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ll Search Gets Done RAW novel - Chapter 117
118. 구원자 (4)
갑자기 제거라니······ 과연 특급 암살자 출신이라는 것일까.
사라 눈에 뵈는 것은 그런 것뿐인 모양이었다.
“일단 가만히 있어보세요. 괜히 그러실 건 아니구요.”
나는 그녀를 곧장 말렸다.
“하지만, 감히 우리 인도자님을 미행하는 놈들인데.”
“어차피 뭔가 당장 위해를 가하려는 건 아닌 듯 보이니까······.”
레온, 그놈은 분명 뭔가 조금 구린 구석이 있긴 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악인은 아니라는 것.
미래 기억 속에서, 그는 호주의 영웅이라 불리며 마지막까지 칼라미티와 맞서 싸우다··· 정확히는 시리우스의 유령 분신들과 최후까지 맞서다 죽었던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 나를 호주의 몬스터들을 소탕하는데 이용해먹으려고 하고 있을 뿐.
그것도 귀하디귀한 아티팩트 선물까지 주면서…….
뽕을 뽑으려고 하는 의도는 눈에 보이지만, 어차피 상관은 없었다.
대가는 확실하게 받았으니, 받은 만큼 성실하게 일해주면 되는 것일 뿐.
이러나저러나,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면 이 정도 대가는 당연한 것이었다.
자신의 길드원들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대신 나를 이용해 몬스터를 제거하고, 나는 그 대가를 받는 단순한 거래였다.
‘애초에 미행이라기에는 그 규모도 조금 이상하고······.’
멀찍이서부터 하늘을 날아가고 있는 나를 뒤따라오고 있는 수십 대의 차량.
뭐가 어찌 되었든 나를 미행하려는 사실 자체는 당연히 이해할만했다.
“저희가 아티팩트만 들고 야반도주라도 할까 봐 감시하는 듯합니다.”
“그럴 수가, 우리 한을 뭘로 보고······.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언제든지 제거하고 올 테니.”
그럼 앞으로 생겨날 호주의 웨이브는 누가 막을 것인가?
하지만 그녀도 어쨌든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다.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가 나를 부르는 호칭에 대해 한번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인도자라고 불러주면 그러려니 하는데, 자꾸 한, 한 하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
“그런데 사라. 제 이름은 한이 아니라 한세훈인데. 혹시 세훈이라는 발음이 아직도 그렇게 어려우신지요? 이제는 제대로 불러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게다가 우리 한이라니, 조금 과보호를 받고 있는 느낌도 있었다.
애초에 24시간 따라다니며 경호를 해준다는 사실부터가 비정상적이기도 하고······.
“세이 훈, 한-쎄이-후운. 아무리 봐도 발음이 이상해요. 그냥 한이라고 할게요.”
“······.”
혹시 혀에 장애가 있나?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가설이 있었다.
각성병에 시달리다 혀에 영구적인 손상이라도 입은 건 아닌가 하는 약간의 확신이 들었던 것.
‘뭐, 외국인이니 그럴 수도 있지.’
나도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발음하지 못한다.
쪽팔려서건 진짜 몰라서건 간에.
나 역시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어차피 항시 착용하고 다니는 동시통역기로 이상 없이 대화가 가능할뿐더러, 본인도 한국어를 열심히 익히고 있다고 하니.
하긴, 이름 따위가 뭐가 중요하겠는가, 누구를 부르는지 구분하는 데만 이상 없으면 되는 거겠지.
그렇게 사라와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이어가던 중.
“한! 호수에요! 그리고··· 뭐가 잔뜩 있네요?”
마침내 전방에 호수가 나타났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달빛에 비쳐 보이는 호수는 광활했다.
시드니 서쪽에 위치한 버라고랑 호(湖) 였다.
그리고 호수 아래쪽에 득실거리는 수백 마리의 S급 몬스터가 보였다.
리코시데 길드의 레온이 나에게 토벌을 의뢰한 여러 개의 몬스터 무리 중 하나였다.
“저게 우리의 첫 번째 타겟인 바실리스크 무리로군요.”
바실리스크(Basilisk).
땅과 화염 속성의 몬스터.
아주 희귀한 종류의 몬스터는 아니었고 일 년에 몇 번씩 나타나는, 은근히 출현 빈도가 높은 몬스터였는데, 가끔 이 녀석이 출몰했다는 소식이 있으면 비상이 걸리곤 했다.
‘원래 같으면 상당히 껄끄러운 몬스터니까.’
놈들와 교전한 헌터들의 사망 소식이 유난히 많이 들리는 몬스터였다.
