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3
대한민국 절대 재벌! 133화
“미군에게는 얼마나 팔았습니까?”
“100만 원 모두 팔았고, 50만 달러를 확보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대로 그 50만 달러가 수표입니다.”
“그 정도면 됐습니다.”
대마도에서 미군에게 판 군표의 장부상 수익은 10만 달러지만.
현재로서 실질적인 수익은 제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린 미군 개개인에게 군표를 팔았다는 서류만 받고 군표를 팔았다.
“위임장은 이상 없이 꼬박꼬박 받았죠?”
“물론입니다.”
“그럼 됐습니다.”
이제 나는 도쿄로 돌아갈 때 위임장만 챙겨 가면 된다.
‘미쓰비시, 너희 정말 우스워졌어.’
나도 모르게 차가운 미소가 머금어졌다.
똑똑!
그때 누군가 대현 무역 상사 대마도 지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가 들어왔다.
“이번에 임명된 궁내 대신입니다.”
60대로 보이는 남자다.
물론 나는 그가 덕은의 집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인재가 없어.’
대마도가 아무리 작다 해도 일본인 출신 집사가 궁내 대신이 될 정도다.
나는 후지모라에게 그가 무척이나 우호적인 인물이고.
자신이 궁내 대신이 된 것이 집안의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보고받았다.
그의 임무 중 하나는 덕은을 감시하는 것이다.
“여왕 폐하께서 백작 각하를 뵙고자 하십니다.”
백작?
구색을 갖추려는 듯 나는 백작이 됐다.
그리고 후지모라는 남작이 됐다.
물론 오덕수에게도 작위를 내렸지만, 오덕수는 거부했다.
“왜?”
“차츰 안정을 찾아가시지만, 공주마마의 교육에 신경을 쓰시는 듯합니다.”
“공주의 교육?”
“그렇습니다. 유학을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뜬금없다.
하지만 덕은은 제법 생각이 뛰어난 여자고.
내게 그냥 당하고만 있을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알겠네. 바로 갑시다.”
“예, 백작 각하.”
이 대마도 왕국에서 나보다 높은 직위를 가진 귀족은 아무도 없다.
여왕 폐하의 바로 밑이 나다.
* * *
덕은 여왕의 집무실.
그녀의 앞에는 어린 딸이 차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원하지 않았으나 이 작은 왕국의 여왕이 됐고, 너는 계승 서열 1위의 공주가 됐다. 너의 뿌리는 조선 왕조에 있고, 너의 친척들은 모두 비공식적으로 대마도 왕국에 입국이 금지되었다.”
“왜 외가 쪽만 말씀하시나요?”
“공주, 너의 친가는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면서 멸족했고, 너만 살아남았다. 그래서 너의 이름이 이선인 것이다.”
“그럼 저는 미국을 미워하면 되나요?”
공주의 말에 덕은 여왕이 인상을 찡그렸다.
“누구를 미워하는 것은 네 마음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가져야 하고, 그 힘은 배움에서 나온다. 내 백작과 담판을 지을 테니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하여라.”
“왜 미국이죠?”
“백작이 내게 말했다. 이제는 미국이 가장 강한 나라라고, 가장 강한 나라에서 배워라. 그리고 돌아와라.”
“제가 진짜 해야 할 일은 뭐죠?”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너는 이미 결혼 상대가 정해져 있다.”
“저는 처음 듣는 소리에요.”
“아무도 우리에게는 말해 주지 않았으니까.”
“예?”
“백작에게는 아들이 있다. 너보다 10살쯤 어릴 것이다. 그래도 너는 그 아이와 결혼하게 될 것이다. 곧 통보받겠지. 우린 그런 처지다. 우리는 그냥 꼭두각시다.”
“어머니······”
“나는 너를 위해서 정신을 바짝 차릴 것이다. 그리고 백작과 싸울 것이다. 그러니 너는 공부를 해라.”
“······예.”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자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다. 너보다 10살이나 어리다. 너는 영특하니 곧 내 말을 알게 될 것이다.”
“저는 잘······.”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예.”
