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thless Warrior RAW novel - Chapter 137
“당신 같은 사기꾼에게 어울리는 물건이랍니다.”
“윽!”
순간 상처받았다. 특히 발푸르기스의 얼굴을 하고 그리 말했기에 상처가 배가 됐다. 하지만 나도 일말의 양심이란 게 있어 따지기가 어려웠다.
펙트란 게 이렇게 아프구나.
“자, 보여드리죠.”
발푸르가 여신격이 손을 들어 올리자 허공에서 아름다운 빛이 내려온다. 그러자 지켜보던 시민들이 모두 놀라 감탄을 터트렸다.
여신격의 말에 다들 물러나긴 했지만 사람 호기심이란 게 어디 쉽게 사라지겠는가. 좀 거리를 두고 여전히 쳐다보거나 근처의 창문에서 얼굴을 내민 이들이 많았다.
발푸르가 여신격은 기왕 이런 거 연출이라도 좀 해보려는 것 같았다. 일부러 보기만 해도 상서로운 빛을 일으킨 데서 그녀의 의도가 보였다.
확실히 효과가 있겠지. 지금의 난 누가 봐도 여신격에게 축복을 받는 걸로 보이니까. 이건 당연히 내 정치적 입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기왕 하는 거 협력해야겠군.
“자애의 여신격이시여.”
일부러 한쪽 무릎을 꿇고 기사처럼 행동했다. 그럴 듯한 그림이 나오고 있었다.
“오! 마치 전설의 한 장면이다!”
“변경백 각하께서 여신격의 사랑을 받으시는구나!”
여기저기서 지켜보던 이들이 감탄을 터뜨렸다.
우우웅.
그때 내 앞에 빛무리가 뭉치더니 무언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빛이 점멸했다.
번쩍.
시야가 회복됐을 때 눈앞에 인세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름다운 갑옷이 있었다. 음? 이게 사기에 도움이 되는 물건인가? 언뜻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재빨리 상태창을 열어 살폈다.
[SS+등급, 누미디아의 사기꾼. 스펙 확인 불가.]헉, SS+등급이라니? 깜짝 놀랐다. SS등급 마법 물품만 해도, 마왕 오드가쉬나 썼을 정도로 귀하다.
그런데 SS+라니.
감탄을 금치 못하던 나는 영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생긴 건 마치 성물처럼 보이는데 그 이름은 어찌 누미디아의 사기꾼인 걸까. 겉만 보면 완전히 대천사나 입을 것처럼 생겼다.
발푸르가 여신격이 내 힘의 근원을 모르지 않을 텐데. 이런 신성 계열 장비들은 나에게 있어서는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니까.
“여신격이시여.”
내 입에서 많은 게 담긴 미묘한 말투가 튀어나왔다. 대체 왜 이런 걸 줬냐는 거다.
“뭔가 있는 겁니까?”
대답대신 여신격은 누미디아의 사기꾼에 대해 아냐고 물어왔다.
“모릅니다.”
“이 갑옷은 누미디아의 사기꾼이라 불렸던 그가 쓴 물건입니다. 그는 대단한 사기꾼으로 저조차 속였습니다. 아니, 고대 세계 전부를 속였죠.”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 정도로 대단한 사기꾼이 있었다니?
“대사기꾼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자죠. 그는 대신격 아퀼라의 파트너였습니다. 아퀼라 님과 함께 세계를 구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거창한 사기를 친 인물입니다.”
“정말입니까?”
“따지고 보면 당신 선배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 역시 필멸자이자 인간이었으니까.”
아퀼라에게 인간 파트너가 있었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그걸 고려해 보면, 아퀼라가 날 택한 건 단순히 세계랭킹 1위이기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른겠군.
혹시 그 대사기꾼은 나처럼 지구에서 왔던 게 아닐까?
“그는 어둠의 대군들을 상대로 종말의 유예를 얻어냈답니다. 이 세계가 아직 유지되고 있는 건, 대신격 아퀼라의 희생과 누미디아의 사기꾼 덕분이랍니다.”
그 선배를 뵐 낯이 없군. 개고생해서 유예를 얻었을 텐데 내가 종말을 당겨버렸다. 앞에 있으면 멱살이라도 잡지 않을까.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안타깝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후일 들려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주신 갑옷, 감사히 사용하겠습니다.”
