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547)
547화 고스트 (5)
항마력만 충분하다면, 무려 ‘마법 면역’ 판정까지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고점이 높은 액티브 스킬.
심지어 여기에는 효과가 더 있다.
「벨라리오스가 감소시킨 마법 피해량에 비례해 물리 내성 수치가 증가합니다.」
저 스킬은 마법을 막아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물리 내성 수치까지 올려준다.
쉽게 말해, 마법으로 처맞으면 점점 더 단단해지는 만능 비늘을 갖고 있는 셈인데…….
말 그대로 참 탐욕스로운 비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오늘은 상대를 잘못 만났다.
‘탐욕으로는 탐험가도 밀리지 않거든.’
오죽하면 탐험가의 탐이 탐욕의 탐이라는 말도 있겠는가.
아, 참고로 방금 내가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베헬—라아아아아아아아아!!!”
내면에 깃든 탐욕을 고스란히 표출하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정수, 정수, 정수, 정수.
기필코 정수!
거울을 보면 맑은 눈의 광인이 들어가 있을 것만 같은 기분.
몬스터를 앞에 두고서 이렇게까지 몸이 달아오른 건 아주 오랜만에 있는 일이었다.
근데 이걸 어떻게 참아?
내 유일한 약점이었던 마법 피해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낭패를 겪었는데.
저거 하나면 그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된다.
그래, 그러니까…….
‘일단은 이놈부터.’
내 앞을 가로막은 염소대가리의 대장장이.
헬스미스의 머리통을 향해 망치를 내려친다.
콰아앙-!
망치에 맞아 턱이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맷집이 좋은 3등급 몬스터답게 끄떡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즉시 반격을 해왔다.
「헬스미스가 [두드리기]를 시전했습니다.」
「대지에 깃든 불꽃이 깨어납니다.」
지면이 갈라지며 치솟는 불길.
우리 부족장이 쓸 때는 지속 시간이 존재하는, 필살기에 가까운 버프 스킬이었으나 이놈에게는 그저 상시 지속되는 스킬이라고 봐도 좋았다.
애초에 정수로 얻은 스킬들은 대부분 성능이 떨어지기 마련이거든.
「모든 화염 스킬의 피해량이 대폭 증가합니다.」
「화염 감응도 수치에 비례해 육체 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지속적으로 주변을 불태웁니다.」
놈의 몸뚬이 위로 빨갛다 못해 시퍼런 불길이 일렁거렸으나, 그래도 지속 피해는 버틸 만했다.
원래 탐험가는 장비빨이란 말도 있잖아?
아, 이건 진짜 있는 말이다.
「불의 보주를 활성화했습니다.」
「반경 15m 내에서 파생된 모든 화염 계열 지속 피해가 50% 감소합니다.」
‘불의 보주’가 발동됨으로 훨씬 더 피해가 줄었다.
그리고 이는 내 주변에 있는 근딜들도 매한가지.
「베르실 고울랜드가 8등급 부여 마법 [냉혈]을 시전했습니다.」
「캐릭터의 화염 내성이 대폭 상승합니다.」
여기에 ‘냉혈’ 마법까지 추가되자 지속 피해는 거의 무시를 해도 될 정도의 수준까지 내려왔다.
따라서…….
“공격해라!”
아멜리아가 오러를 뽑아내고, 미샤가 냉기가 풀풀 풍기는 장검을 휘두른다.
또한.
「아이나르 프넬린이 [삼지창]을 시전했습니다.」
아이나르가 새로 얻은 스킬을 실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휘이익-!
화살이 날아드는 듯한 파공음과 함께 앞으로 뻗어가는 창.
창의 양옆으로 반투명한 두 개의 창이 추가된다.
[삼지창]의 효과로, 원래 이 창들은 대상의 근처에 자리한 두 명의 적에게 꽂힐 예정이었다.하지만…….
‘명색이 3등급 정수인데, 그거면 서운하지.’
[삼지창]은 광역 스킬이지만, 사실 단일 공격을 할 때 더 빛을 발하는 스킬이다.바로 이렇게.
