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470
국내에서 제일가는 클랜.
제니스클랜이 선녀정부 출범 이후 그러한 이름으로 불린 데에는 모두 그만한 사정이 있다.
이 발발하고, 세상이 몬스터들과 사람들의 악의로 혼란스러웠던 그 시대.
남궁성운은 의협을 내세워 뜻이 맞는 사람들과 도시의 자경단 비슷한 역할을 했다.
그것이 제니스클랜의 전신이었다.
이윽고 마나관리기구의 지휘권한을 얻은, 문준이 그들로 하여금 공식적으로 국가를 수호하는 클랜을 설립하도록 제의한다.
다시 말해, 제니스클랜의 설립에는 마나관리기구가 관여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을 일원으로 둔 제니스클랜이 초기에 내세운 기치는 마나관리기구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다.
하나, 세상을 바로잡는다.
그리하여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그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한다.
하나, 세상을 안정시킨다.
사람들이 더는 몬스터의 위협에서 살아가지 않도록 한다.
이 땅에서 몬스터를 몰아낸다.
“─최정훈 회장님께서 오셨습니다.”
“…저는 들어와도 된다는 허락을 한 적이 없는데요. 약속 일정조차 잡지 않은 걸로 알고 있고요.”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거 죄송합니다. 제가 급하다고 이분들을 너무 닦달한 것 같네요. 이분들도 자기 일이 있었을 텐데…. 모쪼록 저를 봐서라도 선녀님께서 한 번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나가 있어요.”
“”넷!!””
따라서 문준과 남궁성운이 제니스클랜에게 궁극적으로 바랐던 이상은 선녀라는 존재로 귀결된다.
그들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이 나라에도 의 힘을 지닌 사람이 나타나기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오기를 대비하고자 목숨을 바쳐서라도 선녀의 칼이 될 사람들을 준비했다.
그러니 제니스클랜의 존재의의는 선녀를 위해서 존재하는 셈이었다.
선녀가 사용해야 하는 칼인 만큼, 마나관리기구와 살아있는 신화들은 각종 지원을 해주면서 제니스클랜을 국가에서 제일가는 클랜으로 만들었던 것이고.
“그래서 무슨 일로 오신 거죠?”
“무슨 일로 온 거라…. 선녀님한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왔습니다.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 그런 거니 사람들을 물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여기에서 말씀하세요.”
“정말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
“구마가 토벌되고, 전국 곳곳에서 던전이 출현했습니다. 선녀님께서는 특정 던전 몇 군데를 제외하는 대신 나머지 던전의 공략권은 민간에게 넘기겠다고 하셨고요.”
“…그런데요?”
“그런데 제가 들은 소문에 의하면 선녀님께서 마나관리기구에 위탁해, 그걸 안개꽃파티와 다른 클랜들에다 넘길 거라고 하더군요.”
“소문만 듣고 저를 찾아온 건가요? 제가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할….”
“그 클랜에 제니스도 있더군요.” “……!”
“이대로 계속 얘기하시겠습니까?” “…다들 잠시 밖에 나가주세요.”
제니스클랜은 선녀의 칼이 되었다.
하지만 제니스클랜의 성격은 점점 퇴색되어 갔다.
선녀정부가 번번이 휘청거리면서 제니스클랜은 언젠가 창해클랜에게 국내에서 제일가는 클랜이란 자리를 빼앗기고 만다.
그리고 갤럭시그룹의 회장이 되어 본격적으로 세상에 나온 최정훈은 증조부의 의지를 어기면서까지 끝내 제니스클랜의 후원을 건드린다.
후원을 줄인 마나관리기구와 달리 후원 규모를 대폭적으로 늘리면서 사실상 제니스클랜을 손에 넣은 것이다.
“선녀님 마음 다 이해합니다. 제가 안개꽃파티와 제니스클랜을 통해서 선녀님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
하려는 의도를 모르겠습니까. 이해합니다.”
“…….”
“그래서 제가 모르게 진행하려고 그랬던 걸 테고.”
“…….”
“다만 안타깝게 됐습니다. 저한테 내부 관계자가 이야기해줬거든요. 선녀님과 지용현 플레이어가 준비한 계책에 대해서 말입니다.”
