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13
대한민국 절대 재벌! 213화
“수상 각하께서 걱정하지 마셔도 된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대마도 왕국에 더 큰 기회가 왔다고 하셨습니다.”
“수상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요. 내가 사실 수상을 참 많이 오해했습니다. 그런데 즉위하고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소.”
“그러시옵니까?”
“수상이 아니었다면 조선 왕조의 맥이 끊어졌을 겁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신이 이 대마도 왕국의 왕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인데 말이죠.”
사실 후지모라가 바랐던 부분이었다.
“수상 각하께서는 대마도 왕국의 지존은 폐하시고, 그다음이 이선 공주마마라는 것을 모든 신하에게 못을 박았나이다.”
“그러니까요. 나는 왕이 되기 싫은 사람이 무엇을 위해 그리 바쁘게 움직이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왜 이러 모질게 사는지도 모르겠소.”
“그 모든 것이 대마도 왕국과 대마도 출신 일본 인민, 조선 인민을 위하여 그러시는 것이옵니다.”
“내무장관은 수상을 거의 신성시하는구려.”
“저는 신은 희망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저에게 또 대마도 왕국 사람들에게는 수상 각하께서 신이십니다.”
후지모라의 말에 덕은은 고개만 끄덕였다.
* * *
대구 시청 앞.
“대현 미곡상 사장 강철?”
“그 강철이 저 강철이야?”
“가가 가라고?”
“에이, 가가 어디 가겠어?”
남자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나, 그 가인 가가 맞습니다.”
“진짜로?”
“예, 그렇소.”
“억수로 착한 그 사람이라고요?”
“그렇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배가 고파서 쟁기를 던져 버리고 죽창을 잡으셨다면 그 죽창부터 내려놓으십시오.”
“내려놓으면 어떻게 할 건데?”
중년의 남자가 내게 따지듯 되물었다.
“아재, 이름은 뭐요?”
“아재?”
내 물음에 중년의 남자가 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아재 아닙니까? 나는 밀양 사람이고요, 여긴 대구 아닙니까? 우리가 남입니까?”
“뭐라꼬?”
“아재들이랑 나랑 남이 아니라서 내가 여기까지 온 거인교.”
나는 사투리를 섞어가며 말했다.
“개똥 같은 소리는 치아라!”
“죽창을 내려놓아야 쌀섬을 지고 떳떳하게 집으로 돌아갈 것 아닙니까?”
“이 얼라가 뭐라 카노?”
다다닥, 다다닥!
그때 죽창을 든 사람 몇 명이 중년의 남자를 향해 뛰어왔다.
“와?”
처음 나를 매국노라고 몰아붙였던 남자는 이제 사투리만 썼다.
“클 났습니다. 트럭이 수십 대, 아니, 수백 대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트럭이 몰려온다는 소리에 대구 시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다시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수백 대?”
“예, 트럭에 뭔가 가득 실렸는데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데 우리 잡아 죽이려고 서울에서 군인들을 더 보낸 모양입니다.”
“아재!”
나는 중년의 남자에게 보고하는 남자에게 소리쳤고.
그 남자가 나를 봤다.
“니는 뭐꼬?”
“안 봤으면 헛소리는 마소.”
“이 새끼가 뭐라 카노?”
“그게 군인들로 보였소?”
“그럼 뭔데?”
“내 말했잖소? 떳떳하게 등에 지고 갈 쌀섬이라고.”
내 말에 중년의 남자가 나를 다시 뚫어지게 봤다.
“배고파서 들고일어났다면서요? 그럼 배가 안 고프면 되는 거 아닙니까?”
“진짜가?”
“아재, 이름 뭡니까?”
“나는 노판석이다.”
“내 아재를 보니 좀 배우신 것 같은데, 공산주의자입니까?”
“배고파서 아우성을 치는 것이 빨갱이라고 하면 나는 빨갱이다. 됐나?”