「공격 대상 주변에 적이 없습니다.」
「모든 공격이 대상에게 명중합니다.」
염소대가리를 향해 꽂히는 세 개의 창.
물론 [거듭베기]처럼 같은 지점에 꽂히는 판정은 아니라, 갖고 있던 스킬들이 발동되는 일은 없었다.
하나 그렇다고 약했다는 뜻은 아니다.
창을 이용한 관통 피해량 1,200% 증가.
이 한 줄의 옵션만으로도 4등급 이하 정수 조합의 대미지는 충분히 뽑아낼 수 있으니까.
푸욱-!
깊게 박힌 세 개의 창이 뽑혀져 나오는 순간.
창의 크기만큼 벌어진 구멍에서 붉은 피가 터져 나온다.
다만, 그 시간은 극히 짧았다.
「헬스미스가 [땜질]을 시전했습니다.」
상처 부위가 용암처럼 붉게 달아오르더니, 충치 치료를 한 것처럼 그 위에 덮여진 은색의 막.
순식간에 부상을 치유한 헬스미스가 포효하며 메인 스킬 중 하나를 더 시전했다.
「헬스미스가 [지옥불]을 시전했습니다.」
[지옥불].이 스킬을 메인으로 한 육성법도 과거에 하나 있었을 정도로 나름 성능이 좋은 공격기.
퍼엉-! 펑! 콰아아앙-! 콰아앙-!
이내 화산이 분출하듯.
녀석이 등에 메고 있던 용암 주머니에서 시뻘건 액체가 온 사방에 튀며 폭발한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벨라리오스가 [재해]를 시전했습니다.」
벨라리오스도 전장에 난입하며 본격적인 레이드가 시작됐다.
***
[재해]는 굉장히 유니크한 스킬이다.필드 자체에 효과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특히나 더.
「필드 효과 – 태풍이 적용됩니다.」
사용 시 반경 내에 무작위로 적용되는 필드 효과.
솨아아아아아-!
강풍이 불어오고, 회색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덕분에 시야가 많이 좁아졌지만, 이는 단지 이펙트로 인한 부가적인 효과에 불과했다.
「모든 스킬의 발동률이 50%로 감소합니다.」
태풍 안에서 스킬을 쓰면 두 번 중 한 번은 중간에 캔슬이 된다.
‘귀찮게 됐네. 시작부터 태풍이라니.’
그래도 이곳이 용의 산맥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거기에는 자체적인 필드 효과가 있어서 훨씬 더 부담이 심하거든.
“헬스미스부터 처리해라!”
이내 지시가 떨어지자 원거리 딜러들도 준비해 둔 스킬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캐스팅해 둔 합동 마법이 펼쳐지고, 각종 이능이 근접한 딜러들을 피해 절묘한 각도로 쏘아진다.
그리고 그 순간.
「벨라리오스가 [용의 보주]를 시전했습니다.」
「반경 내 모든 캐릭터의 자원 소모량이 12배 증가합니다.」
눈 뜨기도 힘든 태풍 속에서 신성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노란빛이 터져 나온다.
그래, 언제 쓰나 했는데.
‘스킬 발동 매커니즘이 일정량 이상의 자원이 소모될 시였지?’
[용의 보주]도 [재해]만큼 특이한 스킬이었다.자원 소모량을 12배 증가시키며, 소모된 수치만큼 MP로 돌려받는 개사기 스킬.
물론 표면상으로만 그럴 뿐, 이 스킬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헬스미스가 [땜질]을 시전했습니다.」
「[용의 보주]에 의해 자원 소모량이 12배 증가합니다.」
「필드 효과 – 태풍에 의해 스킬이 실패했습니다.」
「[용의 보주]가 소모된 자원을 강탈합니다.」
[용의 보주]는 [재해]와 마찬가지로 적과 아군 모두에게 적용이 된다.특이한 매커니즘인지라, 이 스킬을 메인으로 한 육성법을 만든 적도 있었다.
