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06
대한민국 절대 재벌! 206화
남조선노동당 당수 집무실.
“만찬장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기에 표정이 그리 어두우십니까?”
퇴근하지 않고 있던 이주하와 김삼룡이 여운형에게 물었다.
이주하는 일제 강점기에 사회주의 계열에서 활동한 독립 운동가이며.
남조선노동당의 간부였다.
“우익이 대대적으로 정치 공작을 할 것 같소.”
“예?”
이주하와 김삼룡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 * *
“소문에 위조지폐가 유통되고 있다는데 아는 것이 있나?”
찰나의 순간 김삼룡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습니까? 저는 금시초문입니다.”
“그렇지, 소문은 소문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
“그나저나 반민족 행위자들을 처벌할까요? 이승한은 친일파들과 손잡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정치 공작을 시작한 것이지. 목표는 우리일 것이네. 그러니 당원들에게 의심을 사는 일이 없도록 지령을 하달하게.”
“예,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당원 포섭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대구 지역 위원장인 박 동지가 사관생도이자 자신의 동생인 박정이를 포섭했다고 합니다.”
“군인이 되겠군.”
“그렇습니다. 남조선경비대에 공산당원을 심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정말 잘된 일이야. 하하하!”
* * *
미군정 청사 앞.
드디어 3월 1일이 왔고.
나는 비상 국민회의 집행위원의 자격으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발족식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이승한과 김규를 비롯한 28명의 비상 국민회의 대의원이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 불참한 대의원은.
북한 지역에 연금된 조민식과 여운형, 둘뿐이었다.
그리고 단상 앞에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 복장을 한 1,000명의 대한청년회 회원 출신과.
광복군 출신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의 뒤에는 미군들이 무장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은 미군처럼 가죽 권총집을 착용했다.
“이것으로 미군정 직속 위원회인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단 발족을 공표한다.”
하지 군정장관이 선포했다.
“국가와 인민을 위해 경례!”
나는 집행위원의 자격으로 우렁차게 소리쳤다.
“충! 성-!”
1,000명의 조사단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듯.
하지 군정장관을 향해 경례했지만.
눈동자는 모두 하지 군정장관 옆에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름 돋네······!’
모든 것을 주도한 내가 이럴 것인데.
단상 아래에 앉아 있는 28명의 대의원은.
더하면 더할 것이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승한은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김규는 이제 내게 이 정도의 힘이 주어진 것을 걱정하는 눈빛을 지었다.
“다음으로는 이승한 비상 국민회의 위원장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나는 집행위원이지만 이 발족식의 사회자를 자청했고.
내 소개에 이승한이 차분한 눈빛으로 단상에 올랐다.
“오늘은 또 다른 의미의 3월 1일로 기록될 것입니다. 조사관 동지 여러분들은 훗날의 조선 인민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오늘, 우리는 일제로부터 독립하려고 독립 만세를 외쳤소.”
이승한이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오늘부터 그 결실을 볼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소, 조선 인민들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우리는 하나로 똘똘 뭉쳐 반민족 행위자들을 척결해야 합니다!”
이것으로 이승한의 연설이 끝났고.
내가 나머지 인사들의 연설은 생략한다고 발표하자.
이승한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부위원장.”
나는 기태를 불렀고.
기태 역시 흰색 제복을 입고 당당히 내 앞으로 걸어왔다.
“충성!”
“지금 즉시 임무를 수행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각자 부여된 임무대로 체포 명단에 있는 반민족 행위자들을 모두 체포하시오!”
“예.”
기태가 짧게 대답했고.
절도 있는 제식에 맞춰 돌아섰다.
“임무 수행 실시!”
그 순간 1,000명의 조사관이 바로 돌아섰고.
그의 뒤에 대기하던 50대의 지프와 100대의 트럭에 올랐다.
“이제 시작되는군.”
김규 선생께서 내게로 걸어와 나직이 말씀하셨다.
“예, 그렇습니다. 선생님.”
“나는 저 조사관들이 충성을 외칠 때 소름이 돋았네.”
“저 역시 심장이 뛰었습니다.”
“난 저들의 충성이 자네에게만 쏠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네.”
“저 역시 그것이 걱정입니다.”
“나와 승한이 형이 자네라는 괴물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어.”
“항상 조심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자네의 머릿속에서 나왔단 말이지······.”
이제는 슬슬 내가 두려워지는 모양이다.
“선생님.”
“왜?”
“저녁에 경교장으로 이승한 박사와 찾아뵙겠습니다.”
“왜?”
김규가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네.”
* * *
하지 군정장관의 집무실.
“뭐라고 하셨습니까?”
하지 군정장관이 다시 한번 기겁했다.
“반민족 행위로 획득한 불법 재산들은 모두 몰수하여 미군정에 귀속시키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미군정의 포고령이 없기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 불법 재산이 분명하게 구분하기 곤란하지 않습니까?”
“미군정이 확보한 총독부 기밀문서와 발간된 신문들을 확인해 보면 일본에 하사받은 재산을 구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는 하지요.”
“그 재산을 종잣돈으로 써서 부를 늘렸으니 현재 이자율을 적용해 징수할 생각입니다.”
일제에 하사받은 땅만 몰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 땅과 재산으로 더 많은 재산을 증식했으니.
그 역시 불법으로 축적한 재산으로 보는 것이 옳고.
늘어난 재산마저 몰수해야 한다.
“너무 과한 것 아닙니까?”
“서울만 벗어나도 여기저기 굶주리는 인민들이 넘쳐 납니다. 굶주린 자는 폭도가 됩니다. 폭동이 일어난 후에 총칼로 조선 인민들을 통제하실 생각입니까?”
