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American Dirt Spoon Gang Village RAW novel - chapter 88
“날씨까지 받쳐 주고, 오는 사람도 많고. 학생들. 다음 주에도 오나?”
“아. 초콜릿 판매가 담주 목요일에 끝나서요. 오늘 최대한 많이 팔고 가야 해요.”
“그래그래. 많이 팔아. 아니다. 그럴 게 아니라 우리도 한 5개 줘 봐.”
“우리도. 10불이면 되는 거지?”
“그럼요.”
“우리는 그냥 한 박스 줘. 이번 할로윈 때 그거 내놓지 뭐. 동네 꼬마 놈들이 좋아하겠네.”
“우린 한 박스는 부담스럽고, 10개 줘.”
“네. 감사합니다! 우리 삼촌이 쿠키랑 호박 필요하대요. 잼이랑 쿠키도요.”
“내. 내가 그게 필요할까?”
초콜릿 까먹다가 화들짝 놀라는 삼촌.
“그럼요. 삼촌. 재료가 신선해서 숙모가 좋아할 거예요.”
“…후우. 하나씩 주세요.”
“으하하. 조카 녀석이 아주 똘똘하네요.”
“보통 아니죠.”
삼촌이 싫지 않은 표정으로 눈을 흘긴다.
이왕 사는 거 몇 개씩 구매한다.
풍경은 혼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식량이야 뭐 늘 필요한 거니까.
남으면 우리 집에도 좀 넘기면 된다.
덕분에 우리는 그 자리에서 초콜릿 박스를 3개나 팔아 버렸고, 삼촌은 50불어치 이상의 음식을 샀다.
4시간은 금방 지난다.
“힝. 다 못 팔았어.”
“사실 처음부터 너무 많았어. 10박스면 자그마치 720개, 그럼, 돈이 얼마야. 히익. 1,440불이나 되는데 이 동네에서 가능하겠냐?”
“맞아맞아. 욕심이 과하면 체해요. 그나저나 우리 얼마나 팔았지?”
“5박스에서 4개 빠졌어. 총 712불이네.”
“와. 700불이 넘었어. 그럼 절반은 캔디 공장으로 가니까 우리 밴드로 들어오는 돈은 자그마치 3백… 얼마지?”
“356불.”
“헤헤. 역시. 우리 캡틴.”
“그냥 초콜릿 하나당 1불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알렉스. 너 진짜 괜찮겠냐?”
“시꺼. 갑자기 암산이 안 됐을 뿐이야. 암튼 리암 삼촌. 그 돈 잃어버리면 큰일 나요.”
“별걱정을 다 해요.”
“헤헤. 그럼, 다들 내일 널싱홈에서 보자. 나 먼저 간다.”
“어. 내일 보자.”
지금까지 우리가 판 초콜릿은 오디의 3박스까지 포함해서 총 14박스.
공부방 놈들 중 현재 중학교 아너스 밴드에 소속된 인원은 6명.
이만하면 할 만큼 했다.
월요일부터는 학교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팔기로 했다.
목요일까지 점심시간마다 판매해도 2박스를 못 팔 것이다.
그렇게 첫 번째 앵벌이가 이렇게 끝이 났다.
* * *
금요일 저녁. 미세스 알링턴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아너스 밴드 학부모와 학생들께.
4월에 있을 밴드 트립의 펀드레이징을 위한 초콜릿은 총 42박스가 판매되었습니다.
이에 초콜릿 공장에 보내는 금액이 아닌 밴드부의 수익금은 3,024불이며, 이는 이번 밴드 트립에 전액 사용될 것입니다.
12월 10일(수) 오후 7시, 중학교 전체 밴드 공연이 있습니다.
포인세티아(Poinsettia) 꽃이 필요한 분은 미리 말씀해주시면 공연 후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꽃은 화분당 15불입니다.
한 화분당 밴드부로 6불이 들어오며, 이 역시 트립 때 모두 사용됩니다.
판매 금액이 올라갈수록 학생당 부담금이 적어집니다.
주위에 홍보 많이 해 주세요.
미세스 알링턴.
