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9
대한민국 절대 재벌! 109화
사병들이 모인 공터.
영관급 장교들이 지휘소로 쓸 온천 여관으로 들어가자마자.
위관급 장교들과 하사관들이 병사들을 통제했고.
여기저기 경계병을 배치했다.
그리고 잠시 후.
군함으로 돌아갔던 병사들이 철조망을 들고 와서 자신들의 주둔지 근처에 설치했다.
그 후에 일부는 경계를 서고.
또 일부는 휴식을 취했다.
“야마타!”
그때 흑인 하나가 일본인 통역관을 불렀다.
“예.”
“여기도 그거, 그거 있잖아. 오키나와처럼……. 으흐흐!”
“요바이?”
“어, 그거.”
“찰슨이 그거에 푹 빠졌군.”
백인 병사가 흑인 병사의 말에 동조하듯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너는?”
“나도 좋지! 동양 여자들은 요정 같아.”
“맞아, 속살도 엄청 부드러워. 하얗지 않아서 그렇지, 미끄럽고 좋아. 으흐흐.”
“그런데 여기서 외출이 가능할까? 여긴 오키나와가 아니야.”
“그러네, 쩝······.”
흑인과 백인 병사가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여기서 좀 오래 주둔하면 외출할지도 모르지 않나?”
“하하하, 그랬으면 좋겠네.”
“야마타, 그런데 너는 여기에 오자마자 인상을 왜 그렇게 써?”
백인 병사가 일본인 통역관에게 물었다.
“강철이라는 자가 거짓말하고 있어.”
“강철? 그게 누군데?”
“내 느낌상 조센징이야.”
야마타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건 또 뭔데?”
“천박한 족속들이지.”
“너는 오키나와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그 둘은 거의 비슷해.”
“아직도 자기가 대단한 줄 아는군, 그거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야. 망했으면 자존심을 버려.”
흑인 병사가 야마타에게 일침을 가하듯 말했다.
“그래야겠지. 하여튼 모두가 속고 있다.”
“무엇을 속았다는 건데?”
“여긴 왕국이 아니라 일본의 영토다.”
“그게 뭐가 중요한데?”
“뭐라고?”
“일본은 망했어, 그리고 우리 미국의 통치를 받고 있지. 안 그래?”
백인 병사의 말에 야마타는 인상을 찡그렸다.
* * *
온천 여관
여관에서 가장 넓은 방에 지휘소가 만들어졌고.
브라운 중령은 어정쩡하게 앉아 있었고,
나머지 장교들도 비슷했다.
“우리를 환영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부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장교 하나가 브라운 중령에게 말했다.
“그런 것 같기도 하군.”
“너무 의도적으로 친절합니다.”
“여긴 일본 같습니다. 그런데 저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장교의 말에 브라운 중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협조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올 줄 알고 이렇게 성조기를 준비해 놨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철강이라는 자는 미국에서 유학한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유학하지 않았다면 그처럼 유창하게 본토의 억양을 구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조기도 정확하게 그릴 수도 없습니다.”
“저들이 우리에게 진정 원하는 것은 뭘까?”
브라운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함장님.”
“왜?”
“이 진주는 진짜입니다.”
회의에 참석한 상사 하나가 브라운 중령에게 뜬금없이 말했다.
“진짜겠지, 이런 촌구석에 플라스틱을 만들 기술이 없을 테니까.”
“그렇습니다. 여긴 진주가 넘쳐나나 봅니다.”
“중요한 사항인가?”
“그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정도의 진주면 상병 3달 치의 월급은 훌쩍 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들이 이런 진주 목걸이를 모든 병사의 목에 걸어 줬다는 겁니다. 저들은 저희에게 필요한 것이 정말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생각을 인정해 달라는 거지.”
브라운 중령이 피식 웃었다.
“그렇습니다. 철강이라는 자가 미국령 왕국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장교 하나가 강철이 했던 말을 다시 상기시켰다.
