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professional farmer RAW novel - Chapter (51)
솔직히 에스퍼들은 기본적으로 전투에 활용하는 이들이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자제하는 편이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전투의 한 요소로서 사용할 때가 있었다.
‘히드라 없는 거 아냐?’
지휘관은 요 며칠간 물을 빼는 과정을 보면서 그런 의문을 가졌다.
지금도 드론으로 찍고 있는 동정호의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습지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동정호의 물을 뺐지만 히드라는 코빼기도 보이질 않았다.
“정말 히드라 있는 거 맞아?”
갑작스러운 지휘관의 질문에 부관이 조금 당황하면서 대답했다.
“공문을 보셨지 않습니까. 정부에서 확실한 자한테 제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제보자가 누군데?”
“제보자에 관한 건 기밀에 부쳐져서 알 수 없지만 정부에서 확실하다는 공문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허위 제보는 아닙니다.”
그 말에 지휘관이 얼굴을 찡그렸다.
“그래? 그런데 봐, 봐. 히드라가 어디 있다는 거야? 그 제보자가 잘못 안 거 아니야?”
그 말에 부관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히드라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뭔가 잘못된 거야. 괜한 고생 했군. 위쪽에다 히드라 없다고 보고하고 막았던 물 유입부터 전부 풀어.”
그는 그렇게 툴툴거리면서 부대를 물리라고 명했다.
그에 부관이 그 말에 따라 움직이려고 했다.
이제 부관이 다른 부대에 명령만 하달하면 순식간에 군대는 해산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 동정호에 수면파가 일기 시작했다.
그것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근처에서 작업하던 이들이겠지만 부관도 드론을 통해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길 봐 주십시오. 이상합니다.”
“또 뭔데?”
지휘관은 부관의 말에 짜증스럽게 고개를 틀었다.
그리고 엄청난 수준의 수면파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뭐, 뭐야, 대체.”
그는 놀라면서 화면에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에 수면이 단순한 무늬만 만드는 것을 떠나서 찰랑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동정호 바닥을 파고들어 있던 히드라가 진흙이 덕지덕지 묻은 몸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녀석은 바닥으로 엄청난 수의 촉수를 박아 넣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그것들을 회수하면서 히드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크아아아아아악!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며 나타난 녀석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주변으로 촉수를 이용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백 명이 넘어가는 일꾼들이 죽어 나갔다.
거기에는 에스퍼들도 다수 껴 있었다.
그 순간에 드론을 향해 녀석의 비늘이 날아왔고 화면이 그대로 보이지 않게 꺼졌다.
“젠장! 히드라 출현! 전군 전투준비!”
지휘관의 명령에 부관이 발 빠르게 이곳저곳에 명령을 하달하기 시작했다.
그에 20km 이상씩 떨어져 있던 군대가 유기적으로 전투를 준비했다.
포탄과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끝낸 것이다.
“작전대로 행한다! 1선부터 공격!”
그의 명령에 1차 폭격이 이루어졌다.
히드라는 동정호에 편히 몸을 담그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공격에 몸을 내줘야만 했다.
콰과과광!
키에에에엑!
엄청난 수준의 폭격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미 히드라는 풍부한 물과 여러 생명체들을 남김없이 흡수해서 성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폭격이 엄청난 수준이긴 했지만 녀석의 맷집은 더욱 엄청났다.
녀석의 몸이 터지고 재생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시간을 주지 마라! 2선부터 공격!”
지휘관은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쉴 새 없이 공격을 가했다.
동정호의 밑바닥이 변형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수준의 폭격이었다.
하지만 히드라는 확실히 보통 몬스터가 아니었다.
그 엄청난 공격들을 몸으로 받아 내면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격이 재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 보고를 받은 지휘관은 경악했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일본 때와는 너무 다르잖아!”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은 바로 상혁의 약물이 있고 없고에 따른 것이다.
별거 아닌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히드라에게 상혁의 제초제는 엄청난 수준의 극독이나 다름없었다.
“젠장. 이렇게 된 바에 시간을 끌 수는 없다. 부관, 주석에게 핫라인을.”
“알겠습니다.”
결국 그는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현재 이보다 화력을 더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핫라인은 순식간에 연결되었다.
“시 진쉔 주석.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신의 회초리 사용을 요청합니다.”
-좋네. 어차피 신의 회초리를 사용하는 건 예정되어 있었으니까.