“42박스 판매? 진짜 이거밖에 안 된다고? 총 300박스 가져왔다지 않았나?”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옆에서 크리스틴이 비웃는다.
“그걸 믿냐?”
“뭐?”
“나 6학년 때는 총 30박스 팔았었어. 그것도 잘했다고 했다고. 아마 처음부터 50박스도 안 받아왔을걸?”
“뭐? 이건 사기야!”
“워워. 진정해. 알렉스. 미세스 알링턴도 니들이 그 말을 믿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걸?”
“…….”
“큭큭. 이제야 말하지만 난 캡틴조차 그 말을 진지하게 믿는 게 더 웃겼어. 애는 애구나 싶었다니까. 으흐흐.”
고딩들이 비웃는다.
방심했다.
미세스 알링턴이 300박스를 다 보여 주진 않았다.
그냥 ‘학교 스토리지에 300박스 정도 쌓여있는데, 그걸 언제 다 파나’고 했을 뿐이다.
벙찐 표정을 하고 있으니 매튜가 어깨를 두드려준다.
“괜찮아. 거기 가면 미세스 알링턴이 코치들이랑 12시에 피자 먹거든? 그거 꼬옥 뺏어 먹어라.”
“피자?”
“어. 밤 12시에 먹는 피자 맛이라는 게 있단다. 트립 때마다 꼭 시켜 먹으니까 잠복하고 있다가 쳐들어가. 일부러 3판 이상 시키니까.”
위로가 안 된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이 억울해진다.
이게 다 우리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을 줄이기 위함이었으니 가서 따지지도 못하겠다.
피자라…
꼭 뺏어 먹어야겠다.
* * *
2주 후,
미세스 알링턴이 학부모들에게 2번째 앵벌이 품목에 대한 이메일을 보내왔다.
빨간 꽃에 초록색 잎이 포인세티아 꽃.
크리스마스 풀(Christmas Holly)라는 꽃(?)과 함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꽃으로 불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엄청나게 팔려 나간다.
“예쁘다. 우리 집에도 2개 정도 있으면 좋을 거 같네.”
이메일을 확인하던 엄마가 2개를 주문한다.
그리고 삼촌에게도 2개를 강매했다.
마커슨네도 2개를 주문했고, 마크네는 마커슨 할머니 때문에 2개를 강매당했다.
고등학생인 제이콥네에도 1개, 패트릭 아저씨네도 1개씩이 강매되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우리 골목 집집의 창문마다 포인세티아가 필 것이다.
지금은 10월 초다.
12월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누구보다 먼저 판매해서 선점해 버리는 미세스 알링턴.
선생님 말고 장사를 했어도 잘했을 것 같다.
* * *
― Hurry! Hurry!
― 조금만 더 가면 돼! 힘내라!
― 와아아아! 잘한다!
.
.
.
토요일 오전.
SS에 학교 행사 때문에 빠진다는 사유서를 제출한 우리는 지금 2시간 거리의 고등학교에 와 있다.
8개의 학교가 모인 크로스컨트리 지역 대회에 참석한 것이다.
대략 400명 정도의 학생들이, 본인 학군의 색으로 되어 있는 러닝복을 걸치고는 출발선에 섰다.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의 이름은 멜버른이지만 우리 학군은 ‘센트럴팍스(Central Fox) 스쿨 디스트릭’이다.
여우답게 학군 대표색은 빨간색과 하얀색이 교차되어 있는 것이다.
공부방 놈들도 모두 러닝복을 걸치고, 다리를 풀었다.
오늘은 고등학교를 끼고 이 동네 거리를 다 뛴 후 마지막으로 다시 고등학교 운동장으로 되돌아오는 것까지다.
동네가 아주 굴곡이 심하다.
위아래 경사도 많고, 이래저래 구불구불 이어져 있어 대회를 개최하기에 딱 좋다.
거리는 총 5마일(8km 정도).
― 레디! 출발!
이제는 알렉스의 다리도 다 나았다.
마음껏 버려 두고 뛰었다.
저 앞에 마커슨이 뛴다.