공략에 있어서 아무리 조심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사망자가 발생하게 되니까.
그 이유는 바로 놈들이 눈을 마주치면 곧바로 시전하는 7티어 땅 속성 스킬, ‘석화(Petrification)’ 때문이었다.
땅 친화력이 높지 않으면 몸이 점차 빳빳하게 굳어오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진짜 돌이 되어 작은 충격에도 바사삭 깨지며 죽게 되는 지독한 스킬.
게다가 석화가 안 먹히거나 멀리 있는 적이 보일 경우, 6티어 ‘브레스 오브 파이어(Breath of Fire)’를 마구 뿜어댄다.
그래서 그런지, 이놈들은 공략법이 상당히 많이 연구되었고 결국에는 딱 한 가지 방법만이 유일한 안전 공략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물과 얼음만으로 빠르게 조지는 거지.”
미래 기억 속 쇄도 길드는 바실리스크가 출몰했다 하면, 길드에 소속된 모든 물 마법사와 얼음 마법사를 끌어모아서 일거에 쓸어버리는 공략법을 사용했다.
마법을 사용하는데 거슬릴 수 있으니 쓸데없이 근접 계열의 헌터들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보이는 족족 강력한 물과 냉기의 화력투사로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을 진화하고, 시선이 마주치기 전에 얼려버린다.
바실리스크 던전의 노데스 클리어를 위해서는 이게 유일한 답이었다.
괜히 붙어서 석화에 맞지 않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 필요가 없는 것.
그리고 지금 나도 같은 방법을 실행하려고 했다.
원래 같으면 수십 명의 마법사가 대동 되어야 하는 하이코스트의 공략이 되어야 맞겠지만, 그 일은 나 혼자서도 가능했기 때문.
문득 내 혼잣말을 듣던 사라가 의아한 듯 갸웃거렸다.
“물과 얼음으로 조져요?”
“그렇습니다.”
나는 뒤에 앉아있는 그녀를 쳐다도 안 본 채, 손만 홱 뻗었다.
“사라.”
“네?”
현재 그녀는 내가 들고 다니기 힘든 무기나 짐을 대신 들어주고 있었다.
내 허리춤에는 ‘덧없는 칼날’ 한 자루만 차여있었다.
손은 에그니비아의 안전바로 끼워놓은 ‘벼락의 지휘자’를 잡고 있었고.
“격류의 지팡이.”
그러자 사라는 안전바로 쓰고 있던 쇠막대기를 뽑아 나에게 건네주었다.
“여기요~”
“땡큐.”
나는 호숫가의 바실리스크들을 향해 격류의 지팡이를 겨눴다.
솨아아─
카이아나이트 재질의 푸른 나선형 보석 장식에 물 속성의 마나가 모여들었다.
“먹구름(Storm Cloud).”
화아악─!
그리고 모여든 마나가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일대에 형성되기 시작한 거대한 먹구름은 호숫가를 은은하게 비추던 달빛을 완전히 차단해버렸다.
지면이 칠흑 같은 어둠에 뒤덮였지만, ‘전자기적 시야’를 사용하고 있는 내 눈에는 어떤 게 몬스터고 어떤 게 땅인지 정확히 구분되었다.
‘스킬 검색(Skill Search).’
────────────────
[ ] 검색남은 스킬 포인트 : 7
────────────────
그리고는 곧바로 필요한 스킬을 한 가지 새롭게 익혔다.
‘강수, 검색.’
────────────────
강수(Precipitation) – 4티어
설명 :
일대의 구름에서 강제로 비를 내리게 함.
마나의 소모가 클 수록 넓은 범위의 구름에 영향을 끼침.
구름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음.
맨손, 완드, 오브, 지팡이로만 사용 가능.
요구 제한 :
레벨 35 이상
마력 D- 이상
물 친화력 D- 이상
선행 스킬 :
[습득하기]────────────────
‘습득하기.’
[를 습득하셨습니다.]즉시 ‘강수’의 사용법을 익힌 나는, 곧바로 밤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을 향해 ‘격류의 지팡이’를 겨눴다.
“강수(Precpitation)!”
지팡이 끝에 푸른 빛을 내며 머금어져 있던 마나가 먹구름으로 빨려 들어갔고,
쏴아아아─
순식간에 거센 소나기가 바실리스크들이 모여있던 호숫가에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꿀렁꿀렁─
호숫가의 물이 삽시간에 불어나기 시작했고, 바실리스크들의 발밑이 잠겼다.
그리고 이어서.
