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78
대한민국 절대 재벌! 178화
미군정 하지 군정장관의 집무실.
“소련의 사주를 받은 공산주의자들이 보란 듯 분계선인 38 도선을 넘어 남하하고 있습니다.”
치안국장인 중령이 하지에 현 상황을 보고했다.
“그렇소?”
“꽤 많은 지역에서 노동자들이 불법 파업을 일으켰고.
그들의 뒤에 공산주의자들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미국은 이미 공산주의의 무서움을 인식했다.
“특별 조치가 필요합니다. 공산주의들의 남하를 막아야 합니다.”
보고자의 말에 하지 군정장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판단이오.”
“더불어 현재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사실 남한 지역은 농업 지역이었고.
북한 지역은 공업지역이었다. 그러므로 남한보다 북한이 더 풍요로웠다.
“앞으로는 민간인들의 월북이나 월남을 철저하게 막으시오.”
“예, 알겠습니다.”
* * *
리에의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은 함평식이 강산이 경찰서에 잡혀간 사실을 보고했다.
“사모님,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처음 강산이 경찰서로 끌려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리에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침착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물론 함평식은 이 사실을 강철의 장인인 나성택에게 보고할 수도 있었지만.
강철의 아내인 리에에게 보고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했고, 리에에게 보고했다.
“바깥어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리에는 차분한 말투로 함평식에게 되물었다.
“회장님께서는······.”
“바깥어른이라면 그 못된 경찰들을 그 자리에서 끌어낼 사람을 만났을 겁니다.”
리에는 누구보다 강철을 잘 알았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함평식 사장님.”
리에가 함평식을 뚫어지게 보며 그를 불렀다.
“예, 사모님.”
“바깥어른께서 돌아올 때까지 누구도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당신의 임무 아니었나요?”
리에가 함평식을 질책하듯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서 서두르세요, 바깥어른께서 이야기하실 때 조금 들었지만
노덕술은 악랄한 고문 경찰이라고 들었습니다.”
강철과 노덕술은 이미 한번 척을 졌다.
일제 치하에서 노덕술은 강철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강철의 부친을 체포해 감금한 적이 있었고.
그 때문에 리에도 노덕술을 알고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둘째 아주버님의 몸이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하세요,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이래서 부부는 서로를 닮는다는 소리가 있나 보다.
“바깥어른께 둘째 아주버님은 가장 아픈 가슴이십니다.”
강산이 임시정부로 떠날 때 강철이 서럽게 울던 것이 떠올랐다.
“예, 알겠습니다.”
“그자에 대해 모든 조치를 취하세요. 그게 함평식 사장님의 임무입니다.”
이잉~ 이이잉~
그때 리에의 옆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던 강필이 징징거렸고.
리에는 담담히 강필을 안아 토닥였다.
‘언제 돌아오시나요.’
리에는 강철의 얼굴을 떠올렸다.
* * *
하와이 공항에 도착하니 아침이었다.
“지시하신 대로 움직이겠습니다.”
“얼마나 걸리겠소?”
“모레 아침이면 출발할 수 있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필리핀 군사 공항을 거쳐 여의도 군사 공항으로 갑니다.”
“알겠소.”
비행기 안에서 할 일이 없기에 미래를 구상하거나 잠만 잤다.
“그럼 나는 하와이 해변이나 좀 거닐어야겠소.”
하와이에 오니 내 투자 본능이 꿈틀거렸다.
‘합작 회사에서 회수한 자금까지 하면 6억 5천만 달러가 있다.’
물론 6억 달러는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
“바로 미군에 요청하고 모시겠습니다. 하와이가 미국의 임시 주라고는 하지만 혼자 다니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럽시다.”
내 말에 헝클이 묵례하고, 대기하던 미군들에게 내가 요구한 것을 설명하며 태극기를 미군 책임자에게 건넸고, 미군 책임자는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것이 내 힘이군.’
나는 트루먼의 신임을 얻었다.
트루먼은 반드시 재임할 것이니.
이제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둘째 형도 돌아왔겠지?’
처음에는 둘째 형과 김두완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직접 한다.’
* * *
경찰 취조실.
“닦으십시오.”
노덕술은 다른 경찰들과는 달리 강산에게 친절하게 대했다.
-강산은 절대 몸 상하는 일 없어야 하네.
노덕술은 이기붕이 했던 말이 떠올렸다.
노덕술은 이기붕의 사주를 받아 강산을 체포한 순간부터 저승행 특급열차 표를 끊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생님께 왜 이러는 겁니까?”
“강철 씨는 테러리스트인 김원몽에게 속은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닥치시오.”
강산의 강경함에 노덕술의 눈썹이 실룩거렸지만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공산주의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들을 이용해 폭동을 계획하고 있소.”
“그런 일 없습니다. 나는 임시정부에서 독립 운동하는 동안 선생님의 비서로 항상 보좌했소, 그런 조짐이 있었다면 내가 먼저 알았을 것이오.”
“안 되겠네.”
노덕술의 눈빛이 변했다.
“이봐, 강산.”
“왜?”
강산도 노덕술을 노려봤다.
“내 말 잘 들어, 이곳은 죄가 없어도 죄가 만들어지는 곳이야, 옛말에 매에는 장사 없다고 했어.”
“그래서 다시 고문하겠다는 건가?”
“네가 누구 뒷배인지는 모르겠는데, 너는 건드리지 말라고 해서 참는 거다. 그러니까, 조용히 아가리 닥치고 있어!”
