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s Life After Retirement RAW novel - Chapter 245
245화 거대 괴수 사냥(3)
거인의 주먹에 머리를 얻어맞은 괴수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콰콰콰콰콰쾅!
흙먼지가 튀어 올라 반경 수 킬로미터를 뒤덮었다. 수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거목이 뿌리째 뽑혀나가고, 수십 톤이 넘는 바위가 공깃돌처럼 하늘을 날았다.
-쿠구구구궁!
산 전체가 들썩였다. 수십 킬로미터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강한 충격이 발생했다.
“으아악!”
“조심해!”
밑에서 마계의 곤충들과 싸우고 있던 이들은 바닥에 나동그라지지 않게 필사적으로 중심을 잡아야만 했다.
다행히 나뒹구는 것은 마계의 곤충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수가 훨씬 많은 놈들은 서로 뒤엉키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아래에서 온갖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동안, 괴수와 거인은 재차 격돌했다.
크워어어어어어!!
불의의 일격을 당한 아바돈은 대가리를 홰홰 젓더니 성난 포효를 터트렸다. 녀석은 몸을 일으키려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게이트를 열고 나온 거인은 한번 잡은 기세를 놓지 않았다. 거인은 곧바로 괴수의 몸 위에 올라탔다.
거인은 괴수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인간 기준에서 보면 똑같이 말도 안 되는 크기였다.
화르르르륵!
화르르르륵!
거인의 두 주먹이 불꽃에 휩싸이며 뽀빠이처럼 부풀었다. 거인은 거대해진 불 주먹을 연달아 휘둘렀다.
콰앙! 콰앙! 쾅쾅쾅쾅!!
아바돈의 몸이 점점 바닥으로 처박혔다. 거인은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로 괴수를 난타했다.
그 거인의 어깨 위에는, 작은 소녀가 타고 있었다.
릴리는 그 어느 때보다 의욕 ‘만땅’이었다.
“이건 꼭 내가 쓰러뜨릴 거야!”
크워어어어어어!
아바돈이 괴성을 내지르며 힘으로 거인을 밀어냈다. 그리고 꼬리를 휘둘러 거인을 날려버리려 했다.
후우우웅-!
그것은 산봉우리도 박살 낼 만한 위력이 담긴 공격이었지만,
“막아!”
키이잉!
릴리의 홍안이 붉게 빛나며 거인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콰드드득···!
거인은 몇 걸음 뒤로 밀리는 것으로 괴수의 꼬리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딱딱!
부리를 몇 차례 부딪친 거인이 한순간 씩 웃는 것처럼 보였다.
울룩불룩.
불꽃으로 이루어진 거인의 상체가 부풀어 오르고, 볏은 빳빳하게 하늘을 향해 곤두섰다.
그것은 릴리가 몇 시간 동안 집중해서 만든 최강의 불꽃 거인.
“날려버려! 앵그리치킨!”
‘누굴 닮았는지 작명 센스 하고는···.’
대인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이름이야 어쨌든 간에, 불꽃 거인의 위력은 굉장했다. 거인은 괴수의 꼬리를 붙잡고 몇 바퀴 돌린 후 던져버렸다.
-콰아아아아앙!
날아간 아바돈은 다시 산 정상에 처박혔다.
앵그리치킨은 두 날개를 번쩍 치켜-처음 주먹처럼 보였던 것은 사실 주먹처럼 말아 쥔 날개였다-들었다.
“우와아아아아아!”
지상에서 싸우던 사람들은 불꽃 거인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했다.
대재앙으로 등장한 거대 괴수.
그런 괴수를 바닥에 처박고, 산 정상에 우뚝 선 불꽃 거인.
화르르르륵!
태양으로 빚어낸 듯 불꽃이 이글거리는 육체와 신성하게 펼쳐진 날개, 빳빳한 벼슬은 태양신의 왕관처럼 보였다.
“아마테라스다!”
누군가가 감격한 목소리로 그렇게 외쳤다. 일본의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의 이름으로 거인을 불렀다.
“아마테라스가 강림했다!”
“태양신이 우릴 돕는다!”
그곳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장이었다. 무신론자조차 맹목적인 믿음에 전염되기 가장 쉬운 장소.
