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74
대한민국 절대 재벌! 274화
“대영제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예.”
이번 일로 알게 된 것은 나를 경계하는 나라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만큼 내 입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 * *
술탄의 궁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는 브루나이의 술탄이다. 브루나이인들에게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브루나이는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처럼 영국의 지배를 받자 어디든 그렇듯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 임시정부처럼 무장투쟁은 아니었다.
“공항에서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소.”
“말씀하신 대로 사소합니다.”
사실 내가 브루나이에 온 이유는 술탄을 만나고, 또 이제야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하사날 볼키아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서였다.
-브루나이인의 뿌리는 말레이인이다. 6세기부터 9세기까지 중국과 푸니라는 이름으로 교역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나도 브루나이의 일부 지역 섬의 왕이 되어 볼 것이다.
물론 현재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기에 명예직에 불과하겠지만.
현 브루나이 술탄의 아들이 1980년대에 독립될 브루나이의 국왕이 될 때 나 역시 왕의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하여튼 확보된 정보에 의하면 브루나이의 왕에게 백인 왕의 지위를 받게 된 부룩은 싱가포르와 홍콩의 영국 해군을 이용하여 30년간 계속해서 브루나이 영토를 잠식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사바까지 이르렀다. 그런 후에 영국의 보호령이 되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
내가 직시해야 할 부분이다.
“대마도 왕국 여왕께서 짐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축전을 보냈다고 했나?”
“그렇사옵니다.”
“고마운 일이다.”
“대마도 왕국에게도 영광된 일입니다.”
“내게 바라는 것이 많은 모양이군.”
“그렇사옵니다.”
내 대답에 술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짐이 묻노라.”
“예.”
“대마도 왕국이 일본으로부터 어찌 독립을 이뤄냈느냐?”
“국제 정세를 이용했으며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여 명확한 명분을 만들어 냈고, 확고한 의지로 실현시켜 냈나이다.”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묻노라.”
“독립을 꿈꾸나이까?”
내 되물음에 술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독립을 추구한다.”
어느 곳이라도 다 그럴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시기에 말레이시아에 편입하고자 한다.”
자신이 가진 의도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내게서 브루나이의 가야 할 길을 찾으려는 것이다.
“주위를 물려주실 수 있나이까?”
자신의 의도를 밝혔다는 것은 나를 믿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 * *
독대의 순간을 만들었다. 이제는 더 편하게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술탄께서는 왕가의 번영을 종료시키고자 하십니까?”
“그리 될 수도 있다는 건가?”
술탄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립보다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이 브루나이 왕가와 브루나이 백성들의 안녕과 번영이라고 생각하옵니다.”
“방법이 뭔가?”
“브루나이는 말레이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브루나이 백성들은 말레이시아로 속하기를 희망할 것이고, 소원할 것입니다.”
“그렇다.”
“그렇다면 왕가에서 국민들의 소망과 염원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좋지 않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사옵니다. 말레이 가입에 반대하는 세력도 존재할 것입니다.”
내 말에 술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척만 하라는 것이군.”
“그렇사옵니다. 독립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왕가의 보존과 백성들의 풍요입니다. 브루나이는 거대한 산림자원이 있고 석유가 생산됩니다. 국민의 수가 많지 않으니 그 이익으로 풍요를 누릴 수 있으니 다급하게 독립하기보다는 점차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더 이로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아마도 대마도 왕국이 잔인한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이룬 것이 동남아시아의 독립국을 추진하는 식민지에 큰 감동을 준 모양이다.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주는 것이 있다면 받아 갈 것도 있겠지?”
“예, 그렇사옵니다. 대마도 왕국은 인도네시아로부터 브루나이 섬 산림 개발권을 획득했고, 석유 시추 개발권을 확보했나이다. 브루나이는 3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있으니 술탄께도 허락을 얻어야 할 것으로 판단하나이다. 또한 요청드릴 것이 있기에 찾아뵈었습니다.”
“뭔가?”
“브루나이가 가진 모든 영토와 섬들은 술탄의 것이 아닙니까?”
영국인이 들었다면 기겁했을 것이다.
“알다시피 그렇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가?”
“보호령은 어디까지나 보호령에 불과하옵니다.”
“짐에게 할 요청이 뭔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나이다. 백인 왕이 가졌던 사라왁주의 왕이 되고 싶습니다.”
내 말에 술탄이 멍해졌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크게 웃었다.
1929년 브루나이에서 석유가 발견됐다.
그 석유는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일본군이 물러나자 영국이 다시 군대를 파병해 영국의 보호령으로 만들고 총독 대리를 파견했다. 그리고 그 상황은 네팔의 구르카족 용병을 고용해 치안 유지를 담당하게 하면서 오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브루나이의 모든 영토는 브루나이 술탄의 것이다.
“왜 그렇게 웃으십니까?”
“영국의 부총독이 그대를 공항에서 막을 만했군.”
“저와 대마도 왕국은 브루나이와 저의 이익에 힘쓸 것입니다.”
“영국이 가만히 있을까?”
“미국 국적의 골드세븐이라는 자원 개발 회사가 투자할 것입니다. 대영제국이라고 해도 미국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라왁주를 개발할 명분이 필요합니다.”
