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20
120
60.그룹 통합(3)
“대동-마탑 그룹 합병으로, 새롭게 회장 자리에 오르신 유진광 대표님께 우레와 같은 박수 한 번 부탁드립니다.”
유진광의 수족인 하버드 출신 존 킴이 이번 마탑그룹 회장 취임을 성공적으로 알리는 피날레를 선포했다.
다들 유진광을 쳐다보며, 축하 박수와 함께 선의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특히나 마탑 계열사의 새로운 사장이 된 주아영, 정남룡 등은 거의 평범한 인생이거나 밑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새로운 금 동아줄을 잡은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아영은 아리의 일개 비서의 신분에서, 갑자기 수직상승하여 마탑 그룹의 사장단에 입성했다.
아리가 직접적으로 주얼리 부문은 모두 디자인하고, 통제하긴 했지만 그녀도 이준혁처럼 전면에 나서는 걸 싫어했기 때문에 주아영이 대타로 나섰다.
주아영은 아리 주얼리샵에서 받았던 연봉보다 열 배는 더 많은 수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CEO에 취임했다.
그리고 정남룡 반텍 회장은 회사가 마탑에 넘어가고, 사명이 반텍전자에서 마탑전자로 변모하긴 했지만, 결국 자신이 오너 자리를 지켰고 또 회사가 더 압도적인 기술도 더 커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첸니르와 가룬바.
그들은 이준혁의 밀명을 받고 본격적으로 마탑에 합류했다. 유진광은 그들을 처음 대면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이준혁과 같은 동질의 초월적인 존재라는 걸 느꼈다.
이준혁보단 조금 포스가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절대 우습게 볼 상대들이 아니었다.
이준혁이 드래곤볼로 치면, 초사이언4를 넘어선 ‘신’이라면 이들도 같은 세계관 내에서 초사이어인에 버금가는 엄청난 강자들이었다. 한마디로 평범한 인간들은 애초에 상대도 안 된다는 소리였다.
“우리 대동··· 아니, 이제 마탑이지. 우리 마탑그룹은 기존의 대동그룹까지 완벽하게 흡수해서 온전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분열된 상태에서 서로 각자의 영역을 개척했다면, 지금부터는 저를 중심으로 하나된 강력한 힘을 외부에 유출할 때가 되었습니다.”
“옳소.”
“맞습니다.”
임원진들은 벌써 유진광에게 줄을 타며 열심히 그에게 아첨했다. 본래 유진광의 동생인 유백현에게 붙었던 사람들이었으나 지금은 대세가 형에게 돌아간 것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그동안 마탑 계열사 때문에 홀대했던 기존의 대동 계열사들도 마탑에 합류했으니 그쪽도 제가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유진광의 말에 존 킴이 얼른 빔 프로젝트를 켜서 준비한 파워포인트 화면을 띄웠다.
거기엔 기존에 마탑 계열사 대신, 새로 합병되는 전자, 엔터, 건설, 마트, 백화점 등의 계열사들이 주르륵 나와 있었다.
엔터는 말 그대로 연예인을 거느린 사업이었는데, 대동 엔터는 소속사 빨로 그럭저럭 돌아가곤 있었다.
하지만 대동건설은 최근 건설 경기 한파로 일거리가 없어서 그저 계열사에 이름만 걸쳐놓은 채 적자만 보고 있었다.
“일단 엔터는 다시 1000억 원대의 자금을 수혈해서 기존의 연예인 라인을 적극적으로 서포터 해주고, 새로운 연예인도 적극 영입할 겁니다. 연습생들도 다시 받고요.”
유진광이 엔터에 신경 쓰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 마탑 엔터의 메인 스타인 혜실버 씨를 적극적으로 서포터해 주는 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바로 이준혁의 동생 이혜은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기 위한 밑밥이었다.
사실 연예인 사업도 돈이 되긴 하지만, 너무나도 레드오션이었고, 소속 연예인을 키우고 그것을 수익까지 실현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터무니없이 많이 들었다.
