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1
대한민국 절대 재벌! 131화
“밖에 누구 없나?”
내 부름에 다시 조선인 남자가 들어섰다.
“예.”
“지사에 연락해서 차 부장 여기로 오라고 해.”
어느 순간부터 나는 차기성을 부장으로 불렀다.
그는 내가 고용한 사람들이 아직 만들지 않은 노조의 위원장쯤 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도쿄에 대현 무역 사업소 지사를 꾸렸다.
물론 본사는 대마도다.
‘대마도를 중심으로 부산과 나가사키, 도쿄를 연결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무역만큼 제대로 남는 사업도 드물다.
“옥아.”
“예.”
“소개해 줄 사람이 더 있을까?”
“예?”
“일본에 사는 조선인을 하나로 뭉치게 해야겠다.”
민단을 발족시키고 나를 중심으로 뭉치게 만든다면.
꽤 큰 힘이 될 것이다.
‘내 돈과 조선인들의 악착같은 성격이 뭉치면······.’
하나의 세력이 된다.
또 거대해질 것이며.
일본의 정보 수집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다.
“옷부터 좀 갈아입어라. 선생께서 너무 야하군.”
“예.”
* * *
여옥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사무실 밖으로 나왔고.
복도 끝에서 김수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선인 거주 지역의 실태를 살피고 보고하세요.”
“살필 것도 없습니다. 비참하죠. 판잣집부터 시작해서 사람 살 곳 못 됩니다.”
“대마도 군항 건설에 지원받기로 한 미군 원조물자 중에 시멘트가 있죠?”
“예, 있습니다. 보고받기로는 일차적으로 10만 포를 운송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1/10만 이쪽으로 빼돌리세요.”
“예?”
“여기서 세력을 구축할 겁니다.”
내 말에 김수복이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세, 세력이라면······.”
“내 중심으로 뭉치는 조선인 민단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부터 지어야겠습니다. 목재와 철근 그리고 시멘트를 준비하세요. 혹시 근방에 폐교나 건물이 있으면 매입하시고요.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결심하면 일사천리로 움직여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래도 만 포대나 빼돌리는 것은······.”
“부족하니 더 달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미군도 그 정도는 이해할 겁니다.”
대마도 군항 증축 사업에 미국이 지원하는 건.
원래 일본에 무상으로 원조하기로 한 시멘트뿐이다.
이것을 다시 말하면 미국이 원조하는 물량은 달라질 것이 없고.
내가 쓰는 만큼 일본 본토에서는 원조물자를 덜 받는다는 것이다.
“우린 미국의 군항을 지어 주는 거니까요.”
“예,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리고 조선인들을 모집하세요. 이곳 업소에 고용할 겁니다. 주방 찬모부터 웨이터까지 우선 2배수로 고용하세요.”
“그렇게 되면 인건비가 늘어납니다.”
“우리 여기서 이 사업으로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니잖습니까.”
“그렇기는 하죠.”
결국, 군표, 아니, 쿠폰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니 이익을 낼 필요는 없다. 물론 적자도 안 되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사장님, 왜 갑자기······?”
“여옥이 나를 깨우쳤습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왜 조직을 만들 생각을 내가 못 했을까요?”
여옥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조직이라······.”
“거대할 겁니다. 홀에 한 번 나가봐야겠습니다.”
“홀이요?”
내 업소의 홀에는 더 볼 것이 없는데 왜 그러냐는 눈빛이다.
“누가 올 것 같습니다.”
“누가 오기로 했습니까?”
“제가 설립할 학교의 선생이 올 것 같습니다.”
“예?”
“과목은 가라데입니다.”
지금 내 말에 김수복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요? 참, 종 달았습니다.”
“잘하셨군요.”
내 직원들은 뭐든 지시하자마자 움직인다.
* * *
홀의 테이블에 앉아 김수복과 맥주를 한잔했고.
한쪽 눈에 멍이 퍼렇게 들린 여옥이 검은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때 업소의 문이 열렸고.
딱 봐도 단단하고 날카롭게 생긴 젊은 청년이 들어섰다.
“헤이, 옷이 뭐 이렇게 나풀거려?”
술에 취한 미군 하나가 곱게 한복을 입은 여옥을 알아보고.
장난스럽게 허리를 휘어 감고 볼에 입을 맞췄다.
