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64
제8장 잠깐의 평화 (2)
버스 정류장 앞에는 유설희가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다.
치이이익!
버스에서 한성이 내리자 유설희가 달려와 안겼다.
“스승님!”
“오래 기다렸느냐?”
“아니요. 한 15분?”
“당장 쓸어 버려라!”
“예!”
유설희는 여기저기를 누비기 시작하였다.
육합권법으로 그녀들을 쓸어 내기 시작하였는데, 유설희는 손속의 사정을 두지 않았다.
퍽퍽퍽!
“꺄아아악!”
“살려주세요!”
“빌어먹을 년들! 또 괴롭히면 그다음에는 다리를 부러뜨려주마!”
한성은 그렇게 호통을 쳤다.
그녀들 모두가 나선다고 하여도 유설희 하나를 이길 수는 없었다.
팬클럽 회원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지만 한성은 그녀들을 무시한 채로 몸을 돌렸다.
한성은 유설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말 잘했다.”
“헤헤. 언제라도 맡겨 주세요.”
“저런 악의 무리들은 처단을 해야 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해야 할 수많은 생각들을 못하게 만들거든. 그것은 정말 곤욕스러운 일이다.”
“맞아요. 스승님께서는 신경 쓰실 일이 많으시죠. 지구평화를 지키려면 당연히 저런 년들은 쓸어버리는 것이 맞아요.”
“지구평화에는 관심이 없다.”
“스승님의 그런 면이 멋있어요.”
“끄응.”
한성은 살짝 신음을 흘렸다.
팬클럽과 유설희는 어떻게 동경을 하는 것인지 방법에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녀 역시 한성의 팬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유설희 정도라면 귀엽게 봐줄 수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주 놀고들 있네.”
* * *
청와대 대회의실에서는 정부 각처의 인사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대부분은 군 관계자였으나 외교부와 고위 경찰, 그 밖에 정부 요원들이 모여 회의를 구성했다.
상석에는 대통령이 앉아 있었으며 좌측에는 대장으로 진급하여 합참차장으로 발령된 이해우가, 우측에는 합참의장이, 그리고 육군참모총장과 제1 야전군이 그 뒤를 이어 앉아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인사들이었으나 이해우 대장은 최근 진급을 하여 보직을 받은 케이스였다.
대통령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프랑스가 반군의 손에 점령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프랑스의 내전에 한국군이 참전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찾아왔고 유엔에서도 저희 한국이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으음.”
장군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곳을 점령한 자들은 군대뿐만이 아니라 이능력자들이다. 총검이 통하지 않았으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차피 이곳에 그들이 모인 이유는 하나였다.
그것은 바로 이해우 대장을 설득하는 것.
대장 계급 중에서는 보직이 낮은 편에 속하였지만, 대통령의 좌편에 앉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이해우는 중장 진까지 자신의 힘으로 올라왔지만, 대장으로의 진급은 아들이 밀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합참차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보다야 합참의장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사실, 프랑스 내전은 아드님이 나서 주지 않으면 가망이 없습니다.”
“제 아들이요?”
“그렇습니다. 천상의 기사가 나서야 합니다. 저희는 그저 보조일 뿐이지요.”
“너무 큰 중책입니다.”
“어차피 아드님이 없었으면 한국은 멸망했을 것입니다.”
“…….”
이해우의 얼굴은 상당히 심각해졌다.
지금 보니 청와대에서는 모두 천상의 기사를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나…….”
“아드님의 초고속 출세가 보장되는 것입니다.”
“출세 말입니까?”
“20대에 장관직까지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해우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아들을 둔 아버지라면 누구라도 아들의 출세에 관심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출사를 하여 대성하는 것은 모든 아버지의 열망이었던 것이다.
이해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자신의 아들은 경찰에서는 크게 성공하여 장성급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그것과 장관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장관이라면 그야말로 나라를 움직이는 실세였다.
“어떤 보직에 올리실 예정입니까?”
“가능하다면 장관을 거쳐 그 이상도 올라가야지요.”
이해우의 얼굴이 떨렸다.
장관 이상의 보직이라면 어느 정도라는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이해우는 헛기침을 하였다.
“험험. 그러니까, 천상의 기사를 주축으로 하여 파병을 하자는 뜻입니까?”
“바로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이럴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회의를 했나 싶었다. 그냥 곧바로 자신을 불러 이야기하는 편이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에게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이것은 명분이었다.
대통령이 천상의 기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 누구도 함부로 경거망동할 수 없을 것이었다.
어쨌거나 지금 유일하게 천상의 기사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은 이해우 장군이었다.
