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4
대한민국 절대 재벌! 24화
1944년 3월 1일, 마포의 어느 으슥한 선술집.
시간이 참 빨리도 흐른다.
나는 오늘 오덕수를 이곳에서 다시 만나고 있다.
‘이제 대한 독립까지······.’
1년하고도 조금 더 남았다.
‘그래서 나는 불안해지고 있지.’
사실 조국이 독립하지 않는 것이.
내 일신에는 더 이로울지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못된 놈이리라.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친일파보다 더 나쁜 놈이리라.
하지만 그래도 나는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주고 있다.
하여튼 나는 경성에서도 꽤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이름났고.
이것은 내가 토지매입과 매매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후부터 생긴 명성이다.
‘땅 투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돈을 써야 할 때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저기 뇌물을 써야 할 곳이 많아졌다.
고등계 형사들부터 시작해서 총독부까지.
그리고 광복군 비밀 조직인 오덕수와 그의 동지들의 활동 자금도 내가 마련해 줘야 했다.
‘어쩌다 보니 독립군이 됐군.’
크게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한 번 발을 담갔으니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오덕수와 내가 미행했던 그 뽀이로 가장한 독립군 말고는.
나를 아는 자가 없다는 것이다.
‘실체를 모르는 자가 많아야 비밀 유지가 수월하다.’
세상에 못 믿을 것은 인간이니까.
사실 내가 요즘 제일 두려워하는 부분이 그 부분이다.
‘독립까지는 아직 1년이나 남았으니까!’
그 1년 안에 내가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일본 헌병대나 고등계 형사에게 밀고한다면.
나는 죽은 목숨이다.
그리고 리에 아가씨는 과부가 될 것이고.
아마도 장인어른께서는 모든 재산을 강제로 몰수당할 확률이 높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다른 비밀 조직이 얼마나 더 있냐고 물었소?”
오덕수가 묘한 눈빛으로 내 물음을 되물었다.
‘그는 사실 나를!’
완벽하게 믿지 않는 눈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사실 밀정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믿음을 주고 치는 놈들이니까.
[오덕수]-나이 : 33세
-직업 : 독립운동가(의열단 조선지부 군자금 모금 총책).
-신뢰도 : 95%
-특징 : 조국애/민족애/충성심
-인생 성공 가능성 : 92%
-특이 사항 : 격동의 세월 속에서 강철과 함께 파란만장한 삶을 살며 성공한 정치인이었으나 자살로 생을 마감함.
또 한 번 내 눈에만 보이는 반투명의 문구가 세밀해졌다.
‘자살?’
놀랍다.
그리고 그 자살이라는 단어 뒤에는 물음표도 떠 있지 않다.
‘거기다가 성공한 정치인?’
이 순간 나는 예전에 어머니의 특이 사항이 떠올랐다.
‘성공한 혁명가의 어머니?’
내가 혁명가가 된다는 소리인가?
점점 더!
의문스러운 퍼즐들이 맞춰지고 있는 기분이다.
‘나와 같이 갈 사람이라는 거지.’
거기다가 놀랍게도 인생 성공 확률이 92%나 된다.
‘자살한다는데?’
인생이 성공했단다.
또!
신뢰도가 95%나 된다.
오덕수는 나를 믿지 않지만.
나는 오덕수를 믿어도 될 것 같다.
“무슨 오해라도 하시는 겁니까?”
의심하고 있는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 한다.
의심이 쌓이면 귀신도 만드는 법이고.
또한, 오덕수는 자신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그 의심 때문에 나를 제거하려고 들 수도 있으니까.
“내 듣기로는 고등계 순사들에게도 뇌물을 쓰고 있다고 들었는데?”
“버텨야 하니까요. 의심을 받지 않아야 하지 않겠소. 그런 면에서 뇌물만 한 것이 없소.”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오덕수다.
“내가 의도적으로 당신에게 접근해서 비밀을 캐는 밀정 같소?”
“이해하시오, 나는 의심을 많이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오.”
오덕수는 자신이 보였던 눈빛에 대해서 내게 바로 사과했다.
“압니다. 저도 두려움 때문에 묻는 겁니다.”
요즘 초조하다.
그리고 밤길이 무섭고.
혹시라도 누가 나를 부르면.
그게 일본 고등계 순사가 아닐까 해서 무섭다.
“당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나와 명월관 연결책밖에는 없소.”
오덕수 말고도 명월관 연결책이 나를 안다는 것이 싫다.
“그럼 다행이군요.”
하지만 둘만 알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도 강산 씨와 진행하고 있으니 걱정을 하지 마시오.”
만약 강산 형이 걸리게 되면.
‘나는 형을 모른 척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탁을 드릴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우리 형을 너무 물들이지 마시오.”
사실 내가 오늘 오덕수를 만나는 이유는 강산 형이 내게 했던 말 때문이다.
