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professional farmer RAW novel - Chapter (52)
하지만 그건 1차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였다.
신의 회초리에 사용되는 금속 막대는 오랜 기간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이 없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양은 핵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었지만 검사는 받아 보는 것이 분명 좋았다.
* * *
중국은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중국의 힘으로만 히드라를 잡아냈기 때문이다.
물론 칭찬받아 마땅할 만한 일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을 욕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신의 회초리라는 무기 자체가 인공위성의 무기화를 금지하자는 조약과 협정을 어겨 가면서 만든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불법적인 무기를 활용한 것이니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신의 회초리라. 이미 오래 전에 만들어졌다고? 이런 무기도 존재했구나.’
상혁은 정말 오랜만에 신문이라는 것을 읽고 있었다.
읽다 보니 신문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이래서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해도 신문이 사라지지 않는 거겠지.’
그는 그리 생각하면서 신의 회초리에 대한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 * *
-초속 11km.
* * *
‘이 정도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반응도 제대로 못 하겠네.’
* * *
-지하 수백 m까지 타격 가능. 현존하는 지하 벙커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 * *
‘방어막을 아무리 쳐도 뚫고 들어올 정도겠어.’
* * *
-단순 운동 에너지를 이용한 최강의 무기.
* * *
‘돌파구가 있다면 이 부분인가…….’
이런 식으로 기사를 전부 읽은 상혁은 신문을 접었다.
“역시 과학은 대단해.”
5대 기운이 등장하고 나서부터 과학이 잠시 등한시되는 시기가 존재하긴 했다.
새로운 에너지가 나타났고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이 사람과 크게 관련이 있다 보니, 기존의 과학이란 학문이 잠깐 정체된 것이다.
하지만 곧 과학은 계속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5대 기운과 융합한 새로운 형식으로.
하지만 역시 아직은 과거의 과학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과거도 이 정도였다. 그렇다면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인간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상혁은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맞대응할 수 있는 인간이 없으면 어떤가?
다른 방식으로 그와 맞설 수 있는 수단은 분명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솜사탕 같은 세계가 아니었다.
“재밌어졌어.”
“음. 뭐가요?”
순간 근처까지 온 연희가 물었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그건 그렇고 얘기는 잘 마무리됐어요?”
현재 둘은 두 가지 일 때문에 원주에 와 있었다.
하나는 상혁이 맡았고 하나는 연희가 맡았다.
“네. 다행히 잘됐어요. 그런데 정말로 괜찮겠어요? 좀 갑작스러운 것 같은데.”
그 말에 상혁은 피식 웃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진행될 일이었어요. 조금씩 진행할 예정이니까 괜찮아요. 무엇보다 우리 농장 성비에 문제가 좀 있잖아요? 해결해야죠. 괜히 불만이 더 쌓이기 전에.”
연희가 맡은 일은 바로 여성 인력을 구하는 일이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여성 인력을 얻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이득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과거와 같이 재한을 통해서 사람을 사 올 수도 있었지만 정부가 인력을 공급해 준다고 한 약속도 있으니, 그쪽으로 인력을 채울 생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김 지부장의 도움을 더 이상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현재 도움을 계속해서 받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소개해 주는 인원들은 평범한 이들이에요. 그런 인원이 들어오는 만큼 조금씩 농장의 정체가 드러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연희의 걱정스러워하는 말에 상혁이 웃었다.
“어차피 알면 귀찮아질 것 같은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잖아요?”
“그렇긴 하죠.”
그의 말대로 농장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보내오는 반갑지 않은 방문객들로 넘쳐 났다.
전부 상혁을 영입시키거나 그의 몬스터 사육에 관한 정보를 빼 가려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서 온 이들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바로 거절해 버리고 강제로 돌려보냈다.
그 와중에 마찰이 없진 않았지만 순조롭게 거절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제가 이러지 않아도 언젠가는 모두에게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이제는 드러나도 상관없기도 하고요. 핵이나 신의 회초리 정도만 조심하면 돼요.”
“확실히 상혁 씨 농장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제한되어 있겠죠.”
연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에 수긍했다.
“아, 그런데 갔던 일, 잘됐나요?”
“물론이죠.”
그녀가 인력에 관한 것을 해결하고 왔다면 상혁은 거래를 하고 왔다.
원주에서 했던 계약을 춘천과도 동일하게 한 것이다.
그에 연희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번에 계약을 해도 식량은 남아도네요.”