“…윽….”
“어찌어찌 가인이의 눈을 피해서 접촉한 것 같습니다만…. 아쉽게도 주변에는 눈이 많은 법이니까요.”
갤럭시그룹의 회장 최정훈.
이제는 어느 그룹도 대항하지 못할 세력을 불린 그는 무례한 방식으로 선녀의 집무실을 찾았다.
2대 선녀 하백련은 그의 무례함에 크게 화를 낼 수 없었다.
그녀를 지켜야 하는 호위사들조차 그를 주인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지용현 플레이어는 제주도 쪽으로 발령을 낼 생각입니다. 나이가 있어 제주도에서 휴양이라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죠.”
“…….” “그리고 지용현 플레이어를 대신해 다른 플레이어를 클랜로드로 세울 생각입니다.”
“누구를….”
“궁금하십니까?”
알아서 뭘 어찌하겠냐는 듯이.
최정훈이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하백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제니스 클랜로드가 될 사람은 필시 최정훈의 입김이 닿은 사람일 테니.
다시 말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그룹들은 선녀님께서 어리다는 이유로 계속 뻗대려 하고, 그건 정부 인사들도 마찬가지이고 말이고요.”
“…….”
“마나관리기구는 악녀 심판 이후로 플레이어를 관리할 수 있는 권위를 상실한 상황이고.”
“…….”
“클랜의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하는 십이좌들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태반이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상황이고.”
“…….”
“그리고 이제는 제니스클랜에서도 독자노선을 가겠다고 하는군요.”
─하백련은 모든 권한을 잃었다.
자신을 억누르려고 하는 이들에게 벗어나려고 했던 그녀는 완전하게 그들에게 붙들리고 만 것이다.
“앞으로 편재가 터지면 선녀님은 어느 클랜에 의지해야 하는 걸까요. 재해가 일어나고, 재난이 발생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그러게 있는 거 가지고 사시지. 왜 임가을 그분처럼 발버둥을 치려 하셨어요. 제가 자존심은 챙겨주려 제니스클랜만은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
“다 선녀님께서 자초하신 겁니다. 그러게 나이도 어리면 그냥 가만히 아랫사람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그러셨어요.”
“…윽….”
그는 몸을 덜덜 떨면서 앉아 있는 하백련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옆에 서는 그의 행동에서는 국가 수장에 대한 예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강아지를 키우는 것처럼.
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두 손을 잡으며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자연히 그녀는 의자에서 몸을 틀어 그를 내려다보는 형세가 되었다.
“─제 손을 잡으세요.”
최정훈이 손을 풀었다.
그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그녀를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하백련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도와달라고 말하세요.”
“…….”
“앞으로도 이전처럼 잘 부탁한다고 말하시고.”
최정훈의 의도는 명확했다.
그의 의도를 간파한 하백련은 연신 갈등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 완전히 팔다리가 묶인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그의 손 위에 손을 얹는다. 고개를 숙이며 나직이 중얼거린다.
“…립니다.”
“그걸로 됐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선녀님의 편이 될 겁니다.”
그는 그것만으로 만족한다는 듯이 입가를 끌어올렸다.
☆
한편, 그 시각.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서 하백련의 집무실 발코니를 찾았던 노은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안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를 담담히 들을 뿐이었다.
판을 뒤집을 수가 없다.
하백련의 선택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
하백련은 이제 모든 칼을 잃었다.
아직 남아 있는 칼이 있기는 했다.
누구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하는, 안개꽃파티라는 칼이.
그녀가 아직도 현재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생각을 품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 칼을 휘둘러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업적을 만들어야 했다.
“…할 수밖에 없어.”
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공을 세우는 수밖에.
노은하는 주먹을 쥐었다.
☆
선력 12년, 2학기에 접어들었다.
여름방학을 보내고 돌아온 이들은 자신의 일상을 아카데미에 맞추면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적응이 돼갈 때쯤.
문화제의 시기가 찾아왔다.
“─요즘 너무 기분 좋은 거 있지? 아카데미 생활이 이렇게 즐거웠는지 처음 알았어. 이른 아침마다 일어나 구보를 뛰는데도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니까?”