현재 내 갑옷인 저주받은 태생은 엉망이었다. 그간의 전투로 이곳저곳이 깨지고 난리였다.
“발러슈테드, 지금 당신이 입던 갑옷은 사악한 기운을 풍기고 있기에 모두 꺼려할만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착용하면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자세한 능력은 아직 미지수지만, 사기꾼이란 이름을 보아 상대에게 호의나 신뢰를 얻어내는 능력과 관련있을 듯했다.
확실히 이 아름다운 갑옷은, 누구라도 입기만 하면 선의 히어로처럼 보일 테니까.
“당신 같은 사기꾼에게 딱입니다. 발러슈테드, 아직 당신은 누미디아의 사기꾼에 비하면 기량이 부족합니다. 갈고 닦으세요.”
“…지금 자애의 여신격께서 사기를 권장하신 겁니까?”
그 말에 발푸르가 여신격은 부끄러운 듯 살짝 볼을 붉혔다.
“현실적인 얘기를 하는 것뿐입니다. 참! 그 갑옷은 깨워야 합니다. 자아가 있거든요.”
그런데 발푸르가 여신격은 잠든 갑옷을 깨우는 방법까진 모른다고 했다.
“사실 그걸 몰라서 여태 못 쓰신 거 아닌가요?”
“…….”
여신격은 묵비권을 행사했다. 내 표정이 썩어 들어가자 그녀는 결국 한 마디 했다. 그린 듯한 미소를 지은 채로 말이다.
“당신이 해낼 거라 믿어요.”
즉각 야유했다.
“이제야 이야기 속의 여신처럼 말하시는군요. 순 가식적인 미소와 함께.”
여신격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까지는 다 가리지 못했다.
“종말에 대비하세요. 발러슈테드.”
그 말과 함께 발푸르가 여신격은 어쩐지 황급히 떠나버렸다. 발푸르기스가 풀썩 쓰러지자 근처에 있던 마리에게 맡겼다. 그리고 막시밀리언에게 향했다.
“고귀하신 전하. 묻고 싶은 게 많군요.”
“크크흐… 아직도 죄인을 그리 부를 건가?”
화가 나서 막말하기도 했지만 죽어가는 그에게 그러고 싶진 않았다.
“조금만 더 버티시지요. 그녀는 곧 깨어날 겁니다.”
막시밀리언은 마리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발푸르기스를 보더니 한숨을 내쉰다.
“저 아이와 작별인사는 하지 못하겠군…. 생각해 보니… 그게 더 낫겠지. 무슨 면목으로… 보겠나.”
“대체 어떻게 형언할 수 없는 암흑의 화신이 강신한 겁니까? 전하께선 그걸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그는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결국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긴 사연을 얘기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밖에 없다만…. 최대한 사실만 전달하도록 하지…. 모든 일은 과거… 저 아이의 친부인… 요하네스 형님과의 다툼에서 시작하네.”
두 형제는 어릴 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선제후 직의 계승 문제로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고.
“둘 중 가문을 계승하지 못한 자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할 정도였어… 형님이나 나나 서로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은 없었지….”
하지만 막시밀리언은 모든 면에서 요하네스에게 밀렸다고 한다. 결국 그는 궁지에 몰렸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래서는 안 됐습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당시에는 가장 현명한 방법 같았어…. 막강한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밀리던 막시밀리언은 결국 형언할 수 없는 암흑에게 후원을 받아 선제후 계승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모든 힘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
“감당하기 힘든 요구를 받으셨군요?”
“맞네…. 그래서 찾아냈지.”
“무엇을 말입니까?”
“어둠의 대군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을 방법!”
속으로 감탄이 절로 터졌다. 막시밀리언, 이 인간도 정말 어지간하다. 어둠의 대군의 힘을 빌어서 쓰고는 대가마저 치르려고 하지 않다니.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것입니까?”
“간단하네. 신적인 존재의 힘은… 신적인 존재로 막아내면 되지. 과인은 자연과 생명의 여신격 오르비아나에게 부탁했네….”
“여신격 오르비아나의 힘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걸 거절한 겁니까?”
