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American Dirt Spoon Gang Village RAW novel - Chapter (44)
미국 흙수저 깡촌에서 살아남기-44화(44/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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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 봐줄 수 있는 수준은 어디까지 2
성범죄는 크다.
비록 실질적인 육체적 접촉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대가 수치를 느낀 언어 사용만으로도 학교 재판에 회부된다.
그런데 이메일로 자신의 나체 사진 여러 장을 보냈다?
바로 청소년 교도소 수감행이다.
멍청해도 보통 멍청한 게 아니다.
상대 여학생이 처음엔 참았다가 5번째 이메일이 왔을 때 곧바로 경찰과 교장에게 연락했다고.
학교 교장에게만 연락하면 학군 점수 때문에 쉬쉬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경찰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가해자 부모가 돈이나 권력 좀 있다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일 따위는 없다.
그냥 죄 지으면 벌 받는 거다.
학교가 발칵 뒤집힌 건 당연.
작년 대학 입학 결과가 좋아서 학군 점수를 6점에서 7점으로 올리도록 위쪽에 건의를 넣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오가는 중이었다.
학교 입장에서도 X된 거다.
남은 건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
교육감까지 나선 건 그런 이유였다.
아예 사건을 키워버려 ‘우리가 어떻게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지 보아라.’는 거다.
학생들이 학교에 온 직후 이메일을 돌린 건 나름 신의 한 수였다.
부모가 확실하게 자식을 조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것.
아무리 호르몬이 미쳐 날뛰는 중학생들이라도 아직은 부모의 통제아래 있는 나이다.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노트북이 있기에 집에 공용으로 쓰는 컴퓨터 따윈 쓰지 않는다.
컴퓨터를 살 수 없는 가정은 학교에서 크롬북을 4년 동안 대여해준다.
중학생들에게 아이패드를 대여해 주는 것처럼.
강력한 보호 장치가 걸려 있어 아무거나 다운받을 수도 없다.
또한 보통은 학교에 들고 다닌다.
수업시간이나 클럽활동 때 활용해야 할 일도 많고, 자율학습이나 도서관에서 숙제를 할 때 사용해야 하니까.
부모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나이도 아니다.
용돈이나 라이드로 협박할 수도 없다.
이 동네 고등학생들 중 일 안하는 아이들은 드물다.
16세가 되면 바로 운전면허를 따고, 본인이 번 돈으로 중고차를 사서 끌고 다니기도 한다.
차가 없어도 선배들의 차를 얻어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 상황이 안 될 때 한번씩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정도.
즉,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네 컴퓨터 좀 보자’며 강제집행을 할 권한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는 나름 평화롭다는 소문이다.
이번 일로 가장 피를 본 것은 중학생들이다.
난 결백하다.
컴퓨터에 비번 따위 걸어두지도 않았다.
소싯적에 안 해 본 것 없이 다 해봤다.
궁금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
엄마와 삼촌의 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다음날.
눈이 팅팅 부어 스쿨버스를 타는 아이들이 제법 많았다.
아예 결석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보통 때는 곧바로 경찰을 부를 정도로 온 몸으로 우울함을 티내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눈을 감았다.
학생들도 카운슬러를 찾아가 상담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
우리 공부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크는 한달 간의 방과 후 외출금지와 컴퓨터 사용금지가 내려졌다.
아무래도 팬더 눈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마크만이 아니다.
제이콥과 매튜, 크리스틴까지 1주일의 방과 후 외출금지와 컴퓨터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마크와 매튜의 YMEA에 오디션을 보겠다는 계획은 그렇게 물건너갔다.
그냥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고.
우리는 채팅방을 이용해 대화를 나누었다.
– 난 진짜 억울해. 난 그런 것 따윈 관심 하나도 없다고.
┕ 그럼 왜 외출금진데?
┕ 게임 아이템 사느라고 엄마 카드를 좀 쓴 것 뿐이라고. 왜 내가 피를 봐야 하는데.
┕ 근데 그게 더 중죄 아님? 절도잖아.
┕ 야. 엄마꺼 쓰는데 무슨 절도!
┕ 절도 맞아.
┕ 제이콥. 입 다물어. 너 때문에 나도 피 봤으니까.
┕ 뭐야? 제이콥 엄카를 둘이 같이 썼어?
┕ 뭘 같이 써. 물물교환이지. 제이콥이 게임 아이템 사주면 내가 돈으로 줬다고. 난 카드가 없으니까. 난 제이콥이 엄마 카드 쓰는 줄 몰랐다. 근데 저 새끼가 지 엄마한테 다 불어버리는 바람에 우리 엄마까지 알게 됐다고.
┕ 그럼 어떡하냐. 그 많은 돈을 다 내 아이템 샀다고 할 순 없잖아. 매튜. 우리 공범 아이가. 날 버리지마.
┕ 으아악. 떨어져. 떨어지라고.
– 근데. 크리스틴. 넌 뭐했는데 외출 금지야? 너도 뭐 그런 거 봤냐?