“가능하겠습니까?”
“일단 물어 보겠습니다.”
“꼭 설득해야 합니다.”
경찰청장도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좋은 수가 떠올랐다는 듯이 손가락을 튕겼다.
“각하. 차라리 경찰관의 자격으로 가면 어떨까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 참에 특별경비청을 신설하고 이 경무관을 치안감으로 승진을 시키는 겁니다.”
“오오,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사태를 해결하면 다시 승진을 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사료됩니다.”
“이 대장님. 어떻습니까?”
“꼭 설득을 해야겠군요.”
아들은 초고속으로 승진하고 있었다.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승진하고 있었는데, 프랑스의 내전에 참전하여 공을 세우면 그것은 국가의 발전에 상당한 이바지를 하는 것이었다.
대통령은 이만하면 회의는 그만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회의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이해우 대장을 설득시킨 후에 집무실로 돌아왔다.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다행이로군.”
“고생하셨습니다.”
경호실장도 함께 들어왔다.
박종진은 상당히 일이 잘 풀렸음을 직감했다.
“이것으로 프랑스 사태도 해결이다.”
“그리 간단하게 해결이 될까요?”
“되다마다.”
박종진은 이로 인하여 한국이 프랑스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됨을 짐작하고 있었다. 내전이 끝나면 한국에서는 프랑스에 내정간섭은 물론이고 막대한 이권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몰랐지만, 프랑스의 현 대통령 레오가 한국에 들어와 있으니 그와 협상을 하면 될 것이었다.
똑똑.
“들어오세요.”
“접니다.”
경찰청장이었다.
지금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한성을 진급시키려 혈안이 되어 있었다. 경찰에서 명성을 쌓은 후에 곧바로 정치로 넘어가려 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간다면 이한성은 세계 최초로 20대에 청장이 될 수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세계 기록을 연신 갈아치우는 중이기는 했다.
“작전이 성공했습니다.”
“허허허! 고생하셨습니다.”
“나중에는 아예 몬스터 청을 하나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조직을 분리해서 말입니까?”
“예. 무엇을 하던 그곳의 청장이 되어 겸임을 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대장님께 설득을 부탁해야지요.”
“하지만 강약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청와대가 날아갑니다.”
“…….”
사람들의 얼굴에서 긴장이 흘렀다. 이한성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마 그려러고요.”
“모르는 일이지요.”
“험험. 어쨌거나 빠르게 추진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건 청장께 맡기겠습니다.”
이로써 이한성을 고위직에 등용시키려는 모략(?)은 완성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한성은 한국의 초고위급 인사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 * *
자신을 둘러싼 음모가 진행되는지도 모르는 채로, 한성은 잠을 자고 있었다.
1교시도, 2교시도 잠을 잤고 그것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결국 수업은 모두 종료되었다.
“일어나요!”
“으으음.”
“언제까지 주무실 거예요?”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이곳에 남아 오랫동안 수업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면접이나 잘 준비를 하고 입시전략이나 짜면 그뿐이었던 것이다.
한성은 기지개를 켠다.
“잠에 원수가 졌나요?”
“시간이 남아돌면 이렇게 된다.”
“지금부터는 시간이 남지만…… 그래도 인생 낭비잖아요?”
“네가 나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
한성은 천 년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좀 낭비한다고 해도 손해는 아니었다.
한성은 잠깐 사무실에 들른 후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모처럼만에 한성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휴식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몰라도 가능하면 그런 휴식을 즐길 생각이었다.
스스슷!
교문을 막 나왔을 때,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그는 바로 한성의 노예가 된 박완진이었다.
박완진은 현재 한국헌터협회 회장이 되었고 헌터협회의 권력을 모두 장악했다. 그리고 십 인의 헌터들이 통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놈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학생들이 그 광경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다.
“죽고 싶나?”
“용서를…….”
“일어나라.”
고개를 숙이며 일어나는 박완진.
한성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웬만하면 그들의 관계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피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무슨 일이냐?”
“프랑스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알고 있다.”
“저희는 어떤 입장을 취할까요?”
“프랑스를 지원하는 세력들이 있나?”
“아직은 없습니다만, 지원을 해 달라고 연락은 오고 있습니다.”
“그냥 중립을 지키도록.”
“명을 받들겠습니다.”
“알았으면 꺼져라.”
스스슷!
박완진은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을 더럽게 안 듣는 노예로군.”
“저 소식이 알려지면 세상은 뒤집어질 거예요.”
“그러니까 조심해야지. 사무실로 가도록 하자. 그러고 나서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간만에 일찍 잘 생각을 하니 기분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