“아, 그래?”
“은하 너하고 종종 이렇게 점심도 같이 먹고. 너무 좋다.”
최근 학생들은 문화제를 준비하러 열성을 다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등아카데미 학생들은 인원수가 워낙에 많아서 모든 학생이 문화제에는 참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당연히도 참가하지 않을 경우에는 외부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일 기회가 적어지기는 했지만.
은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애들은 대부분 문화제에 참가한다지만.
종합부문대회에 참가한다는 애들도 있는 모양이고….
현재 친구들은 문화제를 준비하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었다.
점심도 같이 먹지도 못할 정도로 바쁘다는 모양이다.
목민호, 최은혁, 진파랑의 경우에는 고등아카데미부터 출전할 수 있는 종합부문대회에 참가한다고까지 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은하는 종합부문대회에 나갈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은하 너는 종합부문대회에 나가지 않는 거야? 태양이는 이번에 종합부문대회에 나가겠다고 하던데.”
“…나는 귀찮…. 아니─.”
그러다 보니 은하는 친구들에 비해 시간이 널널했다.
그래서 그는 이 시간을 이용하여 마침 자신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최가인에게 점심을 먹자고 권유한 것이다.
갤럭시그룹의 직계, 최가인.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은하는 벌써 몇 번째나 그녀하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유야 뻔했다.
“─가인이 너도 종합부문대회에는 나가지 않는다면서. 평소 너랑 있는 애들은 종합부문대회에 나갈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맞지?”
“맞아! 그거는 또 어떻게 알았니? 혹시 진서나나 정하양이 귀띔이라도 해준 거야?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고 그냥 나한테 와서 물어봐도 좋아. 우리 사이가…, 그렇게 나쁜 사이도 아니잖아?”
“…어, 그렇지.”
점심을 먹다 말고 부끄러워하면서 애교를 부리는 최가인.
은하는 최대한 짜증을 억누르면서 그녀를 대했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목을 살폈다.
최가인의 손목에는 여전히 달빛의 축복이 귀속되어 있었다.
은하가 2학기에 접어들고 그녀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은하 네가 종합부문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가 뭔데 그래?”
“─그때 네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있으면 심심할 거 아니야.” “…….”
“그래서 너랑 같이 종합부문대회나 구경하려고.”
혀에 기름을 칠한 것 같다.
은하는 오글거리는 감정을 참으며 얼굴이 빨개진 최가인에게서 눈을 돌렸다.
눈 버렸다.
“뭐, 뭐야!? 지금 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그리고 귀도 버렸다.
은하는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마저 식사나 하기로 했다.
시선을 음식에 향하면서 어떻게든 그녀를 눈길을 피한다.
그런데 최가인의 눈에는 그게─.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니? 에이, 너한테도 그런 면이 있었구나.”
은하는 사례가 들려 기침을 했다.
황급히 물을 마신 은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상황을 무마했다.
때로는 침묵이 긍정이 되는 법.
은하는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그녀의 호의를 얻어낼 수가 있었다.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은하는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최가인에게 귀속된 달빛의 축복. 그것을 얻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녀를 죽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가인은 죽여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
최정훈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최가인이야.
쟤가 그냥 가만히 있어주는 걸로도 갤럭시그룹의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최정훈의 신경을 분산시킬 수 있어.
망나니 최가인.
기린아 최정훈.
아버지만 같은 이복남매는 성향이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다 보니 두 남매가 그룹경영에 손을 대게 될 때에는 갤럭시그룹이 여러 풍파를 겪었었다.
최정훈이 최가인이 싸지른 똥까지 모두 치워줄 정도로 능력이 좋기는 했지만.
은하는 최가인이 살아있는 것으로 갤럭시그룹의 강세를 저지할 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게다가 갤럭시그룹의 직계야.
함부로 죽일 수도 없고, 죽이려면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죽여야 해.
그럴 만한 상황이 있다면 좋겠지만 던전이라도 가지 않는 이상 힘들어.
내년도에는 적색던전 아카데미에서 종평을 실시한다.
