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5
대한민국 절대 재벌! 135화
“일이 급해졌습니다.”
“예?”
“적이 대처하기 전에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야겠군요.”
나는 군표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대출 문서를 통해 미쓰비시에 마지막 어퍼컷을 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놈들을 정신없게 만들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스러우면 실수하게 되지.’
놈들이 실수하게 만들어야 할 타이밍이었다.
또한, 정신을 못 차리게 몰아붙일 타이밍이라 생각했다.
“확보한 군표는 얼마나 됩니까?”
“500만 원 정도입니다.”
“미군에게 지급해 줘야 할 금액은 얼마입니까?”
“112만 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기지촌에서 55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었다는 의미고, 이 역시 물론 우리도 어음과 비슷한 차용증을 받았다.
‘망할 수도 있고,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고 비서가 조심히 들어섰다.
“함평식 씨가 오셨습니다.”
“함평식이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사장님.”
서울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이곳에 왔는지 궁금했고, 놀랐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 * *
미쓰비시 본사 사무실.
“돈을 달라고! 이거 여기서 발행한 거라면서? 어서 돈 내놔!”
“머니, 머니.”
“돈을 달라고! 우린 돈만 받으면 휴가를 즐기러 갈 거야!”
군표를 교환하려고 미쓰비시 본사에 온 미군 하사관과 병사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들을 상대하는 직원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야? 우리가 사기를 당한 거야? 아니면 돈을 안 주겠다는 거야?”
“그, 그게······.”
“기다리라고만 하지 말고 책임자 오라고 해! 책임자, 컴온!”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미쓰비시 직원들을 쩔쩔맬 수밖에 없었다.
* * *
미쓰비시 회장실.
“전쟁 때 조센징 징용자들에게 지급한 군표가 돌아왔다고?”
“예, 그렇습니다. 군표를 보니 이미 지급 날짜가 지난 군표입니다.”
“으음, 그게 있었지······.”
“그렇습니다. 제가 전에도 회장님께 군표는 어음이고, 누군가 어음 지급을 요청하면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거부할 수 없게 미군이 조센징들에게 군표를 구입해서 가져왔습니다.”
“미군이라······.”
미쓰비시 회장도 표정이 잔뜩 굳었다.
현재 일본은 미군정 체제이고.
미군의 이익에 반하는 일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습니다.”
“얼마인가?”
“1,000원가량이라고 합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지급을 거부하면 군표를 가져온 병사들은 헌병대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고, 이번 사태는 신문에 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더 큰 금액을 지급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급해 줘도 똑같은 상황이지 않나?”
“예, 그렇습니다. 미쓰이가 해체되어 미쓰이 해운을 인수할 예정인데 이대로라면 인수 자금이 부족해지는 극단적 사태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진퇴양난이군.”
“예, 그렇습니다.”
“알면서 당해 줘야 한다고 보고하러 온 것인가?”
회장은 아무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예, 그렇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냥 넘길 수도 없습니다. 저는 본사의 여유 자금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고 최대한의 피해를 막을 조치를 간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미쓰이 해운 인수 때문에 자금은 넉넉하지 않지.”
“그렇다면 부동산을 매각하셔야 합니다.”
“부동산?”
미쓰이 회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미쓰비시는 폭격으로 초토화된 도쿄 땅을 헐값에 매입했었다.
그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고.
국가 재건 사업과 함께 하락한 땅값은.
다시 몇 배, 아니, 몇십 배 이상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실시한 사업이었다.
“그렇습니다. 미래의 이익을 포기하더라고 이번 사태를 막아야 합니다. 최악의 상황까지 판단하셔야 하기에 보고드린 겁니다.”
“으음······.”
미쓰비시 회장은 신음을 토해 냈다.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해 보지, 그런데 정말 엄청난 액수로 돌아올까?”
미쓰비시 회장은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치로 켄신에게 물었다.
“누군가 뒤에서 조종하는 자가 있을 겁니다.”
여기까지 생각해 낸 이치로 켄신은 천재에 가까웠다.
“조종자가 있다?”
“예, 그렇습니다. 조센징이 직접 군표를 가져왔다면 지급을 미뤘을 것까지 파악하고 움직였을 겁니다.”
“그럼 그자가 누굴까?”
“일본 사업가일 수도 있고, 거대 야쿠자일 수도 있습니다. 꽤 많은 조센징이 야쿠자가 됐다고 합니다.”
“야쿠자?”
“예, 그렇습니다. 그놈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합니다.”
“곤란해지겠군.”
“그런데 야쿠자라고 해도 좀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미군을 이용할 생각까지는 없는 놈들인데······.”
“그럼 일본인 사업가의 짓이라는 건가?”
“그럴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이런 망할, 그룹이 몇 배로 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는 건가?”
“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그래야 할 것이네. 실장, 자네에게 이번 사태를 해결할 때까지 전권을 주겠네.”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다시 한번 이치로 켄신은 미쓰비시 회장에게 신임을 받게 되는 상황이었다.
‘타격은 있어도 그룹은 무너지지 않는다.’
이것이 이 암담한 사태에서 이치로 켄신이 노린 것 중 하나였다.
‘이 엄청난 구상을 한 자는 도대체 누굴까?’
