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 Lives Eight Lives RAW novel - Chapter 15
015
올가는 승천자를 미워했을까.
*****
나는 순백의 계단을 올라다.
한 달간의 검술 수련을 끝내고, 무술 수련원을 떠나 마법 수련원으로 가는 중이다.
뚜벅뚜벅.
내가 걷는 곳은 대지가 아니다. 대지 위에 무한하게 펼쳐진 우주(宇宙). 그 우주 공간에 승천자 꼬맹이를 위한 수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수련 공간은 커다란 말뚝과 비슷한 형태였다. 다만, 그건 너무나도 컸다. 무려 달을 꿰뚫는 말뚝으로 쓸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말뚝 주변을 수많은 계단이 나선을 그리며 자리 잡는다.
나선이 겹치는 지점은 웬만한 도시만큼 넓은 땅이 존재했다. 그 땅 위에 나와 같은 애송이들이 숙식하며 밤낮을 잊고 공부에 매진한다.
승천자의 모행성(母行星) 공전궤도를 날아다니는 수련 공간. 승천자는 이곳을 방주(方舟)라 불렀다.
설령 투혼에게 패배해 어른들이 죽는 한이 있어도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 살아남으면 멸망한 게 아니다. 라는 사고방식으로 지어진 이름이었다.
이름이 유치하건 어쨌건, 방주를 걷는 건 정말이지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와우······.”
우주를 배경으로 새하얀 빛을 발하는 계단을 올라가는 건 언제 봐도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계단이 교차하는 지역에 만들어진 거주구와 수많은 나선을 그리는 계단은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시선을 밑으로 내리면 모행성이 환한 빛을 발하며 자기주장을 하는 게 보인다.
수천 년의 개조 끝에 풀 한 포기, 건물 한 채, 개천 한 줄기마저 철저하게 계획하여 설계된 승천자의 모행성은 자연미(自然美)를 뛰어넘은 인공미(人工美)의 극한을 보여주었다.
모행성은 일식과 월식, 밤낮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천차만별로 그 모습을 바꾸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설파하는 자연주의자의 귀싸대기를 백 번쯤 후려칠 수 있을 만큼 경관이 빼어났다.
위에서 아래로 쭉 훑는다면? 그러면 앞서 말했던 크고 훌륭한 말뚝이 보인다. 멀리서 본다면 말뚝. 하지만 가까이 가면 수만 층 넘게 나뉜 거주 지역.
그곳은 너무나도 넓고, 커다래서 지구 구인류가 몽땅 들어가도 빈자리가 반 이상 남을 정도였다.
멋지다. 매일 보는 광경이지만, 멋지고 우아하며, 성스럽기까지 하다. 방주에서 산 지 9년이 지났건만 나는 아직도 이 풍경에서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계단을 오르고 올라. 평평한 땅에 발을 디디니, 선한 인상의 청년이 인자한 미소를 지우며 나를 반겼다.
“늦었구나. 삼사드.”
“죄송합니다. 홉스 스승님.”
홉스 스승님.
내게 무술을 가르쳐 주는 이가 롤랑이라면, 마법을 가르쳐 주는 이는 홉스였다.
본래는 한 수련원에서 준성인식을 받을 때까지 머무르는 데, 나와 같은 괴짜들은 이렇게 몇 개월마다 마법과 무술 수련원을 번갈아가며 가르침을 받았다.
나는 지그시 나를 바라보며 이유를 묻는 홉스에게 고개를 숙였다.
“롤랑이 108 무예술의 정수(精髓)를 느끼지 않는다면 보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늦었습니다.”
“롤랑 님이?”
홉스 스승이 의외라는 듯 미간을 씰룩였다.
“심지어 여기 와서도 하루에 여섯 시간은 꼭 무술을 수련하라 하더군요. 어찌나 단호하던지 못하겠다는 말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럴 만도 하다. 롤랑님은 항상 네 결정을 안타깝게 생각했으니 그렇게라도 아쉬움을 달래려는 거겠지. 그게 아니면 중간에, 으음······.”
“괜찮겠습니까?”
“······그가 어째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알 만 하구나. 허락하겠다.”
홉스 스승이 혀를 차며 롤랑의 월권을 허락했다.
