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07
대한민국 절대 재벌! 207화
남조선 국방경비대 백성협의 사무실.
“내 죄목이 뭡니까?”
백성협은 자신 앞에 서 있는 조사관에게 따지듯 물었다.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이면 반민족 행위로 충분하지 않나?”
“그 시절에 친일하지 않은 사람 있소? 내가 태어날 때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없었소.”
“구차한 변명은 됐다. 너는 현 시간부로 보직 해임이다. 반민족 행위자로 재판받을 것이다.”
조사관이 백성협의 어깨 위에 달린 중령 계급장을 강제로 뜯었다.
“서대문형무소로 끌고 가!”
* * *
남조선 국방경비대 사관학교.
“박정이! 아니지, 다카키 마사오, 만주군 중위. 맞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의 손에는 인쇄된 서류가 들려 있었다.
“나, 나는······.”
“맞나?”
“······맞소.”
“현 시간부로 너는 사관생도의 자격을 박탈한다. 또한, 반민족 행위자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될 것이며 철저하게 조사받을 것이다.”
“뭐, 뭐라고요?”
“사관생도의 제복이 모욕을 당하면 안 되지. 갈아입어.”
쉬웅!
조사관이 박정이에게 낡은 옷을 던졌다.
“으음······.”
“발가벗겨져서 끌려가고 싶지 않으면 어서 갈아입어!”
박정이는 어쩔 수 없이 사관생도 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는 나무로 만든 팻말이 걸렸다.
[반민족 행위자.]“끌고 가라.”
그렇게 그는 밧줄에 결박되어 트럭을 타고 서울로 도착했고.
종로 거리에 도착하자 트럭이 섰다.
“모두 내려!”
트럭에는 꽤 많은 반민족 행위자들이 체포되어 있었고.
그들의 목에는 하나같이 팻말이 걸려 있었다.
“여기서부터 서대문형무소까지는 도보로 이동한다.”
이것은 온 조선 인민에게 반민족 행위자들이 체포되었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행동이었다.
척척, 척척!
그렇게 반민족 행위자들이 트럭에서 내렸고.
조사관이 모여드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들은 조선 인민들을 괴롭힌 반민족 행위자들로 일본 놈들에게 충성한 개입니다!”
조사관의 외침에 사람들이 반민족 행위자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이렇게 딱 하루 만에 1,200명이 체포됐고.
서울 경기 지방은 물론이고.
지방마다 파견된 조사관들은.
전국적으로 3,500명의 반민족 행위자를 체포해 서대문형무소로 이송했다.
* * *
서대문형무소 조사실.
“이상 모든 반민족 행위를 시인하나?”
조사관이 백선엽에게 물었고.
그의 앞에는 자신이 쓴 자백서가 놓여 있었다.
“시, 시인합니다.”
“지장 찍으시오.”
조사관의 말에 백성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이 쓴 자백서에 지장을 찍었다.
“내 한마디만 합시다.”
“이런 짓을 하고도 아직 변명할 것이 남아 있소?”
“이렇게 모두를 잡아들인다면 치안은 누가 유지하고 국경은 누가 지킵니까? 비록 나는 죄를 지었으나 간도특설대가 광복군과 싸웠다고 해서 조국 독립이 늦춰진 것은 아닐 겁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고 살았나?”
“으음······.”
“그리고 치안은 걱정할 것 없다. 대한민국에는 광복군이 있다.”
조사관의 말에 백성협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재판을 받을 것이고 가혹할 정도의 처벌을 받을 것이다. 그것을 통해 다시는 당신처럼 조국과 민족을 배신할 생각을 못 하도록 만들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수행하는 과업이다.”
* * *
다른 조사실.
이 조사실에는 김수복이 조사받고 있었다.
“1941년부터 1944년까지 일제 고등경찰로 암살당한 하편락과 함께 광복군을 고문한 사실이 확실합니까?”
조사관이 김수복의 자백서를 보며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김수복의 대답에 조사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1944년 후반부터 1945년 광복되기 전까지는 의열단 오덕수 위원장과 독립운동가로 전향한 사실이 있습니까?”