“참, 통역관 중에 야마타라는 일본 현지인이 있습니다.”
“그 음산하게 생긴 자?”
다행스러운 것은 브라운 중령은 야마타라는 일본인 통역관을 곱게 보지 않았다.
“예, 그렇습니다.”
“졌으면 패배를 인정해야지, 괜한 자존심이나 부리고 인상을 쓰는 놈이다. 꼴도 보기 싫군.”
“그를 불러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겠지. 그리고 정찰대를 보내라.”
“예, 알겠습니다.”
“또한, 저들이 우리에게 무척이나 친절하게 대했다. 그러니 만약에라도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라.”
“주둔지 이탈을 금지하고 정찰대에게도 조심하라고 정신교육을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예, 알겠습니다.”
“야마타를 불러!”
간단한 회의는 끝이 났다.
“이거 영 불편하군. 앉을 수도 없고, 서 있을 수도 없고.”
브라운 중령이 인상을 찡그렸다.
* * *
한 시간쯤 지나.
일본인 통역관으로 보이는 자가 온천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고 후지모라가 보고했다.
후지모라는 그를 내게 데려오던 상황에 일어났다고 했다.
‘일이 꼬이나?’
그가 만약 본토인 출신이라면.
분명 브라운 중령에게 대마도에 대해 나불거릴 것이다.
물론 처음 브라운 중령의 만났을 때.
그것까지 예상해서 일본으로서는 대마도가 일본 영토라고 생각할 거라고 말해놨었다.
“의장님, 탁자와 테이블을 가져왔습니다.”
인부들과 후지모라가 탁자와 테이블을 꽤 많이 들고 왔다.
“기다리세요.”
“그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알아보기로 야마타라는 자인데 저를 대하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본토인일 겁니다.”
후지모라가 인상을 찡그렸다.
‘본토인의 눈빛······.’
일본 본토에 사는 일본인들은 오키나와나 홋카이도 출신을 촌뜨기로 본다.
그리고 여전히 오키나와 사람들을 진짜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대마도 출신도 하찮게 볼 것이고, 후지모라는 그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얼마나 서러움이 사무쳤으면······’
후지모라는 일본인이다.
그런데 같은 일본인에게 차별당했다.
평범하게 살던 대마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차별당해도 어쩔 수 없이 살았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한 후지모라는 그들의 태도에 숨통이 막혔을 것이 분명했고.
그런 세월이 쌓여 내게 협조하고.
이 대마도를 하나의 왕국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곤란하게 됐군요.”
“아마 브라운 중령이라는 미국인에게 대마도는 일본의 영토라고 강변할 겁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것 같아서 군함에 있을 때 그럴 것이라고 말해놨습니다.”
“오호, 역시 대단하십니다.”
“하여튼 지금은 위기고 기회입니다.”
“맞습니다.”
“야마타가 나오면 탁자를 들고 들어가 봅시다.”
“예, 의장님.”
나는 브라운을 비롯한 이곳에 주둔지를 설치한 미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이다.
‘나 스스로 이곳에 기지촌을 만드는군.’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저들은 점령군이고.
나는 나를 믿고 따르는 대마도 사람을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도주 소리를 들을 때부터 이건 내 몫이었다.’
* * *
대마도 미군 지휘소.
“그렇단 말이지?”
브라운 중령은 야마토의 강변을 다 들었다.
“예, 그렇습니다. 쓰시마는 대마도가 아닙니다. 또한, 이곳은 옛날부터 일본의 영토였습니다. 철강이라는 자가 지금 브라운 함장님을 속이고 있습니다.”
야마타의 말에 브라운 중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옛날부터?”
“예, 그렇습니다.”
“그 옛날이 언제였지?”
“그것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메이지 유신 전부터로 알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인데?”
“그게······.”
“너의 기억이 정확해야 내가 판단하고, 맥아더 원수 각하께 보고할 수 있다.”