“하지만 처음과 마지막 일주일은 온전히 마법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건 내가 따로 말을 전하마.”
“예.”
“그럼 공부를 시작하지. 어디까지 배웠지?”
“결계로 물리 에너지의 조종과 변환식을 외우고, 그것을 응용한 700개의 문제를 풀라고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너라면 당연히 다 했겠지. 간단한 검사만 끝내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자꾸나.”
“알겠습니다.”
검술 스승인 롤랑이 항상 날 타박하고 꾸짖는다면, 마법 스승인 홉스는 그와 정 반대의 성향을 보여주었다.
의자도, 책상도 없이 백색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진행되는 1 대 1 강의. 홉스 스승의 가르침은 언제나 이랬다. 그래서 나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수업이 편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과거 첫 번째 삶에서 경험한 강사(講士)라면 으레 했을, 잡담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 없이 해야만 하는 말만 줄줄 읊었다.
한 번 입을 열면 네, 다섯 시간은 기본이요 중간에 정신을 딴 데 팔면 귀신같이 알아차려 눈빛을 싸늘하게 바꾸곤 ‘여태까지 내가 했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반복해라. 기억해내기 전까지 다음 진도는 나가지 않겠다.’ 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몇 시간에 걸친 암기 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토론을 진행해 이론을 다잡는다. 여기서부턴 머리를 무지막지하게 굴리느라 승천자의 두뇌로도 감당이 되지 않는다. 머리 위에 김이 펄펄 올라올 때도 몇 번이나 있었다.
승천자이기에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교육법. 물론 웬만한 승천자도 그의 수업을 따라오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마도(魔道)를 걷는 이라면 이 정도 난이도는 응당 따라올 수 있어야 하는 법. 따라오지 못한다면 예습, 복습 시간을 주는 게 아니라 차라리 다른 진로로 가는 게 더 낫다.
홉스는 그걸 알기에 일절 봐주지 않고 엄하게 나를 대했다. 그 또한 내가 마법이나 무술, 둘 중 하나에 집중하길 바라는 것이다.
‘초능력만 쓸 수 있으면 머리 쓰는 분야는 쉽게 끝나는데. 아쉬워졌어······.’
전생의 나 따위는 벌레 눌러 죽이듯이 죽일 강자가 즐비한 게 승천자란 종족이다. 괜히 초능력을 썼다가 이상한 오해를 살까 봐 아예 개화시키지도 않았다.
그래도 뇌 영역을 개화했던 경험 덕분에 홉스의 진로를 따라잡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승천자의 뇌가 미래인에 비할 바 없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도 뇌 영역 개화를 쉽게 해주었다.
“끄응··· 정말로 다 외웠구나.”
“당연하지요.”
이 정도 암기와 이해는 쉰둘 일 때도 밥 먹듯이 했다.
“하지만 문제풀이에선 틀린 곳이 많군. 특히나 다층 에너지 변환 부분은 전멸이야.”
“속성력 변환은 안 배웠습니다만.”
“속성력이라는 단어는 고대 학자들의 잘못된 지칭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러느냐. 속성력도 결국 물리에너지의 일종. 기본적인 변환법을 배웠으면 전자기력, 열에너지 변환 공식도 유추해낼 수 있어야지.”
“······.”
“기초 이론을 알려주겠다. 다시 풀어 보아라.”
“예.”
나는 홉스의 교육을 무리 없이 따라왔고, 그가 시험하듯이 어려운 이론과 수식을 넘겨주면 그걸 꿀떡꿀떡 받아먹었다.
*****
승천자의 삶은 나쁘지 않았다. 나도 몇 번이나 ‘다음 생을 포기하고 이번 생에 집중할까?’라는 유혹에 빠질 정도로 그들의 삶은 매혹적이었다.
교육이 끝나면 투혼과의 끝없는 싸움이 나를 기다리지만, 그걸 무시할 정도로 승천자는 훌륭했으며 뛰어났다.
‘안 돼! 다음에 어떻게 될 줄 알고.’
나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무술과 마법을 동시에 배웠다. 나는 남은 시간 1년을 홉스와 롤랑을 만나며 기초 분야를 열심히 다잡았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오늘은 이쯤 하자꾸나.”