“톰, 톰, 나 그만뒀어.”
놀랍게도 여옥은 영어로 미군에게 말했다.
“뭐? 왜 그만둬?”
둘은 잘 아는 사이인 모양이다.
“내 프렌드, 이제 나 없어서 연애편지는 누가 써 주나?”
저 둘의 대화를 들으니 여옥과 톰이라 불린 미군은.
그렇고 그런 관계가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졌다.
물론 친구끼리 가끔은 배꼽을 맞출 때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게······.”
톰이 살짝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 손 놔라!”
그때 입구로 들어선 젊은 청년이 버럭 소리를 질렀고.
상황이 참 묘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은 꾸미려고 해도 꾸미기 어렵겠군.’
어처구니없다.
그리고 청년이 소리를 지르자 모든 미군이 그를 봤다.
“뭐야? 여기 옐로우 금지 구역이잖아.”
기지촌 업소에는 남자 동양인들은 출입이 금지되었다.
미군과의 마찰을 막으려는 조치고.
업소에서 일하거나 야쿠자들이 아니면 일본인이나 조선인 남자는 출입하지 않는다.
“그 손 놓으라고 했다!”
“옐로우, 꺼져.”
그때 미군 하나가 입구에서 톰을 노려보는 청년의 어깨를 툭툭 쳤고.
찰나의 순간 청년이 서늘한 눈빛을 지었다.
내 눈에 그의 어깨가 실룩거려는 것이 보였다.
“멈춰, 스톱!”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모든 미군이 나를 주목했고.
청년도 나를 봤다.
“어이, 거기!”
나는 청년을 불렀다.
“당신은 뭐요?”
“이리 좀 와. 옥이도 여기로 좀 오고.”
내가 여옥을 일본 말로 불렀고.
여옥은 톰의 손을 잡고 내 쪽으로 왔다.
“이자는 누구야?”
여기서는 내가 조선인으로 보일 필요는 없다.
“누구요? 쟤요, 아니면 이 덩치요?”
“둘 다.”
“톰, 소개해 줄게. 이분은······”
“야가미 라이토라고 합니다.”
“톰.”
미군 톰이 내게 자신의 이름을 짧게 말했다.
‘덩치와 주먹을 보니······.’
운동 좀 했을 것 같다.
“야, 오라니까.”
그때 여옥이 청년을 불렀고.
청년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여옥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그 순간 톰의 눈빛이 변했다.
청년이 무척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긴장하는 듯했고.
청년도 그런 톰을 의식한 것 같다.
“어이!”
나는 점원을 바로 불렀다.
“예, 사장님.”
“나가서 헌병들 불러와.”
“예?”
“어서!”
사내는 입으로도 자신이 할 행동을 말하지만.
눈빛으로도 말할 때가 많다.
“예.”
점원이 바로 뛰어나갔다.
“홀도 좀 치워.”
나는 다른 웨이터에게도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젠장, 영화라도 볼 것 같군.’
저 두 사내의 눈빛을 보니 개봉박두 액션 영화 한 편이 내 앞에 펼쳐질 것 같다.
“톰, 흥분 좀 가라앉히고 맥주 한잔하고 있어 주겠나?”
“왜?”
여옥에게는 장난스럽던 톰인데 내게는 차갑고 무게감 있게 말했다.
‘여자 앞에서는 순둥이가 되는 놈인가?’
그런 놈일 수 있고 아닐 수 있다.
“너희 둘, 왜 그래?”
여옥도 두 녀석의 분위기를 감지한 것 같다.
“맥주!”
내 지시에 웨이터가 바로 맥주를 가져와 톰에게 건넸다.
“옥아.”
“예, 사장님.”
“톰, 쟤, 권투 했지?”
여옥과 톰은 친해 보였다.
톰은 여옥을 그냥 양공주로 보지 않는 눈빛이었다.
그러니 서로에 대해 잘 알 것 같아 물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쌈질을 못 한다고 보는 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래 쌈질 못 하는 것이 눈은 좋아 아가리 파이터가 될 때가 많으니까.
“쟤도 운동했고.”
“맞아요.”
“둘이 한번 붙겠다.”
정말 영화의 한 장면의 내 업소에서 보게 될 것 같다.
“안 되는데······.”