“내가 얻을 것이 무엇인가?”
“언젠가는 영국의 보호령이 종료될 것이고, 자치령이 발동되고, 독립국가로 거듭날 것입니다. 저를 택하신다면 석유를 국유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그 석유에서 얻는 이익이 브루나이 왕가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투자하려는 것 만이라면 짐보다 영국과 협의하는 것이 더 수월하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나 여왕 폐하께서 술탄과 이야기하라고 명하셨습니다.”
* * *
“짐은 그대가 이룬 명성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그대는 브루나이 왕가의 친구가 되기를 청했고, 브루나이 왕가는 흔쾌히 허락하노라.”
수많은 현실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 끝에 술탄의 승낙을 받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실질적인 이익은 없고 그저 명예뿐이다.
하지만 수십 년 후, 이 허울뿐인 명예는 브루나이에서 채굴되는 석유가 국유화되어도 25%를 가져오게 할 것이다.
‘그나저나 10년 동안 3억 달러를 분할해서 지원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투자와 개발권 획득 때문에 지출해야 할 자금만 늘어나고 있고, 이러다가는 파산 지경까지 몰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하늘에서 금이라도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
무리한 투자는 위기를 자초하지만 선점하지 못하면 팽창할 수 없다.
투자와 그 투자를 이끌어 내는 지원에 박차를 가했고, 얼마 전까지 미국에게 무상 지원을 받던 나와 대마도 왕국 그리고 대한민국 자치 정부는 이제 자원 외교를 위해 동남아시아를 지원하는 존재로 변했다.
“짐의 친구가 됐으니 짐의 장자를 보고 가라.”
“감사하옵니다.”
브루나이의 실질적이고 완벽한 독립은 술탄의 아들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유모의 손에 이끌려 아장아장 걸어오는 아이의 모습이 내 눈에 보였다.
“내 장자다.”
어린 하사날 볼키아를 보는 순간이다.
“많은 도움을 주기 바란다.”
저 아이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은 브루나이의 절대 군주이며 자기 생일날에 백성들에게 꽤 많은 현금을 선물로 주는 재산이 200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가 된다.
그 자산은 브루나이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독점하면서 얻는 수익이다.
“노력하겠나이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미국 국적의 골드세븐이 브루나이에도 지점을 낼 명분이 만들어졌고, 나는 허울뿐이지만 브루나이 사라왁주의 한국인 왕이 됐다.
‘왕……. 내가 왕이로소이다.’
기분이 참 묘해지는 순간이다.
* * *
이틀째 브루나이의 술탄이 제공한 별궁에 묵었다. 나는 이곳에서 다음 행선지를 결정해야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동남아시아에서 자원 외교가 성공했기에 이스라엘로 향해야 한다.
하지만 장개석에게 무리한 수준의 뇌물을 주기로 했고,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에 11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하겠다고 약속했기에 자금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수입과 지출의 측면으로 본다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졌다. 그나마 다행히 11억 달러가 단기에 지출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도네시아에서 받은 보르네오의 산림을 개발하고, 해저유전을 탐사하고, 정유 시설 및 항만 시설을 확대한다면 투자비가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중동 철수 계획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일까?’
이런 생각을 할 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떠올랐다. 실질적으로 중동전쟁에 참여한 주체는 이집트 왕국이지만 이집트 왕국은 현 시점에서 부유한 중동국가는 아니다. 결국 민병대 철수를 두고 자금을 확보하려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을 끌어들여야 했다.
“할리라와 장태수는?”
헝클에게 물었다.
“오후쯤 도착할 예정입니다.”
대만에서 골드세븐 지사를 설립하고, 광산을 개발하려고 움직이는 할리라와 장태수를 브루나이로 호출했다.
‘실패할 수도 있다.’
아랍 국가들이 다급하지 않다면 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고, 자금 확보 플랜 A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플랜 B도 준비해야 했다.
“빅 보스…….”
헝클이 내 눈치를 보며 불렀다.
“왜요?”
“왕이 되셨습니다.”
헝클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렇게 됐습니다.”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었습니다. 브루나이의 술탄이 빅 보스께서 명예직이기는 하나 브루나이 사라왁주의 한국인 왕이 되었다고 공표했습니다.”
이 발표에 기겁할 사람은 브루나이를 실질적으로 다스리는 대영제국 총독일 것이고, 대영제국은 나를 강력하게 적대시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이 싫어하겠죠?”
“그럴 것입니다. 브루나이 총독이 접견을 요청했습니다.”
대영제국이 지는 해라고 해도 지금 당장 척을 질 이유는 없다.
“만나야죠.”
“빅 보스를 강력하게 비난할 것입니다.”
“영국이 브루나이를 왜 보호령이라 선포했을까요?”
“그야…….”
“석유입니다. 모두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입니다. 이익이 있다면 적도 동지가 됩니다.”
“동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최소한 적으로 만들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내가 브루나이 사라왁주의 한국인 왕이 되고자 한 것은 즉흥적으로 저지른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 전부터, 아니, 동남아에서 백제의 꿈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부터 생각했고, 계획한 일이다.
“저는 그저 믿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브루나이 사라왁주의 한국인 왕이 됐다. 그러니 브루나이 사라왁주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돈이 없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