홉스가 복잡한 이론을 줄줄 내뱉다가 돌연 수업을 끝냈다.
“예?”
나는 어리둥절해하며 홉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를 만난 지 10년이 다 됐는데, 그는 단 한 번도 수업을 중간에 끊은 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돌발 행동을 하니 나라도 조금 당황할 수밖에. 홉스는 그런 나를 보고 슬쩍 웃더니만 양손을 활짝 펼쳤다.
펄럭!
펼쳐진 손바닥에서 마법처럼 티 하나 없는 백색의 옷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법사이니 당연한 기술이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홉스가 그 옷을 고이 접어 내게 건넸다.
“입거라.”
“···예?”
내가 떨떠름하게 옷을 받자 홉스가 담담하게 설명했다.
“준성인식을 하는 날이다. 아무리 우리가 물질에 초연하다 해도 이런 날에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으냐.”
“그날이 오늘입니까? 아니, 이거 입고 지금 바로 가는 겁니까?”
“그렇다만?”
“······.”
나는 다시 당황했다.
보통 내가 아는 기념일은 늦어도 며칠 전에 미리 알려주고 당일에는 준비하느라 바쁜데, 이놈의 승천자는 워낙 세상이 발달해서 그런지 준비도 뭣도 필요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뭐 잘못된 거라도?”
“···아닙니다.”
나는 힘없이 옷을 입었다.
내가 입은 옷은 과거 지구 뉴스에서 보던, 대학생들이 흔히 입는 졸업식용 복장과 비슷했다. 검은색이냐 흰색이냐의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미적 감각은 어디든지 비슷한가 보다.
“기념비적인 날인데 똑바로 좀 입거라.”
홉스는 구김살이 하나도 없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내 옷매무새를 다듬어주었다. 그는 가슴부터 바지 밑단까지 복장을 꼼꼼하게 점검해주더니 후련한 얼굴로 내 어깨를 툭툭 털었다.
“잘 자랐군.”
“별말씀을요.”
내가 그리 말하자 홉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정말 잘 자랐어. 삼사드. 너는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내가 가르친 아이 중에서 네가 제일 문제아였다.”
그 말은 지구에서도 들었다. 서쪽이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가 가장 말썽꾸러기라서 고생했다고, 그녀의 형제인 스페이서가 말했었지.
세상에. 나만큼 예의 바른 아이가 어디 있다고 그런 소리를 할까. 나는 어른들이 으레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홉스의 말을 대충 흘려들었다.
내 표정으로 생각을 읽었는지 홉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쯧쯧······. 됐다. 위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올라오려무나.”
털썩.
말을 끝낸 홉스의 몸이 풀썩 쓰러졌다. 나는 쓰러진 홉스를 부축하지 않고 빤히 내려다보았다.
“······.”
그곳엔 홉스는 온데간데없고, 그의 옷을 입은 마네킹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도 인형을 통해 분신으로 수많은 마법 수련생들에게 1 대 1 강의를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효율적인 수업이 불가능했겠지.’
홉스는. 아니, 승천자는 우리를 놀랠 겸. 그리고 ‘내 밑에서 십 년이나 마법을 배웠지만, 너희는 내가 분신인지도 몰랐겠지. 더욱 정진하거라.’ 라는 의미로 비밀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옛 저녁에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꾸벅.
그저 홉스‘였던’ 분신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든 내 앞에 유령처럼 흰색 발판이 나타났다. 발판이 이어져 계단을 형성했고, 계단의 끝은 저 위의 방주(方舟) 옥상으로 이어져 있었다.
나는 가만히 계단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한 발 한 발 느긋하게 계단을 올랐다. 계단에는 특수한 마법적 처치가 되어 있어, 몇 개의 계단을 오르는 와중에도 경치가 위로 휙휙! 바뀐다.
‘으음?’
계단을 오르던 나는 어느새 사방이 나와 같은 승천자들로 가득 찬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수는 자그마치 일천만 이상!
‘장관이군.’
천만 개가 넘는 계단이 방주의 꼭대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천만 명이 넘는 동년배의 승천자가 각자 계단을 오른다.
그 모습은 문명이 만들어낸 자연을 압도하는 기적과도 같았다.