“왜?”
“쟤한테 톰이 박살 나면 톰한테 미안하잖아요.”
여옥은 지금 일본 말로 이야기했는데.
톰은 여옥의 표정과 눈빛을 읽고 뜻을 알아들은 눈치다.
“크레이지? 내가 저 옐로우에게 진다고?”
“옐로우라는 말 쓰지 말라고 했지, 이 양키 새끼야!”
여옥은 영어로 톰에게 양키라고 말했는데 톰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는데 시큰둥하게 넘어갔으니 진짜 친구가 맞다.
“쟤, 이름이 뭐지?”
내가 여옥에게 물었다.
이 청년은 아마 최영의일 것이다.
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지만.
내가 좀 성숙해 보이기에.
모두가 나를 21살로 보지 않고 20대 중반으로 본다.
“누이에게 내 이름은 왜 묻소.”
그때 청년이 내게 말했다.
“의동생이에요. 요즘 밤길이 하도 험해서······.”
여옥이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이름이 뭐냐?”
나는 최영의에게 반말로 물었다.
내 옆에는 우 과장이 버티고 있다.
우 과장도 최영의를 살피는 눈치다.
‘강하면 강한 것을 알아보는군.’
우 과장도 상당히 강하다.
듣기로 원산에서 알아주는 주먹이라고 들었다.
“최영의요.”
진짜였다.
최배달이 내 업소에 왔다.
그리고 곧 내 업소를 난장판으로 만들 것 같다.
“여옥, 통역 좀 해줘.”
그때 톰이 여옥에게 말했다.
‘한판 붙고 싶다는 거지.’
그런데 지금 저 둘이 붙으면 쌈질이 되지만.
헌병대 헝클 대위가 온 후에 붙으면 스포츠가 될 수 있다.
“통역은 내가 하지.”
“당신이?”
“내가 하지.”
“저자한테 나랑 한판 붙자고 말해줘.”
“여기서 붙으면 쌈질밖에는 안 돼. 영창 가고 싶어?”
“밖에서도 괜찮아.”
“밖에서 붙었다가 네가 지면 쟤는 지나가는 군인들한테 맞아 죽어.”
어디든 어떤 상황이든 결국 다구리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고.
시쳇말로 일당백이라 해도 101번째 놈한테 뒈지게 마련이다.
“그럼 어쩌라는 거야?”
“좀만 기다려 시원하게 붙여 줄 테니까.”
이왕 일어날 싸움이라면 눈앞에서 제대로 보고 싶어졌다.
“저기, 사장님······.”
우 과장이 나를 불렀다.
“안 돼.”
우 과장은 지금 독사의 눈빛을 짓고 있었다.
“저도······.”
우 과장도 최영의가 얼마나 강한지 알아챈 모양이다.
“우 과장이 다치면 누가 나를 보호해?”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최영의와 맞결투를 하고 싶은 눈빛이다.
‘시라소니 숙부랑 붙으면 누가 이길까?’
호랑이와 사자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말들은 꽤 많다.
그런 의문이 생기는 이유는 둘의 영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말 붙게 해 줄 거야?”
톰이 최영의를 보다가 내게 다시 물었다.
“서로 합의하면.”
철컥!
그때 다시 헌병들이 내 업소에 들어왔고.
내 업소의 일이라서 그런지.
내가 예상한 그대로 헝클 대위가 같이 들어왔다.
“라이토, 또 무슨 일이야?”
헝클 대위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 * *
“뭐? 스포츠?”
내가 헝클 대위에게 설명했고 헝클 대위가 되물었다.
“서로 합의하고 누가 강한지 겨뤄 보는 것은 격투 스포츠 아니겠습니까?”
“그렇기는 한데 저 동양인 맞아 죽을 수도 있어. 톰은 미시간주 지역 복싱 챔피언이야.”
톰은 꽤 유명한 것 같다.
“영의, 네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데 포기하는 것이 어때?”
내 말에 최영의의 눈빛이 변했다.
“자갈은 부딪히기 전까지 누가 깨질지 모르는 거요.”
최영의는 내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줄 아는 모양이다.
‘이참에 형 되자.’
최영의의 형이 되는 것도 나쁠 것은 없었다.
물론 이렇게 되면 극진공수도의 스폰서가 내가 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