차라리 연예인 사업 할 돈이면, 다른 데 투자하는 게 몇십, 몇백 배 더 이득이 많았다.
하지만, 유진광은 이준혁의 총애만 받을 수 있다면 그룹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밀고 나갈 심산이었다.
게다가 이혜은은 이준혁의 성형으로 인해, 미모도 웬만한 연예인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정도의 페이스와 기럭지를 가지고 있었다.
큰 머리에 광대뼈 튀어나온 얼굴은 갸름하고 작은 얼굴에 눈코입이 또렷한 얼굴로 변했고, 150CM이던 키도 20센치나 자라 170이나 되었다.
얼굴이나 기럭지 면에서 배우나 아이돌을 해도 손색이 없는 비쥬얼이었다.
하지만.
‘연기와 노래 실력이 모두 꽝이라지······.’
애초에 비쥬얼을 제외한 원천 실력이 워낙 전무하다 보니 연예인 가능성은 제로였다.
어떻게 운 좋게 능력 개쩌는 오빠를 만나 호강하고 있었지만, 본 실력으로 경쟁한다면 다른 연예인들을 이길 수가 없었다.
아무리 유명한 보컬 강사와 연기 강사를 붙여줘도 허사였다. 인생이 음치에, 발연기다 보니 그냥 가만있는 게 제일 예뻐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유진광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백, 수천억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혜실버(이혜은)를 대스타로 만들 작정이었다.
“일단 우리 마탑 계열사의 홍보 모델로 혜실버 씨를 발탁합시다. 기존의 연예인보다 혜실버 씨가 더 비쥬얼도 낫고, 기럭지도 되니까요.”
“···알겠습니다.”
기존의 임원진도 이혜은이 정말 발연기에, 음치인 것을 알았지만 왠지 모르게 유진광이 너무 밀어주는 탓에 그것을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
이미 대동엔터 시절 때부터, 이혜은을 밀어주기 위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각종 서바이벌에 출연시켰지만 욕만 대차게 먹었다.
-혜실버 하차시켜라 도저히 못 보겠다.
-혜실버 계속 나오면 저도 이 프로그램 안 봅니다.
-혜실버 제발 ㄲㅈ.
결국 유진광은 돈으로 어찌어찌 무마하며 넘어갔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나온 게, 마탑 자체 계열사에 전속 홍보 모델로 쓰기로 한 것이다.
“무튜브를 통해 자체 제작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혜실버를 비롯한 우리 마탑 엔터 소속 연예인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봅시다.”
“예, 회장님.”
결국 마탑 엔터는 이혜은과 그 따까리들로 회사 컨셉을 잡고, 본격적인 풀가동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건설······.”
유진광은 그 말을 하며, 슬쩍 가룬바의 눈치를 봤다. 가룬바는 해골바가지의 모습에서 폴리모프해 일반 한국 사람처럼 모습을 변신시켰다.
겉보기엔 귀두컷을 한, 한국의 평범한 40대 샐러리맨처럼 보였다.
하지만 겉은 수천 년을 넘게 살아온 마왕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깡다구가 쎈 유진광이라도 그의 눈빛을 감히 정면에서 맞받지 못했다.
“맡겨 주십시오.”
“······예.”
가룬바의 말에 유진광은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에게 눈치를 보는 형세.
하지만 임원진들은 새로 온 저들 두 사람이 겉모습만 봐도 기세가 확연히 다르고, 또 마탑 그룹을 이끄는 실세가 유진광이 아니라 이 실장(이준혁)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다.
저 두 사람을 이준혁의 사람이구나, 하고 이해하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만한 사항이었다.
결국 유진광 또한 이준혁의 똘마니들 중 하나였을 뿐이니까.
“앞으로 북한 지역에 큰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입니다. 급변 사태가 예상된단 말이죠.”
“정말입니까?”
“확실한 소식통을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오오······.”
유진광에게 확실한 소식통이란 바로 이준혁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준혁은 아리 외에도 앞으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응할만한 여러 인물에게도 그 사실을 알려줬다.
-유진광 씨가 앞으로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뭡니까?
