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387
제5장 A-1 구역 (1)
아드란은 마법진을 그리고 있었다.
놈은 아칸 대륙에서 데려온 리치로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각 행성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복잡한 마법진이다.
만약 한성이 마법진을 그리려 하였다면 최소한 일주일은 걸렸을 것이다. 차원이동마법진은 9서클 마법사라고 하여도 함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드래곤 하트가 들어갔다.
마족들이 넘어오며 한 가지 좋아진 점이라면 드래곤 랜드가 싹 쓸렸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에 마족들은 드래곤 하트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한성이 마계의 마왕이 되면서 드래곤 하트를 모조리 수거했다.
보관되어 있는 드래곤 하트만 수백 개다.
차원이동마법진은 아드란의 연구를 통하여 몇 개의 드래곤 하트로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나 사람들이 단체로 이동할 수 있도록 포탈의 형식을 만드는 것은 위대한 업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아드란이 한성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마법진이 완성되자 삼각형 꼭짓점에 드래곤 하트를 박았다.
우웅 우웅!
마법진이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완성되었습니다.
“이동하자.”
-이동!
쿨렁!
화아아아악!
강력한 빛과 함께 마법진이 그들을 삼켰다.
휘이이잉!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는 울창한 삼림이었다.
한성은 대기의 농도를 체크하였는데 대략 지구와 비슷했다.
아드란이 실드를 풀었다.
“후아!”
상쾌한 공기가 폐부를 갈랐다.
“괜찮군.”
오창진은 주변을 둘러본다.
이곳은 산맥 어딘가로 추정되었다. 중력은 지구의 1.1배 정도.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떠올라 있었다.
“둘러보도록 할까?”
한성은 오창진과 함께 날아서 대륙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상당한 규모의 성채가 눈에 들어온다.
“인류가 번성하였군.”
한성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이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을 살핀다.
“인류가 아닌가?”
-마족으로 보입니다.
“여기도 마족이 점령한 것인가.”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한 번에 좋은 장소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실망스러운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성은 이곳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짐작했다.
“안 되겠군.”
-다른 곳으로 갈까요?
“놈들이 발견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낫겠어.”
-그렇다면 지구로 이동한 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라.”
쿨렁!
한성은 마법진으로 돌아와 지구로 향한다.
두 번째 대륙은 인류 문명이 상당히 발전해 있는 곳이었다.
카렌 대륙과 비견되거나 그 이상의 문명이었는데, 강력한 병력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인류와 부딪쳐야겠네.”
“그건 안 되지.”
마족이 아닌 인류와 싸운다면 사람들이 상당한 반발을 드러낼 것이었다. 하고자 하면 못할 것도 없었지만, 다시 전쟁을 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었다.
한성은 세 번째 행성으로 향하기로 하였다.
쿨렁!
휘이이잉!
상당히 추운 행성이었다.
대략 기온은 -1도 정도.
하지만 활동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계절이 뚜렷한 것 같았고, 울창한 삼림에 광산도 꽤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력이 조금은 문제다.
“1.2배 정도의 중력이라.”
“힘겨울 수도 있겠군.”
“그래도 문명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드는군.”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한성은 최종적으로 이곳을 A-1구역을 확정한다.
첫 번째 식민지는 가능하다면 인류 문명이나 타 세력이 없는 곳이어야 한다.
곳곳에 원시적인 생명체들이 보였다. 게다가 초식 동물들도 풍부하여 육류도 이곳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구의 문명이 멸망하면서 마족들은 동물들도 학살하였다.
아예 깔끔하게 쓸어버리면서 해양의 생명체 말고는 고기를 조달할 방법이 없었다.
다소 생김새가 꺼림칙하기는 하였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공개 안 하면 상당한 육류 공급원이 될 것으로 보였다.
저벅저벅.
한성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상당한 크기의 분지에는 바람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기온도 다른 곳보다는 높았다.
“이 부근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괜찮네.”
오창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일은 오창진이 하는 것이었다.
이 정도면 확정이었다.
하루 종일 둘러보면서 한성은 또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대륙은 조금 더 살펴보아야 할 것이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조건이 잘 부합되어 있었다.
“늦었는데 지구로 돌아가서 술이라도 한잔하도록 하자.”
“그러자.”
탐사는 어느 정도 끝났다.
한성은 본격적으로 식민지 프로젝트를 가동하려 하였다.
투둑 투두두둑.
가을비가 내렸다.
한성은 오창진과 김유환, 카이너스를 불러 회의 겸 술자리를 갖기로 하였다.
오창진은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김유환과 카이너스에게 내밀었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괜찮은데요?”
김유환이 긍정을 표했다.