“그리 알고 가거라. 그리고 항상 백작을 보면 웃어라.”
“왜요?”
“강하니까. 우리가 그만큼 강해지기 전까지는 웃어라.”
“저는 이해가 안 돼요.”
“나중이 되면 다 알게 될 것이다.”
“예.”
* * *
대마도 왕국 궁전.
말이 궁전이지.
덕은이 사용하던 저택이 궁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 불과했다.
이 저택 역시 황실의 재산이 아닌 내 재산이다.
한마디로 덕은이 가진 재산은 아무것도 없다.
“부르셨나이까?”
나는 덕은 여왕에게 공손히 무릎을 꿇고 말했다.
“예, 제가 불렀습니다.”
“지시하십시오.”
“제가 정말 강철 백작께 지시해도 되겠습니까?”
항상 이렇게 덕은 여왕은 가시가 돋친 말을 한다.
“하십시오. 스스로는 원하지 않으셨지만, 이제는 대마도의 명예로운 군주이십니다.”
대마도 왕국은 입헌군주제다.
그러니 군주가 실질적인 힘은 없고.
경제와 국방 그리고 의회를 장악한 내가 실질적인 권력자다.
덕은 여왕은 그것을 비꼬는 것이다.
“명예도 없는 군주 아닙니까?”
“자학하지 마소서.”
“그래야겠죠, 허수아비라지만 이 왕국의 군주이고, 어찌 되었든지 조선 왕조를 이었으니까요.”
저런 생각을 하기에 조선 왕조의 마지막 왕손들은 이 대마도 왕국에 입국하지 못한다.
‘파리들이 꼬이면 부국은 어렵다.’
대마도 왕국에서는 강병까지는 꿈꿀 수 없다.
“그렇사옵니다.”
“백작께서는 직위가 없으나 실질적으로 모든 일을 관장하지 않소이까?”
비선실세라고 말해도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으음······.”
“그런데 어찌 계승 서열 1위의 공주의 교육 문제는 이리도 외면하십니까?”
의외다.
“송구할 뿐입니다.”
덕은 여왕으로서는 엄청난 생각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생각은 이미 간파당했다.
“내 그래서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려고 하는데 백작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미국까지요?”
“계승 서열 1위인 공주가 학식이 높아지면 안 됩니까?”
“아닙니다. 하오나 너무 멀지 않습니까?”
“유학비가 없다고 하시지는 못할 겁니다.”
“예, 그렇지요. 정말 묘책을 찾아내셨군요.”
“무슨 말씀이시죠? 공주는 사적으로는 제 딸이고, 딸의 배움을 늘려 주고 싶은 것이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예, 그럴 것입니다. 공주마마께서 미국으로 유학을 가신다면 깨치고 돌아오겠죠. 공주마마는 계속 자랄 것이고, 저와 여왕 폐하는 늙어 가겠죠. 공주마마께 배움을 주시고 자유를 주시고 남자를 지배할 방법을 깨우치게 하실 거라 이미 예상했습니다.”
“지금 하신 말씀은 지금까지 하지 않으셨던 말씀을 공식적으로 하시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제 두 살입니다.”
“나이 차가 너무 나지 않습니까?”
“여왕 폐하, 제가 그리 싫으십니까?”
“좋을 수는 없지요. 저를 여왕으로 만든 것은 모두 백작 당신의 야망 때문이지 않습니까?”
“그 야망에 숨겨진 대의는 보이지 않으십니까?”
“사업가인 백작에게서 대의가 있습니까?”
“안중군 장군께서는 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장군인가요?”
모든 사람이 안중군 장군을 안중군 의사라 부른다.
하지만 그는 법정에서 자신이 임시정부의 참모중장이라 말했다.
사실 의사든 장군이든 어느 쪽으로 부르든 둘 다 옳은 표현이지만.
난 그를 장군으로 부른다.
“장군이시죠. 임시정부의 참모중장이시니까요. 여기서 저와 여왕 폐하께서는 중요한 한 가지를 곱씹어야겠습니다.”
“뭐라고요?”
