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54
제1장 창조의 세계 (1)
스스슷!
한성은 테미스와 함께 어디론가 넘어왔다.
이곳은 마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는데, 그와 이질적으로 신성한 힘도 함께 느껴지고 있었다.
“특이하네요.”
“오랫동안 고심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속성은 마기지만 이 정도까지 창조를 하려면 신성력이 필요하더군. 그 때문에 나는 성력을 수련할 수밖에 없었지.”
“얼마나요?”
“모르겠군.”
테미스가 시간을 잊을 정도로 수련을 했다고 하면 틀림없이 영겁의 시간일 것임이 틀림없었다.
한성 역시 창조의 기본원리를 알고 있었고 그것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성력이 어느 정도 필요함은 직감하고 있었다.
몇 킬로미터 내에 인간을 만들어 낸다거나 소멸을 하는 권능은 신성력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차원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테미스에게는 목표가 있었고 그것을 이루어 내었던 것이다.
“게다가 깨달음이 필요하기도 했지.”
이곳은 지상이 내려다보이는 천상의 궁전이었다.
테미스는 행성을 창조하였고 별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차원처럼 완벽한 공식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우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히 테미스의 힘이 미치는 이 부근은 혼돈의 힘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는 행성과 근원이 되는 태양을 만들었으며 조력을 만들어 내는 달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달이 세 개였다.
테미스가 입을 열었다.
“조력은 행성을 만들어 내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내게는 힘이 부족하여 달을 세 개밖에 만들 수 없었지. 그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렇군요. 늘 원하시던 일은?”
“해냈지.”
“감축드립니다.”
“당신이 테미스 님의 제자인 아론이로군요.”
“사모님이시군요.”
그녀는 바로 발렌시아였다.
한성은 영혼이 들어가 있지 않은 발렌시아를 익히 보아 왔다. 그 때문에 발렌시아를 한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역시나 발렌시아는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성스러운 기운이 퍼져 나가는 것을 보니 이곳에서는 여신 급의 신격임이 틀림없었다.
“잘 어울리십니다.”
“하하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저와 함께 유람을 하시려고 부르신 겁니까?”
“그건 아니다.”
테미스는 언제고 한성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영겁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자신의 진정한 제자는 한성으로 한정을 하였던 것이다.
한성은 아직 차원이 완전하지 않음에도 테미스가 자신을 부른 것은 당연히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자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기 위함일세.”
“부탁이라……. 스승님의 부탁이라면 마땅히 들어 드려야죠.”
“내가 세상을 창조하며 알게 된 것은 인간의 믿음이 강할수록 신격의 힘이 강해진다는 것이지.”
“그런 것도 있습니까?”
“그런 믿음으로 말미암아 창조신은 더욱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얻은 힘으로 다른 행성을 만들거나 차원을 안정시킬 수 있다.”
“흥미로운 이론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만물을 창조하는 원리라 말할 수 있지.”
신선한 이야기였다.
인간의 믿음을 먹고 성력이 강화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한성이 살아가던 차원의 신들도 아마 그런 원리로 강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테미스는 힘이 부족하여 신격을 여럿이나 만들어 낼 수는 없었다.
“신격이 없겠군요.”
“그건 아니다. 세 명의 신격을 만들어 낼 수 있었지. 소개하겠다.”
츠츠츠츳!
“아론 님을 뵙습니다. 엘란이라고 합니다. 풍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론 님을 뵙습니다. 가일럿이라 합니다. 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론 님을 뵙습니다. 에런이라고 합니다. 날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론입니다.”
“저희에게 존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하하! 그렇다. 아론 너는 나의 제자이자 창조신과 가까운 존재. 이미 완성되어 있는 최고위급 신격이지.”
“험험. 제가 어느새 그렇게 되었군요.”
“너 역시 언젠가는 하나의 차원을 다스리게 될 존재가 아니더냐.”
한성은 온몸에서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천지창조의 비밀과 죽음의 끝을 알게 되었으며 테미스는 창조의 권능으로 한 차원의 창조신이 되었다.
아직은 불안전하지만 이 역시 안정이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요?”
“나는 인간들을 만들었지. 몬스터도 만들어 냈고 또한 마계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네. 하지만 힘이 부족하여 완수하지 못하고 있지.”
“아아.”
한성은 테미스의 의도를 알아챘다.
테미스는 한성에게 지상계로 내려가 부족들을 통합하여 줄 것을 부탁하려 하였던 것이다.
부족을 통합하여 국가를 이루고 테미스를 숭상하는 종교를 국교로 정한다면 창조신의 권능은 강화될 것이었다.
