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4
대한민국 절대 재벌! 134화
“뭡니까? 급합니다. 김병철 사장이 조선식산은행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식산은행이야 별것 없지만, 그들이 가진 대출이 핵심입니다. 그 대출금을 회수한다면 조선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군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있어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곳 책임자인 브라운 중령이 저희에게 우호적이라 허락해 준다고 해도 무선을 받은 도쿄 미군정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고, 어떤 여파가 되어 돌아올지 모릅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도쿄로 가야겠습니다.”
“그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군표는 얼마나 모으셨습니까?”
후지모라가 함평식에게 물었다.
“저도 인편을 통해 사업 추진 지시를 받고 조선에 귀국한 징용자들에게서 군표를 모으고 있습니다.”
비록 인편이라 늦어지기는 하지만 강철은 전과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실 미쓰비시만 전범 기업이자 조선인을 착취한 것은 아니었기에.
함평식은 수많은 전범 기업이 남발한 군표들을 모았다.
다시 말해 조선인들의 노동과 착취의 첫 보상을 미쓰비시에게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실 겁니다. 얼마나 모으셨습니까?”
“많지는 않습니다. 30만 원 정도를 모았습니다. 이곳에 올 때 가져왔습니다.”
함평식이 가져온 물품 중에는 궤짝이 몇 개나 되었다.
“배는 지금 당장 출발할 수 있습니다.”
후지모라의 말에 함평식은 안도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다행이군요.”
“입찰은 언제입니까?”
“한 달 후입니다.”
“그 역시 다행이군요.”
“예, 사장님의 결재를 받아야 합니다. 예상 입찰 가격이 500만 원이 넘습니다.”
엄청난 금액이었다.
그리고 현재 강철이 가진 현금 자산은 100만 원이 넘지 않았고.
대부분이 토지와 건물 그리고 현물이었다.
물론 미쓰비시에게 군표의 보상을 받으면 엄청난 현금 자산이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강철은 무엇보다 군표 판매 사업에 몰두했다.
“엄청나군요. 바로 배편을 준비하겠습니다.”
* * *
김병철의 집무실.
“조선식산은행 매입 자금으로 최소 500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됩니다.”
부하 직원의 보고에 김병철 역시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게나 많이?”
“예, 미군정 측이 최소 그 금액 이상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자금을 투입해서 은행을 넘겨받는다면 어떤 이득을 확보할 수 있지?”
“조선식산은행이 보유한 땅과 대출 서류들입니다.”
“그게 얼마나 되지?”
“850만 원 상당으로 파악됩니다.”
“500만 원을 마련할 방법은?”
“토지를 비롯한 건물들을 매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은행을 가지는 일입니다.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입니다.”
“현재 다른 적산들도 매각하고 있지 않나?”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장 덩치가 큰 것을 차지해야 합니다.”
“다른 것들을 노린다면 이익이 더 많지 않나?”
“당장의 이익은 그렇습니다.”
김병철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정세가 이리 혼란스러운데 은행을 가진다······.’
김병철은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무척이나 위태롭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선식산은행을 인수하는 것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나라도 없는 상황에서······.’
아직은 한반도에는 공식적인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다.
“결정하셔야 합니다.”
“결정했네.”
“은행 입찰을 하겠다고 미군정에게 보고합니까?”
“아닐세.”
“예?”
“은행은 눈에 보이지 않네. 지금 당장은 그리 큰 것에 도전할 때가 아니네.”
“그렇게 되면 강철 사장이 차지할 겁니다. 미군정에 갔을 때 함평식이라는 자가 미군정 대위에게 강철 사장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할 수 없네.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부터 차곡차곡 진행해야 하네. 지금은 당장 오늘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네. 인수 자금이 너무 막대해.”
“사장님······.”
“나도 아깝지만, 지금은 아닐세, 예전에 난 200만 평의 땅을 가졌었지. 하지만 자금이 막혀서 그것을 다시 매도할 수밖에 없었어. 그때 결심했지, 너무 큰 것을 노릴 때는 현재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네. 고생이 많았지만, 이번 조선식산은행 입찰은 포기네.”
“너무 아깝습니다.”
“그 자금으로 적산 매각에 투입하면 되네. 그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테니까.”
이것을 오판이라고는 할 수는 없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부하 직원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오너가 사업을 포기했으니 별도리가 없었다.
* * *
1945년 10월 17일.
이승한은 하와이와 괌을 거쳐 12일 동경에 도착했고.
맥아더를 만나 며칠 머문 다음.
미군 군용기를 타고 10월 16일 오후 5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철컥!
척척!
미군 헌병 두 명이 하얀 장갑을 끼고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고.
그와 동시에 하지 장군이 모습을 보였고.
이승한이 그를 따라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놀랍게도 하지는 마치 안내인처럼 옆걸음으로 걸으며 이승한을 접대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하지 장군은 이승한에게 안내했고.
그와 동시에 미군 헌병들은 이승한에게 거수경례했다.
이승한이 자리에 앉았지만.
하지는 부동자세로 그의 옆에 서 있었다.
“중장, 앉으시지요.”
이승한이 하지에게 말하자 그제야 하지 중장이 이승한과 나란히 앉았다.
* * *
“이승한 박사님의 연설이 있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이승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에 섰다.
“친애하는 조선 동포 여러분!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을 맞이했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우리는 노력해야 합니다. 이 시대에 동포 여러분들에게 내가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이승한의 명언이라고 할 수 있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이승한은 향후 뭉쳐야 할 때 혼자만 살겠다고 줄행랑을 치고.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다.
* * *
1945년 10월 25일 이승한의 집무실.
