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0
대한민국 절대 재벌! 130화
“왜놈 남편 새끼 죽기 전까지는 못 간다니까요!”
“왜?”
“말 못 해요. 말하면 누가 죽일지도 몰라요.”
“여긴 그런 사람 없다.”
“정말요?”
“말해라. 말하면 여기서 일하게 해 주마. 아니, 돈도 주마, 고향으로 갈 만큼 돈도 충분히, 아니, 고향에 가기 싫다면 여유롭게 살 만큼 챙겨주마.”
여옥의 입에서 뭔가 엄청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옥이 내게 말할 이야기는 대부분 내가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일본군 강제위안부에 끌려갔더래요.”
덩치가 큰 미군에게 악다구니를 쓸 만큼.
걸걸한 그녀의 눈빛이 찰나 서글프게 변했다.
* * *
맥아더의 집무실.
차이나 리포트의 보고가 이루어졌다.
맥아더가 지시한 것들은 한 달 전에 조사가 끝났다.
“중국 국민당은 부패할 대로 부패했습니다. 본국이 지원해준 무기를 적인 공산당에게 파는 놈들까지 있습니다.”
부하 장교의 말에 맥아더는 인상을 찡그리며 강철의 얼굴을 떠올렸다.
“또한, 국민당 내부에 공산당 스파이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매번 비밀 작전이 누설되고, 역습을 많이 당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걸리겠나?”
맥아더가 심각한 어투로 물었다.
“1년 안에 패합니다.”
“확실한가?”
“예, 분석 결과 그렇습니다. 다른 것은 둘째 치고, 중국 국민의 신임을 확실히 잃었습니다.”
“결국, 명예를 잃었군.”
“예,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중국이라는 큰 땅덩어리는 공산화합니다.”
“사할린은?”
“정찰 보고에 의하면 5개 사단 병력이 증원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사할린 쪽을 담당한 정보 담당 장교가 맥아더에게 보고했다.
“5개 사단?”
적은 병력이 아니었다.
“사할린 항구에는 구축함 7척이 입항했습니다.”
“전격전을 펼치기에는 군함과 병력이 충분하군.”
이 역시 강철이 자신에게 말해 준 것과 일치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백악관에 보고할 것이니 획득한 정보를 종합해서 최종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참, 인천은?”
“조선 반도 서쪽에 있는 항구로,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일본이 지배할 때부터 활발하게 발달한 어항 및 무역항입니다.”
“평범하군.”
그는 군인이기에 조수 간만의 차부터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상륙작전에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좀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뭔가?”
“대다수가 조선인이지만 일부 지역에는 중국인이 밀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들었던 맥아더가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혹시 중국 공산당의 교두보?’
중국 공산당의 핵심지역은 동북 삼성을 비롯한 소련과 가까운 지역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쟁에서 계속 승리하면서 남진했어도 마찬가지다.
맥아더는 이 순간 말도 안 되는 억측을 했다.
“알겠네.”
“이상으로 모든 보고를 마칩니다.”
만약 맥아더의 지시 때문에 작성된 차이나 리포트가 백악관에 전달된다면.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올 것 같다.
* * *
사무실.
“생매장을 당할 뻔한 너를 구해줬다고?”
“군속의 아내니까요. 그때 제 남편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 저도 어디론가 끌려갔을 거예요.”
일본 놈들이 점령지를 미군에게 점령당하기 직전.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참혹한 현장에서 살아난 생존자에게 들으니 더욱 소름 돋았다.
“그렇겠군.”
여옥에게는 천운일 수밖에 없다.
모든 일본인이 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시절에는 대부분의 일본인이 악했고.
내 장인어른이나 여옥의 남편 같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쟁이 참혹함을 낳는다.’
그리고 여옥은 그 참혹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하여튼 그런 인연 때문에 자기를 구해 준 남편이 있기에.
고향으로 보내 준다는 내 말을 거부한 것이다.
‘이 여자, 의리 있군.’
여옥은 분명히 배웠고, 의리까지 있다.
