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77
대한민국 절대 재벌! 177화
국제공항.
나는 미국이 제공한 비행기를 탔고,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를 바라보았다.
“귀국이라고 하셨습니까?”
대사는 당황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이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도 되겠습니까?”
브라질 군부의 도움으로 이미 연료를 가득 채워 넣었다.
“더 머무실 줄 알았습니다.”
“어떻게 되었든 미국이 원하는 방향대로 됐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비행기를 빌려주시겠습니까?”
“그럴 순 없습니다. 본국 정부는 대마도 왕국에 이 비행기를 증여하기로 했으니까요.”
이만큼 내가 만들어 낸 것은 미국으로서는 최고의 상황이라는 의미다.
“고맙소.”
“수상 각하, 미국 정부는 수상 각하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입니다.”
이 역시 고맙다.
“고맙소.”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국 대사가 내게 묵례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행기에서 내렸다.
“기장!”
“예, 수상 각하.”
지금 이 순간 헝클과 조빙은 아무 말도 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이륙 준비는 끝났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조빙.”
“예, 수상 각하.”
“이제 당신도 당신의 조국을 위해 일해야 하지 않겠소?”
“그럴 생각입니다.”
“건설부 장관의 측근이 되십시오. 그리고 때를 기다리세요. 나는 브라질 국민에게 못 할 짓을 하고 떠나지만 나 때문에라도 브라질의 미래가 바뀔 겁니다. 그 바뀐 미래를 올바른 쪽으로 이끄는 것은 당신들의 몫입니다.”
독재자를 죽게 했으니 나로 인해 브라질의 미래가 변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조빙이 내게 묵례하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헝클.”
“예, 빅 보스.”
“당신은 이제 어쩌실 겁니까?”
“일단은 기사의 작위를 받고 나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헝클이 나를 보며 웃어 보였다.
“우리, 오래 갑시다.”
“예, 빅 보스.”
헝클이 내게 대답하고 기다리고 있는 기장을 봤다.
“이륙하시오. 목적지는 조선 반도에 있는 미군정 비행장입니다.”
헝클도 내 결심을 짐작한 것 같다.
“예, 알겠습니다.”
“기장!”
“예, 수상 각하.”
“앞으로 전 세계 사람들은 그곳을 대한민국의 서울이라고 부를 겁니다.”
가자, 그리고 해 보자.
‘못할 것도 없다.’
난 입술을 깨물고 창문 밖을 내다봤다.
* * *
연료 문제와 항로 문제가 있기에 브라질 공항에서 하와이로 출발했다.
하와이에 도착해 이틀을 쉬고, 필리핀 마닐라 미군 공항을 거친 후에.
여의도 군사 공항으로 도착할 예정이다.
“하와이에 도착하면 비행기에 태극기를 페인팅하십시오.”
이제 마음먹었으니 나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표시할 것이다.
나는 헝클에게 말하고 가방에서 작은 태극기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봤습니다.”
“이게 앞으로 내 정체성입니다.”
내 말에 헝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앞으로 대마도 왕국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비행은 사실 지루하다.
그러므로 헝클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차차 생각해 봐야겠지만 당분간은 독립 상태의 연방제 형태로 유지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연방제 국가라……. 그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영국도 연방제 국가다.
‘단일민족이라고 해서 하나의 국가일 필요는 없지.’
이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현재 대마도 왕국은 한시적이라고 해도 미국령이고.
20년 동안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최전방 군사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니 내가 대한민국 정치에 뛰어든다고 해도 그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
‘대마도 왕국에서 받는 무상 원조를 대한민국으로 넘기고······.’
부산을 거점으로써 일본에서 강탈한 기계와 기술을 대한민국에 넘긴다면 낙동강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당분간은 현 상태를 유지합니다.”
대마도 왕국은 이미 미국과 브라질과 국교를 수립한 정식 국가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아직도 건국되지 않았다.
* * *
이승한의 집무실.
이기붕이 이승한을 독대했다.
