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29
제11장. 선언하다 (1)
라히비아 장군은 눈을 떴다.
분명 이번에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드래곤 브레스는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어떤 장비가 동원되더라도 모조리 쓸어버리는 것이 드래곤 브레스였다.
그 때문에 천상의 기사가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최초에 드래곤을 잡은 것도 천상의 기사였으며 그 이후에도 꾸준하게 드래곤을 상대해 왔었다. 이제는 천상의 기사가 없으면 세계가 멸망한다는 사실이 공식화되어 버린 것이었다.
드래곤 브레스는 허공으로 사라졌다.
퍼버버버벅!
-꾸에에에에엑!
“…….”
어디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렸다.
이것은 돼지를 잡는 소리가 아니었다. 본 드래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다.
“허어.”
“저럴 수가.”
라히비아 장군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현실인가 헷갈리기 시작하였다.
화면으로는 천상의 기사를 보아 왔었다. 그때마다 천상의 기사는 대단한 실력으로 본 드래곤을 때려잡았다.
내심은 어떤 장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저 완력이었다.
“말도 안 되는 강함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계가 그를 다시금 지지하게 되겠군.”
“그렇지요. 운석에, 마족에, 드래곤까지.”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하군.”
“아마도요.”
쿠아아앙!
드래곤들은 박살이 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입을 조금 벌린 채로 멍하게 그 광경을 바라봐야만 했다.
쾅! 쿠구구구구궁!
한성은 드래곤 부대를 조직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냥 단숨에 본 드래곤을 쳐 죽일 수도 있었다.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성은 그리하지 않았다.
콰르르르릉!
“주인! 놈들을 죽일까?”
“아니! 생포하라!”
“이미 죽은 놈들이다.”
“생포가 아니라 포박하라.”
“알겠다.”
카이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본 드래곤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본 드래곤은 일반적인 드래곤보다 약했다. 아무래도 죽어 있는 몸이었으니 생전의 모든 능력을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 8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카이너스는 드래곤 로드이기도 하였다. 절대 밀리지 않을뿐더러 한성의 말대로 포박하는 것이 가능하였던 것이다.
한성은 이미 드래곤 한 마리를 전투 불능의 상태로 만들었다. 심장을 뽑아 버렸던 것이다.
쿠구구구궁!
거대한 드래곤의 몸체가 바닥에 쓰러진다.
모래바람이 사방으로 나풀거렸다.
마침 카이너스도 드래곤의 심장을 뽑아낸다.
“완료했다.”
“아공간에 집어넣도록.”
“알겠다.”
드래곤은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전투는 끝이었다.
한성에게는 이미 드래곤 한 마리가 수중에 있었는데, 이제는 두 마리가 추가되었다.
위이잉!
저 멀리서 지프를 타고 군인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한 남자가 내려와 한성에게 인사를 한다.
“천상의 기사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곳의 책임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만하면 된 것 같습니다. 드래곤들은 다 처리되었습니다.”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시죠?”
“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에서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한성은 인상을 썼다.
“들어가시죠. 그냥 가시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굳이 상관은 없습니다만.”
“사우디에서 드리는 선물도 있습니다.”
“선물이라고요?”
“석유 채굴권 일부인데…….”
“으음.”
한성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카이너스가 한마디를 한다.
“오창진이 좋아하겠군요.”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지요.”
아마 그는 한성에게 모종의 거래를 제안할 것이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귀찮은 모든 일들은 오창진이나 고위 공무원들이 처리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곧바로 막사가 마련되었다.
간이 테이블까지 설치되었으며 꽤 쾌적하게 에어컨도 설치되었다.
한국은 지금 가을로 접어들고 있었지만 중동은 아니었다. 이곳은 사막이었고 대낮에도 40도를 넘나들고 있었다.
그나마 요즘 날씨가 조금 차가워진 것이라고 한다.
한서불침의 육체였으나 그래도 더운 곳에서는 시원한 것이 좋았다.
“커피를 드시겠습니까?”
“그러지요.”
한성은 갑옷을 벗어 아공간에 넣었다.
작은 가면만 쓰고 있었는데, 라히비아는 그에게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서류입니다. 상당한 크기의 유전을 개발할 수 있는 허가권이지요.”
“이 서류를 내미는 이유는요?”
“곧 사람이 올 겁니다.”
사우디에서는 아예 계획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곳까지 드래곤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였으므로 미리 서류를 만들어 두지는 않았을 것이고, 드래곤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고위 관료가 머리를 짜 냈을 것이다.
드래곤은 한성 외에는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니 그가 사우디로 온다는 뜻이었고 그때가 아니라면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막사가 열린다.
“안녕하십니까? 왕국 재상인 로하인이라고 합니다.”
“재상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채굴권을 받으시고 지하 벙커를 지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벙커를 짓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 돈은 따로 드리겠습니다.”
“원하시는 것이?”
“지하 벙커를 건설할 다음 국가로 사우디를 지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잠시 물어보죠.”
한성은 전화를 들었다.
물론 독단적으로 결정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거대한 유전을 통째로 준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런 잡일(?)은 그동안 오창진이 처리하였으니 그에게 묻고자 했던 것이다.
-나다.
“사우디에서 유전을 준다고 한다.”
-……!
오창진은 말조차 잇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상당히 놀랐을 것이다. 한성만 놀라지 않은 것이지 보통 사람이라면 놀라고도 남았을 소식이었다.
오창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냥 준다고는 하지 않았을 텐데?
“조건이 있다.”
-어떤 조건인가? 상당한 조건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
“지하 벙커의 건설비는 준다고 하더군. 다만 순위를 올려 달라는 것이지.”
-그렇다면 당연히 받아야지!
“그런 거냐?”
-그게 뭐가 어렵다고!
오창진은 흥분했다.
여러 가지 일에 손을 대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S그룹이었지만 설마하니 유전까지 공짜로 얻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럼 내가 알아서 한다.”
-도장 바로 찍으면 좋겠구나!
한성은 전화를 끊는다.
그는 테이블에 앉았다.
“계약합시다.”
“탁월하신 판단이십니다!”
그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한성은 별다른 생각이 없었으나 오창진이 이리 좋아하니 소원을 들어 주어도 무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성은 계약서에 사인한 뒤에 그것을 대충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우두두둑!
한성은 기지개를 켰다.
오늘의 일은 잘 마무리된 것 같았다.
그냥 가볍게 드래곤을 처리해준 것뿐이었는데 유전을 주니, 마니 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이름이 대단한 값어치를 하기는 하는 것 같았다.
“그럼 돌아갈까?”
“살펴 가십시오!”
펄럭!
한성은 막사를 나왔다.
한데 막사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기자들이었고 수도 없이 많은 플래시를 쏟아 내고 있었다.
한성은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냥 그 자리에서 워프를 했어야 했는데.’
습관이라는 것이 무서웠다.
기자들이 수많은 질문들을 쏟아 내었다.
“천상의 기사님! 대한민국의 대선에 출마하십니까!?”
“이미 출마를 선언하셨다는 이야기도 있으시던데요.”
“사실입니까?”
“제가 언제 출마를 선언했다고 하던가요?”
“사실이 아닙니까?”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웅성웅성.
그야말로 시장통과 같은 소란이었다.
한성은 이런 소란을 잠재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답변 드리겠습니다.”
“…….”
사방이 고요해졌다.
휘이이잉!
멀리서 바람이 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한성의 입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