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89
대한민국 절대 재벌! 289화
민병대 사령부 건물.
쿠르드족 핵심 지도자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고.
내 입에서 쿠르드족 독립이라는 단어가 나온 후부터 희망과 배신이라는 단어를 동시에 떠올렸다.
“쿠르드족에게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그 말을 어떻게 믿소?”
이란의 쿠르드족 지도자가 나를 노려보며 물었다.
이란 쿠르드족은 일시적이지만 독립국을 설립해 봤다.
소련이 지원해 이란에서 쿠르드 공화국이 수립됐지만.
소련이 철수하자 이란군의 공격을 받았고, 쿠르드 공화국은 바로 붕괴됐다.
그때부터 이란의 강력한 쿠르드 탄압 정책이 펼쳐졌다.
“미국이 승인한 일입니다.”
“미국도 우리를 배신한 적이 있소이다!”
다른 지역의 쿠르드족 지도자가 말했다.
저들은 당연히 모든 열강을 불신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그 전쟁의 승리에서 얻어질 이익 때문에 열강들은 쿠르드족에게 독립이라는 미끼를 던졌지만 항상 배신만 당했었다.
“그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뭐가 다릅니까?”
“중동에 이스라엘이 건설됐습니다. 그러니 쿠르드족의 공화국이 건설되지 말라는 법도 없소.”
“그렇기는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왕국의 중립지대에서 과연 우리가 국가를 건설할 수 있겠소? 가만히 있을 것 같소?”
“처음에는 대한민국 민병대에게 고용된 현지 용병으로 주둔할 겁니다. 그 기간 동안 차곡차곡 준비해서 국가를 건설하는 겁니다.”
“으음…….”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쿠르드족은 중동에만 4,000만 명이 존재합니다. 절대 적은 수가 아닌데 왜 국가를 건설하지 못했습니까? 마지막 기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결정은 그대들의 몫입니다.”
“다 좋소, 당신과 미국이 얻을 것은 무엇이오?”
이익이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나는 브루나이의 술탄이 허락한 왕의 지위를 가지고 있소.”
내 말에 쿠르드족 지도자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우리 쿠르드족이 아시아의 이방인을 왕으로 섬기라는 소리요?”
쿠르드족은 다른 아랍인들보다는 맹목적으로 이슬람교를 섬기지 않는다. 그것이 내가 이런 엄청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안 되는 일입니까?”
“4,000만 쿠르드족을 노예로 삼고 싶은 건가?”
이라크의 쿠르드족 지도자가 나를 노려봤다.
“국민의 99.90%가 쿠르드족입니다. 왕 하나가 아시아인이라고 해서 쿠르드족에게 나쁠 것이 있소? 그리고 그 아시아인 왕이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고, 미국과 아주 친해서 훗날 쿠르드 공화국으로 발전할 쿠르드 왕국을 중동의 패권 국가로 거듭나게 만들 수 있는데 경배하지 않을 이유가 있나?”
“……방금 쿠르드 공화국이라고 했습니까?”
“미국의 군사력과 내가 가진 자본이 투입되는 거대한 프로젝트고, 중동에 영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미국의 열망이 담겨 있는 프로젝트요. 그러니 나도 이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반말로 말했다. 물론 통역관이 쿠르드어로 어떻게 통역할지는 모르겠다.
“으음…….”
“내 손을 잡지 않으면, 그리고 미국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쿠르드족은 절대 나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결정하라!”
그리고 왕처럼 근엄하게 말했다.
* * *
“이란의 쿠르드족은 중립지대로 이주할 것입니다.”
가장 큰 핍박을 받는 이란의 쿠르드족 족장이 제일 먼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왕이 된 기분이네.’
물론 쿠르드족이 세운 나라에 왕을 해먹을 생각은 없다. 괜히 왕이 됐다가 총 맞아 죽을 수도 있다.
“나도 따르겠소.”
모술 지역의 쿠르드족 지도자가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배신한다면 알라께 맹세코 복수할 것입니다.”
“마음대로 하시오.”
대부분의 쿠르드족이 중동에 만들어질 쿠르드족 국가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가 가장 많은 터키 지역의 쿠르드족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정을 못 내리셨소?”
“우린 자체적으로 독립을 추구할 것입니다.”
터키의 쿠르드족이 인구가 가장 많다.
“그렇게 하시오.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선택하라고 했고, 터키 지역의 쿠르드족 지도자는 내 요구를 거절했다. 여기서 다시 설득한다면 모양새만 빠진다.
“하지만 비밀을 지킬 것입니다.”
“내가 말했듯 모든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내 여기서 분명하게 밝힙니다. 쿠르드족이 건국할 국가는 왕국이 아닌 공화국으로 수립될 겁니다.”
사실 왕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왕이 되려고 했다면 나는 벌써 대마도 왕국의 왕이 됐을 것이다.
‘결국 부를 가진 자가 왕이다.’
이게 내 생각이다.
“그럼 왜 왕이 되겠다고 하신 겁니까?”
“그렇게 해야 미국이 나를 믿고 그대들을 지원하지 않겠소?”
“아…….”
“그리고 또 하나, 만들어질 쿠르드 공화국은 제일 먼저 이스라엘과 수교할 것입니다.”
내 말에 쿠르드족의 지도자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게 되면 모든 아랍 국가의 적이 됩니다.”
“지금도 다를 것이 있소?”
“…….”
“말해 보시오. 그렇게 된다면 지금과 다를 것 있소?”