“금적금왕의 계략으로 김원몽을 체포했습니다.”
“김원몽을?”
“공산주의자와 살인 교사 혐의로 몰 생각입니다.”
이 순간 이승한의 머릿속에는 강철이 떠올랐다.
“노덕술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그와 자네의 연결 고리는 그 누구도 몰라야 할 것이네.”
“예, 물론입니다.”
“그리고 강산이라는 청년은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하게.”
“예?”
“그렇게 하게,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몸 상하는 것보다 마음 상하는 것이 더 아픈 법이지.”
“예, 알겠습니다.”
이기붕은 이 순간 이승한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공산주의자 놈들은 모두 북쪽으로 쓸어버려야 해.’
물론 김원몽은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혹시 모르니 플랜 C도 준비해야겠지.’
이승한의 머릿속에는 플랜 A와 B가 구상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통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플랜 C까지 준비했다.
‘모든 것이 실패한다면 흠집이라도 내야지.’
이승한은 다시 한번 강철을 떠올렸다.
“사람이 갑자기 거대해질 수 있을까?”
“무슨 말씀입니까?”
“감당이 안 될 것 같네, 감당이 안 돼······.”
“혹시 강철이라는 놈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내가 그 청년을 상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이승한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 * *
경찰서 취조실.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노덕술은 김원몽을 노려보고 있었고.
김원몽은 심정이 참담했다.
노덕술은 이기붕에게 김원몽은 건드려도 강산은 절대 몸이 상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를 내렸다.
“독립운동이라는 핑계로 살인을 교사했지? 다 알고 있으니 어서 불어!”
“조선 독립을 위해 행한 일이니 난 죄가 없다.”
김원몽이 노덕술을 노려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당신은 비겁자야.”
“뭐라?”
“당신은 뒤에 숨어 조종만 했지, 당신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그렇게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지면서 죽었어. 또 그 폭탄 때문에 평범한 민간인들도 죽었다. 그들은 무슨 죄가 있나?”
“안타까운 일이다! 일제의 앞잡이가 다시 이 땅의 경찰이 되어 나를 체포하다니,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누가 사주한 것이냐?”
“그런 것 없다.”
“있어도 없고, 없어도 있는 거겠지. 쓰레기 같은 놈!”
김원몽이 노덕술을 노려봤고 노덕술은 김원몽의 멱살을 잡고 뺨을 후려쳤다.
짝!
“빠가야로!”
노덕술은 자신도 모르게 일본 말로 소리쳤다.
바드득!
김원몽은 노덕술을 노려보며 이빨을 갈았다.
‘이것이 남한의 상황이구나······.’
김원몽은 자신이 당한 치욕보다 다시 친일파가 득세한 것이 안타까웠다.
* * *
경찰서 다른 조사실.
“공산주의자 김원몽과 함께 어떤 불법 파업을 일으키려고 했지?”
노덕술의 부하 경찰이 강산을 노려보며 억지를 썼다.
“선생님은 공산주의자가 아닙니다.”
“개소리 집어치워! 그놈의 밑에 있는 놈들이 모두 공산주의자인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이념은 다르나 신념으로 뭉친 동지요.”
“신념? 하하하! 개소리하는군.”
“우리의 신념은 조선 인민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오.”
“그러니까, 그것을 만들려고 어떤 불법 파업을 계획했냐고 물었잖아!”
“우린 그런 적 없소.”
찬탁과 반탁이 심각하게 대립하는 상황이었고.
공산주의자들은 노동자들을 선동해 파업 투쟁을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그리고 미군정은 이런 파업 투쟁을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탄압했다.
“정말 없다고?”
“없소이다.”
“야,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그때 노덕술의 또 다른 부하가 강산을 노려보며 다른 경찰에게 말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빨갱이 새끼들은 역시 말로는 안 됩니다.”
이들은 노덕술에게 강산을 건드리지 말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
노덕술은 친일 고문 경찰이기에 그들의 부하 역시 고문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좋은 말로 하니까 저런 눈깔이잖아!”