“그래, 오르비아나는 과인에게 빚이 있었어. 여신격의 입장에선 무리수를 두는 거겠지만 거절할 수 없었지. 게다가 이후 바이에른에서 그녀의 교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네.”
실제로 바이에른은 오르비아나를 섬기는 교단이 갑자기 흥성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다니.
“하지만 그랬다가는 인과율의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까?”
“물론….”
그는 허탈하다는 듯 웃었다.
“여기서 과인은 가문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말았지. 바이에른의 비텔스바흐 가문이 형언할 수 없는 암흑의 저주를 받은 건 모두 그 인과율… 때문이네.”
“그래서 그런 지독한 저주가.”
그는 오르비아나 여신격에게 부탁해 대가를 회피해 버렸다. 꼼수를 써서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피하는 건 성공했지만 그 반동으로 저주가 내린 것이다.
“지독한 저주였지… 어둠의 대군을 기만하고 내린 저주니… 오죽하겠는가.”
“정말 전하께선 죄가 깊군요.”
“이제 와서 부인할 생각도 없네… 형수님이 희생하시지 않았다면… 진작 가문은 끝났을 거야. 하지만 결국 그것도 저주를 미루는 것에… 불과했네….”
그는 공허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과인이야 이미 틀린 몸. 저주로 죽어도 어쩔 수 없다지만… 유일한 후계자 역시 시한부란 사실은… 견딜 수 없는 것이었지.”
“그래서 마왕의 위를 받은 겁니까?”
“그렇네……. 저주를 풀 방법은 그것뿐이었거든. 과거… 형언할 수 없는 암흑의 후원을 받은 대가로 지불해야 할 게… 마왕의 위였어……. 남부 인간들의 기둥인 바이에른의 선제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
오래 전 거부했던 대가를 치르자 자연히 저주가 사라졌다. 혼절한 발푸르기스의 투구를 벗겼을 때 저주가 없었던 건 그런 이유에서이다.
“문제는… 과인이 마왕이 됐다고… 끝나는 게 아닌 것이야. 과인은 오랜 시간 대가를 치르는 걸 미루고 있었지. 형언할 수 없는 암흑의…… 입장에선 사기를 당한 꼴일세. 당연히 인과율이 쌓여가지 않았겠나…….”
“그 결과 화신이 뮌헨에 강신한 것이고요? 어쩌면 그리 어리석었던 겁니까.”
막시밀리언과 오르비아나 여신격이 이번 일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변명할 생각은 없다만… 그래도 이번 일은 과인에게도 큰 결심이 필요했네.”
“그게 무엇입니까?”
“저주가 지독하다고는 하나… 죽으면 그만일세…. 과인의 영혼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 하지만 저주를 풀기 위해 과거의 약속을 이행한 탓에… 과인의 영혼은 형언할 수 없는 암흑에게 속하게 되었네……. 이제 죽음이 찾아오면… 그의 권좌로 향해 영원한 고통을 받아야겠지… 솔직히 두렵구나. 아… 너무나도 두려워….”
“당신이 한 짓을 생각하면 그런 말이 나옵니까.”
나는 그를 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다. 사후 어둠의 대군에게 끌려간 인간들이 겪는 처지를 여러 차례 봐왔기 때문이었다.
“피할 수 있는데 감당하다니. 전하답지 않군요.”
“크크… 과인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네. 그러나… 변경백이여. 그대도 살다보면 알게 될 걸세. 아무리 잔인한 사내라도 마음 한 구석에는 감정이 있다는 걸 말이야.”
점점 막시밀리언의 말투가 느려져갔다. 그의 눈은 오래 전의 과거를 보고 있었다.
“가족을 잃은 그 아이는… 아무 것도 몰랐지…. 누가 자기 원수인지도. 그저 작은 손으로 과인을 단단히 붙잡더군…. 세상에 이제 의지할 건 이제 과인 밖에 없다는 듯…. 그때 과인이 그 아이의 눈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잘 모르겠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었지….”
그는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허공에 손을 뻗었다.
“권력을 위해 형을 죽인 이 냉혈한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 아아….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웠다. 내 품에서 자라나는 작은 아이가….”
생의 마지막이 오자 그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런 자도 마지막에는 후회하고 슬퍼하는구나.
