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96
196
89.매직 스토어
-마탑 요새 차세대 VR기기 새로운 게임 만든다는데 실화임?
ㄴㅇㅇ. 실화. 금붕어 눈처럼 생긴 기기 말고, 패치를 몸에 붙여서 직접 뇌와 연결하는 캡슐형 기기로 나온다고 함.
ㄴㄹㅇ? 니가 그걸 어떻게 앎?
ㄴ아니까 알지. 그냥 따지지 마라.
사람들은 마탑 소프트 출범 후,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며 엄청난 토론을 나눴다.
본래 마탑 소프트는 마탑 전자 안에 부속된 부서였지만, 얼마 전 갑작스럽게 분사해서 새로운 계열사로 탄생했다.
-유진광, 전자 부문에서 마탑 소프트 분사. 새로운 IT계열사 출범!
-유진광 曰, “전자제품 석권만이 아닌, 소프트웨어도 우리가 석권하겠다”며 당찬 포부 밝혀. 네티즌들, ‘초기대’
-마탑에서 출시한 새로운 앱스토어인 ‘매직 스토어’ 출범 후, 3개월 만에 어플 수 70만개 돌파. ‘업계의 초월종’
-마탑에서 새로운 VR기기 개발? 네티즌 사이에서 ‘캡슐형 VR기기’에 대한 찌라시 돌아··· 마탑 曰, 아직 밝힐 수 있는 단계 아니다.
버츄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 줄여서 VR.
VR을 직역하면 ‘가상현실’이란 뜻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가상의 공간.
하지만,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린핸스, 온라인·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메이저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최고의 개발진들로 VR사업 진출. 하지만 결과는··· ‘대참패’
-렉트리볼브, 가상현실 기기 ‘뉴 아이(New eye)’ 발매! 눈으로 보고, 촉감으로 만진다!
-뉴티팰러스, 배틀로얄 방식의 FPS VR게임 출시! 일단 북미·유럽 먼저 수출······.
-닌자 펑크, 일본의 전국시대 IP를 이용한 다양한 VR게임 선보여······.
-밍키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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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사업 중, ‘인공지능’과 함께 5대 산업으로 손꼽히는 게 바로 ‘VR’이었다,
일단 ‘가상’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가상현실은 기존의 현실이 아닌, 말 그대로 ‘가상’의 세계다.
동시에 가상현실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려면, 인간의 감각기관을 다각적으로 자극하거나, 기존의 2D 디스플레이에서 볼 수 없었던 현실에 가까운 영상을 보여주어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VR기기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짜 ‘가상’이 아닌, 가상현실을 조잡하게 흉내낸 ‘모조품’일 뿐.
모 기자의 일침처럼, 지금 현재 쏟아지고 있는 가상현실 기기들은 엄밀히 말해 ‘가상현실’기기가 아니었다.
가상 현실을 진짜 현실로 느끼게 하는 방법은, 직접 ‘뇌’와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 분야는 ‘뇌 과학-컴퓨터 인터페이스’라는 이름으로 학술적 영역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제로 실험도 몇 차례 진행되었고, 뇌 내 전기 신호를 읽어 의도를 파악하는 연구도 계속되고 있었다.
문제는 외부의 신호를, 뇌로 바로 전달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설사 이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그 위험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만화나 영화 등에서 나오듯, 가수면 상태에서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한 단계였다.
하지만.
-마탑이라면 할 수 있다!
모 네티즌의 외침처럼, 마탑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진짜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
“오랜만입니다. 정남룡 씨.”
나는 아리와 함께 달콤한 신혼여행을 보내고 온 후, 곧바로 일터로 복귀했다.
그런 나에게 정남룡이.
“흐흐흐. 사모님과는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까?”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놀려댔다.
“예, 뭐 그럭저럭.”
나는 아리와 일주일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처음엔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에 입국했지만, 이탈리아를 다 돌아보고 난 후, 유럽의 관광지와 아메리카 대륙의 관광 명소도 두루두루 돌아다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첫 경험도 했다는 거지······.’
나는 10서클 대마법사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것은 인간의 희로애락뿐만 아니라, ‘성욕’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붓다’처럼, 여자를 길가에 지나가는 돌맹이처럼 생각하며 오롯이 마법에만 전념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
이미 마법으로는 더 이상 올라갈 곳도 없는 이상, 이젠 이런 데는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좀 더 사람처럼, 남자 구실 좀 하면서 살아야 했다.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어.’
나는 나도 모르게 아리와 보냈던 달콤한 첫날 밤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리 또한 나처럼 첫 경험이었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은 서로 어리버리를 타며 첫날 밤을 치뤘다.
그리고, 우리는 한번 그렇게 경험한 후 틈날 때마다 열심히 ‘아기 만들기’를 했다.
‘실프만 혼자 덩그러니 있으면 너무 외로울 수도 있으니까······.’
치졸한 변명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그렇게 아리와 열심히 아기만들기를 하고 돌아오니,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벌써 VR사업으로 넘어가신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나는 이미 신혼여행을 가기 전에, VR에 대한 기술개발도 이미 다 끝 맞춰 놓고 간 상태였다.
그래서 사실 기기만 만들어 출시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기존의 3D 홀로그램 생태계를 좀 더 우려먹고 넘어가려 했더니만······.’
아직 매직 스토어에 올라온 3D 홀로그램 게임들이 단물도 빠지기 전에, 정남룡은 새로운 컨텐츠를 방출하고 싶어 했다.
‘이 양반 이거 의욕이 너무 넘치는군······.’
아무튼, VR 관련 기술은 일단 컨텐츠만 개발해놓고 기기까지는 양산해놓지 않았다.
