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Mad Demon RAW novel - Chapter 345
345화. 평범하게 운기조식을 한 날.
이렇게 오랫동안 운기조식을 했던 적이 없다. 꿈에서 꿈을 꾸고, 꿈을 깼을 때도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기분이랄까.
대신에 마음은 차분했다.
나는 오랫동안 외나무다리를 걷다가 도착한 미지의 영역에서 커다란 손을 발견했다.
부처님 손바닥이면 놀랐을 테지만 그냥 내 손이었다. 못에 찔린 상처가 보였기 때문이다.
갑자기 손바닥이 솟아 있었지만.
나는 이곳을 무학의 영역, 그중에서 금구소요공의 초계임을 인식해서 이상하게 여기진 않았다. 팔짱을 낀 채로 내 손바닥을 노려보다가 새끼손가락에 목계의 기를 주입해봤다.
신기하게도 거대한 새끼손가락이 금세 나뭇결의 빛깔로 뒤덮였다.
“…….”
나는 어째서 이런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하는 것일까.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어차피 내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약지에는 염계를 휘감았다.
넷째 손가락에는 불꽃이 휩싸이면서 불기둥이 솟구쳤다.
“좋구나!”
순간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외나무다리는 보이지 않고, 혈맥이 지도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 지도 위에 목계의 기(氣)가 지나온 길이 표시되어 있고, 지금은 불꽃으로 만들어진 길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바보 천치가 아닌 이상은 매우 중요한 갈림길에 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다시 커다란 손을 보다가 중지에 금구소요공의 투계를 휘감았다. 이번 투계는 명확하게 잿빛을 띠고 있었다.
“……목계, 염계, 투계로 삼행(三行)을 완성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단전에서 출발한 투계의 기운은 중지로 향하는 동안에 대지에서 솟구쳤다. 나무도 뚫고, 불길도 짓누르면서 솟구치는 힘이 투계의 본질이었다.
그 다음 단계인 초계는 애초에 지난 경지를 초월했다는 것을 말한다. 초월했다는 것은 세 가지의 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을 포함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 같았다.
나는 문제의 검지와 엄지를 노려봤다.
“……너희 둘에게 내 명줄이 달렸구나.”
내 명줄이 달렸다는 건 하오문의 운명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다. 순식간에 짓누르듯이 내려앉는 부담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채로 호흡을 내뱉어서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이곳은 상상의 영역이어서 자칫하면 하늘에서 거대한 장검 한 자루가 떨어져서 내 정수리를 관통할 수도 있었다.
그것이 또한 주화입마다.
어렵게 얻은 이번 기회에 무학을 정리해야만, 이후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터였다. 설령 내 내공이 특정 고수보다 부족하더라도 이것을 완성하는 순간 어떻게든 승부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고민하다가 이렇게 결론지었다.
검지에 초계의 기를 넣을 필요는 없다. 초계는 목계, 염계, 투계의 관리자라서 그렇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돌아서서 혈맥의 지도 너머를 주시했다. 결심을 마친 다음에 얼어붙은 대지에서 월영무정공을 호출했다.
시커먼 어둠 속에서 백색의 빛줄기가 상공으로 솟구치더니 이내 특정 혈맥이 얼어붙으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질주했다. 돌아보자, 순식간에 찬바람이 스치더니 검지가 새하얗게 얼어붙었다.
‘……이게 맞아?’
무인에게 가장 중요한 손가락이 검지다. 어쩌면 나만 그럴 수도 있다. 나는 검지에 월영무정공을 각인한 다음에 엄지손가락을 바라봤다. 엄지는 검의 방향을 바꿀 때도 있고 무게를 버티기도 한다. 짧고, 굵고, 튼튼하다. 나는 엄지에 들어갈 힘을 단전에서 호출했다.
보지 않아도 저 멀리서 하늘이 찢어지는 굉음이 터지더니.
백전십단공의 하얀 뇌기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도착해서 엄지에 휘감겼다.
다섯 가지의 색에 휩싸인 거대한 손바닥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나는 무학의 영역에 솟구친 오행지(五行指)를 쳐다봤다.