“그건 아니지만······.”
“분배하려면 몰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굶주린 자에게 나눠 줘야 할 것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아, 그래도······.”
“군정 장관께서는 조선 민족의 영웅으로 기록될 겁니다.”
“이제 그 소리는 질립니다.”
“확고하게 요청합니다. 시저가 말했지요,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이미 주사위가 던져졌습니다. 완벽하게 사멸시키지 않으면······.”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고.
하지 군정장관의 부관이 조심히 들어왔다.
“왜?”
“위조지폐 제작과 유통에 대해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뭐라!”
하지 군정장관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 군정장관은 이미 내게 이야기를 들었기에 쇼를 하는 것이다.
“조선인 김수복과 함평식이라는 자가 위조지폐가 제작되는 곳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어디지?”
“정판사라는 출판사입니다.”
“정판사?”
“예, 그렇습니다.”
“바로 헌병을 출동시켜!”
“예, 알겠습니다. 충성!”
부관이 거수경례하고 나갔다.
“모든 것이 수상 각하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군요.”
하지 군정장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 모든 것이 하지 군정장관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 *
쾅쾅, 쾅쾅!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은 이근택의 집 대문을 요란하게 두드렸다.
물론 이완용이 아니라 다른 을사오적 후손들의 집도 같은 상황이고.
정미칠적 후손들의 집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기억하자.
을사오적 이완용, 이근택, 이지용, 박제순, 권중현을.
다시 떠올리자.
정미칠적 이완용, 송병준, 이병무, 고영희, 조중응, 이재곤, 임선준을.
“나가요, 나가!”
요란한 문소리에 이 저택의 행랑아범이 퉁명스럽게 말하고 문을 열었다.
“누, 누구시오?”
“우리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이다. 반민족 행위자를 체포하려고 왔다. 반항하거나 불응하거나 항거할 시에는 동조자로 체포된다.”
조사관의 말에 행랑아범은 기겁했고.
덜덜 떨면서 비켰다.
“무슨 일이야?”
그때 대청마루로 나온 이근택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근택!”
“누군데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거냐?”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이다. 이근택 맞나?”
“뭐, 뭐라고?”
“당신은 반민족 행위자로 체포한다.”
“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망할 놈의 친일파 새끼!”
그때 흥분한 조사관 하나가 대청마루로 뛰어가.
이근택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일제가 준 재물로 오늘까지 호의호식하느라 얼굴에 개기름이 잘잘 흐르는구나!”
“조사 과정이 남았으니 서대문형무소로 끌고 가!”
“예, 알겠습니다. 이런 놈들은 원래 광복했던 그 날에 멍석말이해야 했습니다.”
“흥분하지 마라. 우리는 법을 집행하는 조사관이다.”
“예, 알겠습니다. 조장님.”
* * *
종로 경찰서.
노덕술은 부하들과 함께 서류를 살폈다.
벌컥!
그때 흰색 제복을 입은 청년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섰다.
“누구냐!”
노덕술이 매서운 눈빛으로 제복을 입은 조사관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노덕술, 친일 악질 고문 경찰 맞나?”
“무, 무슨 소리를 하······.”
“이 망할 놈의 새끼야!”
퍼어억!
그때 뒤에 있던 광복군 출신 조사관이 분을 참지 못하고.
노덕술에게 주먹을 날렸다.
“으윽······.”
그와 동시에 광복군 출신 조사관이 노덕술의 머리채를 잡고 책상에 힘껏 찍었다.
쿵!
“으아악!”
“이 개새끼! 나한테도 이랬잖아!”
“흥분하지 마라.”
조장이 소리를 질렀다.
“내 분풀이 좀 합시다. 이 망할 놈이 고문실에서 나한테 어떻게 한 줄 압니까?”
“우리가 개인적 복수를 하려고 조사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압니다, 안다고요!”
“1분 준다. 모두 뒤돌아!”
조장의 말에 노덕술의 사무실로 들어온 조사관들이 모두 돌아섰다.
“시발 놈아, 네가 나한테 이랬지?”
광복군 출신 조사관이 권총을 뽑아 들고 노덕술에게 소리쳤다.
“뒈지기 싫으면 동지들을 밀고하라고······.”
“살, 살려 주십시오.”
“불지 않으면 방아쇠를 당긴다고 했지?”
“그, 그래서, 사, 사셨지 않습니······.”
척!
그때 돌아서 있던 조장이 광복군 출신 조사관의 머리에 권총을 겨눴다.
“당장 총 내려.”
“왜, 왜 이럽니까?”
“네 입으로 자백하지 않았나? 네가 반민족 행위를 했다는 것을.”
“난, 난 그때······.”
“우리 중 누구라도 반민족 행위를 했다면 조사관 자격을 박탈한다. 그게 원칙이다.”
“이런 젠장······!”
그렇게 노덕술과 노덕술을 구타했던 조사관이 반민족 행위자로 체포됐다.
* * *
서정주의 집.
쾅쾅쾅!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서정주?”
“누, 누굽니까?”
“서정주 맞나?”
“그렇소. 그런데 당신들은 누구요······?”
“반민족 행위자로 체포한다.”
“뭐, 뭐라고요?”
“궁금한 것이 있는데, 하나만 묻자. 내 얼굴 기억나나?”
“당, 당신은······.”
서정주에게 말한 사람은.
바로 본정 외곽 술집에서 서정주와 다른 사람들을 비난했던 청년이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왜 갑자기 친일했지?”
서정주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음······.”
“왜지?”
“나, 나는 일본이 200년은 더 갈 줄 알았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