거기까지 산전수전 험한 꼴은 다 당해 봐서인지 당차기까지 하다.
나도 모르게 괜찮은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내게 제일 부족한 것은 나를 보좌할 사람들이었다.
“어디 살지?”
“왜, 왜요?”
갑자기 여옥의 눈빛이 달라졌다.
“조선인 집단 거주지에 살겠지?”
일본 놈들은 마치 유대인들을 몰아넣고 감시하는 게토처럼.
조선인 집단 거주지를 만들어 관리했다.
물론 조선인들은 도쿄에서도 가장 빈민가로 밀려날 수밖에 없어.
사는 곳이 게토처럼 변한 것도 사실이다.
“아, 아니에요. 저는 거기서 살지 않아요.”
여옥은 자신의 남편과 자식들을 지켜야겠다는 눈빛을 지었다.
그리고 나를 의심했다.
조선인 중에 잘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부역자들이다.
일본에 엎드려 부를 차지한 것이다.
“겁먹을 것 없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보면 다 알 수 있으니까.”
“설마 우리를 죽일 생각인가요? 우린 지금까지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았어요!”
자신이 겪은 일 때문에 저리 내게 말하는 것이다.
‘안타깝다.’
피해자가 숨어 살아야 하는 세상이고, 이런 상황은 수십 년을 더 이어 간다.
그리고 일본은 끝까지 그 어떤 반성도 하지 않는다.
‘증거들은 내가 모은다.’
난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나는 이미 역사를 바꾸겠다고 다짐했고.
부분적이지만 역사를 바꾸었다.
물론 그 바뀐 역사는 대한민국의 참담한 역사가 아니라 일본의 역사다.
“내가 너처럼 조선말을 쓰지 않나? 그러니 나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최대한 다정하게 말했다.
여옥은 다시 겁먹은 채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 스스로 자책하는 눈빛이다.
“그래서 더 못 믿겠어요.”
찰나의 순간 여옥의 눈에서 살기를 느꼈다.
“저를 일본군 강제위안부에 보낸 인간도 동네에서 잘 알고 지내던 아저씨였고, 조선인이었어요.”
수많은 일본군 강제위안부 모집책이 있었고, 대부분 조선인이 그 일을 담당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미래에서 일본인들이 일본군 성노예에 대해서 양심선언을 할 때도.
내가 그 모집책이었다고 스스로 양심선언을 한 대한민국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쁜 사람은 어디에도 있다.”
“당신은요?”
여옥이 나를 보며 되물었고.
나는 이 순간 여옥의 앞에서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는 어떤 인간일까?
“때때로 나쁘고, 때때로 감정적이지.”
내 말에 여옥이 나를 빤히 봤다.
“사장님은 힘을 가지셨죠?”
“힘?”
“이렇게 큰 업소를 몇 개씩이나 운영하잖아요.”
이곳은 내가 가진 것의 일부, 아니, 티끌과 다르지 않을 것인데.
여옥은 내가 힘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렇기는 하지.”
“그런데 왜 대부분 일본인을 고용하죠? 조선인이면 돕고 살아야 하잖아요.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부끄럽나요?”
“그래서 조선인들을 고용하라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 필요 때문에 일본인들을 고용했다.
최소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을 고용하려니 일본인들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조선인 중에는 아예 찾을 생각도 안 했었다.
“예.”
“조선 여자들을 미군들에게 던져주라고? 고작 푼돈을 벌려고?”
이것이야말로 내 알량한 양심의 추한 단면일 것이다.
“선택은 자기 몫이 아닌가요? 누가 가랑이를 벌리는 것이 좋겠어요? 하지만 전 부끄럽지 않아요. 내 식구를 먹여 살리는 일이잖아요. 내 남편은 골골해도 나를 비난하지 않아요. 나를 존경하고, 남편의 새끼들도 몇 살 차이도 나지 않는 나를 어머니라고 불러요. 힘이 있으시면 동포를 도와야 하지 않나요? 힘이 없나요? 아니면 돕고 싶지 않나요?”
여옥이 나를 질책하듯 말했다.