“뭐라고?”
“그냥 조용히 있어! 대가리가 있으면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해 봐, 내가 이러고 싶어서 이러겠어? 누가 시키니까 이러는 거지!”
“우익 세력인가?”
“하하, 내 주둥이로 그걸 말하겠어? 하여튼 너는 곧 아무 일도 없이 그냥 풀려날 것 같으니까, 아가리 닥치고 있어. 수틀리면 너도 훅 갈 거다.”
“선생님께 내게 했던 짓을 했다는 거냐!”
강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따귀 몇 대만 날렸다. 일본 놈들도 벌벌 긴다는 의열단 단장 김원몽도 별거 아니더군. 히히히!”
노덕술의 말에 강산이 노덕술을 노려봤다.
“넌 반드시 후회할 거다.”
“그런 일 없을 것 같네, 나도 든든한 뒷배가 생길 것 같으니까. 하하하!”
* * *
하와이 주둔 미군이 제공한 지프를 타고 와이키키 해변으로 왔다.
“마치 빅 보스는 하와이에 와 본 적 있으신 것 같습니다.”
“지사는 설립됐죠?”
“예, 그렇습니다. 에버튼이 설립했습니다.”
나는 이미 하와이 교민들을 규합하려고 지사를 설립하라 지시했고.
헝클의 동기인 에버튼이 하와이로 가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늘 저녁에 한인 대표를 만나고 싶습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헝클.”
“예, 빅 보스.”
“이 해변, 아름답지 않습니까?”
“예, 하와이는 처음인데 이런 아름다운 해변은 처음 봤습니다.”
“저쪽에 특급 호텔을 세우면 어떨까요?”
내 말에 헝클이 미소를 지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빅 보스는 투자 본능이 존재하는 것 같으십니다.”
“내 생각으로 하와이는 곧 미국의 정식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이런 군사시설들이 구축되어 있으니까요.”
“정식 주가 되면 미국 본토인들의 관광이 늘어날 거라고 판단하시는군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이 와이키키 해변을 찾지 않겠습니까? 내게 돈이 충분합니다. 그러니 투자해야죠.”
“에버튼에게 맡기실 생각입니까?”
“그럴 생각입니다. 지사를 설립할 때부터 생각했습니다.”
독일 국채 매입은 포기했다.
내가 브라질에서 독일로 향했다면?
더 많은 이익을 얻겠지만 독일에 가면 영국에 갔을 것이고.
영국에서 사업을 마치면 프랑스로 갔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1년이 넘을 가능성도 있었다.
“너무 머리를 많이 쓰셔서 아프지 않으십니까?”
“시원한 바람과 저 바다를 보니 두통이 생길 겨를이 없군요. 하하하!”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프랑스와 오키나와에 호텔을 세울 생각이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필리핀과 사이판, 괌에도 호텔을 건설할 것이다.
물론 이 일은 에버튼이 할 것이다.
‘나는 사업과 정치를 병행할 것이다.’
돈을 가져야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여기서 바다를 보며 생각 좀 해야겠습니다.”
대한민국에 귀국하기로 했으니 도착한 후의 행보를 계획해야 했다.
“예, 알겠습니다. 차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헝클이 내게 묵례하고 차로 향했고.
나는 구두를 벗고 맨발로 와이키키 해변의 백사장을 걸었다.
‘어떤 위치여야 할까?’
어떤 노선을 걸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그리고 어떤 사람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할지도 고민되었다.
지금까지 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국가를 부흥시키기도, 망하게도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근대 미국에는 루스벨트가 있었고.
영국에는 처칠이 있다.
그들은 국가를 부흥시킨 영웅이다.
‘독재만 안 했어도······.’
그는 영웅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을 떠올렸다.
‘분열이 극한에 이르렀다.’
이런 분열을 통합할 수 있는 행보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게는 좌익도 우익도 없다.
그 모든 것을 통합할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모르게 장인어른께서 말해 주신 인물이 떠올랐다.
-사카모토 료마가 자신의 신념을 굽혔다면 오늘날의 일본은 없었네.
‘적국에서 배운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 에도시대의 무사라고 하셨다.
대정봉환이라는 것을 주도해 실질적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이라고 극찬하셨다.
‘장인어른은 일본인이니까.’
일본의 영웅을 존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여튼 그는 서로 극도로 대립 관계에 있던 사쓰마 번과 조슈 번의 동맹을 성사하고 막부와 번의 통일을 성사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고.
실질적으로 메이지유신을 연 인물이라 했다. 다시 말해 사카모토 료마가 없었다면 사쓰마 번과 조슈 번이 동맹을 맺을 수 없었고.
일본은 근대화를 이루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
하여튼 나도 사카모토 료마처럼 국내 정치를 통합하는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승한과 김규······.’
그 둘이 공존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나는 이승한과 김규의 처지에서 생각하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내가 이승한이라면······.”
이승한은 노인이다.
그렇지만 그 어떤 젊은이보다 권력 지향적이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김규는 어떨까? 그는 정말 조선 인민에게 한 점 부끄럽지 않은 영웅일까?’
내가 아는 미래에서는 이승한이 너무 악질적인 죄악을 많이 저질렀기에 김규를 미화한 측면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규도 정치인이다.’
그리고 정치인의 목표는 권력을 잡는 것이다.
이게 핵심일 것이다.
그들이 당분간이라도 손잡기 위해서는 권력을 나눠야 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권력이라는 괴물은 절대 나눌 수 없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