“그럼 나도 빨갱이요. 배고파서 악착같이 돈 벌었고, 그 번 돈 없는 사람들이랑 이렇게 나눠 쓰고 있으니 나도 빨갱이요. 아재들 집에 가면 아주머니들도 계실 거고, 얼라들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총 맞아 죽으면 그 아주머니들하고 애들은 누가 돌봅니까? 가장이 뼛골 빠지게 일해도 피죽도 못 먹는 세상인데 아재들까지 없으면 누가 먹여 살립니까?”
감성팔이 중이다.
“그렇기는 하지······.”
“누가 선동했을 겁니다.”
“우리가 바보 멍충이가? 누가 선동한다고 이 짓을 하게?”
“그 사람들 지금 어디에 있소?”
이미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무장봉기를 주도하는 자들은 대부분 인민의 분노를 일으키고.
폭동이 시작됐을 때 불리해지면 사라진다.
“뭐라고?”
“그 사람들 있을 거 아니오? 내 그 사람 중에 하나라도 있으면 내 매국노 맞소. 내 그 개새끼 중에 한 새끼라도 있으면 나 여기서 뒈져도 좋습니다.”
내 말에 노판석이 사람들을 봤다.
“고 씨 처녀랑 젊은 선생들 어디 갔어?”
“아까부터 안 보이던데요.”
‘고 씨 처녀?’
싸한 기분이 들었다.
“아재, 아까 고 씨 처녀라고 했습니까?”
“와?”
“고 씨 처녀라고 했냐고요.”
“자기가 고 씨라고 해서 우린 그리만 알고 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안 보이네.”
“그 선생들 안 보이네.”
“없다.”
“진짜가?”
“없다! 어서 찾아봐라!”
“없다.”
사라진 것이다.
미군에게 포위당해 이탈한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미군들이 발포해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분노한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들고일어날 것이고.
폭동과 항쟁을 구분할 수 없는 무력투쟁이 일어날 것이다.
“회장님! 어디 계십니까? 나 들어갑니다!”
그때 우 사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왔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 * *
“누가 또 이 안으로 들어온답니다!”
대구 시민 하나가 노판석에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우 사장이 문을 열고 내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는 대현 건설의 사장이 되기 전에 깡 하나로 버틴 함경도 출신 주먹이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회장님.”
우 사장이 내게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자.
대구 아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딱 맞춰서 오셨습니다.”
“지금 바로 하역하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예?”
“아예 저 아재들 사는 동리로 트럭을 몰고 가세요. 싣고 온 곡식은 거기서 배급하십시오. 먹은 것이 없어 삐쩍 말랐는데 쌀섬은 어찌 메고 가겠어요?”
“예, 알겠습니다.”
우 사장이 내게 대답하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대구 아재들이 막았다.
“왜 이럽니까?”
“들어올 때는 네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네 마음대로 못 나간다카이!”
“이보시오, 죽창을 그리 들고서 어떻게 사람을 찌르려는 것이오?”
놀랍게도 우 사장은 자신을 막아선 남자의 죽창을 빼앗아서 두 손으로 잡았다.
“잘 보시오, 다리는 당신처럼 양옆으로 쫙 벌리는 것이 아니라 왼발은 앞으로, 오른발은 뒤로 서야 힘이 제대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대나무 쪼가리는 양손으로 넓게 잡고 사선으로 드는 겁니다. 그리고 찌를 때 손의 힘으로만 찌르는 것이 아니라 앞발을 힘껏 내디디면서 찔러야 제대로 찌릅니다. 아시겠습니까?”
“어……. 그런가?”
“알았으면 어서 비키십시오. 쌀 내리기 시작하면 다시 트럭에 다시 적재하는 것도 일입니다.”
“어쩝니까?”
“보내 줘요.”
그렇게 우 사장은 다시 밖으로 나갔다.
“트럭에 쌀을 내리지 말고 대기해! 대구 지역 동네마다 쌀 배달 간다!”
우 사장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진짜 주는 기가?”
“하모요!”
서울말 쓰다가 사투리를 쓰려니 살짝 어렵다.
“총부터 다 내려놓고, 죽창도 버리고, 나랑 같이 나갑시다.”
“우리가 이랬다고 저 코쟁이들이랑 순사들이 우리를 잡아가는 거 아이가?”