꿈에서 깨면 이 심득(心得)이 달아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눈으로 확인했으니 언제든 다시 도달할 수 있을 터였다.
오행지를 동시에 펼쳐서 공격하면 그것이 오행장법(五行掌法)이다. 지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일월광천보다 조금 부족한 장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그간 이것을 감정적으로 모든 수법과 원리를 뭉갠 채로 사용한 것이 자하신공 아니었을까? 혈맥과 혈맥 사이가 터져나가서 핏물이 흐르게 되고, 그것이 외부로 발현되었을 때 무자비한 자줏빛이 되었던 셈이다.
문제는 눈깔의 핏줄마저도 다 터져나가서 세상이 온통 핏빛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자하신공을 마구잡이로 펼치면 내 몸에도 무리가 온다는 뜻이다. 그러니 눈깔이 뒤집히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만 성질이 뻗쳐서 나도 모르게 펼친 셈이고, 때에 따라서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자유자재로 오행지를 다루면.
비어 있는 무학의 공간을 내 이론으로 정립해서 자하신공에 직행할 수 있다.
이성적인 자하신공이 되는 길이랄까.
그러니까 만장애 밑에서의 심득은 비어 있는 자하신공의 수법을 연구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무리하지 말자.’
조용히 눈을 떠보니 새벽의 어스름이 보이면서 나는 다시 천하(天下)에 놓였다. 밤새 외나무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넜는데 다리나 발이 아픈 게 아니라 목과 어깨가 뭉친 상태였다.
“…….”
귀마와 색마는 비스듬히 누워서 잠을 자고 있고.
검마는 어디선가 걸어오더니 장작을 집어넣었다. 근처에 있는 백의서생은 놀랍게도 여전히 가부좌를 튼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백의서생이 외나무다리에서 복귀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입을 열지 않았다. 온도가 굉장히 떨어진 상태였는데 검마가 모닥불을 되살리자 이내 온기가 밀려들었다.
나는 욕심내지 않는 것을 마음의 자세로 삼았다.
그만큼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상하게도 검마가 평온해 보이는 것은 그저 느낌일까?
나는 잠시 호흡에만 집중한 채로 검마와 백의서생을 쳐다봤다.
문득 검마와 눈을 마주쳤다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내 표정을 읽은 검마가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내가 성취를 얻었음을 알아챈 눈빛이었다.
“후…….”
문득 옆에 있는 백의서생의 숨이 길게 흘러나왔다. 맏형과 나는 백의서생을 바라봤다. 이놈은 전신에 흩어져 있는 내공을 단전으로 갈무리하듯이 손을 움직이더니 다시 한번 숨을 길게 뱉었다. 그러자 백의서생의 정수리에서 하얀 김이 솟구치면서 전신도 한 차례 희뿌연 아지랑이에 휩싸였다. 이놈도 외나무다리를 건너 다음 영역에 발을 내디딘 모양새였다.
백의서생이 운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운이 좋은 것일까?
나도 이런 합동, 단체, 연합, 합숙, 야영 기연은 처음이어서 어리둥절했다.
어느새 눈을 뜬 백의서생이 검마와 나를 쳐다보더니 새벽하늘을 주시했다.
“……아침인가?”
그제야 검마가 입을 열었다.
“셋째, 백의. 축하하네. 간밤에 두 사람의 성취가 남달랐던 모양이야.”
나도 백의서생을 바라보다가 축하의 말을 건넸다.
“무제, 축하해.”
백의서생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물었다.
“무슨 일 있었나?”
검마가 나를 쳐다봤다.
“셋째는 새벽녘에 전신에서 다섯 가지 색에 휩싸이더군. 각기 목(木), 화(火), 수(水), 뇌(雷)였는데 중간에는 알아볼 수 없었네. 잿빛 기운이더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투계였을 거야 아마.”
백의서생이 물었다.
“다섯 개의 색에 휩싸였다고? 오기조원(五氣朝元) 현상이 있었군.”
