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80
대한민국 절대 재벌! 180화
“둘, 둘째 아주버님!”
강산은 리에를 만났고, 김원몽을 따라 월북할 거라는 말에 리에는 깜짝 놀랐다.
“놀라셨군요.”
“꼭 그리하셔야 합니까?”
“선생님이 그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돌아온 후 의논하고 결정하면 안 될까요?”
“철이가 돌아오기까지 1년이 넘게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수씨, 나는 철이가 아니었다면 평생 무지렁이로 살았을 겁니다. 철이 덕분에 신념이 생겼고, 선생님을 만나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게 됐습니다. 저는 평생 그분을 모실 겁니다.”
“아주버님, 이북 지역은 공산주의자들의 세상이랍니다.”
다시 한번 강산을 말리는 리에였다.
“알고 있습니다.”
“남편은 공산주의를 허무한 환상이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은 생각이 있으실 겁니다. 철이가 한두 달 안에 돌아온다면 서울에서 모든 일을 도모할 수 있겠지만 몇 개월 이상 걸린다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주버님은요?”
“저요?”
“예, 아주버님은 생각이 어떠십니까?”
리에의 말에 강산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저는……. 선생님의 신념을 받들 것입니다. 또한, 조선 인민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그것이 우익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든지 좌익이 부르짖는 공산주의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쥐는 잡는데 고양이의 털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남편이 돌아온 후에······.”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오가는 것이 막힌 것도 아닌데 뭐 그리 걱정입니까?”
강산은 군사분계선 통행이 곧 통제될 것을 짐작도 못 하고 있었다.
‘잠시 우익들을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것이 강산이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도······.”
“필이 한번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하하하.”
“······예.”
그렇게 강산은 조카 필을 안아 보고 이어났다.
“단오절 전에 이북에서 자리 잡고 돌아올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 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단오절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고.
강산은 그때까지 돌아온다고 해 리에는 더 말릴 수 없었다.
“제수씨, 저는 그만 가 보겠습니다.”
강산의 말에 리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를 재우세요. 아주 가는 것도 아니고, 다시 돌아올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아주버님······.”
“단오절까지는 오겠습니다.”
그렇게 강산은 밖으로 나왔고, 강산을 본 망태가 머리를 숙여 묵례했다.
“지키는 사람인가 봅니다.”
“예, 회장님께서 철통같이 지키라고 했습니다.”
망태와 망치는 부산과 서울을 번갈아 오가며 강철의 저택을 지켰다.
강철은 무장한 포수를 30명에서 50명으로 늘렸고.
여전히 강철의 저택에서 숙식을 받으며 대기했다.
또한, 망치와 망태가 포섭한 이북 출신 청년들도 밤낮으로 저택 주변을 순찰하듯 돌아다녔기에.
무슨 일이 생기면 망태나 망치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거의 200명이 넘었다.
“그런가요?”
“예, 그렇습니다. 무장한 포수만 50명까지 늘린 상태입니다.”
“대단하군요.”
“그러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내 아우 철이가 이렇게까지 준비해 놓고 갔으니······.”
“예?”
“아닙니다. 하여튼 고생 많으십니다.”
“아닙니다.”
* * *
김원몽의 자택.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강산의 말을 들은 김원몽이 안타까운 눈빛을 지었다.
“우익들의 정치 공작이 심해지고 있으니 잠시 이북에 계셨다가 단오절에 돌아오는 것은 어떻습니까?”
강산의 말에 김원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방법이겠지만 내가 월북한다면 그곳에서 내 뜻을 펼칠 생각이네. 공산주의자들은 친일파라면 치를 떨지.”
안타깝게도 김원몽은 이북 지역도 친일파를 완벽하게 처단하지 못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내일 떠나겠네.”
“모시겠습니다.”
* * *
미군정 군정장관의 집무실.
하지의 앞에는 이승한이 앉아 있었다.
“강철이 필리핀에서 떠났고, 곧 여의도 공항에 도착할 거라 합니다.”
이승한에게 말하는 하지의 표정은 어두웠다.
“저는 강철의 입국을 막을 힘이 없습니다. 백악관과 태평양 사령부는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결국, 그가 오는군요.”
“그렇습니다. 그가 만약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난 뒷방 늙은이로 밀려나겠군요.”
이승한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트루먼 대통령께서 그를 열렬히 지지합니다. 그러니 제 처지를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지 군정장관.”
“말씀하십시오.”
“하루나 이틀이면 됩니다.”
“예?”
“나와 한 약속, 딱 하루만 지켜 주시면 됩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젊은 사람은 마음이 급합니다. 힘이라는 것을 가졌으니 그 힘을 쓰려고 할 겁니다. 사실 내가 이러는 것은 그를 처음으로 만나기 위해섭니다.”
“예?”
“정치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번 일에 내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루면 됩니다. 딱 몇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나는 늙었소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오랫동안 통치할 수 없소. 그래서 백악관도 포스트 이승한으로 그 젊은이를 낙점한 것 아닙니까?”
“제가 답변할 질문이 아닙니다.”