“적어도 200년은 넘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1800년대군.”
“그러니 쓰시마는 일본의 영토이고, 단 한 번도 왕국인 적이 없습니다.”
-대마도는 일본에도 조선에도 속하지 않는 고유의 문화와 삶을 가진 독립된 섬입니다. 그러다가 중세 일본의 지배자 중 하나가 조선을 침략하려고 군사를 보내 우리를 공격했고 우리를 자신들의 조선 침략 기지로 삼았습니다.
야마타가 다시 한번 강변할 때.
브라운 중령은 강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알겠으니까, 돌아가 보도록.”
“예,”
야마타가 브라운 중령에게 대답했다.
척!
야마타는 아무 말도 없이 거수경례만 했다.
“구호는 왜 없지?”
“충성!”
“이제 자존심을 버릴 때도 되지 않았나?”
“죄송합니다. 돌아가 보겠습니다.”
사실 야마타는 군인 출신이 아니었다.
따지고 본다면 문관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함장님!”
야마타가 나가자마자 중위 하나가 지휘소 안으로 들어왔다.
“뭐지?”
“철강이라는 자가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왔습니다.”
“하하하, 우리한테 최선을 다하는군.”
브라운 중령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나도 할 말이 있어서 부를 참이었는데 잘됐군. 들어오라고 해.”
* * *
나는 테이블과 의자를 든 인부들과 같이 넓은 방으로 들어와서.
내 나름의 지휘소를 세팅해 줬다.
“앉으십시오.”
그리고 브라운 중령에게 자리를 권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많이 불편하셨습니까?”
“당신이 없었으면 엄청 불편할 뻔했군.”
“그리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부대에 일본인 출신 통역관이 있소.”
“그렇습니까?”
“그는 당신이 말한 대마도를 쓰시마라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일본인들은 모두 그렇게 말합니다.”
“그런가?”
“저는 달리 변명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필리핀을 공격할 때도 떠벌린 말이 아시아의 평화였습니다.”
일본의 마지막 적은 미국이었다.
거꾸로 하면 미국의 마지막 적이 일본이었다.
“거창하게 대동아경영이라고 소리쳤습니다. 진주만을 공격할 때도 일본 군인들이 선전포고가 있었습니까?”
“없었지.”
“그렇습니다. 일본인에게 대마도는 자신들의 영토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무력으로 공격해 빼앗은 땅이니까요. 제독 각하께서는 오키나와에서 오시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브라운 중령은 내 말을 들으며 짧게 대답만 했다.
이것은 내가 한 말을 파악하겠다는 의미다.
“그곳에 있던 일본인들도 모두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 말에 브라운 중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브라운 중령을 뚫어지게 봤다.
“정말 오키나와가 일본의 영토라면, 그리고 오키나와 사람들이 일본인이라 생각했다면 그렇게 참혹한 명령을 내렸을까요?”
“명령이라고? 무슨······.”
“차라리 자살하더라도 항복은 하지 말라는 명령 말입니다.”
“으음······.”
“아무리 전쟁에 미쳐 있다고 해도 승산이 없는 전투에서 국민을 그렇게 죽음으로 몰아넣을까요?”
“참혹한 광기였지.”
“저는 광기만은 아니라고 봅니다.””그럼 뭐죠?”
“그 명령이야말로 일본인들이 오키나와가 일본의 진짜 영토가 아니라는 증겁니다. 또 오키나와 주민을 일본인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일본 수뇌부는 그곳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위대한 미군에 협박한 겁니다.”
“협박이라······.”
“오키나와를 점령하는데도 이렇게 엄청난 저항을 한다. 그러니 본토는 넘볼 생각도 마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타당성이 있는 말이군.”
“오키나와 사람 누구도 미국인에게 자신이 일본인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왜냐고? 그들은 일본인도 아니고 일본 국민도 아니니까요. 오키나와 전투에 참전하셨을 겁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