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76
대한민국 절대 재벌! 76화
명월관 앞마당.
노모시타케는 똥 씹은 표정으로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왔고.
그를 본 그의 운전기사가 달려와 그의 가방을 받아 들려고 했다.
“주십시오. 사장님.”
“됐다! 어서 가자, 어제 꿈자리가 좋지 않더니 굶주린 승냥이를 만났군······.”
“예?”
“아니다. 가자.”
노모시타케는 그렇게 말하고 명월관을 빠져나갔고.
광복군인 명월관 뽀이가 그 모습을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노모시타케가 나오면 바로 내게 알리시오. 하 동지.
-예, 알겠습니다. 오 동지.
뽀이로 위장한 광복군이 급히 명월관 밖으로 뛰어나갔고.
그의 손에는 붉을 밝힌 초롱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바로 명월관 밖에서 급히 한 번 들더니.
저 멀리 어둠 속에서도 불빛이 보였다가 사라졌고.
그 불빛이 있던 곳에도.
허름한 옷을 입은 남자가 또 어느 방향으로 등을 들어 누군가에게 보인 후.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 * *
깊은 밤.
노모시타케가 탄 자동차가 천천히 명동 외곽 도로를 달렸다.
“쥐약이야……. 쥐약······.”
협박과 회유에 노모사타케는 강철과 토지 거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화가 나고 짜증 났지만.
강철의 뒤에는 야마모토가 있기에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헌금을 가로챈 것까지 알았으면······.’
노모시타케는 다시 한번 인상을 찡그렸다.
강철이 야마모토를 병풍으로 세우고.
제일 먼저 노모시타케의 땅을 몰수하다시피 매입한 건.
노모시타케가 구린 구석이 많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헌병대 기밀문서와 김수복이 가져다준 동향 파악에 있었던 내용이었다.
“예?”
운전기사가 영문을 몰라 되물었다.
“넌 몰라도 돼.”
“예.”
운전기사가 대답했고.
노모사타케는 야마모토에게 받은 금괴가 든 가방을 품에 꼭 안았다.
‘그래, 망한다는 소리가 꽤 컸어. 이거라도 챙겨야지.’
포기가 빨라야 출세가 빠른 법이다.
그리고 자신이 대항하기에 일본 헌병사령부 야마모토 소좌는 위협적인 존재가 분명했다.
* * *
길가 모퉁이.
길가 모퉁이에는 시동이 꺼진 트럭 한 대가 정차해 있었고.
그 트럭에는 복면을 쓴 오덕수와 운전기사가 타고 있었다.
“저 차인 것 같습니다.”
“앞을 막으시오.”
“예!”
부르릉, 부르릉!
운전수가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오덕수는 강철이 자꾸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절대 선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계획을 수립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의 결단성이 누구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 *
부우으으응!
끼이익!
오덕수가 탄 트럭이 노코시타케가 탄 자동차를 향해 돌진해 들이받았다.
쿵!
“으으윽······.”
트럭과 자동차의 충격에 자동차의 창문이 깨졌고.
노모시타케의 얼굴은 깨진 차의 창문에 긁혀 만신창이가 됐다.
그리고 곧, 트럭에서 복면을 쓴 오덕수와 광복군 한 명이 급히 뛰어내려.
노모시타케가 탄 차로 뛰어들었다.
“사, 사장님, 괜······.”
철컥!
벌컥 자동차 문이 급하게 열리자마자.
겨우 정신을 차린 노모시타케와 그의 운전기사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웬, 웬 놈들이냐!”
퍽!
복면을 쓴 광복군이 들고 있는 총구를 잡고 휘둘러 운전기사를 후려쳤고.
운전기사는 그대로 기절했다.
옛날의 오덕수나 광복군이었다면 운전기사를 바로 죽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여기저기서 조사할 것이고.
여러 문제가 발생할 테니 인명피해는 최소화하라는 강철의 요청에 기절만 시켰다.
“컥!”