‘교감’을 통해 내 마음을 전달받은 에그니비아가 곧장 호숫가를 향해 하강했다.
“가라, 에그니비아!”
에그니비아는 사무치는 한기가 서린 새하얀 마나를 끌어모으며 거칠게 포효했다.
《피요오오옷─!》
그리고는 영문을 모른 채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고 있던 호숫가의 바실리스크들에게 혹한의 폭풍이 몰아쳤다.
카가가가가가가각─
나는 그 모습을 한 번 바라보고는 곧바로 반대쪽에 나를 감시하러 온 리코시데의 헌터들을 슥 돌아보았다.
몇몇 헌터들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몇몇은 카메라로 나를 촬영하고 있었다.
음, 촬영을 해도 좋다는 말은 한 적 없는데.
어차피 뭐, 큰 상관은 없나······.
이미 개구리 가면의 헌터는 꽤 유명한 상태이고, 어떤 스킬을 사용하는지까지도 어느 정도 알려져있었다.
이제 와서 알려진 사실에 몇 가지 추가 사항이 생긴다 한들 뭔가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꽁꽁 얼어서 천천히 죽어가는 S급 몬스터, 바실리스크들을 바라보며 ‘인물 검색’창의 경험치가 올라가는 것을 흐뭇하게 즐겼다.
“오늘은 손쉬운 사냥이 되겠군.”
***
시드니의 북쪽에 위치한 옝고 국립공원.
사방이 숲으로 빼곡한 이곳에 서식지를 형성하고 있던 S급 몬스터, 사티로스.
염소 머리와 굽이 달린 악마형 몬스터였다.
나는 그것들의 보스급 몬스터, 사티로스 섀도우 댄서의 내장을 호미로 들쑤셨다.
푸슥─
“사라.”
팅그르르─
나는 엄지손가락으로 막 캐낸 정수를 가볍게 튕겨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 날려보냈다.
울퉁불퉁한 모양의 연분홍색 정수는 허공에서 불현듯 사라졌고, 그곳에서는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크린백의 입구가 닫히는 소리였다.
무엇을 숨기랴?
은신한 사라는 이제 그 편의성 면에서 도저히 대체 불가능한 조력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인벤토리 역할에 제때 무기를 스왑하는 기능, 사냥시 추가 피해를 입히는데다 잘 때도 호위하는 철통 경비에, 심심할 때 말동무 역할까지.
그녀가 이걸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사라가 없어지면 나는 꽤 허전함을 느낄지도 몰랐다.
“여기가 열 번째 몬스터 무리 맞지?”
“네. 그쯤 됐을 거예요, 한.”
“이제 좀 쉬어야겠다. 돈값 하기 참 힘드네······.”
나는 그 말과 함께 허리를 펴며 일어섰다.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새벽 시간 동안 시드니의 동서남북을 오 다니며 몬스터들을 정리하고 다녔다.
B급부터 S급까지 종류도 참 다양했는데,
처음 서쪽 호수에서 사냥했던 S급 바실리스크, 그다음은 A급 예티, B급 가시 멧돼지, B급 코아틀······ 그러다가 시드니의 북쪽에 서식하던 이 S급 사티로스 무리가 바로 아침이 밝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냥한 놈들이었다.
“레벨은 총 12가 오른 건가.”
열 개의 무리 중, 정수를 드랍한 곳은 바실리스크, 코아틀 그리고 사티로스 세 곳뿐.
아무래도 던전에 직접 들어간 게 아니다 보니, 아티팩트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에 사티로스 섀도우 댄서가 차고 있던 목걸이.
“그래도 하나 건지긴 했다.”
알 수 없는 상징과 함께 다리가 여러 개 달린 해골 목걸이.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목걸이였지만, 나는 그것을 들고서 천천히 마나를 흘려 넣었다.
“감정(Identification).”
────────────────
부정한 대리자(Profane Proxy)
등급 : A
설명 :
증오하는 자를 섬겨온 사제의 목걸이
불경함 다섯 단계 상승.
신성력 다섯 단계 상승.
정신력 다섯 단계 상승.
신성력에 비례하여 저주 스킬의 위력과 효과범위 증가.
신성력에 비례하여 흑마법 스킬의 소환물 유지에 필요한 마나 감소.
────────────────
과연 염소 머리의 악마형 몬스터가 차고 있던 목걸이다웠다.
이건 딱 봐도 우리 검색 길드의 힐러, 김마리에게 지급하면 시너지가 좋을 법한 목걸이였다.
일단은 당장 내 목에 걸어보았다.
“······.”
내 몸에 차오르는 신성력과 불경함이 느껴졌다.
