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0
대한민국 절대 재벌! 110화
“그렇소. 처음 오키나와 전투를 펼칠 때 소름이 돋았지, 자살특공대 비행기가 구축함에 돌진해 오고, 폭탄을 맨 일본군들이 공격해 올 때는 미쳤다고 생각했소.”
“그러니까요. 미국이라면 자국민에게, 자국의 군인에게 그렇게 죽으라고 강요하겠습니까?”
“미국은 절대 그런 나라가 아니오!”
“저도 유학 생활을 해서 잘 압니다. 그러니 오키나와는 일본의 영토가 아닙니다.”
“일본은 그렇다고 말하는데.”
“침략하고 정복한 땅이니까요.”
“그런 의미란 말이지?”
“그리고 대마도 역시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그들은 침략자에 불과합니다. 침략한 시기가 오래됐다고 자기들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으음…….”
“일본인들은 저희를 인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나중에 정찰 보고를 받으시면 아시겠지만, 산악지형에는 조선에서 강제로 징집당한 노동자들이 벌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를 닦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인은 찾기 힘들 겁니다.”
“왜죠?”
브라운이 의구심이 드는 눈빛으로 내게 되물었다.
“일본인에게는 대마도 출신 사람이나 조선인이나 식민지 사람이니 모두 전쟁터에 끌고 간 겁니다. 저희가 불만이 많으니 조선인을 이곳에 강제 이주시키고, 원래 살던 사람은 다른 곳으로 보낸 겁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 내가 참고하겠소.”
급한 불은 끈 것 같다.
“참, 내게 할 말이 있다고 하지 않았소?”
“예, 그렇습니다.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기 참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치안에 대해서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모든 미국인이 신사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들 역시 젊은 남자들입니다. 숲이나 들판에서 일하는 여자들을 본다면 흥분할 수도 있습니다.”
내 말에 브라운 중령이 인상을 찡그렸다.
“미국 군인은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백인들은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인종차별적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브라운의 눈치를 봤다.
‘그는 남부 지역 사투리를 쓴다.’
아마도 미국 남부 지역 출신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리고 사역하는 병사 대부분이 흑인이었다.
“아, 그렇지, 니그로들이 있기는 하지.”
역시다.
흑인을 차별하는 자는 동양인도 차별한다.
하지만 내가 자신에게 최고로 대우해 줬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모두 해 줬기에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깜둥이는 이성보다는 본성이 강합니다.”
“미국은 그런 깜둥이에게도 평등한 나라이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미국령 대마도 왕국이 되고 싶은 겁니다.”
다시 한번 대마도가 미국령이 되고 싶은 이유를 말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이런 말씀을 드린 겁니다. 저희가 주둔지 근처에 술집과 휴게실을 설치할까 합니다. 당분간 주둔하시겠지만 젊은 사람들의 욕구는 해결되어야 하고, 그를 통해서 치안까지 확보된다면 저희는 더욱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내 말에 브라운 중령의 눈빛이 반짝였다.
‘걸려들었어.’
확실히 브라운 중령은 여자를 밝히는 족속으로 판단된다.
사실 남자가 여자와 술을 거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삼십육계 중에서 미인계가 가장 치명적인 계략이라는 소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오.”
“오래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 한반도에 미군정이 설치된 것처럼 이 대마도에도 미군정이 설치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다시 한번 브라운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하하하.”
그로서는 조금은 황당할 것이다.
“바와 휴게소를 설치한다?”
“허락해 주시면 바로 천막을 치고 술을 팔고 노래하는 사람들을 배치하겠습니다.”
내 입으로 기지촌을 설치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좋소.”
“감사합니다.”
“당신은 참 특이한 사람입니다. 치안도 유지하고 달러도 벌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놀랍소.”
“달러를 벌 생각까지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짜로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스키는 있나?”
“물론 있습니다.”
창고에 가득가득 쌓여 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부산에서 팔려고 했는데.’
미래를 위해 준비한 건데 현재를 위해서 써야겠다.
물론 기지촌을 건설한다고 해서 큰돈을 벌 수 없다. 미군은 겨우 몇백 명도 안 된다.
“이 대마도라는 곳에는 없는 것이 없군.”
“저희는 일본과 조선을 두고 무역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비축해 놓고 있습니다.”
하여튼 하나를 성공한 것 같다.
‘야마타, 이 새끼는 죽여야겠군.’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관사로 쓰실 집은 이곳 뒤편에 준비해 놨습니다.”
“하하하, 관사까지?”
“예, 지내시기 불편하실 것 같아서 가정부도 배치해 놨습니다. 저희 음식이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드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뒤편 별실에도 온천을 즐길 탕이 있다.
브라운이 목욕을 하러 들어가면 내가 당했던 그 상황을 겪을 것이다.
‘눈빛이 반짝였어.’
브라운 중령은 여자를 꽤 밝히는 남자가 확실했다.
“하하하, 고맙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맥아더 원수 각하께 저희의 입장을 잘 말씀드려 주십시오.”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겠소.”
“감사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내일 아침이면 또 달라질지 모른다.’
가정부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치명적인 계략은 미인계이니까.
* * *
후지모라의 사무실
하루가 지났고.
오후가 되어서야 브라운 중령의 관사에서 나온 여자들 둘을 부를 수 있었다.
“어땠어?”
마음이 급하다.
“좋았어요.”