“아마테라스께서 우리를 보살피신다!”
그 믿음은 마계의 곤충들을 상대로 힘겹게 버티던 초인들에게 힘을 불어넣었고, 군인들이 공포를 떨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웠다.
“아아, 아마테라스여···.”
훗날, 그 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 존재가 지상에 강림한 아마테라스였다고 여기저기 증언하고 다녔다.
그 결과, 몇 년 후에는 신흥 종교까지 만들어지게 되는데···.
아직은 먼 나중의 이야기이다.
***
괴수와 거인이 충돌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쾅!
공기가 폭발하고 땅이 뒤집혔다.
그것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들이 싸운다면 이런 모습일까, 상상하게 만드는 대결이었다.
“우와아아아!”
사기가 오른 아군이 함성을 질렀다. 멀리서 보기에는 거인이 일방적으로 괴수를 몰아붙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대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꼬맹이가 꽤 무리하는 거 같은데···.’
휘익!
단숨에 경공을 펼친 대인은 거인의 어깨 위로 올라갔다.
스르륵.
천마신갑을 해제한 대인이 릴리에게 말했다.
“꼬맹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아직 지원군이 전부 다 도착한 것이 아니다.
그 ‘거대한 것’을 통째로 이동시키는 건, 아무리 신의 능력이라도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전력이 다 모일 때까지, 대인은 저 괴수를 이곳에 묶어두는 정도로 만족할 생각이었다.
“도와줄게.”
스르릉.
대인은 검을 빼 들었다. 그는 릴리와 함께 괴수를 상대로 시간을 벌 생각이었다.
“괜히 지금 무리할 필요 없어. 어차피 저 녀석 아직 변신도 한 번 더 남았으니까.”
그러나 릴리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 정도는 하나도 무리 아니야.”
릴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한 얼굴이었다. 미간을 모으고 입술을 o자로 오므린 채 괴수를 바라봤다.
릴리는 대인은 바라보지도 않고 말했다.
“아저씬 방해되니까 멀리 가 있어. 여긴 나 혼자서도 할 수 있거든?”
“고집부리지 마 바보야. 혼자서는 무리라니까?”
“할 수 있다니까?!”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동안에도, 그들이 타고 있는 거인은 괴수와 난타전을 벌이고 있었다.
크워어어어어어!!
처음의 기습에서 정신을 차린 아바돈이 포효하며 덤벼들었다. 이빨로 물어뜯고, 꼬리를 휘둘러 후려치고, 입에서 화염을 뿜어냈다.
푸화아아악!
그러나 불꽃 거인은 괴수를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았다. 민첩한 움직임으로 주위를 돌면서 착실하게 데미지를 쌓았다.
대인은 조금 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훨씬 잘 싸우잖아?’
잔뜩 기세가 올라서 인파이터처럼 밀어붙였던 처음과 달리, 지금의 불꽃 거인의 싸움방식이 아웃복서 스타일로 변했다.
릴리가 보란 듯이 대인을 돌아보며 웃었다.
“봐봐.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지?”
“꼬맹이. 제법인데?”
대인이 인정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산에서 마왕을 만났을 때처럼, 릴리는 흥분해서 싸우지 않았다. 소녀의 두 눈은 어느 때보다 붉게 빛나고 있었지만, 이성은 차분했다.
지난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날 들었던 경고도 잊지 않았다.
“여기서 시간 끄는 거 나 혼자서 할 수 있어. 그러니깐 아저씨는 저기 뒤로 가. 알았어?”
“참 나.”
자신을 위험한 곳에 놀러 나온 어린애 취급하는 말에, 대인은 한숨을 푹 쉬었다.
릴리는 대인이 이곳에서 괴수와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대인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전에 수호천사인가 뭔가가 했다는 말 때문에 그래?”
“······.”
릴리는 조금 흐려진 표정으로,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목숨이 위험해질 거라고?’
릴리가 마왕에게 세뇌당해 있을 당시 만났다는 정체 모를 하얀 불꽃.
대인은 그 불꽃이 해준 경고를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릴리의 꿈이나 환각으로 치부하지도 않았다.
경고를 받았으니 당연히 대비도 할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계속 움츠려 있을 생각은 없었다.
툭.
