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2
대한민국 절대 재벌! 112화
“운이 좋다면 저들은 나를 데리고 도쿄로 갈 겁니다.”
“도쿄라고 하셨습니까?”
“그럴 겁니다. 대마도는 작은 섬이지만 우리가 추진하는 계획은 사안이 큽니다. 그러니 이 대마도의 대표자인 저를 데려가려고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도쿄로 가기 전, 이 군표를 모두 매입해야겠습니다.”
나는 이미 일본행을 결심했다.
미쓰비시가 조선식산은행에서 대출한 300만 원의 권리가 내게 있다.
물론 조작된 서류지만.
그 서류가 조작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없다.
“쓰레기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매입하시려는 겁니까?”
“사업적인 측면입니다. 이 군표에 적혀 있는 가격은 1원입니다. 10% 정도의 가격으로 매입할 생각입니다.”
내 말에 오덕수가 인상을 찡그렸다.
“동포들에게까지 장사하실 생각입니까?”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이건 이제 쓰레기나 다름없다고요. 이 의견엔 당신도 동의하지 않습니까? 이번 조치는 제가 사할린 동포들을 강제 억류한 것에 대한 보상입니다.”
오덕수는 잠시 나를 봤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저희한테 팔까요?”
“팔 사람은 팔 겁니다. 일본이 망했으니까요.”
군표를 1/10의 가격으로 매입해도 이익을 만들려면 큰 노력이 필요했다.
“갑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20명의 치안대를 이끌고 오덕수와 함께 사할린 동포들이 일하는 벌목 현장으로 왔고.
사할린에서 이주한 각 지역의 대표를 소집했다.
‘여기서도 분열하는구나.’
20명 정도가 나를 노려보았다.
아마 저들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차기성일 것이다.
‘어떤 인물일까?’
사업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사할린 동포들과 담판을 지을 때도.
나는 철저하게 사업가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것이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제야 나타나셨군요.”
“우릴 이런 곳에 강제로 이주시켜 놓고 이제야 나타나서 뭐 하자는 거요?”
각 지역의 대표들은 나를 향해 핏대를 세웠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내 뒤에는 오덕수를 비롯한 대마도 치안대 20명이 무장한 채 병풍처럼 서 있으니.
함부로 나서진 못한다.
“우리를 언제 귀국시켜 줄 겁니까?”
“이렇게 부려먹으려고 우릴 이곳으로 끌고 온 거야?”
“확 엎어 버린다!”
남자 하나가 소리를 질렀고.
나는 그들보다 차기성에게 집중했다.
‘짜 놓은 연극 같군.’
차기성과 대표들은 내가 올 것이라 예상한 것 같다.
나를 압박하려고 이러는 것이다.
“귀국을 원합니까?”
긴장되는 순간이지만 최대한 담담해야 한다.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우린 고향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고!”
“조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압니까?”
“뭐라고요?”
아무 말도 없던 차기성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누가 대표자입니까?”
이 순간은 마치 노조와 사업주 간의 협의처럼 느껴진다.
“우리 모두가 대표입니다.”
“대마도의 대표는 나인데 그렇다면 20명을 전부 상대해야 합니까? 저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하시면 내가 4만 사할린 동포들을 대리인으로 나서겠소.”
차기성이 내게 말했다.
“좋소, 귀국을 원한다고 하셨으니 현실을 말해 드리겠소. 어제 무장한 미군을 봤을 겁니다.”
“봤소.”
“이 대마도 앞바다에 미국 군함이 쫙 깔려 있소. 어떤 배도 미군의 허락 없이 조선으로 갈 수 없습니다. 허락 없이 출항하면 함포 사격으로 침몰시키겠다고 엄중 경고를 받았소.”
내 말에 차기성이 잠시 인상을 찡그렸다가 다시 담담해졌다.
“뭐, 뭐라고 함포 사격?”
“그럼 우리는 여기서 발이 묶인 거야?”
“미치겠네······.”
차기성의 뒤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모두 다 조용히 하십시오! 제가 담판을 짓겠습니다.”
차기성이 사할린 동포들을 진정시켰다.
“그러니 당분간 떠날 수 없습니다. 이런 말로는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사할린보다 대마도가 고향에서는 가깝습니다.”
“그 말로는 위로가 안 되는군요.”
“현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그럼 이제 실질적인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무슨 말이요?”
“여러분을 이곳으로 모시고 올 때 저와 대마도는 상당한 운송료를 부담했습니다.”
“뭐, 뭐라고요?”
차기성이 인상을 찡그렸다.
“또한, 여러분의 의식주를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
말할 것은 다 말해야 한다.”그래서요?”
“그에 따라 금전적 손해가 막대합니다. 임시정부에서는 조국이 건국된 후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남쪽에는 미군정이, 북쪽에는 소련 군정이 들어섰습니다. 우리 회사는 적자가 상당합니다. 저희도 여러분이 고향으로 돌아가시기를 소망합니다.”
내 말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채찍으로 후려친 후에 아주 작은 당근을 준다.’
이렇게 하면 반말하거나 굴복한다.
물론 반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폭동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게는 이제 미군이 있다.
그러니 그들이 내 병풍이 되어 줄 것이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우리를 데려온 것은 당신이야!”
“그럼 그 춥고 서러운 사할린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게 더 좋았습니까? 나는 동포 여러분의 은인이지, 적이 아닙니다. 나는 사실 처음 나를 보는 눈빛이 매우 불쾌했습니다. 동포라는 마음에 실질적인 수익이 전혀 없지만,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래서요?”
“이제 계산해 주셔야겠습니다.”