오기조원에 대해서는 나도 들어본 적이 있으나, 정통 무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오기조원이 뭐야?”
백의서생이 말했다.
“특정 경지를 뜻한다. 보통 옛 무학에 따르면 오기조원을 삼화취정과 나란히 놓기도 하고, 일부 무학에서는 두 개의 우열을 나누기도 하는데 내 생각에는 큰 의미 없다. 무공과 내공에 따라 꽃이 피고 지는, 개화의 시기가 다를 뿐이라고 보면 돼.”
“그렇군.”
어쨌든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인 것 같아서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이렇게 논리적으로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하는 것에 마음을 쓰기 싫다. 그리고 내 몸 상태를 정확하게 정의한 과거의 무학이 있을 리 없다. 어떤 미친놈이 천옥을 삼킨 채로 음과 양의 무공을 익히고 뇌기까지 다뤘겠는가? 내가 유일하기 때문에 옛 무공에서 굳이 지금의 상황을 껴맞추긴 싫었다.
백의서생의 말이 이어졌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오행은 금목수화토를 언급하지, 문주처럼 목화수뇌로 연계되는 사례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 이것은 그러니까…….”
백의서생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무학을 정리하여 전수할 수만 있다면 문주가 이미 일문의 대종사가 되었다는 뜻이야. 비슷한 무공은 있어도 자네가 펼치는 무공과 같은 것은 없을 테니.”
대화가 이어지자 색마와 귀마도 일어나서 잠을 깼다.
하여간 점소이가 무학적으로 일문의 대종사가 되었다고 해도 나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심정이랄까.
실은 일문의 대종사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를 죽이려는 놈들이 일문의 대종사가 되었다고 살려주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색마가 잠이 덜 깬 표정으로 검마에게 물었다.
“셋째가 하룻밤 만에 일문의 대종사가 되었어요?”
검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제 말로는 그렇다는구나. 그럼 맞겠지.”
색마가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촌뜨기 놈, 대단하네. 축하해.”
귀마도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웃으면서 말했다.
“셋째, 축하해.”
사실 칭찬에 어색해서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이 나다.
“……내가 대종사라니 어울리지 않아.”
검마가 말했다.
“무제도 지난 밤에 성취가 대단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나?”
백의서생은 지난 밤의 꿈을 더듬는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았다.”
문득 우리는 어두운 협곡 아래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의 흔적을 쫓아서 고개를 움직이다가 하늘을 바라봤다. 동이 트고 있었다.
색마가 중얼거렸다.
“저도 간밤에 엄청난 사투를 벌였습니다.”
검마가 대답했다.
“운기조식을 짧게 하고 밤새 떨면서 자더구나.”
나는 새삼스럽게 검마를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까 제자가 밤새 떨어서 검마가 장작불을 넣고 있었던 모양이다. 누군가에게 온기를 나눠주면 그 자신도 평온해지는 것일까. 검마의 분위기는 지난 밤보다 훨씬 차분해진 상태였다.
색마가 말했다.
“밤새 꿈에서 설원을 걸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색마에게 물었다.
“그게 끝이야?”
색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놀랍게도 그게 끝이야. 그냥 밤새도록 설원을 걸었어.”
검마가 물었다.
“심득은 자신만의 것이라 남이 단정하기 어렵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색마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냥 버티라는 것 같습니다. 냉기 자체를, 끔찍한 고통에 익숙해질 때까지.”
“출구는 없었고?”
“예.”
나는 새삼스럽게 우리가 무학을 논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무학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것 자체가 다행이랄까.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들에겐 미친 헛소리에 가까운 말들이었다. 우리는 잠자코 듣기만 하는 귀마를 쳐다봤다.
전부 지난 밤에 심득을 얻거나 경지를 돌파하는 기연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귀마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들 내게 뭔가를 기대하나 본데…….”
“맞아.”
“나는 딱히 이상한 꿈이나 환상, 그런 것은 보지 않았다. 다만 운기조식을 마치고 나서 밤새 하나의 초식을 생각했지. 절기라고 해야 할까.”
내가 물었다.
“무엇인데?”