“누, 누구냐?”
피를 철철 흘리는 노모시타케가 두려운 눈빛을 지으며 외쳤다.
“조선인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
오덕수는 노모시타케에게 권총을 쏠 듯한 눈빛을 지으며 소리쳤다.
-노모시타케가 금괴를 들고 명월관을 나갈 것이오.
복면을 쓴 오덕수는 강철이 자신에게 해준 말을 떠올렸다.
-가죽 가방만 회수해 오면 됩니다.
이 모든 것은 다시 말해 강철의 머리에서 나온 계획이었다.
강철은 그가 금괴가 든 가방을 강탈당해도.
아무 말도 못 하게 야마모토 소좌를 병풍으로 세웠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함구하라고 노모시타케에게 말했다.
“뭐, 뭐라고?”
“너를 조선 인민을 대신해서 처단할 것이다!”
괴한의 총구가 노모시타케에게 겨눠졌다.
“살, 살려 주십시오!”
오덕수가 죽일 듯이 노려보자.
노모시타케는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악랄한 짓을 수십 년이나 일삼고 살기를 바라나?”
“살, 살려만 주시면 뭐든 다 하겠습니다. 아니, 살려 주시면 이 황금을 드리겠습니다!”
살기 위해 노모시타케가 야마모토에게서 받은 황금을 내밀었다.
“제발, 흑흑흑······!”
노모시타케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으음······.”
척!
오덕수는 노모사타케가 들고 있는 가방을 잡았고.
노모사타케는 아직 가방을 놓지 못했다.
황금이 든 가방은 자신의 목숨 줄이었다.
퍽!
“컥!”
오덕수는 소총으로 노모사타케의 머리를 찍었고.
노모사타케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갑시다.”
“예, 덕수 동지.”
그리고 오덕수와 복면을 쓴 광복군은 트럭을 타고 빠르게 사라져.
대현 자동차 공업소로 들어가 빠르게 트럭의 수리를 끝냈다.
물론 이 트럭을 수리한 사람들은 조선인 기술자들이었다.
‘하여튼 대단한 사람이야······.’
오덕수는 트럭이 수리 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 * *
대현 자동차 수리장.
“무슨 생각을 하시기에 저를 그렇게 보십니까?”
오덕수의 묘한 시선이 느껴졌기에 물었다.
“박쥐 아니었소?”
오덕수는 나를 비꼬듯 물었다.
“맞소, 어디든 나는 돈이 있는 곳이면 날개를 펴 날아가는 박쥐입니다.”
나는 내가 친일파와 광복군 사이를 넘나드는 박쥐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시간이다 보니.
광복군 쪽에 더 많이 붙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여튼 꽤 그럴싸한 작전이었소. 놈이 신고하면 명동 일대가 떠들썩해질 것 같소.”
“놈은 신고하지 못합니다.”
“이 엄청난 황금을 강탈당했는데 신고를 못 한다고요?”
“예, 못 합니다.”
내가 그의 치부를 알고 있기에 노모시타케는 신고할 수 없다.
그리고 신고하는 과정에서 금괴가 어디서 났는지 밝혀야 하는데.
그러면 당연히 야마모토가 나올 테니.
더욱 신고를 못 할 것이다.
* * *
노모시타케의 집.
“종로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지 않습니까?”
노모시타케는 깨어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돌아와 운전기사를 불렀다.
“닥쳐!”
이 순간 노모시타케의 뇌리에서는 지퍼를 꽉 채우라고 했던 강철이 떠올랐다.
‘젠장······.’
노모시타케는 자꾸 강철과 그의 옆에 있던 야마모토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
“아무 소리도 하지 말고, 닥치고 있으라고.”
“무, 무슨 말씀입니까?”
“오늘 나는 명월관에 가지도 않았고, 아무 일도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네가 운전을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이 전부다. 그런 줄 알고 수리소에 차나 맡겨!”