-철아, 너는 공산주의를 어떻게 생각해?
지금까지 둘째 형은 사상이나 이념 따위는 생각도 안 하고 산 사람이었다.
그런데 나 때문에 오덕수와 연결이 됐고.
그와 만나기 시작하면서 둘째 형이 내게 그것을 물었다.
‘사람이 변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깨우치고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념에 빠지면 사람이 변한다!’
나는 그게 두렵다.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이 얼마나 악랄한 존재인지 그 실체를 나는 알기에 더 두렵다.
-허황한 상상력에서 만들어진 쓸데없는 생각.
-모든 인민이 평등한 세상이 되는 것이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둘째 형이 내게 이렇게 묻는 건.
아직 공산주의에 물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없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래왔고, 앞으로 그렇게 될 거야.
-이미 계급은 없어졌어.
-과연 그렇게 생각해? 계급은 여전히 존재해. 돈이 계급이 될 거야. 그러니 만들어질 수 없는 세상이야.
-없다면 만들면 좋지 않을까?
-만들어지지 않아.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해?
-당연한 일이니까. 그들이 말하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모두가 가난하고 배고프게 나눠 먹는 세상이야. 그런 세상은 인민을 위한 세상이 아니야.
-뭐라고?
그때 둘째 형은 꽤 당황한 표정을 내게 지어 보였다.
-똑같이 나누는데 누가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어? 모두 게을러지게 돼. 그럼 가난해질 뿐이야. 인간은 탐욕 때문에 재산을 모아. 그리고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모으지. 하지만 공산주의는 말 그대로 공산이야. 모두의 재산이지. 누가 일해? 나라도 안 해.
-사람들이 다 너처럼 생각할까?
형에게 더는 설명해 줄 방법이 없었다.
-형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마.
형과 나눈 대화 때문에 이렇게 오덕수를 만나고 있는 것.
-철아, 나는 변하고 싶다.
우리 집 둘째인 강산 형이 내게 한 말이 지금도 자꾸 마음에 걸린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
내게 이유를 되묻는 오덕수다.
‘믿을 수 있는 사람!’
반투명으로 보이는 문구를 통해서 그는 꽤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은 공산주의자입니까?”
나는 아주 나직이 오덕수에게 물었고.
오덕수는 물끄러미 나를 봤다.
사실 일본 헌병대는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공산주의자들을 불령선인으로 규정하고.
잡아 죽이지 못해 안달을 내고 있다.
체제 전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공산주의자는 천황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탄압을 받고 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오.”
오덕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눈빛을 보니!’
공산주의를 싫어하는군.
그럼 다행이다.
“그런데 형이 공산주의에 대해 내게 물었습니다.”
사실 공산주의나 자본주의 그리고 민족주의 같은 이념을 둘째 형에게 이야기해줄 사람은 오덕수와 그 휘하에 있는 독립군뿐이다.
‘만주에 갔을 때 들었을까?’
그럴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강철 동지께서는 공산주의가 싫으시오?”
우린 아주 작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제가 자본주의자인데 어떻게 공산주의를 좋아하겠습니까.”
“허허. 그렇기는 합니다.”
“나는 공산주의가 싫습니다. 현실은 책에서나 나오는 유토피아를 만들 수 없습니다. 허구를 진실인 양 인민을 선동하는 족속들이 싫습니다.”
내 말에 오덕수가 나를 묘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사실 자본주의가 세계 인민들과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갈취하고 있기에.
그 반대급부로 공산주의가 퍼지고 있다.
‘실패하는 이념!’
하지만 아직.
공산주의가 실패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공산주의는 민족주의와 함께 세계로 퍼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소련의 팽창!’
세계 2차 대전이 종료되면.
그때부터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에 돌입하고.
동유럽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공산국가가 된다.
‘그리고 중국!’
중화민국의 국민당이 중국 공산당에 밀려.
중국 본토를 빼앗기고.
끝내 대만으로 후퇴하게 된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공산국가가 되지.’
그것이 두려울 수밖에 없는 미국은 그때부터 태평양전쟁으로 전국이 된 일본을 지원하고.
또 대한민국을 지원하게 된다.
‘아마!’
장개석이 중국 본토를 그대로 차지하고 있었다면.
광복된 조선은?
미국의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으리라.
‘뭐지, 저 눈빛은······?’
나는 수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오덕수의 표정과 눈빛을 살피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나도 공산주의는 싫소.”의외다.
“하지만 내가 모시는 분이 공산주의자이시오. 물론 그것이 조국 광복에 도움이 되기에 그런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김원몽 선생을 말하는 것.
“우리가 그런 이념을 주입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오. 알다시피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소. 오늘 당장 체포가 된다면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으니까.”
맞는 말이다.”그럼 다행입니다. 나는 형이 변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공산주의를 정말 싫어하는군요.”
오덕수가 나를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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