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36
대한민국 절대 재벌! 136화
이승한의 집무실.
“나는 밝힌 것처럼 조선 인민공화국 주석의 자리를 거부했소.”
이승한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엄청난 권력을 가진 것을 직접 봤기 때문이었다.
“그에 따라 한국민주당의 영수직도 거절한다고 발표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그에 따라 나는 독립촉성중앙협의회를 조직할 것이오.”
이것은 건국준비위원회를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협회의 회장직에 맡을 생각이오.”
“예, 그리 움직이겠습니다.”
“초기의 독립촉성중앙협의회는 모든 단체를 참여시키는 협의체가 되어야 할 겁니다.”
이승한은 한반도에 좌익 세력이 많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내 전에도 말했지만, 지금은 뭉쳐야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박사님.”
“김규 주석은?”
이승한은 미군정하에서 자신의 정적이 될 사람이 임시정부의 주석인 김규와 여운형.
그리고 박헌영이 되리라 판단했고.
그들 중에서 여운형과 박헌영은 공산주의자들이기에.
미군정 하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11월에 입국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군정에 의해 임시정부 주석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입국할 예정입니다.”
“다행이군.”
김규 주석은 1945년 11월 임시정부 국무위원 일동과 함께 제1진으로 귀국한다.
“그를 홀대해서도 안 되지만 그를 추앙하게 만들어서도 안 되오.”
“예, 알겠습니다.”
“지금은 공산주의자들부터 몰아내야 할 시기요.”
* * *
미쓰비시 본사로 향하는 고급 자동차 안.
‘전면에 나설 것인가, 아니면 흑막에 숨을 것인가?’
내 상대는 크게 보면 미쓰비시다.
하지만 실질적인 담당자는 이치로 켄신이다.
그래서 이 자동차 안에는 함평식과 김수복이 동석했다.
‘김수복은······.’
대찬 면은 있으나 경제 개념이 부족하고.
함평식은 경제 개념은 출중하나.
이치로 켄신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나선다면.
이치로 켄신은 내가 한 일을 모조리 파악할 것이다.
‘곤란하군······.’
현재 미쓰비시는 갑작스럽게 돌아온 군표 때문에 진퇴양난의 상황일 것이고.
나 역시 이치로 켄신이라는 돌출물 때문에 곤란했다.
-미쓰비시에 취직하기로 했어.
‘야마마토의 환송식이 있던 날 이치로 켄신이 했던 말을 왜 떠올리지 못했을까?’
그때만 떠올렸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었다.
‘출세를 위해 군인이 된 놈들이었지.’
죽은 야마모토와 이치로 켄신은 특성이 아주 다른 인물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야마모토가.
화족 출신인 이치로 켄신을 이용했다고 봐도 무방했고.
그 둘의 공통점은 출세 지향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둘 다 조국까지 배신할 수 있다.’
그렇다면 회사도 배신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곧 도착합니다.”
운전기사가 내게 조심히 말했다.
“한 바퀴 더 돌아.”
“예?”
“생각을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
“예, 사장님.”
오늘의 행동은 내일의 결과를 만든다. 그러니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치로 켄신이 과연 끝까지 충성할까?’
그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할 것 같다.
‘회사원으로서의 성공의 끝은 어딜까?’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미쓰비시 그룹의 회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미쓰비시에 오래 머물 생각은 없을지도 모른다.
‘결국, 돈일까?’
남자는 누구의 밑에서 일하기보다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놈은 천재에 가깝다.
‘그렇다면 놈에게 어떤 것을 떼 줘야 내 편이 될까?’
이것이 내가 고민하는 핵심이다.
‘나를 보면 놀라겠지?’
그리고 놈은 빠르게 머리를 돌리게 될 것이다.
“좋아.”
“예?”
“차 돌려. 미쓰비시로 진격한다.”
내가 전면에 나서야겠다.
“이번에는 남자의 야망에 투자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업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이치로 켄신과 손잡는다.
그리고 놈의 야망에 내 돈을 써야겠다.
* * *
이치로 켄신은 회장실에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왔고.
그의 앞에는 부하 직원이 기겁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었다.
“실, 실장님······.”
“지급해.”
이치로 켄신은 회장에게 이번 사태에 자신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만약 자신이 이런 생각을 했고.
누군가를 앞세워서 군표를 매입하고 미군을 이용했다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그 돈으로 자기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방법이 없는 문제다. 지급할 수밖에 없다. 1,000원이든 10,000원이든 돌아오는 군표는 모두 지급한다.”
“그게 아닙니다.”
“뭐?”
“조선식산은행의 대출금 지급을 요구하는 자가 나타났습니다.”
직원의 말에 이치로 켄신은 현기증을 느꼈다.
“바, 방금 뭐라고 했어?”
“조선식산은행입니다.”
“조선에 설치된 미군정이 대출금 회수를 요청했다는 거야?”
“아, 아닙니다. 야가미 라이토라는 자가 패망 직전 조선식산은행으로부터 본사 대출을 매입했고, 그것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 달라고 왔습니다.”
“야가미 라이토라고?”
“예, 그렇습니다.”
“그, 그자는 어, 어디에 있나?”
이치로 켄신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 생각했다.
“접견실에 모셨습니다.”
“이런 젠장······!”
이치로 켄신은 회장실을 봤다.