동시에 흔들리는 마음을 지탱해주는 정신력 또한 한층 더 굳건해졌다.
“훌륭하군…. 인물 검색(Character Search), 한세훈.”
────────────────
한세훈 (22, 남)
레벨 87 (33%)
상태 : 정상
능력치 :
근력 B+ 민첩성 B+ 체력 B+ 마력 A
마나 친화력 C- 전기 저항력 A- 정신력 C+
불경함 C- 물 친화력 D- 독 저항력 B- 신성력 B
화염 저항력 C+ 냉기 저항력 B- 바람 친화력 E+ 땅 친화력 E
조준력 D 회피력 D 교감력 F
······
────────────────
정신력, 불경함, 신성력. 이 세 가지 스탯이 각각 다섯 단계씩 상승하여 C+, C-, B가 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장착 해제하는 순간 D-, E, D+로 감소할 것이고, 이 스탯들이 오른다고 해서 당장 나에게 득될 것은 딱히 없긴 했다.
그래도 스탯 등급이 상승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묘한 설렘과 기대를 가져다주는 것이 사실.
“스킬 검색(Skill Search).”
────────────────
[ ] 검색남은 스킬 포인트 : 19
────────────────
나는 상당히 쌓인 스킬 포인트를 바라보았다.
“그녀석을 상대하기 전에, 이걸 다 찍고 시작하는 편이 좋겠지.”
리젼(Legion) 혹은 군단(軍團)이라 불리는, 칼라미티의 여섯 간부 중 일인, 시리우스.
그또한 본명은 알 수 없으며, 그저 코드명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미래 기억을 통해 알려진 시리우스의 스킬들을 떠올렸다.
주력으로 사용하는 ‘영혼 분리’. 이를 통해 시리우스는 수백, 수천, 수만의 분신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녀석이 사용하는 주력 스킬군은 바로 흑마법.
그중에서도 영혼을 직접 다루는 스킬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
현재 시리우스를 상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번째는, 단순히 힘으로 찍어누르는 방법.”
실체화된 유령의 경우, 조금만 타격을 입어도 금방 소멸해버릴 정도로 내구도가 약한 존재들이다.
그 말은 즉, 내가 저번에 사용했던 8티어 ‘폭풍의 합창’이나 그에 준하는 범위 스킬을 마구 난사해서 시리우스가 소환하는 유령 분신을 일거에 쓸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
이미 저번에 한 번 겪어봐서 어떤 느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리스크가 있었다.
시리우스는 그런 유령을 무한대로 찍어내듯 복제할 수 있었고, 자칫 그 유령들을 상대하다가 이쪽에서 먼저 마나가 고갈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단순하게 덤벼들었다가는 분명 고비를 면치 못할 것이다.
“두 번째는 바로 신성 스킬을 익히는 것.”
유령은 기본적으로 언데드 몬스터. 휩쓸고 지나가는 신성 스킬에 스치기만 하더라도 그대로 성불해버릴 것이다.
현재 내 신성력은 ‘부정한 대리자’ 덕분에 B에 달하는 상황.
이것만 보면 상성으로 인해 놈을 조지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지만…….
문제는, 현재 ‘부정한 대리자’를 착용한 탓에 나의 불경함 스탯은 C-.
그 때문에 신성 스킬의 효율은 감소할 것이다.
“그래도 높아진 신성력 등급 덕분에, 익힐 수 있는 신성 스킬의 종류 자체는 많아지는 거니까.”
효율이 조금 떨어지지만, 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물론 ‘부정한 대리자’를 착용 해제하면, 스탯 요구제한을 만족하지 못하는 스킬은 사용할 수 없게 되겠지만…….
스탯이 오르거나, 그냥 필요할 때마다 ‘부정한 대리자’를 착용하면 되는 일이니. 크게 상관은 없는 일이었다.
“그냥 김마리 씨를 데리고 올 걸 그랬나.”
시리우스와의 전투에 그녀가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잠재력이 아무리 뛰어난들, 현재 그녀는 고작해야 C급 힐러.
그에 반해 상대는 칼라미티의 간부였기에, 괜한 일에 그녀를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우리 길드원들이 해줄 일이 있고, 내가 직접 할 일이 또 따로 있는 법.
게다가 더 높은 티어의 신성 스킬은 꼭 익혀놓아야 할 것 중 하나였다.
“그리고 세 번째 방법······.”
사실 세 번째 방법이 더 중요했다.
원래 같았으면 고려하지 않았을 방법이지만, 지금은 가능해진 방법.
그건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