“······.”
우리는 서로를 확인했음에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저 긴장된 기색으로 말없이 계단을 올라갔다. 수천 킬로미터는 족히 떨어져 있는 방주 꼭대기가 수십 분 만에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만큼 가까워졌다.
터벅.
옥상에 발을 디디자 황량한 느낌마저 드는 평평한 땅이 눈앞에 보였다. 그리고 저 멀리··· 스승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동기들은 홀린 듯이 그들에게 걸어갔다. 가까이 갈수록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익숙한 이들도, 초면인 이들도 있다.
홉스, 롤랑, 그리고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거나 수련원에 입성했을 때 한 번 본 게 고작인 여러 성인 승천자들.
무려 수십만이 넘는 스승이 겹겹이 원을 그리며 서 있다. 스승님들이 그린 동심원 곳곳에 빈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이 우리가 원 중심으로 향할 길이 되어주었다.
“엇!”
하지만 나도, 그리고 동기들도 스승이 만들어준 원의 중심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빛의 구 때문이었다.
구. 원의 중심에는······ 기이한 구체가 있었다.
멀리 있을 땐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우리들의 인식에 잡힌 구. 그것은 기이하다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칠색(七色), 원색(原色), 혼색(混色), 현색(顯色), 그리고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비색(非色)을 온 사방에 퍼뜨리는 기이한 구체.
“으윽?!”
가만히 바라보면 영혼이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나와 동기들은 그 기이한 구체를 인식하자마자 그것이 발산하는 기운에 압박되어 단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마치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한 은하수가 눈앞에 떡하니 자리 잡은 것만 같은, 기괴한 감각. 정신이 아찔해지는 그것은 코끼리를 인식하고 혼란에 빠진 개미와도 같았다.
공포. 그렇다. 우리는 형언할 수 없는 그 구체를 보고 공포에 질렸다. 동기들이 웅성거리며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이 우뚝 서서 기이한 구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구체의 정체를 알아챘다.
‘신이다! 아니, 신의··· 알?’
신의 알. 저것이 바로 어린 시절부터 지긋지긋하게 들은, 신을 만들겠다는 승천자의 광오한 목표!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 바로 신을 탄생시키기 위한 신의 알! 저 구체의 정체가 바로 그것이다.
어째서 이걸 알고 있는지 나도 모른다.
신의 알이 발하는 괴상망측하며 다양한 색은 그저 색이 아닌 여러 정보를 담고 있고, 쉰둘로써 살았던 나는 텔레파시에 익숙하기에 그것의 정보를 일부로나마 해석한 게 아닐까 추측을 해 볼 뿐이었다.
“······.”
머뭇거리며 아무도 다가오지 않자니, 신의 알 바로 밑에 있는 한 남성이 지팡이를 살며시 내리찍었다.
쿵!
지팡이를 중심으로 백색의 파동이 광속으로 퍼져 나갔다. 파동은 우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며 신의 알이 발산하는 기운에서 심신을 보호해주었다.
(오거라!)
지팡이를 찍은 남성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우리들을 불렀다.
목소리도 가냘프고 체구도 호리호리했지만, 그의 말은 마치 자연의 섭리(燮理)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처럼 알 수 없는 카리스마를 풍겼다.
나는 그를 보고 속으로 탄성을 터뜨렸다.
‘초월자! 저자가 바로 말로만 듣던 초월자다!’
마법 또는 무술을 극한으로 단련한 끝에, 필멸(必滅)을 초월(超越)한 자. 통칭 초월자. 그 수는 수천억 승천자 중에서도 양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적다.
그 열 명 이하의 초월자 중 하나가 저 앞에 있었다. 그가 바로 우리의 준성인식을 담당한 솔리아 라는 남성이었다.
그는 마법으로 초월자의 경지에 도달한 자답게 지팡이를 내리찍는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천만 승천자 꼬맹이들을 영향권 안에 넣었다. 그게 초월자의 위상이었다.
그래. 초월자가 우리 뒤를 봐주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을쏘냐.
나와 동기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몇 번 쳐다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망설임을 지운 채 스승님들이 만들어준 길, 신의 알로 발걸음을 옮겼다.
016. 올가는 승천자를 미워했을까(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