‘들어가서 다시 보고해야 하나······?’
그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왜 이런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는지 고민했다.
‘혹시 우리를 노리는 건가······?’
이치로 켄신은 300만 원의 대출금까지 갚아야 한다면.
미쓰비시는 성장이 꺾이고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미쓰비시가 전쟁 종료 직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그 시기를 잘 대처했기 때문이다.
‘이런 젠장!’
* * *
도쿄 주둔 미군 사단 사령부 사단장 집무실.
“이게 쿠폰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기지촌에서 판매되는 쿠폰인데, 야가미 라이토라는 일본인이 이 쿠폰을 판매한답니다.”
어느 순간부터 미군 헌병은 강철이 판매하는 군표를 수사했다.
“기지촌에서 사용되는 쿠폰을 내게 보고하는 이유가 뭔가? 헝클 대위.”
놀랍게도 사단장에게 보고하는 자는 헝클 대위였고.
헝클 대위는 이미 강철과 합을 맞춘 사람이었다.
그리고 헝클 대위는 사단장의 최측근이기도 했고.
브라운 대령으로부터 헝클 대위를 소개받은 강철은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 쿠폰을 병사들에게 판매한 사람은 야가미 라이토지만 이 쿠폰을 발행한 곳은 미쓰비시라는 일본 회사입니다.”
“미쓰비시?”
“예,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쿠폰에 지급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어음이고, 수표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라이토라는 자가 이 쿠폰을 50%의 가격으로 할인해서 병사들에게 팔았습니다. 미쓰비시에 가면 돈으로 환전해 준다고 말하면서 판매했습니다.”
“만약 미쓰비시라는 회사가 거부한다면 병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예상 피해액은 얼마지?”
“50만 달러입니다.”
“뭐, 뭐? 50만 달러?”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 쿠폰이 가짜라는 것인가?”
“가짜는 아닙니다. 하지만 미쓰비시가 지급을 거부하면 가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거지?”
“맥아더 원수 각하께 보고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미쓰비시가 반드시 지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
“미국의 이익을 위한 일입니다. 처음 저는 사기극이라고 생각했지만, 판매자인 라이토라는 자의 말에는 충분한 타당성이 있었습니다.”
“타당성?”
“예, 이 군표에 대한 판매 금지 조항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미군에게 팔았고, 병사들은 기지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 쿠폰을 산 것입니다. 만약 미쓰비시가 지급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병사들에게 돌아갑니다.”
“하지만 기지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지 않나?”
“2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두 배라······.”
사단장의 눈빛이 변했다.
“그래서 귀군이 나한테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장군님도 퇴직 후를 생각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제야 헝클은 본심을 말했다.
“자네!”
사단장이 헝클을 노려봤다.
“예, 사단장님.”
“지금 나보고 군인의 명예를 버리라는 건가!”
“장군님의 명예는 퇴직 후에도 유지되어야 합니다. 많은 장군이 퇴역 후 쓸쓸한 삶을 살아갑니다.”
“으음······.”
“제 충성심을 깊이 고려해 주십시오.”
“이 모든 발상은 자네의 머리에서 나온 계획인가?”
“예, 그렇습니다. 쿠폰을 봤을 때부터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쿠폰도 구입했습니다. 10만 달러면 정치계에 입문하실 수 있습니다.”
“으음······.”
이 모든 시나리오는 강철의 머리에서 나온 거였다.
“내가 맥아더 원수 각하께 보고하지.”
대부분 미군이 명예를 추구할지 모른다.
하지만 때때로 이렇게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때도 있었다.
‘됐군.’
헝클 대위는 미소를 지었다.
* * *
미쓰비시의 접견실.
나는 이치로 켄신을 기다리며 시계를 봤다.
‘곧 오겠군.’
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또각, 또각!
복도에서 구두 소리가 들렸다.
철컥!
문이 열렸고, 심각한 표정을 지은 이치로 켄신이 들어섰고.
자리에 앉은 나를 보고 기겁한 눈빛을 추스르지 못했다.
“야가미 라이토입니다.”
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치로 켄신에게 악수를 청했다.
“당, 당신은······.”
“야가미 라이토입니다.”
다시 한번 나를 강조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 이치로 켄신입니다.”
아마 지금 이치로 켄신의 머릿속은 터질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나서 반갑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이치로 켄신이 내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잔뜩 떨렸다.
‘너의 야망에 투자하마.’
어제의 적을 오늘의 동지로 만든다면.
내 모든 계획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
* * *
미군정 경제국 사무실.
“김병철 쪽에서 조선식산은행에 대한 입찰을 포기했다고?”
“예, 그렇습니다.”
“그럼 강철이라는 자만 남았군.”
경제국 국장이 강철의 이름을 떠올리며 고문에게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가 입찰에 뛰어들지 않으면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입찰 대금이 워낙 거액이어서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장님.”
“또 보고할 사항이 있나?”
“조선식산은행 대출 관련 문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뭔가?”
“미쓰비시라는 일본 기업에 300만 원을 대출해 준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추가로 발견됐다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선식산은행의 자산은 1,100만 원 이상입니다.”
“그렇다면 500만 원에 매각하는 것은 우리가 잘못 판단한 거군. 물론 김병철 사장 쪽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겠지?”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쓰비시 회사에 대한 대출 건에서 추가적으로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