내 뒤로는 오디와 알렉스가 뛰고, 저어쪽 뒤 어디쯤에 헤나가 있을 것이다.
조나단은 아직 나이가 안 돼 참석 못 했다.
크로스컨트리는 7학년부터다.
평소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녀서인지 뛰는 게 힘들지는 않다.
한 명씩 한 명씩 내 뒤로 밀려났다.
막판 스퍼트
마커슨이 코앞이다.
“헤이. 마커슨.”
“히익. 제이든! 언제 따라잡은 거야?”
“지금?”
“이것마저 너에게 질 순 없어. 간다.”
― 다다다닥.
마커슨이 저 앞으로 달려간다.
어이가 없다.
점점 숨이 가파오지만 이를 악물었다.
1등으로 달리고 있는 마커슨의 등만 보고 뛰었다.
마커슨은 흑인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달리기나 몸 쓰는 걸 잘한다.
특히 점프 같은 건 무릎에 스프링이 달린 것처럼 높이 뛸 수 있다.
의외로 구기 종목은 잘 못하는데, 이유가 공이 무섭단다.
한동안 놀려 먹었던 게 기억난다.
“헥헥. 야. 마커스은!”
“히익. 또 왔어? 씨바. 간다.”
― 쌔엥.
이제 마커슨 앞에는 아무도 없다.
이 대회를 위해 중간중간 비치해 놓은 가판대에서 이온 음료를 하나 집었다.
“야아! 물도 마시면서 달려어!”
“너나 마셔! 바빠!”
젠장.
아무래도 오늘 1등은 못 하겠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뛰는 코스 모두에 삼각콘이 1미터 간격으로 늘어 서 있으니까.
뒤를 돌아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놈들이 보인다.
우리 학교 러닝복이 아니다.
1등은 못해도 2등은 놓치지 말아야지.
먹던 음료를 길가에 비치되어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는 다시 뛰었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하며 미소를 짓던 놈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경사가 높은 굴곡진 골목이다.
나도 모르게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헥헥거리며 멀리 쳐다보니 저 뒤쪽으로 온갖 색들의 러닝복들이 뒤엉켜 달리고 있다.
그 옆으로 학부모들과 동네 사람들이 열띤 응원을 보낸다.
여기랑 비교되네.
― 달려!
― 조금만 달리면 돼! 거의 다 왔어!
― 할 수 있다!
내가 있는 선두 쪽엔 군데군데 심판관들이 서 있고, 몇몇 아저씨 아줌마들이 집 앞에 나와서 구경하고 있을 뿐이다.
앞쪽을 보니 마커슨이 성공의 브이자를 그린다.
저 골목을 돌아가면 처음 출발했던 고등학교가 나온다.
진짜 거의 다 왔다.
막판 스퍼트(last―minute spurt)라는 게 있지 않나.
갑자기 죽자고 달리자 여유를 부리던 마커슨이 기겁을 하고 달아난다.
이제는 진짜 손 뻗으면 닿을 거리.
골목을 딱 꺾으니 눈앞이 갑자기 확― 트인다.
고등학교 뒤편 운동장이 골목의 끝과 바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 와아아아!!
우리가 들어서자 엄청난 고함소리가 들린다.
여러 학교에서 모였지만 본인 학교 학생들만 격려하는 건 아니다.
그래 봤자 7, 8학년 중학생들.
상을 받으면 좋지만 완주하는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내는 거다.
마커슨이 죽어라 달리고, 뒤로 내가 바로 따라붙었다.
더 속도를 붙였다.
어림도 없다.
마커슨이 더 빨리 뛴다.
막판에 와서 1등 자리를 놓치고 싶진 않겠지.
그럼에도 어깨 위치가 비슷해졌다.
마커슨이 발을 쭈욱 뻗는다.
나보다 다리가 긴 녀석이다.
그렇게 마커슨이 Finish 선을 끊어냈다.
하. 진짜 간발의 차이다.
아깝다.
― 으아아아!
저 앞쪽까지 Finish 선을 끌고 간 놈이 두 손을 번쩍 들고는 폴짝폴짝 뛰며 괴성을 내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