“그렇소이다.”
“무척이나 곤란하군요.”
“죄는 죄지요.”
“변절자는 반민족 행위자로 분류하나 죄를 뉘우치고 독립운동에 투신한 자는 그 분류가 모호합니다.”
“재판에서 결정될 겁니다.”
“그렇겠지요. 일제 고등경찰 하편락 암살을 위해 의열단에 정보를 제공한 것이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지장 찍으시오.”
김수복은 지장을 찍었다.
철컥!
그때 조사실 문이 열렸고.
미군 헌병과 통역관이 들어섰다.
“무슨 일이십니까?”
조사관이 묻자 미군이 영어로 말했고.
통역관이 그 말을 듣고 조사관을 봤다.
“위조지폐 신고자로 미군에서 조사할 것이 있으니 데려갈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고 하십니다.”
조사관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김수복과 함평식은 미군에게 인계됐다.
* * *
남조선노동당 당수 집무실.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급보를 받은 박헌영이 여운형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고.
여운형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인상만 찡그렸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이주하와 김삼룡은 없었다.
그들은 정판사 사건에 직접 관련된 공산주의자와 함께 미군에 체포됐다.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닫지 말고 뭐라도 말 좀 해 보십시오!”
“나도 오늘 처음 알았소.”
“이렇게 되면 더 이상 남조선 지역에서 합법적인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여운형과 박헌영이 체포되지 않은 건.
여운형과 박헌영이 월북해 북한 권력 쟁투에 뛰어들어 줬으면 하는 강철의 생각 때문이었다.
“이제 어쩌실 겁니까?”
“나 역시 고심하고 있소.”
“이 모든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남조선 지역에서 정치 기반을 모두 잃게 됩니다.”
“으음······.”
“특단의 조처를 내려야 합니다.”
그때 지창수가 말했고.
두 공산주의자 거물이 지창수를 봤다.
“남조선의 혁명 동지는 지하로 숨어들고, 두 분께서는 월북하셔야 합니다.”
“지하로 숨어들자고?”
“미군정은 지금까지 꼬투리만 잡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대로 계신다면 당은 완전히 무너질 겁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하조직으로 노선을 바꾸고,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무장투쟁으로 노선을 변경해야 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지 않습니까.”
지창수의 말에 박헌영이 고개를 끄덕였고.
여운형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서두르셔야 합니다.”
“바로 월북하라는 건가?”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군사분계선은 철조망이 쳐있네.”
“그래도 넘어갈 지역은 많습니다. 가셔야 합니다. 저는 이곳에 남아 지하조직을 건설하겠습니다.”
“자네가?”
“예, 그렇습니다. 저는 군대에 입대할 생각입니다. 혁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두 지도자께서는 이북에서 제게 지령을 내리시면 됩니다.”
“미안하네.”
“혁명이 완수될 그 날이 올 것입니다.”
지창수는 훗날 여순 사건의 주모자가 된다.
그는 여수, 순천에 주둔한 국군 14연대 소속 인사계가 되어.
14연대를 이끌고 무장봉기를 일으켜.
일시적으로 여수시와 순천시 일대를 장악하고.
진압군이 투입되면서 지리산으로 들어가 빨치산 활동을 한다.
* * *
경교장 김규의 집무실.
“지금 내게 뭐라고 했나?”
김규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물었다.
“두 분께서 힘을 잡고 자치 정부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말 자치 정부가 수립될 수 있다고 보는가?”
“하지 군정장관이 미국 백악관의 결정을 통보했지 않았습니까?”
“그렇다고는 하지만 소련 군정이 가만히 있을까?”
“이미 냉전의 시대로 돌입했습니다. 미국과 소련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서로 으르렁거릴 것입니다.”
“강철, 자네는 마치 미래를 다 알고 있다는 듯 말하는군.”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면 보이는 부분입니다.”
“백범, 나와 손을 잡으세.”
이승한 박사가 김규에게 말했다.