대인의 커다란 손이 릴리의 정수리를 덮었다.
“언젠가는 진짜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지. 근데 오늘은 확실히 아니야.”
“···어떻게 알아?”
릴리는 조금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소녀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대인은 그것도 모르냐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 정도는 별거 아니니까. 저건 덩치만 더럽게 큰 괴물이라고. 내가 저런 거한테 잡아먹힐 것 같아?”
“그건 아니지만···.”
“당연히 아니지. 진짜 위험해지려면 아직 멀었어.”
대인은 릴리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며 말했다.
정말 그럴 날이 온다면, 아마 헬게이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마왕들이 넘어온 이후가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저건 꼭 잡아야 돼.’
아바돈을 바라보는 대인의 눈이 빛났다.
저 녀석은 그냥 괴수가 아니다.
마계 서열 3위의 마왕. 바사고가 아끼는 권속이자 마계에서도 희귀한 종족인 ‘마룡’
뼈, 피, 비늘, 힘줄,
그리고 심장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전부 최고의 제작 재료인 녀석이었다.
그 크기만도 무려 200미터.
게다가 한 번만 더 진화하면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진다.
최종 형태일 때 근수도 많이 나가고 재료도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벌써 입에 침 고이네.”
크워어어어어어어!!!
불쾌한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듯, 아바돈이 포효하면서 달려들었다.
“옆으로 피해!”
릴리는 앵그리치킨을 옆으로 움직여 돌진을 피했다. 그리고 괴수의 옆구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퍼어어엉!
아바돈은 잠깐 비틀거렸다. 분노한 녀석은 옆으로 홱 돌아서며 꼬리로 공격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패턴과는 전혀 다르게, 아바돈은 불꽃 거인을 무시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일본의 군대가 마계의 곤충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전장으로.
“앗!”
“···젠장. 먼저 갈 테니 따라와!”
대인은 파천신보를 펼쳐 괴수의 뒤를 추격했다.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지능이 낮아서 저런 패턴은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크워어어어어어!!
아바돈은 마계의 곤충들을 짓밟으며 아래로 내달렸다.
콰직! 콰직! 콰지직!
워낙에 보폭이 커서 한 번 걸을 때마다 수십 미터씩 이동했다. 아래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과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거기 서 이 자식아!”
촤르르륵!
대인은 허공으로 도약하며 천마신갑 몸에 둘렀다. 동시에 창천신검을 괴수의 뒤통수를 향해 던졌다.
까아···앙!
급하게 던진 것이긴 했지만, 강기를 씌운 검이 얕은 상처만 남기고 튕겨 나갔다.
‘아직 2단계 상태인데도 저 정도라니···.’
그 사이 아바돈은 한곳에 뭉쳐 싸우는 인간들 앞에 도착했다.
크르르르르르···!!
괴수는 이를 드러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녀석이 뿜어내는 공포에, 대부분의 인간은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대학살이 시작됐다.
콰지지직!
괴수가 발을 한번 구를 때마다 수십 명이 밟혀 죽었다. 휘두른 꼬리에 짓이겨진 차량들이 폭발하고, 입에서 토해낸 불길에 반경 수백 미터가 잿더미로 변했다.
“허억···!”
“끄윽···!”
털썩. 털썩.
다리가 풀린 병사들이 주저앉았다. 그들의 눈과 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괴수가 내뿜는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그곳에 있는 모두가 죽음을 각오하고 최전선으로 온 자들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들 앞에 닥친 죽음은 너무나 허무했다.
크워어어어어어!!!
괴수는 드디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치켜들고 힘껏 포효했다. 놈의 이빨에 붉은 피가 흥건했다.
[저 자식이···.]대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허공으로 솟구쳤다. 검을 휘둘러 괴수의 목을 베었다.
까가··· 가가가각!
강기가 아바돈의 비늘을 긁으며 새파란 불꽃이 튀었다. 괴수는 고개를 저어 대인을 떨쳐냈다.
그리고 몸을 돌려 약한 인간들을 짓밟으며 전진했다.
“거기 서-!!”
뒤늦게 내려온 릴리가 불꽃 거인으로 아바돈을 막아섰다.