물론 운전기사는 노모시타케가 명월관에 가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알 턱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예, 사장님. 자동차는 대현 자동차 공업소에 맡기겠습니다.”
“그건 알아서 하고, 그리고 명동에 있는 점포들을 다 팔아야겠다.”
물론 매물로 나온 점포들은 아마 강철의 하수인이 헐값에 매입할 것이 분명했다.
“이놈의 반도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내 고향 나가사키로 돌아가야겠다. 서둘러야겠어. 7월 안에 돌아간다.”
나가사키는 지금 가면 죽는 곳이다.
미국이 터트린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8월 6일, 그리고 나가사키에는 8월 9일 투하된다.
결국, 노모시타케가 죽음의 귀향을 결정하는 순간이었다.
* * *
명월관 특실.
야마모토가 잔뜩 취해 돌아갔지만.
나는 아직도 명월관에 남았다.
“지금쯤이면······.”
모든 일이 끝났으리라.
스르륵.
문이 열렸고 김수복이 들어왔다.
“어찌 됐습니까?”
“전광석화처럼 작전이 마무리됐습니다.”
김수복은 작전이라고 말했다.
“오늘 대장간으로 오세요.”
“대, 대장간이라고 하시면······.”
“하나 더 남았잖소?”
“하지만 오덕수가 저를 보면······.”
“저번에 문제없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
“오덕수와 대면하는 것은 제게는 목숨을 거는 일입니다.”
“괜찮을 테니 시킨 대로만 말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김수복은 굳어진 얼굴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피 묻은 칼이지.’
김수복도 그렇고 오덕수도 그렇다.
그때 다시 옆방에서 조심히 문이 열렸고.
은월이 내게 조심히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
“저자가 왜 옆에 계신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를 아십니까?”
“예, 하편락의 수족이지 않습니까?”
“그랬었소. 이제는 내 수족이오.”
“······예, 그런데 무슨 일로······.”
여자에게는 촉이 있나 보다.
‘오덕수의 부탁이오.’
말해 줄 필요는 없으리라.
내가 은월에게 말한다면.
그녀는 밤새 마음을 졸이며 오덕수를 걱정할 것이다.
“마무리를 지어야 할 일이 있소.”
나는 그렇게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처리는 내 몫이지.’
회수라면 회수다.
* * *
자동차 공업소 안.
명월관에서 나와 대현 자동차 공업소에 가 트럭 수리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덕수가 아무 말도 없이 다가오더니 내 옆에 섰다.
그의 손에는 묵직한 가죽 가방이 들려 있다.
“여기 있소.”
오덕수가 내게 금괴가 담긴 가죽 가방을 내밀었다.
이것이 내 계획이고, 김수복이 말한 작전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쩔 셈이오?”
“땅을 되찾아야지요.”
나는 오덕수에게 덤덤히 말했다.
“땅?”
“일본이 망해도 친일파는 살아남을 겁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일본인이 가진 대부분 토지가 친일파에게 넘어갈 겁니다.”
적산을 가장 많이 불하받은 사람들은 재벌들과 돈을 가진 친일파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내 말에 오덕수가 말도 안 된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나는 오덕수를 차후에 내 경호 실장으로 쓸 생각이다.
그는 독립군 투사지만 임시정부에 속한 사람이니.
이승한 정부에게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가 할 수 있는 건.
월북이나 정치판에서 떠나는 것이고.
나는 그때 오덕수에게 손을 내밀 계획을 짰기에 이렇게 협력했다.
“그럴지 아닐지는 두고 보십시오.”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해방된 조선에 인재가 어디 남아 있습니까?”
“지금 임시정부를 무시하는 겁니까?”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자는 겁니다.”
사실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많은 파벌로 나뉘어 힘을 쓰지 못한다.
‘미군정이 왜 그랬을까?’
미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수리 작전’까지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는데.
왜 광복하자 그들을 철저히 외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박사의 정치 공작인가······.’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친일파는 반드시 숙청됩니다.”
오덕수는 내게 강조하듯 말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