“사람을 와 이리 못 믿습니까?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저 사람들이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믿어도 되나?”
“믿으라 카이!”
“진짜 믿는다?”
“아재요, 다른 방법 있어요? 안 무서워요? 마누라랑 자식들 걱정 안 돼요? 배고파서 들고일어났다면서요? 아재들 없으면 다 죽어요. 얼른 그 흉측한 것 안 버리고 뭐 하세요?”
내 말에 사람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쌀만 준다면 이러고 싶지 않다.”
“나도 사실 억수로 겁났다.”
하나둘 죽창을 버리기 시작했다.
‘됐다!’
이것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모두 죽창과 구식 소총들을 버렸다.
“아재들, 이만 집에 갑시다.”
나는 대구 시민들에게 말하고 돌아섰다.
“소튼 대위!”
나는 바로 소튼 대위를 부르며 앞으로 걸었고.
소튼 대위가 봉쇄선을 펼친 경찰들 뒤까지 뛰어왔다.
“이 사람들 나간다고 합니다. 당장 봉쇄 푸세요!”
“진짜입니까?”
“그렇소, 내가 이곳을 벗어나면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했소.”
“하지만 주모자들은 조사하고 처벌해야 합니다.”
“들은 바로는 주동자들이 빨갱이들인데 아직 남아 있겠소? 그것들은 비겁하게 벌써 도망쳤답니다.”
“그래도 수상 각하······.”
“하지 군정장관이 나랑 약속한 겁니다.”
“정말입니까?”
“의심스러우면 하지 군정 장관에게 물어보든가!”
“아닙니다. 모두 철수한다! 철수 준비!”
소튼 대위가 소리쳤고.
미군들은 빠르게 철수를 준비했다.
그리고 경찰도 내 눈치를 보다가 바로 봉쇄를 풀었다.
하여튼 유혈사태가 일어날 뻔한 대구 사건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시청 안 공터에 구식 소총들이랑 죽창 쌓아 놨으니까 챙겨 가시오.”
“예, 알겠습니다.”
“참, 그 옆에 유리병에 든 것은 가솔린이니까 술인 줄 알고 마시지 마시고.”
“네? 화염병까지 준비했다는 겁니까?”
소튼 대위가 기겁했다.
“그러니까 공산주의자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사람들 선동한 겁니다. 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배고파서 모인 겁니다. 아시겠소?”
“예, 알겠습니다. 충성!”
소튼 대위가 내게 거수경례했고.
소튼의 옆에 있던 상사가 병사들을 이끌고 긴장한 눈빛을 지으며.
대구 시청 공터로 들어갔다.
* * *
“우 사장.”
“예, 회장님.”
“사람들이 고 씨 처녀가 이 폭동의 주동자라는데 없었습니다.”
“고 씨 처녀라고 하시면······.”
우 사장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눈빛을 지었다.
“사진이 있었으면 사진이라도 보고 확인해 보고 싶은데 사진 한 장이 없네.”
물론 고영희와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었다.
“그러니까 몽타주라도 그려서 가져오시오. 내가 보고 확인할 수 있게.”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우 사장이 대답하고 돌아섰다.
“운전수들 다 모여!”
우 사장의 말에 운전수들이 모였고.
그중에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 포착됐다.
“다 모였습니다.”
“조수석에 각 동네 사람들 태우고 출발하는 거다.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알았으면 차에 시동 걸어.”
“예.”
수백 대의 트럭이 시동을 걸자 시장통보다 더 시끄러웠다.
“해가 떴네요.”
내 옆에는 노판석 아재가 서 있었는데.
미군과 경찰들이 철수하는 것을 멍하니 보다가.
해가 뜨면서 트럭 위에 산처럼 쌓인 쌀섬이 보이자 입을 떡 벌렸다.
아니, 모든 사람이 입을 떡 벌렸다.
“지, 진짜 살이네······.”
“쌀입니다. 쌀.”
“그래, 살.”
“쌀.”
“살!”
“됐습니다. 됐고요.”
“정말 고맙다.”
노판석이 내 손을 꼭 잡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