그러나 괴수는 더 이상 불꽃 거인과 싸우려 하지 않았다. 놈은 무작정 인간이 많은 곳으로 전진하며 닥치는 대로 세상을 부수기 시작했다.
콰직! 콰직! 콰지지직!
대인과 릴리가 놈을 쫓아가며 공격했지만, 아바돈은 자신의 단단한 비늘을 믿고 그들의 공격을 그냥 허용했다.
인간의 도시를 향해, 괴수가 걷기 시작했다.
쿠우웅! 쿠우웅!
설상가상으로, 놈은 걸어가면서 최종 변이를 시작했다.
찌이이이이익···!
풍선처럼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는 몸. 붉은 비늘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 안에서 은은한 흑청색 비늘이 모습을 드러났다.
쑤우욱! 쑤우욱!
하나였던 머리가 분화해 셋이 되고, 팔은 여덟, 무려 아홉으로 늘어난 꼬리는 전부 이빨이 달린 뱀으로 변했다.
‘···벌써 최종 진화라고?’
대인은 굳은 표정으로 괴수를 바라봤다.
그가 알고 있는 정보와 달랐다.
지극히 단순하다 알려진 괴수의 행동 패턴도, 최종 변이의 시점도, 심지어 생김새도 다 달랐다.
···최종 진화 형태는 머리 둘에, 팔 여섯, 꼬리 여섯이어야 했다.
그런데 저건 딱 봐도 그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처럼 보였다.
‘어디서 무슨 변수가 발생한 거지?’
대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침착하게 생각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전개됐다.
크르르르르르르···!!
최종 진화를 마친 괴수가 고개를 돌려 불꽃 거인을 내려 봤다.
둘의 체격 차이는 약 5배.
사람과 강아지 정도의 차이.
대인 옆에서 릴리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오늘이 그날인가 봐. 내가 막을 테니까 아저씨는 빨리 도망···”
따악!
릴리의 이마에 꿀밤을 먹인 대인이 말했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대인은 해결책을 떠올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까마득한 높이에서 자신을 내려 보는 대재앙 앞에서, ‘도주’ 외에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였다.
-아저씨. 준비가 끝났어요.
이어마이크 너머로 들려오는 지친 소년의 목소리에, 대인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후. 까먹고 있었다.”
최종 형태로 진화한 아바돈을 보고 놀라 잠시 잊었다.
곧 막강한 지원군이 이곳에 도착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대인은 신에게 말했다.
“좌표는 우리가 있는 곳으로 부탁한다.”
대인은 릴리의 손을 잡았다. 흠칫한 소녀가 대인을 돌아봤다.
“꼬맹이. 지금 소환할 거니까 준비해.”
“뭘···. 아! 응!”
그제야 릴리도 지원군의 정체를 떠올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여야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포개진 두 사람은 손등 위로 불꽃 모양의 표식이 나타났다.
부산에서 발람을 처치하고, 놈의 마왕성과 계약을 맺으며 얻은 증거.
-좌표··· 확인했어요. 바로···시작할게요.
힘겨워하는 신의 목소리와 함께, 하늘에 거대한 적란운이 발생했다.
우르르- 콰콰콰쾅!
우르르- 콰콰콰쾅!
구름 속에서 천둥 벼락이 내리쳤다. 수십, 수백 줄기의 뇌전이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번쩍이며 광포한 이빨을 드러냈다.
크르르···. 크워어어어어!!!
무언가 불길함, 혹은 어떤 익숙함을 느낀 대괴수는 하늘을 올려보며 포효했다.
놈의 머리 위에서, 블랙홀처럼 깊고 검은 구멍이 열렸다.
지이이이이이이잉!
그리고 잠시 후,
블랙홀 같은 구멍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거대한 공중전함,
정확히는 천공요새로 업그레이드된 마왕성이었다.
“클클! 제자야!”
갑판 위에 서 있던 천무극이 제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우리가 왔다!”
천무극 혼자만 온 것이 아니었다.
그 곁에는 천마신교의 고수들, 백창수, WH-7팀을 비롯한 길드의 최정예 초인팀.
김수호 대통령을 포함한 서울의 4대 초인들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최강자들이 전부,
일본에 상륙했다.
대인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이제 좀 해볼 만하겠네.”
본격적인 괴수 사냥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