“직접 내려가셔도 되지 않습니까?”
“제약이 있다네.”
“인과율의 제약이라도 있다는 겁니까?”
“그 역시 우주의 법칙인 것 같네.”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칸 대륙에서도 창조신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물러나 버린 것은 인과율과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
한성은 테미스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었으므로 직접 힘을 쓸 수 있었다.
“괜찮을까요?”
“자네의 힘을 봉인하여 신물로 만들어 놓는다면 충분하지.”
“문제없이 강림할 수 있다는 뜻이군요.”
“그렇다네.”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분명히 이것은 상당한 여정이 될 것이었다.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다. 박살을 내 버리며 전진할 수 있었지만 힘을 봉인하여 신물로 만들어 떨어뜨린 후에는 과연 얼마나 힘이 남아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지상으로 내려가 부족을 통일하고 국가를 이루는 데에는 최소한 몇 년이 걸릴 것 같았다.
한성은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지구나 카렌 대륙, 아칸 대륙의 일이 정리되었다. 고대 마계에서도 자원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니 자리를 비워도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한성이 이곳에 몇 년 있는다고 해도 다른 차원에서는 찰나에 불과할 것이었다.
“재밌겠습니다.”
“자네도 이제 유희를 즐길 때가 되었지.”
“그렇군요.”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테미스는 한성이 어떤 아수라장을 걸어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보통의 존재라면 그 모든 일을 수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 명의 신격을 자네에게 배속할 것이니 충분히 즐기도록 하게.”
“잘 부탁드립니다.”
“나야말로.”
“원한다면 그들과 관계를 맺어 잉태를 해도 된다네.”
“그,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만.”
“나야 다른 창조신의 씨앗으로 새로운 신격이 태어나는 것은 환영이네만.”
“그리해 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한성에게 배속된 신격은 셋이다. 그중에서 남성체가 하나, 여성체가 둘이었다. 여성체 신격들은 한성에게 씨를 받는다면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성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건 뭐……. 상황을 봐서요.”
“하하하! 그래.”
한성도 남자인지라 확답은 하지 않았다.
“자네는 조금 쉬면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강림을 하도록 하세.”
“알겠습니다.”
“너희들은 연회를 준비하도록 하라.”
“존명!”
세 신격들은 고개를 숙이며 사라진다.
한성은 생경한 마음이 들었다. 아수라장을 걸어오기는 했지만 이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띠링 띠리리링!
아름다운 하프가 연주되었고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무희들은 테미스가 만들어 낸 천사들이었다. 오직 테미스를 위하여 움직이는 종족으로, 뼛속까지 깊은 충성심을 가지고 있었다.
천사들은 테미스의 취향에 따라 모두 여성체였다.
“어떤가? 내가 빚어 낸 신민들이라네.”
“아름답습니다.”
“꽤나 큰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 만약 내가 만들어 낸 혼돈 속에서 악이 잉태된다면 징벌할 목적도 가지고 있지.”
“혼돈 속에서 스스로 잉태가 됩니까?”
“그 역시 내 힘이니 충분히 징치를 할 수 있지. 하지만 역시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일세.”
“그리해서 악의 씨앗이 태어나는 것이로군요.”
“그렇지. 내가 만들어 낼 마족과는 조금 다른 형태네.”
한성은 창조의 비밀이 생각보다 깊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창조신이라는 존재는 완벽해야 한다. 불완전할수록 더 큰 악이 잉태되는 것이었다. 결국에는 창조신과 대적을 하게 되고 마신이 탄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신 역시 창조신이 컨트롤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었다.
“자네의 시중을 들 존재도 하나 만들지 그러나?”
“그럴까요?”
신격들이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한성이 정말로 창조신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한성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한성은 먼저 어떤 존재를 만들어 낼지 생각한다.
‘이곳은 영력이 풍부하다. 근본적인 에너지가 충만하다는 거지. 그렇다면 충분히 신격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스아아아아!
한성의 몸 주변으로 영기가 흐르기 시작하였다.
이곳에서는 신격들이 보고 있었으며 천사들까지 신기한 얼굴로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성은 앞으로 이들과 자주 대면하게 될 것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차원을 창조하게 된다면 테미스와 많은 교류를 가질 것이며 동맹을 맺을 것이었다.
‘최대한.’
쿠구구구구!
엄청난 영기가 모이기 시작하였다.
한성은 가지고 있는 신성력을 몽땅 털어 넣었으며 마력까지 불어넣었다. 그리고 주변의 영기들도 흡수를 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형태가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