그 말에 지휘관이 말을 덧붙였다.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세 발을 허용해 주십시오.”
-세 발?
“네.”
그 말에 시 진쉔은 상당히 고민해야만 했다.
신의 회초리는 한 타격점을 향해 연속으로 사용하는 것이 극도로 위험한 무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좋아. 허락하지.
“감사합니다.”
그렇게 중국의 신의 회초리 사용 허가가 떨어졌다.
* * *
신의 회초리는 미국에서 처음 개발에 착수한 신의 지팡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중국에서 개발해 낸 핵무기 대용 무기였다.
공격 방식은 아주 단순했다.
인공위성에서 거대한 금속 막대기를 지상으로 쏘아 보내면 그것으로 끝인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 위력은 절대로 만만치 않았다.
무려 1mt.
TNT 기준으로 100만 톤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텅스텐 혹은 열화우라늄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금속 막대기가 초속 11km로 대지에 꽂히는 순간, 반경 8km 내의 모든 것은 아작 난다고 봐야만 했다.
중국은 이런 걸 세 발이나 쏠 생각이었다.
단순 계산으로만 해도 3mt의 위력.
약물이 없다는 점과 혹시나 빗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세 발을 요청한 것이다.
“앞으로 15분 후에 신의 회초리 낙하 예정입니다!”
부관의 말에 지휘관이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15분 후에 낙하한다는 것은 이미 인공위성에서는 신의 회초리가 쏘아졌다는 소리와 진배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차분하게 전 부대를 운용했다.
“전 부대! 히드라의 발을 묶는 데 치중한다. 1선, 2선부터 공격!”
현재 히드라는 느린 속도로 이동 중이었다.
하지만 보다 더 발을 묶기 위해서 하나씩 운용하던 부대를 둘씩 운용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녀석의 발을 묶기 위함이었다.
“15분만 버티면 우리의 승리다! 3선, 4선부터 공격!”
지휘관의 명령에 어마어마한 화력이 집중되었다.
폭발로 인한 먼지가 히드라의 모습을 완전히 가릴 정도였다.
심지어 쏘고 있는 곳에서도 온통 연기투성이라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매캐한 화약 냄새로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1분 남았습니다!”
부관의 말에 지휘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명령을 내렸다.
“이번 공격을 끝으로 30초 후에 다가올 후폭풍에 대비한다! 11선, 12선 공격!”
현재 히드라와 부대는 가까운 곳이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분명 안전거리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도 없는 거리였다.
아직 신의 회초리의 살상 유효 범위는 이론상으로만 알려져 있지, 실제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초! 9, 8, 7, 6, 5, 4, 3, 2, 1. 낙하합니다!”
부관의 외침이 끝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잠깐이지만 세상을 완전히 뒤덮는 것만 같은 빛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쿠과콰쾅콰과가과과과쾅!
그 뒤를 이어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먼지구름을 동반한 후끈한 열기가 훅 밀려들어 왔고 그와 동시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대지가 비명을 질렀다.
쿠그그그그그그!
열두 발을 동시에 낙하하면 지구의 자전축도 비틀어 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 무기다운 후폭풍이었다.
이런 공격이 도심 한가운데에 떨어진다고 하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확실히 히드라만 덜렁 남아 있는 텅 빈 동정호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무기였다.
“끝났나?”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해서 특수 비닐 막을 쓰고 있던 지휘관이 슬그머니 일어났다.
마치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거 같은 열기가 전해졌다.
그에 부관도 천천히 따라 일어났다.
“괜찮으십니까?”
“그래. 괜찮아. 부관은?”
“괜찮습니다.”
“일단 상황 확인하라고 해. 그리고 히드라가 있는 곳으로 정찰조 투입하라고 하고.”
지휘관은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특별히 큰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멀리서부터 날아온 작은 잔해와 먼지들로 엉망진창이었다.
허공에 뿌연 먼지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서 마치 짙은 안개라도 낀 것 같았다.
‘예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라지만, 이런 광경인가…….’
그는 스스로가 군인이면서도 이런 광경이 끔찍하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신의 회초리가 떨어진 곳은 더 끔찍하겠지. 아무튼 나중에 피폭 검사나 한번 받아야겠어.’
분명 신의 회초리는 단순히 막대를 쏘아 보내는 공격이라 방사능 걱정이 없는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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