그의 말대로 현재 농장에는 식량이 남아돌았다.
그냥 내버려 두면 썩어 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일본에 팔고, 원주, 춘천에 팔아도 엄청난 양이 창고에 쌓여 있었다.
“상혁 씨. 제 생각인데, 이번 기회에 다른 나라에도 수출을 하는 게 어때요? 길은 제가 놔 드릴 수 있어요.”
그녀는 거대 단체를 운영했던 사람이다.
그 정도로 인맥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상혁은 고개를 저었다.
“아, 그래도 당분간은 좀 아껴야 해요.”
“네? 창고에 썩어 날 정도로 많은데 아껴야 한다고요?”
그 질문에 상혁이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분명 창고에 남아도는 식량을 사 갈 곳이 생길 거예요. 이번 연도 안에.”
그 말에 연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어디인데요?”
“중국이요.”
상혁의 말에 연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전번에 갔던 출장하고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글쎄요. 아무튼 일도 다 봤으니, 밥이나 먹고 가죠. 드시고 싶은 거, 제가 다 사 드릴게요.”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리고 앞장섰다.
연희가 묘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라붙었다.
* * *
중국이 히드라를 물리치고 두 달이 흘렀다.
동정호는 완전히 초토화가 되었지만 애초에 물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물만 채워 놓으면 예전과 다를 것이 없을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동정호에는 물이 고이질 않았다.
히드라를 해치운 것과는 별개로 물은 여전히 말라 가고 있었다.
동정호와 이어진 4개의 강에서 연신 물이 유입되어도, 중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음에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주변에 사는 사람들만 죽어 나가고 있었다.
어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지만 농사꾼들도 그건 다르지 않았다.
물이 없어서 땅이 쩍쩍 갈라지는데 뭔가를 심거나 기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봄 농사는 시작도 못 하고 이렇게 가다가는 여름 농사도 망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사람들은 점차 다른 도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관광사업도 점차적으로 축소되면서 업자들의 한숨 소리만 깊어졌다.
그러는 와중에 완전히 말라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정호에서 뭔가가 고개를 내밀었다.
히드라의 머리였다.
녀석은 신의 회초리 이후로 이미 부활을 한 상태였고, 조용하게 동정호를 빨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키아아아아…….
히드라는 낮은 울음을 토해 내면서 더 이상 동정호는 자신이 살 만한 곳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녀석은 순간 땅에서 자신의 몸을 끌어 올렸다.
동정호를 끝까지 빨아 먹던 촉수들이 녀석에게 수거되었다.
전번에 비하면 크기가 조금 작았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모습을 한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역시 히드라는 불멸의 존재인가…….]그는 지구상에는 없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아무래도 신고를 하려고 자리를 뜨는 것 같지는 않았다.
* * *
히드라와 신의 회초리로 인한 이슈가 아직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보도가 떴다.
바로 히드라의 재등장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대혼란 상태가 되어 버렸다.
동정호에 그대로 있던 때와는 다르게 녀석이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동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의 생명체란 생명체는 전부 쓸어 담으면서 이동하는 바람에 그에 겁먹은 몬스터들이 본의 아니게 웨이브를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 규모가 예전에 있던 하급 몬스터 웨이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중국의 특성상 몬스터가 서식할 곳이 많았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들의 수가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심지어 하급 외에도 중급, 상급까지 도망치기 급급해서 웨이브에 동참하고 있었다.
물론 갑자기 도심 한가운데에서 튀어나온 것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저지선을 구축했지만, 급조한 저지선으로 막기에는 규모가 너무 컸다.
1차 저지선, 2차 저지선, 3차 저지선이 차례대로 뚫려 버렸다.
그 와중에 히드라의 이동은 파양호에서 멈췄다.
중국 제1의 담수호라는 그곳을 자신의 두 번째 서식지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녀석의 부재와는 상관없이 몬스터 웨이브는 계속해서 커져서 중국의 이곳저곳으로 퍼져 나갔다.
처음에는 히드라에 대한 공포로 시작된 것이지만 나중에는 웨이브의 무리 자체가 커져서 그에 겁먹은 몬스터들이 다시 웨이브를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웨이브가 웨이브를 몰고 온 꼴이었다.
이는 신의 회초리로도 어쩔 수 없었다.
몬스터들이 너무 넓게 분포되어 있는 것도 문제였고 동정호 때와는 달리 신의 회초리를 사용하게 되면 주변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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