“조선 왕조는 망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 왕조의 뿌리가 대마도에 이어졌습니다. 여왕 폐하께서는 원하지 않으셨지만 말입니다.”
“저는 귀국만 바랐습니다.”
“그러셨습니다. 조선 반도로 돌아가시면 무엇을 하려고 하셨습니까? 하시고자 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왕 폐하께 대의를 드렸습니다.”
“이 왕조를 조선 왕조라 생각하라는 건가요?”
“아닙니다. 미국령 대마도 왕국은 지금 과도기입니다. 저의 목표는 대한민국입니다.”
내 말에 덕은 여왕이 나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봤다.
“조선이 건국되기 전, 고려가 있었습니다. 고려가 건국되기 전에는 신라가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고조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을 비롯해 그 많은 나라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내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런 궤변을 꺼내는 건가요?”
“나라는 사라졌지만, 그 땅에 사는 백성은 그대로 살아갑니다. 후손을 낳고, 또 그 후손을 낳습니다. 나라는 망하고 다시 만들었지만 백성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습니다. 저는 그것을 말씀드리려는 겁니다.”
“그래서요?”
“백성이 곧 나라입니다.”
“백, 백성이 나라라······.”
“군인에게만 위국헌신이 있겠습니까? 상인인 저에게도 위국헌신이 있습니다. 제 위국헌신은 백성을 향한 것입니다. 그리 알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진정입니까?”
“제가 돈을 벌어 부를 축적하는 일에 대마도 왕국이 필요할 것 같습니까?”
“으음······.”
“이 말씀을 드리려고 왔나이다. 공주마마께서는 유학을 가실 것입니다.”
“백작!”
“예, 여왕 폐하.”
“백성이 나라라고 하신 말씀, 정말 믿어도 될까요?”
“예, 믿어 주십시오.”
“좋습니다. 정말 이번만은 믿겠습니다. 지난번에는 믿었기에 속았지만, 이번에도 다시 믿고 싶습니다.”
“감사하옵니다.”
나는 덕은 여왕에게 머리를 숙였다.
‘한 번 속으면 두 번 속는 법이지.’
속인다, 속였다?
속인 것도 없고, 안 속인 것도 없다.
‘백성이 나라기는 하지.’
중요한 것은 그 백성을 내가 위할 결심을 아직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모든 사업에서 고객 감동만큼 제대로 먹히는 것도 없다.
* * *
강철은 덕은 여왕에게서 감동을 끌어낸 후 미쓰비시를 박살 내기 위해.
미쓰비시가 남발한 군표와 조작된 대출 문서를 가지고 도쿄로 돌아갔다.
그리고 서울에 있던 함평식은 그다음 날.
부산 대현 무역 회사 무역선을 타고 대마도에 와 후지모라를 만났다.
“대현 금융 서울 지부장 함평식이라고 합니다.”
함평식은 강철에게 대현 그룹 대마도 지부 지부장이 후지모라라는 것을 들었고.
대마도가 일본 땅이 아닌 미국령 왕국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강철이 금융 회사까지 설립했다는 사실이었고.
그 책임자를 함평식으로 임명했다.
“후지모라라고 합니다. 대마도 왕국의 내무장관이면서 대현 무역 회사 대마도 지부 책임자이기도 합니다.”
“사장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현재 서울에서 대마도로 연락할 방법은.
군용 무전을 이용하거나 인편으로 연락을 취할 수밖에 없기에.
급히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
“도쿄에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아주 큽니다.”
“안타깝군요.”
함평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왜 그러십니까?”
“급히 보고해야 할 중대한 사항이 있습니다.”
“뭡니까?”
“미군정이 조선식산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을 민간인들에게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인수 자금이 상당하기에 저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어서 왔습니다.”
“정말 안타깝군요. 사장님께서는 이미 도쿄에 가셨습니다. 마무리해야 할 사업이 있기에 가셨고, 바로 연락할 방법은 없습니다.”
“아예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후지모라는 브라운 대령을 떠올렸다.
하지만 브라운 대령이 허락한다 해서 군용 무선 통신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 만약 그랬다가는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