-바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마탑 건설을 키워 놓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급변 사태가 일어난다고요? 혹시 정은이의 모가지를 따러 가신 겁니까?
-은이의 모가지는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딸 겁니다. 저는 그냥 뒤에서 지켜볼 뿐이지요.
-오오······, 그럼 이제 남북한으로 갈라진 우리 한반도가 진정으로 통일이 될 수 있겠군요······.
-통일까지는 모르되, 지금보다는 더 개방될 게 확실합니다. 북한 주민들도 그걸 원할 거고요. 지금까지는 정은이의 독재 때문에 억눌리고 참으며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유진광은 가룬바가 가져온 보석으로 이준혁과 통화를 해서 그의 지령을 받았다.
마탑 건설을 지금보다 더욱 키워라. 그럼 북한 급변 사태 시, 그 과실을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준혁의 약속은 곧 현실로 일어날 미래였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유진광은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가 사장님.”
“네.”
“강철호 부사장과 함께 대동 건설에서 새롭게 개명할 마탑 건설을 도맡아 새로운 인재들을 대거 뽑아주시고, 들어오는 일거리도 잘 맡아서 처리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가룬바는 성실한 샐러리맨처럼 유진광의 질문에 꼬박꼬박 잘 대답했다.
이준혁에게 들은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남들이 보는 공적인 자리에선 유진광에게 회장 대접을 해줬다.
‘이 정도만 얘기해주면, 강철호가 알아서 잘 하겠지······.’
유진광은 가룬바의 착실한 대답에 만족한 듯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대동 건설은 원래 강철호가 사장이었다. 하지만, 가룬바와 첸니르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 나와)해서 곤란한 상황이 됐다.
최소 이준혁의 오른팔, 왼팔 정도 되어 보이는 거물급 인물에게 고작 부사장 자리를 줄 수는 없었다.
오히려 회장 자리를 안 뺏긴 걸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사실 가룬바와 첸니르는 이 세계의 부귀영화에 따위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오랜만에 뛰어놀 공간이 생긴 탓에 현재 기분이 많이 고무되어 있었다.
두 마왕의 머릿속엔 오직 ‘흑천회’라는 이름만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마탑 그룹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건 마왕들이 크게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주아영 씨는······.”
“박태진 씨는······.”
두 사람은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그대로 하면 되었기 때문에 별다른 지시를 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반텍··· 아니, 마탑 전자를 이끌어갈 정남룡 사장이었다.
그는 회장에서 사장으로 내려갔지만, 오히려 초심을 되찾았다. 그를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세력이 ‘흑천회’ 못지 않은 것을 깨닫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곳에서라면 신기술을 개발해도 예전처럼 어이없게 빼앗기진 않겠지······.’
정남룡은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일단 유진광 회장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옆에서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첸니르 사장과, 가룬바 사장이 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서 정남룡은 뒤가 매우 든든하다고 여겼다.
“정남룡 사장님.”
“네, 회장님.”
“저희가 원래 이 실장님의 생각을 받들어 마탑 파운드리에서 피코급 공정의 초월적인 반도체를 생산해 판매하려 했으나······.”
“했으나?”
“아예 마탑 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마탑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오롯이 마탑 전자에서 만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가전제품에만 독점 공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오······.”
윈텔이나 칼퀌의 갑질에 의해 강제로 자사 제품에만 쓰는 게 아니라, 정말 너무나도 좋은 제품이라 오히려 독점적 위치를 완제품 시장으로 옮겨오겠다는 게 바로 유진광의 목적이었다.
“맥플의 MOS 플랫폼처럼,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의 필수 기술인 LOT(각종 센서를 활용한 사물인터넷)를 활용해 스마트폰·컴퓨터로 각 가정의 모든 가전제품과 차후 새로 출범할 마탑 자동차의 자율주행까지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우리 그룹의 중장기 목표입니다.”
“오오······. 그렇게만 되면 전 국민··· 아니, 전 세계 사람들이 저희 전자제품만 사용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유진광과 정남룡의 눈빛엔 어느새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열정이 활화산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