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66
제7장 푸른 늑대 도적단 (1)
그날 저녁.
한성은 고즈넉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는 변복을 한 채 바깥으로 나와 사람들의 생활을 두 눈에 담으려 하였다.
칼번 왕국의 수도 아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 아예 맨땅에 새롭게 짓고 있는 것이었으나 도시의 모든 사람들을 움직여 건설을 하고 있었기에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도시계획의 공정률은 대략 70% 수준이었다. 반 이상 올라간 건물들이 보였고 일부 시민들은 빨리 집을 지어 입주하기도 했다.
거리마다 웃음이 넘치고 있었다.
아직 땅을 경작하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한성은 국가 차원에서 농지개발을 서두르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일당을 지급하자 효율은 두 배가 되었다.
테미스가 꿈꾸던 문명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술과 고기를 왕실에서 내려 시민들이 마음껏 마시고 즐기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한성이 약간의 힘을 이용한 것이었다.
한성은 어느 막사에 들렀다.
“잠시 쉬었다 가도 되겠습니까?”
“그러슈. 술과 고기는 넘쳐 나니까.”
오늘은 사람들의 인심이 좋았다.
만약 술과 고기가 모자라면 각 관청에서 무료로 나누어 주고 있었다. 어디 가져다 숨기지만 않는다면 무한정 제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테미스가 축복을 내렸고 한성이 힘을 썼기에 오늘 하루만큼은 무한정으로 제공을 하고 있는 중이다.
타닥타닥!
모닥불에서는 멧돼지가 구워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왁자지껄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중년의 남성 셋과 그들의 부인들, 그리고 자식들이 함께 모여 있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중년의 남성이 물었다.
“형씨는 어디에 살고 있소?”
“북쪽에 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왕성의 공사가 한창이지?”
“그렇지요.”
“공사의 품이 아주 세다고 하던데?”
“하루에 은전 하나입니다.”
“엄청나군. 나도 소개를 해 줄 수 없겠나?”
“예끼, 이 사람아. 왕궁 공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닐세.”
대머리 사내가 수염 난 남자에게 핀잔을 주었다.
한성은 술을 들이켰다.
“현재 치세에 대해 어찌 생각하십니까?”
“치세라고 할 것도 없지. 지금은 창조신에 의해 칼번 국이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닌가. 이런 발전의 역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
“그럼, 그럼.”
사람들은 철석같이 창조신을 믿고 있었다.
하기야, 오늘은 테미스가 직접 강림하기까지 하였다. 그 모습을 수만 명이 보았으니 의심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현 국왕은요?”
“국왕 전하 역시 신격일세. 언제고 하늘로 올라간다고 하던데.”
“왕비가 용태를 하면 올라간다고 들었네.”
“맞는 말씀입니다.”
한성은 멧돼지 다리 하나를 북 찢었다.
기름이 흐르는 다리에서는 노린내 하나 나지 않았다. 역시 테미스는 특상품의 고기를 내린 것이었다.
대충 소금만 둘렀는데도 술술 넘어간다.
“여기 계셨군요.”
“네가 여긴 어떻게?”
변복을 한 잔느가 한성의 곁에 털썩 앉는다.
“내자인가?”
“그렇습니다.”
“허허허허! 부인이 아름답군.”
“왕비마마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설마요!”
잔느는 너스레를 떨었다.
그녀는 한성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겨우 발견을 한 것이었다.
잔느가 한성에게 고기 살을 발라 주었다.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요?”
“곧 돌아가려 했다.”
“피. 거짓말 말아요. 오늘이 첫날밤인데 이렇게 돌아다니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자네들도 오늘 혼례를 올렸군.”
“길일이었거든요.”
“암. 길일이고말고.”
이곳의 법은 한성이 정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결혼을 하는 날에는 누구도 결혼을 하지 못하였는데, 이곳에서는 한성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오늘 결혼식을 올린 커플들이 많았다.
아마 그들은 한성과 잔느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잔느가 한성의 손을 잡았다.
“들어가요, 서방님.”
“후후. 그러지.”
한성은 몸을 일으켰다.
한성과 잔느는 거리를 조금 더 둘러보고 있는 중이었다.
“뭔가 수심에 잠겨 보이시네요.”
“그리 보였느냐?”
“걱정이 있으신 것 같아요.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칼번 왕국이 제국으로 발전을 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도 걱정이 있으세요?”
“신격만이 할 수 있는 걱정이지.”
“신부가 있으시군요?”
“오호.”
한성은 잔느의 말에 호기심을 드러낸다.
그녀의 말은 정확했다.