“언젠가… 이런 결말이 올 걸 알면서도… 그 아이를 딸처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
“…….”
“변경백, 부탁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이제 어둠의 대군에게 끌려가 영원한 형벌을 받을 걸 알기에 나는 그에게 더 모질게 대할 수가 없었다.
“부디 이 얘기를 샤르티에에게 전하지 말게…. 원래, 마음에 묻고… 이대로 눈감으려 했으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이 마음이 사무치고 말았네…….”
“전하.”
“과인의 죄를 생각하면 이런 말은 입에 내서도… 안 될 것이었네. 그저… 친부를 죽이고… 바이에른을 불태운… 악당으로만 기억되면 되네… 그게 맞는 이야기니까.”
그걸 끝으로 막시밀리언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져 뭐라고 하는지 거의 잘 들리지 않았다. 숨을 거두기 전, 말라버린 입술로 주변에 만발해 있는 꽃을 보며 중얼거렸는데 일부만 들렸을 뿐이다.
“…겨울이 가고 …제국에 봄이 왔구나. 종말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나겠지. 저 한 송이 아젤리아… 꽃향기를 위해….”
1615년 봄, 바이에른 선제후 막시밀리언이 사망했다.
***
이번 사건의 후일담.
“꼭 떠나셔야 겠습니까? 발푸르기스에겐 당신이 필요합니다. 빌헬름.”
화신과 싸우다 사망했던 전 인류용사 빌헬름은 발푸르가 여신격의 가호로 되살아났다. 나는 그에게 발푸르기스를 위해 뮌헨에 남아달라고 부탁했다.
“자네가 내 힘을 계승하지 않았나. 샤르티에를 부탁하지.”
“하지만.”
“만약 여기 남는다면 바이에른의 구신들이 나를 중심으로 결집할 거야. 그들은 샤르티에의 집권을 원하지 않으니까. 마침 딱 적당하다 싶겠지.”
위버슈바벤 공작을 중심으로 하는 파벌은 여전히 건재하긴 하다. 갈 길은 먼데 적은 사방에 많았다.
“여신격의 말대로라면 이미 종말의 때는 시작됐네. 저 창 밖을 보면 평화롭기 짝이 없는 봄이라 전혀 실감이 안 나네만.”
“그렇긴 합니다.”
막시밀리언이 죽는 날에도 만발했던 아젤리아 꽃이 한창이었다. 종말이란 남의 얘기만 같았다.
“비텐바이어 변경백. 아젤리아의 꽃말이 무엇인 줄 아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빌헬름은 아젤리아 꽃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희망이라네.”
“저는 그런 걸 믿지 않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모든 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할 때 우리가 의지할 건 그것 밖에 없을 걸세. 난 그때를 대비하고자 하네.”
“…돌아오실 겁니까?”
“그래, 사랑하는 조카가 날 필요할 때가 되면.”
그렇게 작별을 하려는데 갑자기 이변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앙!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친 것이다. 어찌나 그 기세가 서슬파란지 빌헬름이나 나 같은 강자조차 놀라서 움찔했을 정도다.
“웬 날벼락이….”
“불길하군.”
동감이었다. 뭔가 예사롭지 않단 생각을 하던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 도시 전체가 출렁일 정도였다. 사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우르릉!
공기가 진동하며 저 멀리서 기괴한 웃음이 들렸다. 웃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이상한 소리였지만, 본능적으로 그게 웃고있는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파르르르.
몸의 곳곳이 절로 떨려왔다. 곧 나는 전에도 이런 일을 한 번 겪어봤다는 걸 깨달았다. 천지를 울리는 저 기성에는 광기와 조롱, 비웃음이 가득했다.
“크! 갑자기 두통이 이는군! 저건 대체!”
빌헬름은 고통스러워하면 주변의 나무에 손을 짚는다. 하지만 나는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눈앞에 뜬 메시지가 온통 정신을 빼앗아갔기 때문이었다.
<수호자, 적룡기병과 그의 드래곤 약혼녀인 테르시아가 살해됐습니다!>
<숨겨진 시나리오 ‘수호자 살해’가 다음 단계에 진입합니다!>
<이제 남은 수호자는 네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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