귀마가 대답했다.
“뭐 대단한 내용도 아니야. 그저 검풍(劍風)과 검기(劍氣)를 동시에 사용하는 절기를 고민했지.”
백의서생이 귀마를 바라봤다.
“왜 그런 절기를 고민했나?”
귀마가 백의서생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갑자기 옆에서 날아오는 젓가락을 검풍으로 튕겨내고, 눈앞의 적도 검기로 베려면 동시에 펼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검풍은 기파와 베는 자세에서도 발산할 수 있게 수련하고, 검에서는 검기를 분출하는 것이지. 정확하게는 기파와 검기인데 경지를 가다듬으면 이것을 검풍과 검기로 동시에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 좀 꼬이는군.”
나는 팔짱을 낀 채로 귀마를 바라봤다.
“괜찮은데?”
그러니까 귀마가 생각한 절기는 백의서생의 기습 때문에 고안한 절기였다. 만약 젓가락이 귀마를 노렸다면 그 순간에 죽는 것은 망령이 아니라 귀마였을 테니 말이다.
나는 백의서생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백의, 뭔가 조언할 게 있는 표정인데?”
백의서생이 귀마를 쳐다봤다.
“꼼수다.”
“꼼수라도 상관없네.”
“일단 검기를 펼칠 때 진각(震脚)을 밟으면서 수련해. 돌무더기나 흙이 피어올라서 그것을 기파로 내보내면 검풍과 어느 정도 효과가 비슷할 것이다. 그게 익숙해지면 진각을 밟지 않은 채로 펼치고. 그것마저 익숙해지면 보법에 진퇴를 섞는다. 육합이 말한 절기를 전진하면서 펼칠 것이냐. 물러나면서 펼칠 것이냐. 혹은 진각에 의해서 일순간 몸을 구름에 가리듯이 감출 것이냐. 선택의 수가 저절로 많아지겠지.”
나는 저절로 눈이 떠졌다. 이것은 해석에 따라서 백의서생이 아예 검법 하나를 선물한 것 같은 강의가 되었다.
“좋은데?”
백의서생이 말했다.
“자네는 특이하게 검법을 생각할 때 수비의 비중을 크게 두는군. 효과적인 수비의 절반 이상은 사실 보법이다. 가장 단순한 검법에도 보법을 넣게 되면 복잡해진다는 것을 자네도 알겠지.”
백의서생은 귀마가 앞으로 수련해야 할 검법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귀마도 백의서생의 가르침을 받아들였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점점 밝아지는 만장애를 둘러보다가 일행에게 말했다.
“잠시 쉬었다가 밥은 만장애를 벗어나서 먹자고. 사람이 영약만 먹고 살면 안 돼.”
내 의견에 딱히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깜박한 게 있어서 검마에게 물었다.
“맏형은 성취가 있었나?”
우리는 전부 검마를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까 보기 드문 영약을 함께 나눠 먹은 검마는 어떤 기연이 있었는지 궁금했던 것.
검마가 우리를 둘러보더니 잔잔한 어조로 말했다.
“없었다.”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검마의 분위기가 살짝 달라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느끼는 대로 물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실실 웃고 있어? 웃음이 나와? 뭐가 웃겨? 같이 웃어.”
검마가 짤막하게 한숨을 내쉬더니 우리를 둘러봤다.
“그냥 무척 오랜만에…… 평범한 운기조식을 했다.”
“…….”
“혼령에게 시달리지도 않고 귀곡성도 들리지 않는 운기조식이었지. 호흡하면서, 어느 정도 내공을 쌓았다. 눈을 떴는데 아직 밤에 별이 보이고, 너희도 각자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도 밤새도록 아무런 일이 없더구나. 새벽에는 춥고, 아침에는 해 뜨는 것을 구경했다. 이 모든 것이 평범한 하루인데…… 솔직히 말해서 무척 놀라울 뿐이다. 이것은 무공의 기연이 아니라.”
검마가 우리를 둘러봤다.
“삶의 기연이구나.”
맏형의 소회는 덤덤했지만 나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