┕ 칼이랑 기관총 같은 거 가격 알아본 거 걸렸어.
┕ 허어억. 우리 다 크리스틴한테 총 맞아 뒤질 뻔 한거?
┕ 시끄러. 그냥 궁금해서 찾아본 거 뿐이라고. 씨바. 내가 무슨 잠재적 범죄자냐?
┕ 제이든. 나 크리스틴 무서워. 얘랑 계속 같이 생활해도 되는 거야?
– 근데 마크는 왜 이렇게 조용한 겨? 마크?
– 마크 엿 됨. 직박구리 폴더에 그런 거 한 가득이었다는데? 부모님이 바로 상담 잡는다는 거 지금 손이 발이 되게 빈다더라.
┕ 알렉스 니가 어떻게 알아?
┕ 헤나한테 물어봤음. 완전 평생 놀림거리 생겼다고 좋아하던데?
┕ 하튼 동생이라는 것들은. 오빠를 도와줄 생각은 안하고.
– 그…말 안하려고 했는데. 진짜 이해가 안가서 물어 봐. 다들 컴퓨터 사용 후에 히스토리랑 캐시 같은 거 안 지우는 거야? 저장하고 싶으면 USB에 따로 담아서 보관해야지. 중딩으로서 흔적을 남기는 건 칸 아카데미 보고 공부한 거, 퀴즈넷에서 오늘 몇 문제를 풀었는지 뭐 그런 것들 아니야?
┕ 오디. 너 이 새끼. 그걸 왜 지금 말해?!
┕ 똑똑한 놈은 이런데 서도 차이가 나는 거야? 그런 건 미리미리 공유를 해야지. 같은 공부방 식구들끼리 너무 하네.
┕ 당연히 다 그러고 있는 줄 알았지. 평소에 휴대폰 같은 거 검열 안 당해? 난 엄마가 컴퓨터 쪽으론 완전 빠삭해서 언제 어떻게 검열당할지 몰라. 살아남으려면 머리를 써야한다고.
┕ …역시 환경이 인간을 발전시키는 거야.
┕ 몰라봐서 미안하다. 오디.
┕ 그런 의미에서 어느 사이트를 애용하는지 제대로 전수하도록.
.
.
.
이 혈기왕성한 놈들을 어쩌면 좋은지.
채팅은 그 후로도 한참을 더 이어졌다.
모두 쓰잘데기 없는 말들이다.
그래도 만나지 못하니 이렇게라도 서로의 안부를 다정히 묻고 있는 것이다.
어떤 땐 얼굴 보며 말하는 것보다 문자로 말할 때 진심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온갖 정보들이 넘친다.
물론 선을 넘는 건 안된다.
간혹 수위조절을 위해 꼰대질을 해야 했다.
아무튼 멜버른 중학교 전교생들이 강제 정화 당한 아주 큰 사건이었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마일로에게는 미안하지만 마크에겐 딱 좋은 시기에 일이 터졌다.
마일로가 끌려간 후로도 그 이슈는 한참을 가라앉지 않았다.
신고를 한 여학생의 이름도 풍문으로 들려오긴 했지만 모르는 이름이다보니 금방 잊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인터넷의 올바른 사용법과 사이버 폭력’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지루하고 또 지루한 시간이었다.
***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열리지 않았던 ‘학교별 체스 대항전’ 대회가 다시 열린다.
학교가 들뜨기 시작했다.
“신청할 거야?”
“당연.”
“나도. 꼴등을 하더라도 가야지.”
“당연한 말씀.”
6학년 320명 중 200명이 신청을 할 정도.
7학년이나 8학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학생들이 이렇게 체스 대회에 목매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마일로 때문에 들어야 하는 그 지루하기 짝이 없던 ‘인터넷의 올바른 사용법과 사이버 폭력’에 대한 2번째 교육이 체스 대회 날과 같은 것이다.
아무리 노는 날엔 빠지는 법이 없는 시골 촌놈들이라고 해도 ‘체스’라는 게임 자체를 싫어하는 애들도 많다.
지루하니까.
그렇지만 그 되지도 않는 교육을 받는 것보다는 낫다.
다들 어떻게든 체스 대회에 참가하려고 신청서를 들이밀었다.
신청자가 너무 많아지자 학교에선 점심시간을 이용해 먼저 예선전을 치르기로 했다.
학년 당 50명만 데려간단다.
우리 공부방 인간들은 모두 체스 중급 정도는 된다.
그 동안 사다리만 탄 거 아니다.
내기 게임도 수없이 했다.
그 중 하나가 ‘3분 체스’고.
게임 상대자들끼리 휴대폰을 연결, 3분을 세팅한 후 체스를 둔다.
묘수를 찾아내겠다고 생각을 길게 이어갔다간 되레 시간에 쫓긴다.
폰(Pawn) 하나 움직이고 탁-
타이머를 클릭한다.
그럼 그때부터 상대 타이머가 움직인다.