“죄송합니다.”
팍!
뒤에서 지켜보던 선배 경찰이 강산을 조사하던 후배 경찰의 뒤통수를 살짝 후려쳤고.
후배 경찰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이때 노덕술은 김원몽을 모욕하고 강산을 보기 위해 취조실로 걸어오고 있었다.
“시정하겠습니다!”
후배 경찰이 대답하고 강산을 노려봤다.
“이 빨갱이 새끼가 정말 뒈지고 싶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닙니다.”
퍽!
강산이 그렇게 답하자 경찰이 강산의 얼굴을 후려쳤다.
“으윽······.”
“아니라고? 개소리하고 자빠졌네! 공산주의자 옆에 있는 새끼들은 결국 빨간 물이 들어서 빨갱이가 돼!”
“나는,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오.”
퍽퍽퍽!
강산의 항변에 돌아오는 것은 매질이었다.
상황이 이승한의 계획과는 반대로 돌아갔다.
“빨갱이가 빨갱이라고 하는 거 봤어?”
후배 경찰이 의자에 앉아 있던 강산을 바닥에 쓰러트리고 밟기 시작했다.
놈은 제대로 흥분했고, 강산을 바라보는 눈빛은 분노까지 감돌았다.
“너, 빨갱이지?”
경찰이 쓰러진 강산의 멱살을 잡고 다시 소리쳤고.
뒤에 있던 선배 경찰은 그저 웃고만 있었다.
“으윽, 아, 아닙니다.”
“빨갱이잖아! 테러리스트 밑에 있는 빨갱이!”
“빨갱이 아니라고 했다!”
강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빨갱이 새끼야, 빨갱이가 아니라면 스탈린 개새끼라고 외쳐 봐, 외치라고, 외쳐!”
경찰이 흥분한 듯 소리쳤고, 강산은 두 경찰을 번갈아 노려봤다.
‘왜 이러는 건가?’
강산은 이 순간 저 경찰들이 자신을 압박해 거짓 증언을 받아 내고.
김원몽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이런 일을 꾸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은 우익 세력의 정치 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못 하잖아, 그러니까 너는 빨갱이야!”
후배 경찰은 이상할 정도로 흥분했다.
“네가 폭동을 조장하는 빨갱이 새끼가 아니라면 스탈린 개새끼라고 외쳐 보라고!”
후배 경찰이 다시 소리쳤다.
“스탈린 개, 개새끼, 개새끼! 스탈린, 이 개새끼이이이-!”
강산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렸고.
때마침 노덕술이 취조실 안으로 들어와 만신창이가 된 강산을 보고 기겁했다.
“뭐, 뭐 하는 짓이야?”
“이 빨갱이 새끼가 빨갱이가 아니랍니다.”
“멍청한 놈들!”
“예?”
“멍청한 새끼들, 모두 나가 있어!”
노덕술이 소리를 질렀고, 두 경찰은 취조실 밖으로 후다닥 나갔다.
* * *
김규의 집무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여운형이 김규를 찾아왔다.
“약산이 저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악질 경찰 노덕술에게 체포되어.
그 비서와 함께 경찰서로 끌려갔습니다.”
“왜요?”
“불법 노동자 파업을 조장한 강경 공산주의자로 몰아간 것 같습니다.”
“네? 하지만 약산은 공산주의자가 아닙니다.”
“저도 그것은 압니다. 아마도 약산은 일제 치하에서도 당하지 않았던 모욕을 당할 겁니다. 이게 다 우익들의 정치 공작입니다.”
“내가 이승한 박사를 만나겠소.”
“그래 주시겠습니까?”
“그래야지요. 약산의 마음을 다친다면 크나큰 손해입니다. 이래서 광복과 함께 친일파들을 숙청해야 했는데 안타깝습니다.”
“대한민국이 건국되면 친일파 청산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그 말씀에는 나도 동감이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