이치로 켄신은 이 사태가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왔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 * *
도쿄 대현 무역 회사 사무실.
“조선식산은행 매각 공고라고 하셨습니까?”
함평식이 급히 서울에서 도쿄로 올 이유는 충분했다.
“예, 그렇습니다. 매각에 필요한 자금이 500만 원 이상이기에 저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김병철 사장 쪽에서도 넘겨받으려고 뛰어들 것이라 급하게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병철 사장 쪽이 움직였다고요?”
“그렇습니다.”
일이 겹치는 것 같다.
‘은행을 가진다?’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매입 자금이 최소 500만 원이라는 것이 고민되었다.
‘군표와 대출 문건으로 이익을 취한다면······.’
예상 수익이 700만 원쯤 될 것이다.
물론 원금 부분이다.
이자까지 더한다면 800만 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현금으로 받을 생각은 다음에도 없다.
미쓰비시가 매입했다는 도쿄 중심가와 외곽 땅 40만 평이 내 목표고.
또 미쓰이 해운이 가진 대형 선박 10척이 내가 차지해야 할 부분이다.
내게는 둘 다 꼭 필요했기에 현재 조선식산은행 인수사업에 뛰어들 자금이 없다.
‘김병철 사장이 과연 움직일까?’
혼란스러운 시기에 현금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거나 폭등할 수밖에 없으니.
그 역시 현금보다는 현물 위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다.
‘은행이라······.’
내가 가진 미래의 기억을 살펴야 했다.
내가 아는 대한민국의 그룹 중에서 그 누구도 은행을 가진 사람은 없다.
금산 분리 정책 때문이다.
“김병철 사장 쪽은 일본인 고문관들을 매수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입찰에 적극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아닐 겁니다.”
“예?”
“아마 김병철 사장 쪽도 이번 입찰을 포기할 겁니다.”
“포기라고요? 500만 원에 넘겨받으면 땅과 건물을 비롯한 대출까지 850만 원 이상 수익이 날 겁니다.”
“하지만 바로 당장 이익을 실현할 수 없는 미래 투자 이익입니다.”
물론 은행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저축이라는 미명 아래 싼 이자를 지급하면서 대출을 통해 비싼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꽤 오랫동안 돈놀이 장사를 할 수 있다.
“아마 김병철 사장 쪽은 미래에 올릴 수익보다 지금 당장 막대한 수익을 올릴 다른 적산 매입에 열을 올릴 겁니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입찰이 유착될 겁니다.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유찰된 후에 나도 뛰어들 것이고, 김병철 사장 쪽도 뛰어들게 될 겁니다. 그때까지는 유보입니다. 지금은 그보다 더 급한 일이 있으니까요.”
“정말 유보하실 생각입니까?”
“그렇습니다. 유보입니다.”
욕심이 날 때 그 욕심을 참는 것도 기업가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이익 실현이 없는데 사업을 늘리는 건 무리수다.’
지금은 군표와 대출 서류를 이용해 이익을 실현할 때다.
“예, 알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게 오신 것은 정말 잘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내 밑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임원이 있으니.
나와 내 그룹은 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 *
일본 총리 집무실.
이 시기는 전범 재판이 어느 정도 끝난 상황이기에.
일본 정부는 안정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오키나와는 그렇지만 대마도는 아직도 본국과의 연결 고리가 충분합니다.”
“연결 고리가 있다?”
“비록 독립을 인정했지만 아주 작은 섬이 독립을 어떻게 유지하겠습니까? 대마도는 산업시설이 거의 없고, 겨우 어업과 진주조개 채취가 전부입니다. 물론 대마도 왕립 대현 무역 상사라는 것이 설립되었지만 그것으로 버티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 방법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보고자는 일본 총리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뭔가?”
“해상을 봉쇄해서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고, 두 번째는 대만처럼 유화정책을 펴서 다시 흡수 통일을 하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방법의 문제점은?”
“저희가 경제적 봉쇄를 추진한다면 대마도는 어쩔 수 없이 조선 반도에 손을 내밀 겁니다. 또한, 미국의 원조에 의존할 것입니다. 비록 현재 미국령이지만 완벽히 미국의 영토는 아닙니다.”
“왕국이니까.”
“그렇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합니다. 대마도 왕국의 여왕은 실종된 소씨 가문 백작의 미망인입니다. 조선 공주 덕은이 여왕입니다.”
“그렇지.”
“그러니 유화정책을 펴서 차후에 흡수 통일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마도 경제를 장악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경제를 장악하면 흡수할 수 있다?”
“예, 그렇습니다. 대마도는 작은 섬입니다. 그러니 경제 기반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미군이 철수하면 대마도 경제는 바로 무너질 것입니다. 그리고 오키나와는 경제를 봉쇄해서 고립시키고, 재흡수 해야 합니다.”
“옳은 판단이네.”
“감사합니다. 오키나와는 대만과의 무역 사업 말고는 특별한 경제 기반이 없습니다. 그렇게 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면 언젠가는 다시 흡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추진하도록.”
“예, 감사합니다.”
일본 정부는 대마도를 잘못 판단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보고자의 말처럼.
대마도에 경제적 봉쇄정책을 펼치면.
대마도는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기에.
대만을 점령했을 때처럼 유화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