 거인 사이의 지면이 폭발하며 흙과 돌덩이가 허공으로 비산했다.
“무, 뭐야!”
로이스가 화들짝 놀라며 외쳤다.
지금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새로운 마족이라도 난입한 거라면, 이건 절망적인 것을 넘어 끔찍한 상황으로 밖엔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빠르게 가라앉은 흙먼지 속에서. 이쪽으로 날아왔던 것이 푸른 용이 수놓인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천무그룹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족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었다.
로이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때.
그녀의 뒤에 서 있던 멘도자 가문의 혈족 하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벌렸다.
“과, 광룡이다!”
“광룡?”
로이스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로서는 광룡이라는 별호를 아직까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남미 쪽에 공식적으로 그렇게 불리는 헌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그, 천무그룹의 3세 말입니다. 얼마 전에 록펠러 본가로 복귀했던 존 록펠러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야망 넘치는 젊은 천재!”
“···그거, 광룡이 아니라 잠룡 아냐?”
“다들 그렇게 부르던데요?”
로이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던 걸까. 분명 잠룡이라는 별호가 맞았던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으나.
그게 아메리카 대륙 쪽에서만, 존 록펠러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별호라는 것을 그녀가 알아차릴 턱은 없었다.
‘광룡인지 잠룡인지···.’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별호 문제가 아니었다. 천무그룹에서 근래 가장 이름을 떨친 사내가 이곳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는 것.
그건 꽤나 희망적인 사인이었다.
또한, 새롭게 나타난 인물은 광룡뿐만이 아니었다. 뒤이어 나타난 작은 용 한 마리와, 마찬가지로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싸늘한 인상의 미녀까지.
“다들 뒤로 물러나십시오.”
류한나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빠르게 주영미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일으켰다. 로이스의 손길을 거부하던 주영미도 이번 만큼은 순순히 그 손에 의지해 일어났다.
“다, 당신은 천무그룹의···!”
멘도자 가문의 혈족.
그는 류한나의 얼굴을 알고 있는 듯. 깜짝 놀라며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켰다.
“···옥면빙심(玉面氷心)!”
“···.”
이건 또 무슨 괴상한 별호인가.
농담을 주고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생각지도 않은 일격에 맞은 기분이었기에, 류한나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
‘솔직히, 대단하네.’
두 거인의 사이에서.
현우는 아무런 거짓 없이 혀를 내두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건우의 성장이 전생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정도까지 도달했을 줄이야.
“주건우.”
현우는 조용히 녀석을 불렀다.
들리지 않을 거라는 정도는 안다.
방금 이곳에 도착했지만, 녀석이 어떻게 6성이란 한계를 뛰어넘어 이런 모습을 취할 수 있었는지. 그 내막을 추론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다.
‘코어의 통제력을 상실함으로서 마나를 폭발시키고 있다.’
의도적인 마나 폭주.
그 전체적인 양상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이건 현우의 인피니티 코어를 따라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건···.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과 권능을 구사하게 해주지만, 결국 마나 폭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결과밖엔 남지 않는다.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
“···잘 버텨줬다.”
불꽃의 거인.
현우는 녀석의 신체를 이루고 있는 창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고열을 품은 불꽃이라곤 하나, 현우가 지금부터 하려는 것은 직접적 접촉이 아니었다.
“이젠, 나한테 맡겨.”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러나 애초에 대답을 바라진 않았다.
‘우선, 폭주부터 멈춰야겠지.’
손끝에서 마나가 거미줄처럼 뻗어간다.
주건우를 촉매로 타오르는 창염, 아예 통제권이 존재하지 않는 권능을 제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하나.
그보다 훨씬 막대한 양의 마나뿐이다.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현우에게 있어선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크흑, 헉···.”
거센 창염이 순식간에 흩어지고.
촉매였던 주건우가 드러났다.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은 아니었는지. 그래도 의식은 남아 있던 모양이었다.
“혀, 현우형···.”
복잡한 눈빛의 주건우.
현우는 말없이 녀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곤 앞으로 나섰다. 서로 나눌 이야기가 있겠지만, 지금은 눈앞의 저 녀석이 우선이다.
[대지 모신의 신벌이···]“그딴건 모르겠고.”
[···!]파팍─!
현우의 머리칼이 일렁이며 주위로 푸른 번갯불이 튀어올랐다. 심상치 않은 기세에 골렘, 불카누시온은 육중한 몸을 한 발 뒤로 물렸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악수였다.
물러나지 않고 차라리 바로 공격을 해오는 것이. 녀석에겐 조금이나마 유리한 상황이 되었을 테니까.
“너가 내 동생 때렸냐?”
농담 같은 한 마디.
하지만 직후 펼쳐진 것은 농담이 아니었다.
창천십팔무(蒼天十八武)
제6초식 염뢰(炎雷)
개조식, 뇌번천극(雷蕃天極)
현우가 가볍게 주먹을 뻗었고.
총 여덟 갈래의 푸른 번갯불이 주먹 끝에서 비롯되어 찰나의 순간에 쏘아졌다. 육중한 거체로는 반응조차 할 수 없는 쾌속한 일격.
그 위력 또한─.
속도만큼이나 정교하고 파괴적이었다.
콰콰콰─!
오른쪽 어깨부터 녀석의 신체에 새겨진 모든 균열을 향해. 푸른 번갯불이 파고들며 내부에서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크, 아아···!]번갯불이 타오르는 돌덩이를 분쇄한다.
불카누시온의 전신을 휘감고 있는 불꽃은, 격렬한 우레불꽃 앞에선 그저 장식에 불과할 뿐이었다.
현우는 가만히, 그 과정을 지켜봤다.
이걸로 충분했다.
[아, 안 돼!]녀석이 다급히 외쳤다.
[이, 불경한 인간 따위가!}그리고 현우를 향해 우악스럽게 손을 뻗어. 뭐라도 일단은 해보려고 하는 듯 했으나. 이미 끝난 일이었다.
내부를 휘저은 우레불꽃은, 녀석이 감당 불가능한 내파(內破)를 일으켰고. 그 결과는 녀석이 현우를 향해 손을 뻗은 순간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쿠르르르···.
뻗은 손끝부터 빠르게 전신이 무너져간다.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이미 주건우가 자신을 불살라. 녀석의 체력을 대부분 깎아 놓은 후였으니. 여기선 현우가 살짝 손을 보태어 마무리를 한 수준밖엔 되지 않으리라.
무너지는 녀석의 신체를 보며.
현우는 가볍게 손을 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쉬웠지만, 뭔가 개운한 맛은 덜했다.
오히려 찝찝하다고 할까.
그 직감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골렘은 완전히 가루로 화해 사라졌으나. 대균열 전체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보스로 생각되는 마족은 이미 토벌한 것 같은데. 밖으로 탈출하는 워프 게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현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렇다는 것은, 대균열의 공략 조건은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건 곧···.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가 시작이란 소리나 다름없었다.
쿠구구궁─!
현우의 추측을 바로 증명이라도 해주는 듯이. 대균열 전체를 거대한 진동이 가로질렀다.
“무, 무너진다!”
로이스가 비명을 질렀다.
갑작스러운 대균열의 붕괴. 그러나 현우는 이 상황을 차분히 관찰하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무너지는 게 아니다.
‘대균열이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