“……없습니다.”
“이스라엘과 수교하면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미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유대 자본의 투자도 받을 수 있소. 거기다가 미국의 지원도 받을 수 있고.”
내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후에 쿠르드 공화국 영토에 미국의 중동 사령부를 주둔시킬 것입니다.”
내 말에 모두가 기겁한 눈빛을 지었다.
“우리를 또 이용하려는 것인가?”
“역시 그것이 목적이었군!”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매섭다.
“멍청하군! 당신들이 쿠르드족을 이끌고 있으니 쿠르드족이 아직도 국가를 건설하지 못하는 거다. 쯔쯔쯔!”
“뭐라고 했나?”
칼을 뽑아들 기세다. 나는 저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무장 해제를 시키지 않았다.
“칼을 뽑을 수 있다면 뽑아라!”
나 역시 저들을 매섭게 노려봤고 그와 동시에 내 뒤에서 아무 말도 없는 헝클이 품에서 권총을 뽑아들었다.
“흥분하지 마라!”
헝클이 좀 오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간접적으로 중동을 지배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지되는 것이고, 중동의 왕국들이 유지되는 것이다.”
“…….”
“미국에게 주둔지를 내어 준다면 어떤 미친 국가가 쿠르드 공화국에 선전포고를 할 수 있을까? 대마도 왕국에도 미군이 주둔하고, 대한민국에도 미국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에게 이용당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 민족의 미래와 이익을 위해 미국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내 말에 쿠르드족 지도자들이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내 분명하게 말하겠소, 내가 내 이익을 위해 그대들에게 제시한 독립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시오.”
“마지막으로 믿을 것입니다.”
“따를 것입니다.”
쿠르드족 지도자들이 내게 고개를 숙였다.
“우리도 도울 것입니다.”
터키에 거주하고 있는 쿠르드족 지도자가 돕겠다고 말했다.
‘그대의 몫은 모술이지.’
이제야 밝히지만 저들을 만나기 전에 나는 터키에서 쿠르드족을 이끄는 지도자를 먼저 만났고, 모술에 대한 구상을 밝혀 승낙을 받았다.
‘두 개의 신생 독립국을 만든다.’
하여튼 여기까지는 내 구상대로 이루어진 것 같다.
* * *
1949년 8월 15일, 중동에서 광복절을 맞이할 줄은 몰랐다. 처음 내가 구상했던 것보다 더 커졌다.
그리고 중동에 머무는 기간 동안 나는 이스라엘에 주둔하는 민병대를 7월 3일부로 모두 중립지대로 이동시켰고, 그에 따라 이스라엘 국민들은 대한민국 민병대를 보고 배신자라고 소리쳤지만 이스라엘의 수뇌부는 내가 유대인들을 위해 이룩해 준 모든 업적을 모두 알고 있기에 여전히 절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하여튼 육상 이동은 요르단 때문에 불가능하기에 나는 중동 역사에 길이 남을 공수작전을 감행했다.
그리고 만약 요르단 공군이 민병대 수송기를 공격한다면 민병대 차원에서 요르단과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요르단은 그에 따른 아무런 답변도 없었지만 공군 수송 작전을 방해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입김도 작용했고, 비밀리에 이라크 왕국의 요청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튼 그렇게 3만 5천 명의 민병대가 모두 중립지대로 이동했고, 1만 5천 명의 증원까지 끝냈다.
“쿠르드족 지원병의 수가 25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헝클이 내게 보고했고, 민병대 수송을 끝난 7월 5일부터 중동 각 지역에 퍼진 쿠르드족을 이주시키는데 수송기들이 투입됐다. 물론 최초의 이동은 모술의 쿠르드족이었다.
“쿠르드족 지원병의 수를 50만까지 늘릴 겁니다.”
“그렇게까지 많이 늘릴 필요가 있습니까?”
“허세를 부릴 때이니까요.”
내 말에 헝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는 하기만 막대한 물자와 식량이 필요합니다.”
“지원병을 모집하지 않아도 투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쿠르드족이 이주해 오고 있기에 막대한 양의 식수와 식량이 필요했다.
“현재 얼마나 이주했습니까?”
매일 중립지대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수는 280만 명입니다.”
이 정도의 대규모 이동 때문에 중동 국가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입이 쩍 벌어졌다.
사실 이스라엘로부터 상당량의 물자와 식량을 비밀리에 지원받았고, 쿠르드족 지원병들은 훈련 과정을 거치고 이스라엘의 용병으로 활동할 것이다.
아마 중동 국가들은 그것을 보고 강철의 첫 번째 배신이라고 말할 것이다.
“많군요.”
“민병대 전체가 치안 유지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쿠르드족의 이주와 생존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받은 30억 달러 중 1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 같다. 물론 상당 부분은 나와 비밀 협정을 맺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공할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최초의 기업 국가 건설이지.’
쿠르드 공화국이 수립되고, 언젠가는 국가로 승인받는다면 전 세계 사람들은 쿠르드 공화국을 기업 국가로 부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식량과 식수 물자가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도 중립지대의 인구수가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그건 미국이 해결해 줄 겁니다. 내가 미국으로 가야 하니까요.”
내 말에 헝클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튼 중동에서 얻을 것은 다 얻었고, 투자할 것은 다 투자한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의 최종 승인만 남았고, 그것은 트루먼을 만나서 직접 결판을 지어야 한다.
‘이래저래 해서 20억 달러 이상이 남았다.’
그 자금으로 대한민국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