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34
대한민국 절대 재벌! 234화
“그리고 강철 대마도 왕국 수상이 고영희의 재판장에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래? 혹시 재판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나?”
“아닙니다. 지켜보다가 그냥 돌아갔다는 보고입니다.”
“지켜만 봤다?”
“그렇습니다.”
“알았네, 5분 후에 안으로 모시게.”
“예, 알겠습니다.”
-하지 중장, 대안은 있나?
하지 군정장관은 다시 한번 맥아더의 전문 내용이 떠올랐다.
‘없지요. 없습니다. 그래서 미워도 다시 한번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 군정장관이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을 지었다.
* * *
하지 군정장관의 집무실.
“저번에는 내가 너무 흥분해 무례한 발언을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러십니까? 지금도 제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이십니까?”
스미스의 말대로 개인적인 앙금을 풀려고 이곳에 왔다.
‘부탁할 것도 있고······.’
오늘은 정말 파란 하늘인데 그래서 참 서글프다.
“그러시다면 나 말고 다른 대안이 있습니까?”
사과는 했다.
그러니 더 이상 저자세로 나갈 필요는 없다.
“없더군요.”
“그러시다면 어제는 잊고 내일을 생각합시다. 하지 군정장관.”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미안했소, 내가 흥분해 그대의 명예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리 말씀하시는 것은 제게 따로 하실 말씀이 있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하지 군정장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형은 언제 집행됩니까?”
“내일입니다.”
하지 군정장관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것이 강철 경제부 장관님께도 좋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사형 집행을 하루만 연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루요?”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아들에게 엄마의 얼굴을 보여 주고 싶고, 사진 한 장 남겨 주고 싶습니다.”
내 말에 하지 군정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형이 집행되는 날, 참관하고 시신을 수습하고 싶습니다.”
“피의자의 관계자이니 그리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 *
“그럼 이제 김규 정부가 들어서는 겁니까?”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보고서에 의하면 통일 운동에 열중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일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고자 합니다.”
“그 말씀은 무척이나 위험한 발언입니다. 오키나와에 대마도 왕국과 대한청년단 소속 군인이 군사훈련을 받는 것을 압니다. 또한, 대마도 왕국에는 군사대학이, 하와이에는 중급 군사학교가 설립된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에서 멀어지실 수 있습니까?”
“뒤로 한발 뒤로 물러나야 할 것 같습니다. 경제가 발전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습니다. 이번 시위도 결국 조선 인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에 일어났고, 그 분노의 시발점은 가난에서 왔다고 생각합니다.”
“공업화를 더욱 추진하시겠다는 거군요.”
“그렇소이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겠다고 하셨지만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여튼 제게 사과하셨으니 앞으로는 개인감정은 배제하겠습니다.”
하지 군정장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협조를 구할 것이 있습니다.”
“협조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번 시위를 유발한 자들은 북조선의 지령을 받은 공산주의자들입니다. 그렇기에 남한에 침투한 공산주의자들을 전격 색출하여 미군정 재판장에 세울 생각입니다.”
“대대적으로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말씀입니까?”
놀랍게도 하지 군정장관은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땅에서 공산주의는 불법이 될 것입니다.”
나는 국가보안법을 떠올렸다.
“결국, 분리하실 수 없군요. 대한민국의 역사는 10월 숙청으로 기록할 것 같습니다.”
“안정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내정과 자치는 대한민국 자치 정부에게 위임했습니다.”
“감사하오. 미군 헌병대를 동원할 참입니다.”
내 말에 하지 군정장관이 인상을 찡그렸다.
“악역을 담당해 달라는 겁니까?”
“그렇소이다.”
“이럴 때 보면 참 당당하십니다. 결국, 이 사항을 이끌어 내려고 제게 사과하셨군요.”
하지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 말고는 대안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반민특위 조사관들과 미군 헌병대를 운용해 대한민국 땅에서 공산주의자를 모조리 색출해 체포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앞으로의 역사는 아마도 1946년 10월을 피의 숙청이라고 부를 것이다.
‘남한도 그렇고 북한도 그럴 것이다.’
나는 강산 형님께서 계획하신 것들을 보고받았다.
분명한 것은 역사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 * *
강철의 집 안방.
3살 된 내 장남 필은 차남인 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지금 이 순간은 녀석의 행동이 정말 고마울 뿐이다.
“아······.”
내 말을 들은 리에가 안타까운 탄성을 터트리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준이 가여워서 어떻게 해요?”
“어쩔 수 없소.”
“힘이 있으시잖아요.”
“구할 수가 없소.”
“가진 힘을 다 동원하셔도 안 되는 건가요?”
“그녀 때문에 수백 명의 아비와 어미가 죽었소. 그리고 또 수천 명이 다쳤소. 개인적으로는 준이 때문이라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차마 그럴 수가 없소. 죄는 곧 벌로 이어져야 하지 않겠소?”
“정말 바보 같은 사람이에요. 흑흑흑······.”
결국, 고영희 때문에 리에가 울었다.
자기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고 필이 다가와 리에의 눈물을 닦아줬다.
“엄마, 울지 마!”
“으응······.”
리에는 필이와 준이 때문에라도 눈물을 닦아야 했다.
“내일 보러 갈 겁니다. 같이 가 주시겠소?”
“예.”
“예쁜 옷도 한 벌 챙겨 주시오. 준이를 위해 사진 한 장 남겨 줘야 하니까.”
“······예.”
* * *
김일성의 집무실.
