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the talent Explosively RAW novel - Chapter 78
방출되고 재능폭발 78화
정우의 활약은 큰 화제가 되었다.
사실 1이닝 3탈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엄청난 주목을 받았을 거다.
거기에 곤룡포를 입고 처음 들어보는 음악으로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보수적인 메이저리그 팬들은 그의 이러한 면에 불만을 이야기했지만, 그건 소수에 불과했다.
-이 루키 멋지네.
-재밌게 게임하는데?
-메이저리그에 이런 애들도 나와야지.
-가디언스 팀에서 뛴다고? 다음에 경기 좀 찾아봐야겠어.
-너튜브에 영상 많이 올라왔더라.
-올 시즌 루키들 중에는 단연 돋보인다고 하던데?
-메이저리그 신기록까지 세웠네.
이런 관심은 정우의 경기를 찾아보는 걸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지만, 모든 팀의 경기를 메이저리그 팬이 찾아보진 않는다.
일단 방송 자체가 미국 전역으로 송출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채널만 돌리면 10개 구단의 경기를 볼 수 있지만, 미국은 유료결제를 해야 했다.
여기에 일차적인 진입장벽이 있었다.
거기에 하루에 진행되는 경기가 너무 많았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지역에 속한 구단의 경기를 찾아보는 게 일상적이었다.
전국구 스타가 나오기에 어려운 이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에는 전국구 스타가 한 번씩 나오고 있었다.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활약을 하거나 아니면 실력 외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선수들 말이다.
그런데 정우는 지금 두 가지 모두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곧 정우의 스타성 상승으로 올라갔다.
“한의 유니폼 판매 수치가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현재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한의 보블헤드를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요.”
시소코 단장은 올스타전 이후를 기점으로 시작된 정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한이 올스타전에 입고 나왔던 복장을 구매할 수 있냐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알아본 겁니다만, LA에서 한복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에서 곤룡포가 동이 말랐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아무래도 최근 한국의 컨텐츠가 많이 소비되는 것도 한몫한 거 같습니다.”
데이비드의 보고에 시소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제 미국에서 한국의 문화를 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특히 젊은 층에게는 케이팝과 케이컬처로 불리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인기가 제법 많았다.
심지어 자신의 딸도 케이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여행을 가기도 했었으니까.
“우리 쪽에서 제작이 가능할까?”
“음, 사무국의 허가가 먼저일 거 같긴 한데. 일단 알아보겠습니다. 아마 이벤트성으로 푼다고 가정하면 어렵지 않을 거 같습니다.”
“좋아. 그럼 이번 일은 자네에게 맡기도록 하지.”
데이비드가 남들 몰래 주먹을 쥐었다.
‘내 예상이 맞았어. 한정우 선수는 스타성이 다분한 사람이야. 그를 옆에서 서포트하면 구단에서 내 입지도 점점 높아질 거다.’
데이비드는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더 높아지는 걸 생각하며 회의를 계속 이어나갔다.
* * *
올스타전이 끝나고 본격적인 후반기가 시작되었다.
빠각!!
-배트 부러졌습니다! 3루수 마르테가 대시하면서 공을 잡아 1루로!
퍽!!
“아웃!!”
-아웃입니다! 깔끔한 수비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주는 윌슨 마르테! 한정우 선수가 올스타전 이후 첫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마운드를 내려가며 정우가 마르테와 글러브를 터치했다.
“나이스 캐치.”
“이 정도는 가볍지.”
어느덧 1년가량을 가디언스에서 뛰며 이제는 동료들과 제법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이건 정우의 성격이 워낙 수더분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무엇보다 정우는 스스로의 일만 집중하니 딱히 야수들과는 트러블이 생길 이유가 없었다.
물론 모두가 그를 편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젠장…… 저 녀석은 후반기가 되어서도 여전히 날아다니네.’
그에게 셋업맨을 뺏긴 라이언은 여전히 정우가 눈엣가시였다.
그런 라이언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우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날 불편하게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지. 아카데미에서 일할 때도 그랬는데. 하물며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일한다면 더더욱 날 마음에 안 드는 이들도 있겠지.’
아카데미는 인센티브제였다.
즉, 회원을 많이 받을수록 코치가 가져가는 월급 역시 많아진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아카데미의 회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코치가 가르치는 회원을 유혹하는 건 금기시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회원 스스로가 찾아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 평판이 좋아지자 회원님들이 나를 찾아왔지. 덕분에 다른 코치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자신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코치들 입장에서는 정우가 회원을 빼간 것으로 보였다.
당시에 여러 방법을 써서 오해를 풀려고 했지만, 김중호의 조언을 듣고는 그냥 포기했다.
‘모든 사람에게 마음에 들려고 하지 마. 널 싫어한다면 그냥 보내줄 필요도 있다.’
야구단을 떠나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당시의 일이 지금의 정우를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라이언의 저런 눈초리도 그냥 무시할 수 있었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정우는 더그아웃의 난간에 서서 경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올라온 빅터를 응원하며 자신이 할 일을 해나갔다.
* * *
정우는 휴식일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
“올 때보다 짐이 더 많아졌네요.”
“호호! 미국까지 왔는데. 친구들 선물 좀 샀지.”
