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14
대한민국 절대 재벌! 214화
“니 때문에 우리가 살았다.”
“아까는 매국노라면서요?”
“그게……. 미안타. 내 사실 우리 마누라가 9월이면 애를 낳는다. 이 판에 안 낄라고 했는데 우짜겠노? 누구라도 나서야제.”
“그러셨군요.”
“하여튼 니, 억수로 대단하다. 그래서 말이다.”
진짜 대단한 사람은 이제는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것인데 여전히 내게 반말하는 노판석 아저씨인 것 같다.
“예?”
“곧 태어날 우리 아들 이름을 지어 도.”
“제가요?”
“그래, 안 되겠나?”
“제가 뭐라고······.”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내 사실 원래는 김해로 이사 가려고 했는데, 전염병 때문에 막혀서 이사를 몬 갔다. 이제 통제가 풀리면 이사를 갈 기다.”
이제 노판석 아저씨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말했다.
“그러세요?”
“비싸게 굴지 말고 우리 아들 이름 하나 지어 줘라.”
막무가내다.
“아……. 그런데 어찌 아들이라고 생각하세요?”
“니 이제 사투리 안 쓰네?”
“저, 원래 사투리 안 씁니다.”
노판석을 보며 씩 웃었다.
“내 아들 이름을 뭐라고 지으면 좋겠노? 니처럼 훌륭한 애로 컸으면 좋겠다.”
노판석의 아저씨의 말에 훌륭한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려 봤다.
‘내 이름을 따라서 노철? 노덕수? 노산? 아니면 아예 노대중? 아, 졸라 어렵네······. 혹시······.’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아닐 거야.’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와?”
“어려워서 못 짓겠습니다. 이름은 그냥 작명소 가서 지으세요.”
“진짜로 못 짓겠나?”
“예.”
“알았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기제.”
“맞습니다. 맞고요. 어서 집으로 가세요.”
“고맙데이.”
그때 운전수 하나가 내 옆을 지나갔다.
키가 180센티미터로 넘어 보였다.
‘저 사람은······!’
나도 모르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기요!”
나는 키가 아주 큰 운전수를 불렀다.
“예, 회장님.”
우 사장이 나를 회장님으로 부르는 것을 봤는지 그도 나를 회장님이라 불렀다.
그런데 그의 눈동자에서는 나에 대한 존경심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름이 뭡니까?”
“예?”
“이름이 뭐냐고요.”
“정주형입니다.”
역시다.
“나중에 서울 올라오면 나 좀 봅시다.”
“예?”
“나 좀 보자고요.”
“예, 예, 알겠습니다.”
* * *
자유당 당수 집무실.
“정말 수고했네, 정말 수고했어.”
나는 대구에서 3일 만에 돌아왔고.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대구 사태를 진정시켰다.
“정말 자네가 아니었으면 유혈사태가 발생했을 거야. 정말 자네는 대단한 사람이네.”
이승한은 돈이 안 드는 일이라고 끝도 없이 나를 칭찬했다.
“쌀 필요한 사람에게 쌀 주고 왔습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더 심각할 듯합니다.”
“내가 자네를 믿어서 하는 소리지만 이런 일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발생할 것이네.”
이승한의 말에 나도 동의한다.
“그렇습니다. 박사님. 자치 정부 수립 후 바로 토지개혁부터 단행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조선이 가졌던 봉건주의적 악습을 모두 철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봉건주의적 악습?”
“예, 그렇습니다. 반민특위로 친일파들을 꽤 많이 숙청했지만, 여전히 양반이 지방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마치 중세 시대의 영주 같아 보였습니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쌀을 나눠줄 때도.
그들은 무척이나 못마땅해 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온순한 백성으로 변한 대구 사람들은.
그 양반들을 가장한 지주들의 눈치를 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습니다. 촌 단위 중심으로 토착 세력의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이것은 박사님께서 추구하시는 자유민주주의 정착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그래서 방법이 있나?”
“새마을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새마을?”
“예, 일명 새마을운동입니다. 자치 정부 초대 임시 대통령께서 이룰 첫 번째 업적이 될 겁니다.”
“내, 내 첫 번째 업적이라······.”
이승한의 눈빛이 떨렸다.
“예, 그렇습니다.”
“알았네. 자네가 알아서 추진하게. 선거에서 승리만 한다면 무엇이든 못 하겠나? 이 모든 것이 조선 인민들을 위해 하는 일인데.”
이승한이 또 조선 인민을 들먹였다.
“예, 맞습니다.”
“그나저나 군사분계선을 쳤는데도 월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예,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현재는 남한보다 북한이 잘살지 않습니까? 거긴 이미 토지개혁이 단행되었습니다.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했고, 남한 지역에 침투한 공산주의자들 때문에 소문이 퍼졌을 겁니다.”
“그럴 것이야.”
“그러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자치 정부의 수립과 동시에 박사님도 토지개혁을 단행하셔야 합니다.”
“그렇기는 한데 공산당처럼 무상몰수 무상분배는 할 수 없는 노릇이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난한 인민들에게 돌아갈 몫이 없네.”
“그럴 겁니다. 돈 가진 자가 땅도 가질 테니까요.”
“그럼 더욱 큰 불만이 생길 거네.”
