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28
제10장. 선거 (2)
“…….”
한성은 TV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걸까.
분명히 대한민국의 수뇌부는 한성의 성격을 알고 있었다. 지금의 직위도 거의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이었는데 대통령 출마에 나설 이유는 전혀 없었다.
지금 이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았다.
굳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그는 세계 최대의 권력자였다. 몬스터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은 그의 뜻대로 전 세계가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그런데 왜 대통령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진심이냐?
“네놈은 내가 그런 일을 할 것이라고 보냐?”
-네 성격을 알기에 절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런 거다.”
한성은 그렇게 일축하였다.
이제 신경을 쓰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다.
충분히 신경은 긁혔으니 별로 심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한성은 근처에서 누가 뭐라고 하던 꿋꿋하게 잠이 들었다.
점심 무렵이었다.
한성은 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운동장에서 벌이고 있는 운동이 아주 가관이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뛰쳐나와 한성의 대통령 출마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이었으므로 학생들의 운동에는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저 멀리 강소라 기자도 보인다.
“천상의 기사를 대통령으로 추대합시다!”
“모든 비리를 척결하고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천상의 기사 만세!”
“와아아아!”
“…….”
한성은 애써 무시하였지만 샤렐과 유설화는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샤렐이 그들을 바라보며 한마디를 내뱉는다.
“거의 종교적인 수준인데요?”
“끄응.”
“빠져나갈 수 있겠어요?”
“내가 지구에 없어져 버리면 되겠지.”
“그러다 유그드람이 나타나면요?”
“카이너스가 어느 정도는 방어를 할 거다. 그 틈에 와서 처리하면 되는 것이고.”
저 멀리서 취재를 하고 있던 강소라가 한성을 발견하였다.
강소라가 빠르게 쫓아왔다.
“가자.”
“여기는 학교예요. 강소라 기자가 마음을 먹었다면 잡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그냥 사라져 버릴 수도 없고.”
식당 앞에 이르렀을 때, 강소라가 나타났다.
“이햐, 이한성 학생. 정말 우연이네요.”
“어쩐 일이십니까?”
“별것 있겠나요? 그냥 식사라도 한 끼 같이 해요.”
“굳이 그럴 필요가…….”
강소라가 한성에게 팔짱을 낀다.
“이봐욧!”
유설화는 격하게 반응하였지만 강소라는 그녀를 무시한 채로 한성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간다.
오늘의 점심은 하이라이스다.
한성은 삶은 달걀을 넣고 으깬다. 이렇게 먹어야 제대로 된 하이라이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설화의 심기는 매우 불편했다.
“오늘 그이와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기로 했거든요?”
“누가 뭐래요?”
“남의 남편에게 왜 그렇게 친근하게 대하는 건가요?”
“결혼은 결혼이고 연애는 연애죠.”
“그게 말이 돼요!?”
“샤렐은 어떻게 생각해요?”
“기자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네요.”
“어휴. 이 여자들이 정말.”
여자들은 알아서 싸우고 있었지만 한성은 상관없다는 듯이 묵묵하게 밥을 먹고 있었다.
도대체 강소라가 나타난 저의가 무엇일까.
“정말 안 나가나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그거 있잖아요.”
한성의 정체는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었기에 강소라 역시 대놓고 밝히지는 않았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것이 대통령 출마를 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나가기만 하면 당선이에요.”
“그렇겠지요.”
“그런데 왜 안 나가시는 건데요?”
“귀찮습니다.”
“…제가 잘못 들었나요?”
“분명 말씀드렸습니다. 귀찮다고.”
“그게 말이 돼요!?”
강소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주변의 시선들이 따끔하게 몰렸다. 강소라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는다. 하지만 질문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권력에 대한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저는 이미 카렌 대륙의 대공입니다만. 마음만 먹으면 황제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귀찮은 건가요?”
“그렇지요.”
“학교는 도대체 왜 나오는데요? 그냥 집에서 숨만 쉬지요.”
“평범한 삶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매일 잠이나 자는 것이 평범한 삶인가요?”
“그렇지요.”
“게다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에서…….”
강소라는 도저히 한성의 사고회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한성 역시 그녀가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으하하함!”
한성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
“도대체 어디 가세요?”
“밥을 먹었으면 오수를 즐기는 법입니다.”
“그런…….”
강소라도 이제는 어느 정도 한성의 성격을 파악하였을 것이다.
그는 절대 대통령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었다. 지금의 사태가 잦아들 때까지는 언론을 피해 다녀야 할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강의실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전화기가 사정없이 울린다.
강유정이었는데, 긴급전화라고 문자가 몇 통이나 왔다.
“뭡니까?”
-장관님! 중동에 본 드래곤 두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요?”
-와서 처리를 좀…….
“하필이면 이런 때에…….”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본 드래곤 자체를 처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한 마리는 카이너스가 처리하고, 한 마리는 한성이 직접 처리해도 된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지금 세계의 이슈는 한성의 정치적인 행보에 집중되어 있었다.
“일단 알겠습니다.”
한성은 학교를 나서기로 하였다.
어쨌거나 그는 몬스터부 장관이었고 굳이 예상하지 않아도 중동에서는 청와대로 요청이 들어갔을 것이다.
드래곤을 사냥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다만 유설화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웨딩샵에는 올 수 있겠죠?”
“한 시간이면 된다.”
“그럼 걱정하지 않을게요.”
“그때 보자고.”
“조심하세요!”
마누라들의 말에 한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깟 드래곤들 따위야.”
이제 한성은 드래곤이 떼로 덤빈다고 하여도 가볍게 물리칠 수 있었다. 그럴만한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걱정은 그저 기우에 불과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곽 상공.
아직 사막에서 남하하고 있었기에 민간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곧 있으면 피해가 발생할지도 몰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국군은 어떻게 해서든 놈들의 남하를 막기 위하여 총공세를 퍼붓고 있는 중이었다.
쿠아아아아앙!
콰과과과광!
전투기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녔고 자주포들이 쏟아진다.
중거리 미사일들도 발사되어 드래곤을 집중포화 하였으나 놈들에게는 전혀 먹히지가 않고 있었다.
라히비아 대장은 곤란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능력자 부대는?”
“이미 전멸입니다!”
“한국의 메시지는?”
“천상의 기사에게 청을 넣었다고 합니다.”
“진정 지금의 사태에서 사우디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그뿐인가.”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한탄스러울 따름이었다.
이미 천상의 기사는 인류의 영웅이었다. 얼마 전에는 마족까지 나타나 설치는 바람에 그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었다.
언론에서도 관심이 지대하였다.
이제 곧았으면 한국 대선이었다.
언론에서는 한국의 대통령이 곧 세계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천상의 기사가 여기까지 빨리 올지도 의문이었다.
만약 천상의 기사가 조금만 늦게 온다면 도시 하나가 파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수만의 시민들이 학살될 것이다.
쿠르르르르!
쿠아아아앙!
드래곤들은 브레스를 연달아 발사하였다.
군대가 거의 궤멸 상태에 이르고 있었다.
“장군! 후퇴해야 합니다!”
“그럴 수는 없다.”
“하나…….”
“우리가 후퇴하면 수많은 시민들이 죽는다.”
“장군!”
쿠르르르릉!
드래곤 브레스가 한 차례 더 발출되기 직전이었다.
쿠아아앙!
다시 브레스가 발사된다.
번쩍!
그러나 브레스는 그들에게 닿지 않았다.
콰과과과과광!
드레곤들이 갑자기 저 멀리 튕겨 나갔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