“우리는 보수 없이 일하고 있소.”
차기성이 살짝 당황한 눈빛을 지었다.
“그에 따른 보상으로 충분한 식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으음······.”
“우리가 당신 노비요? 먹이고 재워 주니 일하라는 겁니까?”
“아니죠, 관계를 정리하자는 겁니다. 저는 여러분을 고용할 생각입니다.”
“고용?”
차기성이 당황스러운 눈빛이다.
“그렇습니다. 조선에는 이제 나라가 없소, 그리고 이런 군표 딱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에 불과하오.”
나는 주머니에서 군표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렸다.
그리고 성냥을 꺼내 군표에 불을 붙였고.
불붙은 군표로 담배에 불을 붙여 피웠다.
“이 종간나 새끼!”
그때 애써 침착하려던 차기성이 벌떡 일어나.
바로 내게 손을 뻗어 내 멱살을 움켜쥐었다.
척척!
“뭐 하는 거야!”
오덕수가 소리쳤고.
바로 대치 상황으로 돌변했다.
‘이럴 거라고 예상했다.’
이것은 충격 요법이다.
내가 입수한 군표에는 피가 묻어 있다.
사할린에 끌려간 동포들이 피땀을 흘리며 일해 받은 것이다.
저들에게 이 군표는 군표 이상의 것이다.
“이게 뭔 줄 아네? 우리의 피고, 땀이야, 우리가 그 추운 땅에서 죽어라 일해서 얻은 기야, 쓰레기라고? 기래, 쓰레기야! 그렇다고 네놈 주둥이에서 쓰레기라고 하면 안 되는 기야!”
지금까지 서울말을 쓰던 차기성이 잔뜩 흥분해 이북 사투리를 썼다.
“그 추운 땅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군표 딱지를 받으면서 죽은 줄 아네?”
“압니다.”
“뭐, 뭐라?”
“앉으세요. 흥분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으음······.”
차기성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럽시다.”
차기성은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서울말을 썼다.
“나는 여러분을 고용할 생각입니다. 계약 기간은 6개월입니다. 하는 일은 지금까지처럼 벌목과 개간 그리고 길을 닦는 일입니다. 또한, 차후에는 일부 인원들이 어업 활동에 투입될 겁니다.”
차기성이 말하지 못하게 일사천리로 말했다.
“6개월?”
“그 6개월 안에 배편을 마련해 보겠소.”
“당신은 한번 약속을 어겼소.”
“내가 어긴 것이 아니라 국제 정세가 그렇게 매우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임시정부는 아직 조선에 입국도 못 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입국을 거부당했습니다. 한마디로 미국 놈들 세상이 된 겁니다.”
“아이고······.”
“이를 우야노?”
뒤에 있는 사람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그러니 나는 어쩔 수 없게 약속을 또 어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대한 노력하겠소. 그래도 이곳은 일본 사람이 아닌 같은 동포가 관리·감독을 할 겁니다.”
“그거 아시오?”
차기성의 말투가 차갑다.
“말하십시오.”
“일본 놈들보다 그놈들 앞잡이들이 더 가혹했소.”
“우린 계약된 일만 시킬 것이고, 대마도 안에서는 모두가 자유로울 겁니다.”
“그리고?”
“좋은 방향으로 세부적인 협상이 되었으면 좋겠소.”
나는 차기성을 뚫어지게 봤다.
“좋소, 그렇다면 우리에게 제시할 조건이 무엇입니까?”
차기성도 나를 뚫어지게 봤다.
‘한번 건드릴 타이밍이다.’
차기성은 영어를 할 줄 안다고 했다.
“What would I give you if you would lead me to favorable conditions?(내가 당신에게 뭘 줘야 당신이 내게 유리한 조건을 주겠소?)”
나는 차기성에게 영어로 물었고, 차기성은 인상을 찡그렸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지만······.’
4만 명이다.
저들에게 지급될 월급은 적은 돈이 아니다.
또한, 식량과 물자를 이제는 공짜로 지급할 수도 없다.
“하하하······.”
나를 보며 웃는 차기성이다.
“You were like this. It’s a real businessman.(당신은 이런 사람이었군요. 정말 사업가가 맞군요.)”
“Tell me if you have any requirements(요구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보시오).”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그것을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호구라고 부른다.
물론 내가 이렇게 차기성에게 거래를 걸었다고 해서.
사할린에서 온 동포들을 착취하려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임금을 보장해 주겠다는 의미다.
“I am a businessman.(나는 사업가입니다.)”
“Good. I have a deal with you and I will give you the answer. Give me one kilogram of gold in my bag six months from now when everyone is back home. If so, I will cooperate with you in the right direction. Of course, I can not accept the nonsense.(좋습니다. 내게 거래를 걸었으니 답해 드리겠소. 6개월 후,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때 내 가방에 금 1㎏을 주시오. 그렇다면 적당한 선에서 당신에게 협조하겠소. 물론 말도 안 되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소.)”
오덕수는 차기성을 내게 추천했지만, 옆에 둘 사람은 아니었다.
영어도 능통하게 할 줄 알고.
머리도 비상하지만, 내 휘하에 두고 쓸 인재는 아니었다.
“그럽시다.”
역시 사람은 다 이렇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내게 못을 박았으니.
그를 욕할 것은 없다.
‘한 달에 임금을 1원만 줘도 4만 원이다.’
나는 이제 4만 명을 고용한 대 고용주가 되었다.
“풍요로운 숙식을 제공해 드리고 월급을 10원으로 하겠소.”
“10원?”
“왜놈들보다 더 짜다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