여자 둘의 대답에 황당할 뿐이었다.
무슨 있었는지 대충 상상된다.
“으음······.”
옆에 있던 후지모라가 헛기침을 했고.
여자들은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당신들이 좋았던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브라운이 어땠냐고 묻는 겁니다.”
“좋아했어요. 처음이라네요.”
“처음?”
“여자 둘을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역시 일본은 시쳇말로 성진국이다.
“그렇군요.”
나도 사실 이 대마도에 처음 왔을 때.
후지모라가 보낸 여자들에게 당할 뻔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내 인내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된 겁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됩니까?”
후지모라가 내게 물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후지모라 씨는 달러를 버시고, 저는 일본행을 준비해야겠습니다.”
김수복은 나가사키 항구에 머물고 있다. 그러면서 미쓰비시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했다.
내가 일본으로 건너가면 제일 긴장해야 할 존재는 미쓰비시일 것이다.
‘300만 원의 대출 서류가 내 손에 있다.’
돈을 버는 일이라 생각만 해도 신난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여튼 브라운을 어떻게든 구워삶아야 합니다. 그리고 브라운 중령이 다른 장교들에게 약점이 잡히지 않게 다른 장교들도 여자나 다른 것으로 매수해야 합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돈을 탐내는 자는 돈을 주고, 여자를 탐내는 놈은 여자를 주면 됩니다.”
뇌물은 각자가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대마도를 가진다.’
이런 매수를 통해서.
대마도에 지형정찰을 온 미군들이 한목소리를 내서 대마도는 일본에 속한 것 같지만.
독립적인 섬이라고 보고서를 제출한다면.
내가 움직이기 수월할 것이다.
‘브라운이 맥아더에게 나를 직접 소개한다면 금상첨화인데······.’
물론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맥아더이니까.
“그건 그렇고 야마타라는 자가 마음에 걸립니다.”
후지모라가 내게 말했다.
“나도 그렇습니다.”
“기태 상의 보고에 의하면 읍내까지 내려와 이것저것 알아본다고 합니다.”
“그래요?”
“예, 정말 딱 재수 없는 본토인입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지?”
나는 치안대 조장 중 한 명에게 물었다.
“읍내에서 기웃거리는 것 같습니다.”
“독사.”
“제가 처리할까요?”
독사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다. 독사 역시 자신이 어떻게 쓰일지 잘 아는 눈빛이다.
‘아마도 김수복에게 교육을 받았군.’
이래서 나는 김수복이 마음에 든다.
자기 분수와 자기 역할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다.
사람이라면 쉽지 않은 일인데.
김수복은 늘 완벽하게 그 역할을 해냈다.
“그럼 안 돼. 미군 소속이다. 죄를 짓게 만들어야 하고, 기회는 온다.”
놈도 남자다.
그동안 꽤 굶었을 것이고.
여자에게 눈이 돌아갈 때가 있을 것이다.
“저희는 가 봐야 해요.”
여자 하나가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가 보세요. 여러분의 몸에 대마도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너무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브라운 중령이 쓰는 보고서에 따라 정말 대마도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영어만 할 줄 알았어도······.’
일이 좀 더 쉬워지겠군.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렇다고 해서 지금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너무 늦었다.
“당신들한테 한 말 중에 기억나는 것 없습니까?”
혹시나 해서 물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니, 허니? 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고……. 검온이라고 했나? 잘 모르겠어요.”
‘허니? 검온?’
확실히 브라운 중령은 저 여자 둘에게 푹 빠진 것 같다.
“완전히 녹여 버리세요.”
“호호호, 그건 자신 있어요.”
“며칠 동안 정신을 못 차리게 해야 합니다.”
“예, 도주님.”
영어를 못 해서 답답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하는 말을 전할 수도 없어 다행이었다.
‘여자는 마누라 말고는 안 믿는다.’
이게 내 철칙이다. 문제는 내 마누라가 둘이라는 것이 문제다.
‘둘이 잘 지낼까?’
대마도에 온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으니.
경성, 아니, 이제 서울에 있는 리에와 고영희가 궁금해졌다.
“후지모라 씨.”
“예, 도주님.”
우리끼리만 있기에 후지모라는 다시 나를 도주라 불렀다.
“브라운 중령이 저 여자들에게 푹 빠졌을 때 그때 야마타를 죽일 방법을 찾아봅시다.”
“무슨 생각이신지 대략 알겠습니다.”
“푹 빠진다면 죽일 기회가 있을 겁니다.”
나는 이제 스스럼없이 누군가를 죽인다고 말했다. 이게 내가 달라진 부분이었다.
“그리 알고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장사하겠습니다.”
“바로바로 준비하십시오. 기지촌에서 성욕을 다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들이 떠날 때까지 여자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미군 일부가 진주 채취 어장에 왔다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요?”
“눈치껏 진주가 많이 든 진주조개를 선물로 줬다고 합니다.”
“하하하, 잘했습니다.”
정말 미군들에게는 이 대마도는 황금의 땅 엘도라도처럼 느껴질 것 같다.
“문제는······.”
사할린 출신 조선인 징용자들이 있는 산악 지역이다.
“왜 그러십니까?”
“문제는 조선인 출신들이 있는 산악 지역입니다.”
징용자 중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눈치가 없는 사람들은 자기가 이곳에 억류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이 대마도가 일본 땅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