극딜 세팅을 해두고서 [용의 보주]로 동료들의 자원을 빨아먹으며 미친 수준의 딜을 뽑아내는 1인 몰빵 캐리형 캐릭터였다.
뭐, 그래 봐야 현재 에르웬의 하위호환 느낌이라 재미로만 몇 번 하고 버리긴 했지만.
아무튼.
“멈추지 마라!”
태풍이고, 자원 소모량 증가고 뭐고 아랑곳하지 않으며 모든 딜을 헬스미스에게 퍼부었다.
그리고 그 결과.
「필드 효과 – 지진이 적용됩니다.」
「이동에 관련된 모든 효과가 봉인됩니다.」
벨라리오스가 회복한 MP로 [재해]를 한 번 더 쓰긴 했지만, 그래도 목표는 이룰 수 있었다.
「헬스미스를 처치했습니다. EXP +7」
같이 싸워야 할 동료에게 MP도 뺏기고, 스킬 시전도 막혀 버린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녀석.
솨아아아아아-!
이내 놈의 몸체가 빛무리로 변해 휘날렸으나, 보상은 딱 하나였다.
툭.
3등급 마석.
‘첫 처치라 좀 기대했는데…….’
혹시나 했던 정수는 드롭되지 않았다.
살짝 아쉽긴 했지만, 크게 집착하진 않았다.
어차피 메인 요리는 따로 있을뿐더러…….
‘오히려 잘 됐어.’
만약 여기서 초심자의 행운이 발동했으면 괜히 더 불안하기만 했을 것이다.
원래 가챠에는 제물이 필요한 법이니.
“이제 남은 건 저놈뿐이구려!”
“알고 계시죠? 마법사분들은 지원 마법만 쓰며 도와주세요! 공격 마법은 절대 쓰지 말고요!”
헬스미스를 처치한 후에는 모든 역량을 벨라리오스에게 집중했다.
마법사는 딜러에서 서포터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원거리 딜러들이 허공에 떠다니며 스킬들을 뿌려대는 놈을 요격했다.
그리고…….
“온다!”
비행을 하던 놈이 유일하게 아래로 내려오는 타이밍에 맞춰 근딜들도 무기를 휘둘렀다.
「벨라리오스가 [물결유영]을 시전했습니다.」
「벨라리오스가 [죽음의 숨결]을 시전했습니다.」
「벨라리오스가 [파쇄]를 시전했…….」
전투가 길어질수록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녀석의 비늘.
「벨라리오스가 [재해]를 시전했습니다.」
「필드 효과 – 가뭄이 적용됩니다.」
「모든 이로운 효과가 제거되며, 모든 부정적인 효과가 강화됩니다.」
그렇게 녀석이 세 번째 [재해]를 사용을 했을 무렵이었다.
휘이이이이익-!
저 멀리서 쏘아진 에르웬의 화살이 놈의 미간에 꽂히며, 전투가 마무리 지어졌다.
총 10분 정도 걸렸나?
머릿속으로 전투 시간을 계산하는 한편으로, 눈은 빛무리로 변해 사라지는 벨라리오스에게 고정했다.
「벨라리오스를 처치했습니다. EXP +7」
이내 놈의 시체가 사라지며 허공에 맺힌 빛무리가 마석으로 변하며 바닥에 떨어진다.
툭.
하나 떨어진 마석에 관심을 갖는 탐험가는 이 중에 아무도 없었다.
「No.9999 초심자의 행운이 발동했습니다.」
정수가 떴다.
대신 문제는…….
‘……노랑색이네.’
[탐욕의 비늘]이 아니었다.***
노란색 정수의 액티브 스킬은 [파쇄].
기본적으로 원거리 공격이지만, 근접해서 사용할 경우에 위력이 크게 증가하는 회피불가 즉발형 스킬.
“으아… 아쉽네요. 노란색이라니, 아저씨가 바라던 건 아닌 거죠?”
“후… 그럼 저 정수는 어떻게 되는 거려나. 갖고 싶어하는 자는 여럿일 거 같소만…….”
다들 정수에 대해 집중하는 사이, 아멜리아가 단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다가왔다.