“좀이 아니라 한 보따리겠지. 이 정도면 한국에 가서 바로 가게를 열어도…….”
말을 이어가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눈빛을 느끼고는 입을 다물었다.
여전히 사이좋은 부모님의 모습에 정우가 미소를 지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가 정우의 손을 잡았다.
“이 엄마는 이제 네 걱정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 부디 다치지만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계속해 나가렴.”
정우는 문득 자신을 걱정하셨던 부모님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랬던 부모님이 이제는 자신이 걱정되지 않는다고 하시니 이보다 기쁠 수가 없었다.
“예.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할게요.”
“그래. 그리고 아가.”
어머니가 소연이의 손을 맞잡았다.
“몸이 좋지 않으면 숨기지 말고 언제라도 말하렴. 사부인이 옆에서 잘 보살펴 주시겠지만, 몸이 아플 때는 숨기는 거 아니야. 알았지?”
“네, 어머니. 꼭 그렇게 하도록 할게요.”
“그래, 그래.”
작별인사를 하고 세 분이 게이트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우가 장모님과 소연을 데리고 집으로 다시 향했다.
* * *
전반기를 완벽한 성적으로 끝낸 가디언스는 후반기 들어서도 안정적인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딱!!
-때렸습니다!! 미카엘 선수의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그대로 홈으로 들어옵니다!
-7회에 역전에 성공하는 가디언스입니다!
1회부터 7회까지.
경기를 어떻게든 이기고 있으면 8회부터는 철벽이라 불리는 불펜들이 가동했다.
-8회 초! 한정우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옵니다!
1년 만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셋업맨에 등극한 정우가 마운드에 오르면 말 그대로 타자들을 삭제시켰다.
뻐어억-!!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삼진입니다! 하이 패스트볼로 타자를 돌려세우는 한정우 선수! 오늘 경기에서도 1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며 이닝을 막아냅니다!
정우가 8회를 막으면 9회에는 빅터가 마운드에 올랐다.
-아이스맨 빅터 해멀슨이 세이브를 올리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는 별명답게 냉정한 피칭으로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수집했다.
딱!!
-때렸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볼! 미카엘이 잡아 1루로!
퍽!!
“아웃!!”
-아웃입니다! 빅터 해멀슨이 시즌 35번째 세이브를 달성하며 승리를 지켜냅니다!
두 투수의 활약은 가디언스의 승리의 공식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두 사람의 활약에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디언스에는 두 명의 클로저가 있다.]아쉬워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셋업맨으로 나서는 정우 한은 사실상 어느 팀으로 가더라도 클로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대단한 투수다.]한 팀에 두 명의 클로저는 사실상 필요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다.
[불펜의 중요함을 생각하면 현재의 라인업을 굳이 바꿀 이유는 없다.]하지만 반대하는 이들도 한 가지 의견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포화상태인 가디언스의 불펜을 정리할 필요는 있다.]바로 가디언스의 로스터다.
가디언스의 불펜은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필승조로 불리는 라이언-정우-빅터는 말 그대로 철벽이었다.
그리고 그 앞을 받쳐주는 안드레나 추격조로 나서는 아놀드 등.
모든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3점을 넘지 않았다.
웬만한 팀에서는 모두 필승조로 뛸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포화상태인 불펜을 정리하고 선발투수를 영입해야 한다.]포화상태인 불펜과는 달리 선발투수의 자리는 다소 비어 있는 게 사실이었다.
루터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사실상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투수가 1-4선발이 전부인 상황.
이런 상황에서 시소코 단장은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가디언스 트리플A에서 유망주 투수 두 명을 콜업시키다.] [사실상 선발 테스트에 들어간 가디언스의 시소코 단장.]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정우는 새로운 동료들을 맞이했다.
트리플A에서 올라온 두 명의 투수는 자신보다 모두 나이가 어렸다.
“레이먼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마이크입니다.”
시소코 단장이 고심해서 뽑은 두 투수가 선발자리 중 하나를 차지해 줄 것이란 기대가 모였다.
하지만.
딱!!
-맞았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좌측펜스를…… 넘어갑니다!! 첫 등판에서 그랜드슬램을 허용하고 마는 존 레이먼 투수입니다.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존 레이먼이지만, 역시 메이저리그의 벽은 매우 높네요.
존 레이먼은 첫 경기에서 1.2이닝 7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 마운드에 오른 마이크 깁슨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았다.
뻐어억-!!
“볼, 베이스 온 볼.”
-또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입니다. 오늘 경기 5번째 볼넷을 내주는 마이크 깁슨 투수.
-구속도 90마일 후반을 찍고 구위도 나쁘지 않은데. 제구가 영 제대로 잡히지 않은 모습입니다.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정형적인 유망주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두 투수의 데뷔전은 엉망으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시소코 단장의 얼굴은 당연히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기대를 많이 한 녀석들인데…….’
설마 한 명도 자리를 잡지 못할 줄이야.
상황이 이렇게 되니 다음 선택지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는 계속 시도 중이니 일단 넘기고…….’
다양한 구단과 조건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딜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시소코 단장은 또 하나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역시 한을 제대로 테스트해 봐야 하나?’
정우의 선발 테스트.
그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