아직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최소 내년은 돼야 본격적으로 VR기기와 컨텐츠들을 공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장님. 현재 구블과 맥플의 견제와 그들의 콘크리트 같은 점유율을 깨 부수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그들을 뛰어넘는 건 기정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마탑이 초단기간에 모든 성과를 내다보니, 정남룡도 우리 회사 스타일인 ‘빨리, 빨리’에 물들어버린 듯했다.
‘그거 별로 안 좋은 스타일인데······.’
아무튼 나는 아랫 사람이 의욕적으로 하자는데, 윗사람이 또 대충대충 할 수는 없는 지라, 대충 알았다고 한 후, 본격적인 VR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음······.’
나는 일단 시중에 나온 VR 회사들을 다시 재확인했다.
삼디 팩토리, KR플러스, ANC소프트, VR 팩토리 등등···.
한국의 VR 회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해외 유수 VR 회사들 또한 아직 진짜 ‘가상현실’은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녀석들이 만든 가상 현실은 내가 만든 것보다 훨씬 낮은 단계인 ‘공감각적 자극(시각, 청각, 촉각)’에 기초하고 있지.’
양안에 각각 다른 스크린을 투사함으로써 입체감을 극도로 끌어올린 ‘HMD(Headmounted Display)’에 기초하는 가상현실. 그것이 바로 VR의 현주소였다.
‘시각은 인체에서 굉장히 예민한 감각적 자극이기 때문에, 시야만 장악해도, 인간의 뇌는 가상현실을 현실로 느끼게끔 만드니까···.’
물론 현실과 가상을 분간하지 못하는 이지적 착각이 아닌, 본능적 착각일 뿐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도 사람들이 놀랄만한 가상현실은 충분히 구축할 수 있으며, 현재 출시된 모델들 역시 대부분 HMD 기기를 통해 가상현실을 구축했다.
‘하지만 녀석들의 기술로는 아직까진 뇌에 직접 관여하는 가상현실은 절대 구현하기 힘들지.’
감각을 통해 만들어 내는 가상현실은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로도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 마탑 소프트는 그것보다 더 큰 것을 원했다.
이를테면.
‘실프월드 같은 거?’
실프와 우리 가족이 함께 지구 이외에 또 다른 차원에 놀러 갔던 것처럼.
조잡한 현재의 VR보단 훨씬 더 진짜 같은 세계를 대중화시키는 게 바로 나의 목적이었다.
‘한번 질러봐?’
나는 그렇게 생각하곤, 바로 비서인 이지연을 호출했다.
-네, 실장님.
“지금 바로 달동네 소설들 중 역대 베스트들을 뽑아서 내 자리에 갖다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일단 찬규가 쓴 소설인 [10서클 고딩의 귀환]과 [내 성장속도 10000배]는 이미 VR로 개발되어 상용화만 기다리고 있으니까······.’
현재 즐기고 있는 유저는 세계관 창작자인 박찬규와 우리 마탑 소프트 직원들, 그리고 가끔 유진광과 박태진이 집에서 접속하곤 했다.
‘VR을 대중화하려면 컨텐츠가 아주 많이 필요하니까······.’
전 세계인들에게 찬규가 쓴 소설들의 IP를 널리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했지만, 내가 인수한 달동네에는 찬규 작품 말고도 괜찮은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끼익.
“실장님. 다 뽑아왔습니다.”
이지연은 내가 명령을 내리자마자, 1시간도 채 안 되어 달동네 웹소설 사이트의 역대 베스트들을 뽑아왔다.
“음, 어디보자······.”
나는 그녀가 뽑아온 리스트들을 확인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1.절대 왕좌
2.탑스타 매니저
3.재벌집 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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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소설들이 많이 있네.”
나는 이지연이 뽑아온 자료들을 검토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다들 첫 유료 전환일에 전부 1만을 넘은 작품들이군······.’
일단 유료 첫날, 달동네에서 최초로 1만 돌파를 끊은 ‘절대왕좌’
이지연은 뽑아온 리스트에, 각각 각주를 달아서 그 소설들이 어떠한 소설인지도 이력을 빼놓지 않았다.
-절대왕좌는 달동네에서 ‘어비스물’을 유행시킨, 장르의 트렌드를 이끈 소설로써 달동네 최초로 유료전환 첫날 조회수 1만을 돌파한 소설이다.
심연(Abyss)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각자 요정들이 내어주는 퀘스트를 깨야 하고 종국에는 절대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나도 이거 재밌게 봤었는데······.’
찬규에게 ‘저룡환’을 만들어주기 위해 나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정말 다양한 소설과 글을 봤다.
개중에 머릿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소설 중 하나가 바로 ‘절대왕좌’였다.
‘이거 때문에 초반에 요정 나오고, 퀘스트 던져주고 서바이벌 하는 소설들이 쏟아졌었지······.’
말 그대로 장르 시장의 한 획을 그은 소설이라 할 수 있었다.
‘찬규 소설뿐만 아니라, 이런 소설들의 IP를 활용해서 VR게임을 만들면 정말 끝내주는 게임이 나올 거 같은데······.’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채, 알 수 없는 이면세계에 끌려가고 또 거기서 서로 죽이고 죽이는 서바이벌을 한다.
마치 최근 유행하는 ‘배틀로얄 FPS’처럼, 사람들이 레드·오렌지·그린·블루·인디고·바이올렛·터콰이즈·핑크·골드·화이트·마젠타 등의 12색 라인(Line)의 층을 오르면서 점점 세계관의 비밀에 대해 알아가고, 최후에는 우주의 운명을 건 최후의 왕좌 전쟁이 벌어진다!
‘꽤 괜찮은 거 같아······.’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를 하기 딱 좋은 소설인 거 같았다.
‘그래 한번 만들어 보자.’
나는 달동네 베스트 소설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