“그게······.”
“힘을 가졌으면서 쓰지 않는 것은 무능이지 않나요?”
“무능이라?”
“당신은 힘이 있잖아요.”
맞다.
나는 점점 더 거대해졌다.
‘그건 그렇고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은 제법 많다.’
우리는 그들을 재일교포라 부른다.
물론 대부분이 해방과 함께 남한과 북한으로 귀국하지만.
꽤 많은 사람이 일본 땅에 남고.
서러움과 핍박을 받으며 살아간다.
‘차별 없는 세상은 어디에도 없지만······.’
일본부터 시작해서 완벽한 차별이 이루어지는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한다.
‘민단을 내가 만든다.’
여옥의 말을 듣고 반성했다.
광복 직후 일본에서 귀국하지 않은 재일동포들은 재일조선인연맹을 결정한다.
‘일명 조련이라고 불렸지.’
그런데 한반도에서 신탁통치 문제로 좌익과 우익이 극렬하게 대립했고.
그 여파로 조련에서 우익 성향이 있는 동포들이 이탈하게 되고.
두어 번 명칭이 변하면서 작은 단체들을 흡수해서 결국 재일본조선거류민단이라는 것을 결성했다.
‘민단, 내가 만든다.’
벌써 10월이니 조련은 이미 발족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대적인 흡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를 중심으로 조선인 민단을 구축할 것이고.
그들을 이용하고 도우면서 일본 땅에 또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당신이 가진 정의는 뭔가요?”
여옥은 확실히 배운 여자가 맞다.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고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지 않나요?”
여옥의 말을 듣자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그 소리는 누구한테 들었지?”
“있어요. 힘만 센 사람.”
여옥이 한 소리는 최영의가 한 말이다.
그리고 여옥의 말대로라면 최영의는 아직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참, 여기 오기로 했는데······.”
“뭐라고?”
놀랄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최영의가 여기에 온다고?’
당황스럽기까지 한순간이다.
“그 사람의 이름이 뭐지?”
내가 떠올리고 있는 최영의가 여옥이 생각하는 최영의가 맞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많은 사람이 최 배달로 알고 있다.
“오오야마 마스터쓰이요.”
일본인이었다.
“일본인이군.”
“조선인이에요. 이름이 최영의라고 했어요.”
오늘에서야 나는 최영의의 일본 이름이 오오야마 마스터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다가 역도산도 만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
하여튼 내 업소에 최배달이 온단다.
그리고 나는 여옥에게서 새로운 깨우침을 얻었다.
‘조직은 만드는 자의 것이다.’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여옥이 내 눈치를 봤다.
“오늘 너한테 배웠다.”
“뭐라고요?”
“그래, 돕고 살자.”
내 말에 여옥이 못 믿겠다는 눈빛이다.
“그러면 저, 여기서 일해도 되나요?”
“그건 안 돼.”
내 말에 여옥이 나를 째려봤다.
“무슨 개똥같은 소리세요? 동포끼리 서로 돕고 살자면서요?”
“조선인 거주지에 너만큼 배운 조선인이 몇이나 있을까?”
“뭐, 뭐라고요?”
“거기다가 학교를 세울 거다. 조선말을 배우고 공부하고 가르치는 학교부터 세워야겠다.”
내 말에 멍해지는 여옥이다.
“넌 그곳의 선생이 되어 줘야겠다.”
“제, 제가요······?”
“그래, 너.”
“학교 선생······.”
여옥의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제가 그래도 될까요?”
“너는 내게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나?”
“맞아요.”
“그럼 된 거다.”
조선인 거주지에 학교부터 세울 것이다.
그리고 주거 시설을 개선해 줘야겠다.
물론 내 업소에 조선인들을 고용할 것이고.
여옥이 말한 것처럼 그들의 선택에 따라 양공주로 돈을 벌겠다면 벌게 해 줄 것이고.
웨이터가 되겠다면 웨이터를 시킬 것이다.
‘영어를 가르쳐야겠군.’
지금 떠오르는 사람은 차기성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