강산의 보고에 김책은 넋이 나간 듯 충격에 빠졌고.
김일성은 놀란 눈빛을 지으며 강산을 지켜보았다.
“보신 것처럼 우성택과 김무정의 조카인 김상수가 모든 것을 자백했습니다. 이것은 명명백백한 종파 사건이면서 김일성 동지를 암살하려는 극악무도한 범죄입니다.”
“으음……. 박헌영, 여운형과 무정, 김두봉까지 관련되었다는 건가?”
김일성이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체포해 본격적으로 수사한다면 모든 음모가 밝혀질 것입니다.”
“강산 동지, 확실하오?”
김책이 강산에게 되물었다.
“확실합니다.”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소?”
“박헌영이 연안파인 김두봉과 자주 접촉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3군단 조사부에서 내사했습니다.”
10년 후에 일어날 종파 사건이 강산에 의해서 터지는 순간이었고.
이 순간 김일성은 눈빛에 신뢰를 담아 강산을 바라보았다.
8월 종파 사건은 8월 숙청 사건이라고도 불리고.
역사적으로는 10년 후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종파라는 단어는 북조선에서 사회주의적 가치를 따르지 않는 세력을 비난조로 일컫는 말인데.
그 말도 그때 만들어졌다.
하여튼 종파 사건은 최창익, 박창옥 등 연안파, 소련파가.
소련 공산당 제20차 전원회의의 테제를 방패로 삼아.
전면적으로 김일성을 비판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최창익 일파 및 연안파 세력은 투옥, 연금되었고.
숙청되면서 김일성의 독재 체제가 강화된다.
“3군단장.”
“예, 위원장 동지.”
“이번 일에 대해 전권을 드리겠소. 수사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시오.”
“예, 알겠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위원장 동지.”
* * *
김책은 김일성의 집무실에서 나왔고.
김일성과 강산만이 남았다.
“아직 혼자이지 않습니까?”
김일성이 뜬금없이 강산에게 물었다.
“예?”
“내게 여동생이 있소.”
“위원장 동지······.”
“내 오늘 다시 한번 느꼈소. 믿을 사람은 형제뿐이라는 것을, 나는 조선 인민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데 저들은 오직 권력만 추구하고 있소. 그래서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내 여동생이 못나지 않았는데 어떠시오?”
강산은 고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할 뿐입니다.”
“고맙소, 아우!”
김일성은 강산을 아우라 불렀다.
“예, 형님.”
“지금 생각해 보니 나와 같은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신경이 쓰여.”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대를 위해서는 소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지.”
“예, 그렇습니다.”
“아우.”
“예, 형님.”
“우리, 잘해 보세.”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준 총은 이만 돌려주게.”
“예?”
“형제의 손에 직접 피를 묻히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김일성은 강산을 완벽하게 믿는 듯했다.
그리고 남한 지역은 강철에 의해서 10월 피의 숙청이 시작되고.
북한 지역은 강산이 김일성의 사주를 받아 10월 숙청을 시작되려는 상황이었다.
* * *
서대문 형무소 외곽 지역.
오늘도 어제처럼 화창했고, 하늘은 더욱 파랬다.
리에의 품에는 준이가 안겨 있고.
내 뒤에는 사진사가 긴장한 눈빛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이 벽 뒤에 설치하시오.”
준이에게 단 하루지만 친엄마의 얼굴을 보여 주고.
사진 한 장을 남겨 주려고 이곳에 왔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서대문 형무소 외벽은 하얀 천으로 형무소의 흔적을 가렸고.
고영희가 옷을 갈아입을 임시 텐트도 설치했다.
그리고 잠시 후.
손에 수갑을 차고 담담한 눈빛을 지은 고영희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저 멀리 가 있으시오.”
“예, 회장님.”
사진사가 멀리 걸어가 벽 쪽을 보았다.
“수갑을 풀어 주시고 잠시 자리를 비켜 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고영희를 데려온 간수도 모두 사라졌다.
* * *
“아우님, 준이에요. 안아 보세요.”
고영희가 수갑을 풀자.
리에가 준이를 건넸고.
고영희는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준이를 안았다.
워낙 낯가림이 심한 준이는 고영희에게 안기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응애, 응애, 응애, 으아아아앙!”
자기가 낳은 아들이 자기 품에서 울자 애써 눈물을 참던 고영희가 눈물을 떨어트렸다.
“나를 보고 우네요······.”
“한동안 못 봐서 그래요. 곧 익숙해질 거예요.”
“형님, 제게는 시간이 없어요.”
“아아아앙, 아아아앙!”
필이는 계속 울기만 했고.
결국, 고영희는 리에에게 애를 다시 건넸다.
“옷을 갈아입어 주시오.”
나는 착잡한 마음으로 고영희에게 말했다.
“준이를 위해 사진 한 장 남겨 주시오.”
“······.”
내 말에 고영희는 눈물을 머금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수수한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받아 텐트로 들어갔고.
잠시 후 참한 모습으로 텐트에서 나왔다.
* * *
“찍겠습니다.”
사진사가 긴장한 눈빛으로 말했고.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찰칵, 찰칵!
결국, 오늘, 사진 한 장 남겼다.
“저는 참 바보처럼 살았네요.”
고영희가 리에의 품에서 웃는 준이를 보며 나직이 말했다.
“이제야 후회합니까?”
“나중에, 정말 나중에, 준이한테는 제가 미안했다고 전해 주세요.”
“알겠소.”
그렇게 허락된 하루가 지났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