“이승한 박사님께서 건국준비위원회 주석 자리를 맡으셔서 건국준비위원회를 이끌어 주십시오.”
여운형의 요청에 이승한은 심각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박사님, 박사님이야말로 조선 인민들을 이끌 지도자이십니다.”
“내 그렇게는 생각하고 조선 인민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공산주의자들과 힘을 합칠 생각이 없소.”
이승한은 여운형의 간곡한 요청에도 거부했고.
여운형은 난처한 태도를 보였다.
‘이렇게 되면······.’
건국준비위원회의 승인 자체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사님.”
“나는 나 나름대로 민족을 위해 노력하겠소. 미안합니다. 돌아가 주십시오.”
“어쩔 수가 없군요.”
여운형과 건국준비위원회 요인들은 이승한의 집무실에서 축객령을 받았다.
그들이 돌아가자 이승한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나보고 자기들 꼭두각시 노릇을 하란 말이지? 쯧쯧, 미군정의 통치하에서 좌익을 펼치다니······.”
이승한은 이미 앞으로 만들어질 대한민국에서는 좌익이 자리 잡을 곳은 없다고 확신했다.
* * *
도쿄 대현 무역 회사 사무실.
덕은 여왕에게 감동을 주고 온 후.
나는 몇 가지 핵심 사업을 실행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도쿄에 있는 조선인 거주지에 재일교포학교를 설립했고.
여옥은 그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그리고 대마도 군항 증설 사업에 투입되어야 할 시멘트와 철근과 자재 중 일부를 빼돌려 이용해.
조선인 거주지 주택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나중에 여기 땅값이······.’
생각만 해도 흐뭇했다.
내가 짓는 집은 조선인들에게 거의 무상으로 빌려줄 것이다.
하지만 땅은 오롯이 내 것이고.
부동산 버블이 최대치로 커질 때.
나는 과감하게 땅을 팔아 새로운 조선인 거주지를 건설할 것이다.
‘도쿄 외곽에 코리아타운을 건설한다.’
그리고 그곳은 내가 만든 민단의 핵심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이익을 생각하고 움직였다.
“모두 모였습니까?”
“예, 사장님.”
내 핵심이 모두 이 자리에 모였다.
“이제 때가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군표는 모을 만큼 모았다.
그리고 미군들에게 위임장도 받았다.
“그렇습니다. 사장님.”
“어떻게 시작되고 있습니까?”
“오늘 오후에 미군 몇 명이 미쓰비시 본사에 군표를 들고 출발할 예정입니다.”
예상컨대 미군들이 약간의 군표로 환전을 요구한다면 미쓰비시는 기겁할 수밖에 없다.
“확인하라고 한 것은 어떻게 됐습니까?”
우리의 도구로 쓰이는 미군을 누가 상대할지가 중요했고, 나는 미쓰비시 책임자가 누군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확인했습니다.”
“누굽니까?”
* * *
미쓰비시 전략 기획실.
“지금 뭐라고 했어?”
이치로 켄신은 부하 직원의 보고에 기겁해 되물었다.
“미군 하사관과 병사 몇이 본사로 찾아와 군표 환전을 요구했습니다.”
“무슨 개똥같은 소리야? 미군이 어떻게 군표를 환전하려고 올 수 있어!”
“그러게 말입니다.”
“군표는 징용자들에게 지급한 것인데 미군이 왜 군표를 가져온 거야?”
“미군의 말로는 조선인 징용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았다고 합니다.”
“뭐?”
“조선인 징용자들이 본사로 가서 지급을 요청하면 돈을 줄 거라고 했답니다.”
“이 멍청한······.”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
“어떻게 합니까?”
“교환해 줘야 할 금액이 얼마나 되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되냐고 물었잖아!”
이치로 켄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1,000원 정도입니다.”
“1,000원이라고······.”
이치로 켄신의 표정이 더욱 굳었다.
직원은 1,000원이면 그리 큰 금액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었고.
이치로 켄신이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했다.
“예, 그렇습니다. 지급해 주고 돌려보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멍청한 놈!”
“예?”
“군표도 어음이다. 한 번 어음을 지급해 주면 다른 어음이 돌아오게 된다. 조센징들이 군표들 들고 몰려오면 어떻게 할 거야?”
“그, 그게……. 그렇다고 해서 거부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상대는 미군입니다.”
“그렇기도 하지······.”
이치로 켄신은 현재 상황이 진퇴양난이라 생각했다.
“회장님은?”
“계십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이치로 켄신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장님께 보고할 테니까, 어떻게든 지급을 미루고 있어.”
“미루라고 하셨습니까?”
“미뤄, 어떻게든 미뤄야 해.”
“예, 알겠습니다.”
* * *
도쿄 대현 무역 회사 사무실.
“누굽니까?”
“이치로 켄신이라는 자입니다. 일본 육군 소좌 출신으로, 패망 직전 강제로 전역했고, 미쓰비시 본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는 일본 화족 출신으로······.”
“됐습니다. 누군지 압니다.”
부하 직원의 말에 나와 김수복은 인상을 찡그렸다.
“이치로 켄신이라면······.”
김수복이 놀란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곤란한 상대군요.”
“그렇습니다. 사장님, 겨우 하나를 처리했는데······.”
김수복이 말꼬리를 흐렸다.
“하나가 더 남았죠.”
내가 죽여야 할 놈이 하나 더 있다.
그리고 놈은 내가 어떤 짓을 해 왔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머리가 비상한 놈인데······.’
놈이라면 이 군표가 미쓰비시에게 어떤 충격을 줄지 짐작했을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