“우리가 손잡아야 합니까?”
“그래야 하지 않겠나? 내 하지 군정 장관에게 들었는데 미군정은 국방과 외교 부분에만 책임질 것이고, 나머지는 자치 정부에 이양할 예정이라고 했네.”
이승한의 말에 김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통일되는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자치 정부가 임시정부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건국의 초석을 다지면 좋지 않나?”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조선 인민들이 과반수 찬성표를 던져야 합니다.”
“자네와 내가 손잡는데 그것은 어렵지 않다네.”
“그렇게 된다면 신탁통치는 10년간 이어집니다. 우리는 이해했지만, 과연 인민들이 이해할까요?”
“이해시켜야지.”
“강철, 꼭 그래야 하는가?”
김규가 내게 물었다.
“예, 꼭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우선 이승한 박사께서 대통령에, 선생님께서 부통령, 그리고 죽산 선생께서 수상직에 오르셔야 합니다. 물론 선거는 자치 정부 임시정부 대통령을 뽑는 선거지만 말입니다.”
“부통령······.”
“대통령이 되고 싶나?”
이승한이 담담한 얼굴로 김규에게 물었다.
“연장자께서 하셔야죠.”
“고맙네, 나 다음은 자네가 될 것이네.”
“우리가 권력을 좇자고 손잡은 것이 아니니 그런 말씀은 마십시오. 다 민족과 국가를 위한 일입니다.”
요즘 김규는 부쩍 민족과 국가를 들먹였다.
‘혹시 딴생각을 하나······.’
나도 모르게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맞는 말이네. 승낙해 줘서 고맙네.”
“그건 그렇고 강철, 자네는 어떤 직책에 앉을 생각인가?”
김규의 물음에 이승한도 나를 빤히 봤다.
“저는 경제부 장관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사업가이지 않습니까?”
“경제부 장관?”
김규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되물었다.
아마 김규의 머릿속에는.
임시 대통령, 임시 부통령 위에 경제부 장관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예, 그렇습니다. 인민들의 삶이 풍족해야 국가가 발전합니다.”
결국, 나는 아직 어리니까 비선 실세.
아니, 인선 실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 * *
민족 계열 정당의 당수 사무실.
“선거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네.”
“임시지만 자치 정부의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는 일이네.”
“정말 임시정부가 설립될까요?”
“가능성은 충분하지. 그래서 우리도 대통령에 출마할 분을 선출해야 하네.”
“누구를 생각하십니까?”
“일본에 계신 이은 황태자님과 강철 집행위원이네.”
민족 계열 정당의 당수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었다.
“가능하시겠습니까?”
“영국은 입헌군주제지만 선진국이지.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문제는 강철 집행위원이 우리와 손잡느냐는 것입니다.”
“우선 서울에 있는 그의 첫째 형을 우리 정당에 가입시켜야겠지.”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바로 같이 가세.”
“예, 당수님.”
이들은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몽상가였다.
* * *
덕은 여왕의 집무실.
“수상에게 연락이 왔습니까?”
“이은 공의 귀국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 그 말씀은······.”
덕은이 감격한 듯 말까지 더듬었다.
“수상 각하께서 사죄를 드린다고 하셨습니다.”
후지모라가 덕은 여왕에게 강철이 무선통신으로 전파한 내용을 적은 종이를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정세가 혼란스럽기에 불충하게도 폐하의 근친들의 입국을 막은 것에 대해 사죄드리옵니다. 왕국의 정세는 안정되었고, 그에 따라 왕족들이 입국해도 혼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옵니다. 하나 신이 걱정하는 것은 폐하의 근친들이 혹여 딴마음을 먹고 반란을 획책하진 않을까 참으로 두렵사옵니다. 분명한 것은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신은 폐하를 위해 그 어떤 조치도 불사할 것이며 이신 공주마마께 보위가 안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마련할 것이옵니다.]승낙이었다.
하지만 서신을 읽는 덕은의 표정은 어두웠다.
‘모진 사람······.’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덕은이었다.
“왜 그러시옵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