이곳에서 그는 황제를 뛰어넘는 신격이었다. 하지만 고향에 두고 온 마누라들이 생각이 나서 밖으로 나돌고 있는 것이었다.
잔느는 감으로 한성의 감정을 눈치 챘다.
“훌륭하구나.”
“신부님은 어떤 분인가요?”
“한 명은 아니지.”
“그렇겠네요.”
잔느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애초에 그녀는 한성이 신이라고 생각했으니 그에게 몇 명의 부인이 있다 해도 자신이 그 사이에 잠시라도 끼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너는 질투도 나지 않느냐?”
“신에게 어찌 질투를 하나요.”
“나와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없냐는 말이지.”
“그래 주신다면…….”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역시나 잔느는 한성과 함께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번 세상에서 열심히 노력하라. 네 영혼을 거두어 내 곁에 두겠노라.”
“……!”
잔느가 놀란 눈을 했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말이었다. 신격인 한성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여, 영광이에요.”
“후후. 충의를 다하도록 하라.”
“물론이에요!”
다만 한성은 마누라들을 설득할 것이 걱정이기는 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한성은 오늘 다소 늦게 눈을 떴다.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밤마다 후계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새벽까지 작업(?)이 이어졌고 해가 뜰 무렵에서야 잠들었던 것이다.
신기하게도 잔느는 한성보다 먼저 일어나 있었다.
“일어나셨어요?”
“일찍 일어났군.”
“남편보다 늦게 일어나는 아내는 없어요.”
“그런가?”
그녀는 현모양처의 표상이었다.
잔느가 물을 떠다가 한성의 발을 씻겨 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물을 받아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기까지 했다.
“이런 일은 시녀가 해도 된다.”
“제가 하고 싶어요.”
잔느는 굳이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었다.
‘꽤 좋은 여자로군.’
한성은 흐뭇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왕국 첫 회의였다. 하지만 한성이 늦게 일어났으므로 아마 지금쯤이면 모두 모여 있을 것이다.
한성은 가벼운 차림으로 대전으로 향한다.
끼이이이익!
“국왕께서 입장하십니다!”
“전하를 뵙습니다!”
모든 대신들이 꿇어 엎드렸다.
한성은 옥좌에 앉아 손짓했다.
“일어나라.”
“황공하옵니다.”
대신들은 대부분 족장 출신이었다. 그래도 능력에 따라 등용을 하였고 역시나 카렌 대륙과 비슷한 편제를 내렸다.
아직 영지가 넓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머지않아 강력한 제국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령관!”
“신 아리아 후작 대령하였사옵니다.”
어제의 작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작위를 내리는 것이었다.
아직 생소한 직책이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체계가 대륙을 지배하게 될 것이었다.
“오늘 출병하여 영토를 넓히도록 하라.”
“네!”
물론 관제의 수뇌는 신격들이었다. 한성은 그들로 하여금 최대한 빠르게 대륙을 정복하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엘란!”
“옛, 전하!”
“너는 영토가 넓어지는 대로 도시들을 건설하도록 해라. 빠르게, 도시들을 건설한다. 도시계획은 스스로 짜도록 해라.”
“신명을 받드옵니다!”
“그리고 운타.”
“운타 자작 대령하였사옵니다.”
“오늘 마해로 갈 것이다.”
“……!”
한성은 두 번째 신외지물을 찾기 위해 오늘 길을 떠나려 하였다.
전쟁은 이제 아리아가 모두 도맡아 해 줄 것이다. 그리고 한성이 차원을 떠나고 나면 테미스 밑에서 수련을 쌓으며 전쟁의 여신으로 거듭날 예정이었다.
한성은 모든 일을 아리아에게 맡겨 두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빠르게 영토가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밖에 한성은 교육과 농업진흥, 문명의 전파에 신경을 썼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남아 있었다.
“대제사장!”
“신 운트 대령하였사옵니다.”
“거대한 신전을 지어라.”
“어느 정도의 규모로 지을까요?”
“왕궁과 비슷한 정도로 지어야 한다. 이제 국교는 창조신을 모시는 테미스교다. 그것을 세상에 전파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다.”
“신명을 받드옵니다!”
사실 다른 것보다 종교를 전파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성은 사람들의 믿음이 신격의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은 신이 아니라면 모르는 비밀이다.
테미스는 힘을 보충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보충하는 가장 빠른 길은 바로 인간의 믿음을 통한 강화였던 것이다.
그렇게 강화된 영력으로 수많은 별들을 창조할 수 있었으며 신군을 늘려 나갈 수 있었다.
한성은 이곳에서 천지창조의 비밀을 조금씩 알아 가고 있었다.
“슬슬 일어나 보도록 하지.”
“출발합니까?”
“마해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