카이너스도 천천히 사진을 살피더니 결론을 내린다.
“나쁘지 않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일부터는 범죄자들을 보내는 겁니까?”
“아마 그렇겠지.”
“반발이 있지 않을까요?”
“반발? 있겠지. 하지만 언제까지 사람들에게 휘둘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야 그렇겠지만요.”
“카이너스, 로봇이나 골렘의 개발은?”
“단순 노동이라면 어렵지 않다.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지만.”
“시간이 없다니까.”
“그렇다면 크라운 일족의 얼음 골렘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크라운 일족의 얼음 골렘?”
한성은 생각에 잠긴다.
대륙 북극에 터를 잡고 있는 크라운 일족은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수천 마리의 골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본도 있었다.
지구에 골렘을 들여오는 것보다는 추운 지역의 그곳에서 골렘을 운용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도 개발은 계속되어야 한다.
“개발은 해야 한다.”
“당연하지.”
“그래. 그럼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카이너스가 프로젝트를 총괄하도록 해.”
“내가?”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가지 업무에 치여 살고 있는 그녀였다. 여기에 프로젝트까지 총괄하게 되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었다.
그래도 이번 일을 할 존재는 그녀밖에는 없었다.
“하아. 할 수 없지.”
한성은 계획을 밀어붙이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이었다.
한성은 간만에 집에서 잠을 잔 후에 일찍 일어났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기도 하였고 여러 가지 일이 한꺼번에 터지는 바람에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는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일어나셨어요?”
하율이 먼저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뭐 하고 있어? 이런 꼭두새벽에.”
“남편의 식사를 차리는 것이 아내의 의무니까요.”
“후후.”
원래대로라면 공복에 나가서 운동해야 하지만 하율의 정성을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아내들에게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나날이었지만, 하율은 특히나 더 그러했다.
혹시나 이곳에서 외로운 것은 아닐까.
한성은 한국식 콩나물국에 밥을 약간 말았다.
“후루룩!”
빠르게 식사를 마치자 하율은 커피까지 준비한다.
맞은편에 하율이 다소곳하게 앉는다.
“외롭지는 않고?”
“그것이 여자의 운명인걸요.”
“그리 말하면 꽤나 서글픈데?”
“저는 그렇게 배웠어요.”
역시나 카렌 대륙 출신의 여자들은 질투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다른 아내를 질투하는 것을 투기라고 하여 경계하고 있었다. 한성과 같이 절대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했다.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
“샤렐 님과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요.”
“유설화와는 마찰이 있군.”
“유설화 님은 저를 싫어하니까요.”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마누라들이 사이좋게 지내면 좋았지만, 지구인인 유설화에게 세 명의 아내는 조금 버거울지 모른다.
그나마 하율은 후궁으로, 이곳에서는 첩 정도의 위치였지만 그에 대한 질투도 상당하였던 것이다.
하율이 한성의 마음을 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 또한 유설화 님이 선택한 일이죠.”
“후후. 맞아.”
“운동 가시는 거죠?”
“생각도 정리할 겸.”
“다녀오세요.”
그녀는 한성에게 반쯤 얼린 생수를 건네주었다.
역시나 챙겨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한성은 하율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집을 나선다.
팟팟!
그는 빠르게 산을 가로지른다.
유그드람이 지구를 지배하면서 도시의 산들을 거의 밀어 버렸다. 다행히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을 파괴하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지구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카렌 대륙에서 운동하느라 새벽에 일찍 일어났지만, 그 이후로는 이렇다 할 운동을 하지 않았다.
사실 한성의 육체는 그런 운동이 필요 없었다.
정상에 올라 그는 정좌하였다.
“후욱!”
가부좌를 틀고 운기를 한 바퀴 하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한성은 계획대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산재되어 있는 문제라면 고대 마계의 일과 유그드람의 영혼, 아칸 대륙의 정리와 A-1구역의 식민지화 정책이 되겠군. 그 밖에 국가의 틀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겠고, 행정적인 문제도 있나.’
그래도 고대 마계는 유예 기간이 있었다.
병력을 모으거나 준비하는 데 3개월 정도는 소요되었다. 유그드람의 영혼이 어디로 안착되어 있는지 모른다는 찝찝함과 아칸 대륙을 싹 쓸어버린 후에 식민화시키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여기에 A-1구역의 식민화도 서둘러야 한다.
그렇다면 얼음 골렘을 최대한 빠르게 A-1구역으로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고급 인력도 파견해야 할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할 일이 많았다.
‘첫 번째는 크라운 가문의 얼음 골렘인가.’
한성은 노동을 위한 얼음 골렘을 카렌 대륙의 크라운 가문에서 차출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