그때 그녀를 죽이는 거라면 모를까 지금으로선 마땅한 기회가 없었다.
한편으로 그녀는 미래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수록 그에게 유리했다.
더군다나 이번 삶에서는 최가인이 이상하게도 자신에게 호감을 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녀의 마음을 이용한다. 은하가 그녀와 쉽게 친분을 다질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그래서 좋아, 싫어?” “나야 당연히 좋지!”
“그런데 그때 네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정말 한 명도 없는 거지?”
“혹시 걔네들하고 같이 다닐까봐 불편해서 그러는 거야? 그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도 눈치가 없지는 않으니까.” “…그래?”
“적당한 핑계를 대서 날 따라오는 애들을 쫓아내도록 할게. 나도 너랑 단 둘이 구경하고 싶은걸?”
메주가 애교를 부린다.
은하는 메주의 애교는 무시하면서 그녀에게 재차 확인을 요구했다.
이내 그녀에게서 확답을 받은 그는 입가를 끌어올렸다.
─그렇다는 말이지.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은하는 어떻게든 웃음을 참기 위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더니 이제는 어깨가 들썩이려 하고 있었다.
안 된다.
진정해야 한다.
은하는 최대한 평정심을 찾아서는 자신과 둘이 있는 것이 기대된다는 최가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종합부문대회가 끝나고 불꽃놀이나 보러 갈래?” “……!”
“싫어?” “아니, 좋아! 나, 나도 알고 있어! 아카데미 불꽃놀이에 대한 전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어쨌든 좋다는 거지?”
“좋아! 너무 좋아! 꼭 보러 가자!”
최가인의 광대뼈가 올라간다.
은하는 기뻐하는 최가인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절로 미소가 우러나온 것이다.
최가인이 기쁘게 웃는 것을 보아, 이제 어깨를 들썩여도 괜찮겠다.
은하는 연신 어깨를 들썩였다.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정말 기대된다! 그치?”
“그러게. 정말 기대되네.”
그녀가 무엇을 상상하는지 몰라도.
은하는 그녀의 비위를 맞춰주면서 어서 문화제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때밖에 없었다.
외부에서부터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사람들의 신경이 분산되는 때가.
게다가 평소 그녀의 주위에 있는 학생들이 자리를 비우는 때가.
너랑 불꽃놀이를 볼 생각은 없어.
그 전에 얻어낼 거니까.
종합부문대회가 끝이 나고.
밤하늘에 불꽃이 떠오르는 그때.
사람들의 이목이 밤하늘에 향하는 그때, 달빛의 축복을 가져가겠다.
그리고 그녀는 긴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보여주는 환상에 사로잡혀 갤럭시그룹을 무너뜨릴 꼭두각시가 되리라.
갤럭시그룹의 힘이 커져선 안 돼.
갤럭시그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시리우스그룹에게 힘을 실어주고, 최가인이라는 독을 떨어뜨려야 해.
다시는, 하백련이 갤럭시그룹에게 휘둘리는 꼴을 보지 않겠다.
은하는 테이블 아래로 주먹을 쥐며 맹세했다.
☆
“요즘 은하랑 가인이랑 너무 자주 붙어다니는 거 아니야?”
“둘이 뭐 있는 것 같은데….”
“가인이가 은하가 자기 썸남이라고 주위에 떠들고 다니는데 이거 설마 사실은 아니겠지?” “에이, 은하가 지금까지 대시하는 가인이한테는 관심도 없어 했는데 그런 일이야 있겠어?”
“근데 가인이는 갤럭시그룹이잖아. 그럼 가인이랑 결혼하면 갤럭시의 지분을 얻게 되는 거 아니야?”
“아직도 은하한테 들어오는 약혼이 몇 개나 된다면서!? 그걸 막으려고 최가인이랑 약혼하려는 거 아니야?”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던데….”
“”””…….””””
“…진짜 아니야?”
2학기에 접어들면서부터.
학생들은 이따금 최가인과 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은하를 목격하고는 했다.
아무 근거도 없는 소문이 순식간에 아카데미를 휩쓴 것은 당연지사.
그럼에도 소문이란 본디 당사자는 모르는 법이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