상대의 나이트(Knight)가 움직이며 탁-
다시 상대방의 시간이 흐른다.
그 사이 승자가 나오면 게임이 끝난다.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3분이 먼저 종료된 사람이 진다.
거의 동시에 3분이 끝나면 남은 점수로 승자를 가려낸다.
학교의 예선전도 이 3분 체스가 되었다.
게다가 단판승.
누구랑 붙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200명이 모두 같은 시간대에 카페테리아로 모여 일 대 일로 붙는다.
처음 100명을 가리고, 그 뒤로 또 일 대 일로 붙어 50명을 가렸다.
게임 두 번 해 봐야 6분이다.
자리 이동 등의 난리가 있었지만 그래봤자 총 10분.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난다.
– 아! 이길 수 있었는데.
– 실수! 이거 진짜 실수라고!
– 으아악. 나 그날 입고 갈 옷도 다 준비해뒀다고!
– 승부에는 깨끗이 승복하는 거지. 구질구질하게.
– 선생님! 얘 반칙이요!
.
.
.
판돈이 붙은 게임은 숨은 인간성을 드러내게 만들기 딱 좋다.
될 성 부른 떡잎들이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나야 뭐.
가뿐하게 이겼다.
– 칫! 뭐야.
– 잘 가라.
내 소문을 듣지 못한 2명의 아이들이 그렇게 피박을 쓰고 물러났다.
알렉스와 오디, 마커슨이 환한 웃음을 띠며 내 옆으로 몰려들었다.
“와. 이거 너무 쉬운 거 아니냐?”
“나는 니들이랑 붙을까봐 살짝 쫄았다고.”
“공부방에서 당한 그 동안의 설움이 한방에 확-가시는 것 같아. 어우. 시원해.”
“그니까. 제이든이랑 안 붙어서 얼마나 다행이냐?”
“어우야. 그건 생각도 하기 싫다. 그럼 바로 띡- 떨어지는 거지.”
“난 그래서 일부러 멀리 앉아있었잖아. 선생님들 귀찮아서 바로 옆에 사람이랑 짝하라고 할 줄 알았다니까.”
놈들의 찬양을 더 음미하고 싶지만 듣는 귀가 많으니 이쯤해서 접어주자.
“암튼 그럼 우리 넷은 다 가는 거지?”
“응.”
“하아. 지옥 탈출이다.”
“뭘또 지옥까지.”
– 게임에서 이긴 50명은 내일까지 부모님께 대회 참가 사인 받아 오세요. 부모님 동의서 없으면 못갑니다.
– 네!
7학년과 8학년에서도 경합이 붙었다.
우리 공부방 인간들은 모두 통과.
그 중에서도 팬더 눈깔을 언제 하고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마크가 가장 신이 났다.
“오늘부터 특훈이다!”
“특훈은 무슨. 체스가 특훈으로 되는 거였냐? 그냥 평소실력으로 가는 거지.”
“시간아 빨리 와라.”
“크리스틴. 너는 또 왜?”
“다 쓸어버리게. 난 요즘 가슴에 불하나 얹고 사는 거 같아.”
“뭔일 있냐?”
“나 저번 학기에 High Honor 받았잖아. 세상에 엄빠가 highest 아니라고 화를 내더라니까. 아니. 내가 언제부터 올 A였다고? 그게 다 제이든 공부방에 들어간 후부터잖아.”
“…”
“이번에도 그래. 총이랑 칼 가격 검색 좀 한 걸 가지고 무슨 일주일이나 두더지를 시키냐고. 참나. 방학이었으면 어쩔 뻔 했어? 아주 세상 구경도 못할 뻔 했어.”
“진정해.”
“이길거야. 다 부숴버릴거라고.”
예쁘장하게 생겨가지고 갈수록 과격해지는 크리스틴.
아무래도 동성 친구들을 좀 사귀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헤나는 어리고, 이 공부방에서 6학년에서 8학년까지는 크리스틴을 제외하곤 다 남자라 애가 저 모양이 된 것 같다.
약간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헤일리나 클로이라도 끌고 올까?
걔네들은 11학년이다.
좀 무리인 것 같은데.
그럼 또 누가 있을까?
“야! 제이든. 너 뭐 생각해? 혹시 나 사납다고 그러는 거야?”
“어우. 무슨 소리야. 그런 생각 한 적 없어.”
“큼. 수상한데.”
“독심술하냐? 넌 나중에 꿈이 뭐냐?”
“나? 국방장관.”
“뭐?”
“난 반드시 펜타곤에 들어갈 거야. 그래서 덤비는 놈들 다 쓸어버릴 거라고. 마크. 넌 내 밑으로 들어와라. 내가 특별히 예뻐해줄게.”
“왜 또 난데? 나 좀 가만 놔둬.”
“뭐래. 내가 언제 너 괴롭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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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싸움이 시작되려 한다.
“얘들아. 여기 학교야.”
“아. 그렇지. 나 간다.”
크리스틴의 가정환경도 좀 조사를 해 봐야 하려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