“우리 한번 생각해 봅시다. 위쪽에는 김일성이라는 젊은 공산주의자가 세력을 구축하고 있소. 그는 소련의 비호를 받고 있지요. 물론 조민식이 민족 계열을 이끌고 있지만 결국 젊은 세력에 밀릴 겁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남한 지역에도 독립 운동한 늙은이들이 모두 뒷방으로 밀려나면 혈기왕성한 두 젊은이가 어떤 일을 저지를 것 같습니까?”
“으음······.”
“남쪽에는 미군정의 주도로 군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북쪽에는 이미 군대가 존재합니다. 두 청년이 권력을 가지고, 미군정과 소련 군정이 철수하면 바로 전쟁입니다.”
“억측이 심하십니다.”
“그리될 겁니다. 그러므로 남한 지역에는 나라는 완충의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모두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장기가 있기에 정치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리라.
“으음······.”
“이틀이 어렵다면 하루면 됩니다. 그 하루도 곤란하다면 반나절이면 됩니다. 그 반나절 동안 강철은 결단을 내릴 겁니다.”
“무슨 결단 말입니까?”
“전에도 말했지요. 대마도는 왕국이 되었다고. 그렇다면 외국입니다. 외국인의 수상이 아무런 절차도 없이 국내로 입국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맥아더 원수 각하께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까지 말라고······.”
“지원하십시오.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막겠소? 하지만 강철, 그가 대마도 왕국으로 돌아간다면 그것도 자신의 의지대로 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승한이 꾸민 플랜 A였다. 그리고 플랜 B는 당연히 강철이 탄 기내에서 강철과 담판을 짓는 것이었다.
‘나는 늙었지.’
이승한은 하지를 보며 속으로 뇌까렸다.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물러난다. 다독이면 가능할지도 몰라······.’
이승한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박사님······.”
“반나절이면 됩니다. 밤에 도착할 거라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반나절만 부탁드리겠소.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서 이 늙은이가 하지 군정 장관께 부탁드립니다.”
이승한이 하지에게 머리를 숙였다.
“아······.”
“그래도 안 되시겠소?”
“제가 박사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은 4시간뿐입니다.”
“고맙소.”
이승한은 이 순간 자신의 정치생명을 모두 걸고 움직였다. 그리고 강철이 입국 예정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이승한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맥아더 원수 각하께 보고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시오. 저는 그럼 4시간을 믿고 여의도 공항으로 가겠소.”
* * *
이승한이 하지와 담판을 짓고 미군정 건물에서 나왔고, 이기붕이 차 앞에서 대기했다.
“집무실로 모시겠습니다.”
“여의도 공항으로 가세.”
“예?”
“오늘 밤에 끝내 올 사람이 온다고 하네.”
“예?”
이기붕은 이승한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되물었지만, 이승한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네는 몰라도 되네.”
“예, 알겠습니다. 박사님, 참,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뭔가?”
“김원몽과 그의 비서가 오늘 아침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고 합니다.”
딱 하루 차이로 강철과 강산은 다시 헤어지게 됐다.
“비서도 함께?”
이기붕은 이승한이 김원몽에 관해 물을 줄 알았는데 강산에 관해서 묻자 속으로 의아해 했다. 강산이 정말 중요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습니다.”
“다행히 약점 하나를 잡았군.”
“무슨 말씀입니까?”
“자네가 고생이 많았네.”
“아닙니다. 박사님.”
“가세, 가서 이 늙은이가 기다려야겠지.”
“벌써 저녁이십니다. 식사라도 하고 가는 것이 어떠십니까?”
“지금은 밥을 먹을 때가 아니네. 가세.”
“······예.”
* * *
필리핀을 경유해 드디어 여의도 공항에 도착했다.
‘감격스럽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수많은 일을 떠올리면 두렵기도 했다.
“태평양을 횡단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비행기를 정지시킨 기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귀대합니까?”
“파견 근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게 증여한 비행기를 계속 조종하라는 임무를 받은 모양이다.
“하여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수상 각하.”
기장이 내 눈치를 봤다.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관제탑에서 내리지 말고 기내에 대기하라는 지시가 왔습니다.”
“뭐라고요?”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이유를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하고 대기하라는 지시만 받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순간이다.
‘누가 내 입국을 막은 건가?’
이 순간 떠오르는 인물은 하지 중장과 이승한밖에 없다.
그리고 이승한은 내 입지가 어떤지 알 텐데.
이렇게 무리수를 던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미군 장교 2명이 비행기 안으로 들어와 내게 거수경례했다.
‘저들도 내가 누군지 아는데······.’
이승한은 분명 자기 힘으로는 내 입국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 테니 이런 짓을 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누가 내 입국을 막았습니까?”
나는 두 장교에게 물었다.
“대마도 왕국의 수상 각하는 외국인의 신분이기에 미군정의 비자 발급을 기다리셔야 한다는 통보를 드립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고 미군 장교는 인상을 찡그렸다.
“죄송합니다.”
“하지 중장의 지시인가?”
“답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미군 장교는 내게 거수경례하고 돌아섰다.
‘이승한이다.’
하지는 백악관과 맥아더와 친분을 다진 나를 막지 못한다.
이제는 내가 다시 한번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일가를 이끌고 대마도 왕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승한의 노림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