이승한은 자신이 만들 정권 유지 때문에 인민들의 불만을 걱정했다.
“그래도 유상몰수 유상분배입니다. 그리고 그 유상분배 방식은 경매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경매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 남한 땅을 다 가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네 아닌가?”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유상으로 모든 땅을 사서 유상으로 인민들에게 분배할 겁니다. 100년 상환으로 땅을 팔면 가난한 인민들도 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
내 말에 이승한은 그저 입이 쩍 벌어졌다.
“자, 자네에게 그 정도의 자본력이 있나?”
“예, 그러니 박사님은 선거에만 집중해 주십시오.”
“알겠네. 그리고 내가 임시 대통령이 되면 자네가 말한 새마을운동이라는 것부터 발표하겠네.”
“예, 감사합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1단계로 새마을사업을 추진해 인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치 정부만 들어서면 정치 부분은 감시만 하고.
경제 발전과 사업 부분에 몰두할 것이다.
물론 정치 부분에서도 중대 사항은 내가 결정을 내릴 것이다.
* * *
평양 김일성의 집무실.
“남로당에서 준비했던 과업이 실패했다고 하셨습니까?”
김일성이 여운형에게 물었다.
이 자리에 여운형과 같은 남로당 출신인 박헌영은 없었다.
박헌영은 지금 연안파의 핵심 인물인 김두봉과 최창익을 만나고 있었다.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만들어졌는데 소나기를 맞은 것처럼 사그라졌습니다.”
여운형은 안타깝다는 눈빛을 지었다.
“그렇군요. 혁명 완수가 이렇게 어려운 겁니다.”
그리고 김일성은 여운형을 크게 질책하지 않았다.
아니, 이 시점에서는 여운형을 질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만약 김일성이 여운형을 대접하지 않으면.
박헌영처럼 연안파에 합류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박헌영 동지께서는 안 보이십니다.”
“김두봉 동지를 만나고 있습니다.”
김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연안파의 핵심 인물은 김두봉과 최창익 그리고 무정이다.
“공산주의 조국 건설을 위해 좋은 말씀 나누고 있겠군요.”
“그러실 겁니다.”
이 순간에도 김일성은 대범한 척하고 있었다.
“그래도 폭동까지 몰고 갈 거라 생각했는데 안타깝습니다. 남조선 지역이 혼란에 빠져야 미군정이 머리가 아플 텐데 말입니다.”
“그렇소. 가능했던 일인데 갑자기 강철이 나타나서 식량을 퍼 줘 협상을 성공시켰고, 사상 무장이 완료되지 않은 농민들이 스스로 무장을 해제했습니다.”
“또 강철이군요.”
김일성이 미소를 지었다.
“예,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사실 나는 같은 동포끼리 이리 싸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화통일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김일성은 전쟁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남한을 적으로 생각했고.
또 하나의 정부로 받아들였다.
“이제는 대결 구도를 펼쳐야 합니다.”
김책의 말에 김일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요즘 강산 동지가 안 보이는군요.”
“강산 동지는 매일 조민식 선생을 만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김책의 말에 김일성이 미소를 지었다.
“민족 지도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예, 그렇습니다.”
이 순간 여운형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위원장 동지······.”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저는 이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러십시오. 그런데 다음 과업 지역은 어딥니까?”
“여수입니다.”
“서울에서 점점 멀어지는군요.”
“미군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부분에서 이행하라 지시했습니다.”
“조장은 누구입니까?”
“고영희라는 열성적인 여성 동무입니다.”
“알겠습니다.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일성의 말에 여운형은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가 돌아가겠다는 말은.
자신에게도 관심을 좀 가지라는 의미였는데.
이렇게 축객령 비슷한 것이 내려질 줄은 몰랐다.
‘내 꼴이 말이 아니군.’
박헌영은 이런 대우를 예상했기에.
이곳에 오지 않고 연안파를 찾아갔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여튼 여운형이 돌아갔고.
이제야 김일성과 김책은 실질적인 남한 공격 방법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자발적으로 소요하는 것은 큰 타격을 줄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남한 지역을 장악한 미군정을 혼란에 빠트릴 방법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뭡니까?”
김일성이 바로 되물었다.
“이미 남북으로 갈라졌습니다. 남한 지역은 곧 선거할 겁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독단적으로 단독정부를 수립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지요.”
“그러니 혼란을 주고 경고해야 합니다. 조선 반도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70%를 이북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걸 차단하자는 말씀이시군요.”
“조선 인민을 배신하고 미국에 10년 이상의 신탁통치를 요구한 미 제국주의 앞잡이들에게 일침을 가할 수 있을 겁입니다.”
“옳은 말씀이시오.”
“그나저나 저는 조민식과 강산 동지가 자주 만나는 것이 걱정됩니다.”
“그냥 두십시오. 내게 그는 백지처럼 깨끗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
“곧 어떤 식이든지 결단을 내릴 것입니다.”
강산은 고민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김일성은 강산을 믿기 시작했고.
그것은 백의사 테러 때 강산이 아픈 몸을 던져 자신을 보호했기 때문이었다.
“예?”
“하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번에 내게 건의한 것처럼 3군단 군단장으로 임명할까 합니다. 어떻소?”
“제 의견을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김책 동지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누가 따르겠소? 하하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