“얀델, 몸은 괜찮나? 꽤 다친 거 같던데.”
“아, 괜찮다. 장비는 별로 안 다쳤다.”
“…….”
2등급, 그것도 균열 수호자인 밀라옐과 싸울 때도 거의 다치지 않았던 나지만, 벨라리오스와의 전투에선 나름 부상을 입었다.
[파쇄]는 공격의 형태상 가드가 불가능하거든.지정된 대상 주변의 공간이 우그러들면서 피해를 입히는 탓인데…….
솨아아아아아-
그래도 잔부상 정도라 힐이 조금 들어가자 금방 회복되기 시작했다.
“괜찮다니 다행이지만, 그래서 정수는 어떻게 할 거지?”
“아, 그거…….”
이내 몸이 정상으로 돌아온 다음에는 서둘러 생각을 정리했다.
‘왜 하필 [파쇄]가 떠가지고.’
일단 스킬 하나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회피 불가에 즉발, 거기에 가드 불가 판정까지.
심지어 대미지도 준수한 편이며 MP 소모량도 적고 쿨타임도 짧은 편이다.
하지만…….
‘성장시키는 게 어렵지.’
그런 장점들이 있는 만큼, 다른 스킬들로 시너지를 내기가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어떻게 스킬 세팅을 하든 성장 가능성이 적다는 뜻인데…….
“결정했다.”
정수의 주인을 정하기까지 긴 시간은 필요없었다.
“아우옌 록로브.”
우리 클랜의 유일한 비전투 인력인 항해사.
“……예?”
“이건 네가 갖는다.”
“………………예에?”
“뭘 놀라고 있는 거냐?”
“하, 하지만… 이건 항해에 관련된 정수가 아니지 않습니까……?”
아, 그래서 3등급 정수가 버려질 때도 별다른 말을 안 했구나.
나는 피식 웃으며 녀석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무리 항해사라고 해도, 너도 우리 클랜의 일원 아니냐. 네 몸을 지킬 정수가 하나쯤은 있어야지.”
안 그래도 적당한 게 있으면 하나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누가 껴도 비슷한 성능을 내는 정수라면, 비전투 인력인 아우옌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패시브 스킬인 [순환의 고리]로 기본 스탯도 땡겨올 수 있고 말이지.’
그러나 그 사실이 못내 믿기지 않았을까?
“어, 어어…….”
아우옌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입만 꿈뻑거렸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째선지 항해사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
「아우옌 록로브의 영혼에 [벨라리오스의 정수]가 스며듭니다.」
***
뭐야, 얘는 갑자기 왜 울어.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하고 있자니, 아멜리아가 옆으로 다가왔다.
“그간의 설움이 밀려온 모양이다. 옛이야기를 들어보니 항해사 일을 하며 여간 무시를 당한 게 아니더군.”
…그래? 그건 몰랐는데.
“그런 네가 몸을 지키라며 정수를 줬으니, 만감이 교차했겠지. 처음으로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을 테고.”
음, 그렇게 말해도 확 와닿지는 않는다.
그냥 얘도 힘든 일이 많았구나 하는 정도?
이쯤에서 나는 관심을 껐다.
“크흠흠…….”
“오오! 비요른이 멋쩍어 하고 있다!”
거, 그런 게 아니라니까.
‘아멜리아 쟤는 뭐 또 저렇게 흐뭇하게 웃는 거고.’
괜히 오해받는 게 싫어서 얼른 소리를 쳐 화제를 돌렸다.
“다들 알아서 쉬어라!”
그렇게 모두에게 주어진 휴식 시간.
나도 근처에 널브러져 쉬고 있자니, 이번엔 에르웬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아저씨, 쉬세요?”
“어. 근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겨서요.”
궁금한 점?
“말해봐라.”
“왜 이번 전투에서 제가 나서지 못하게 한 거예요? 제가 한 마리를 잡고 시작했으면 훨씬 더 쉬웠을 텐데.”
“아, 그거?”
확실히 옳은 이야기이기는 했다.
에르웬이 필살기를 꺼냈으면, 3등급 몬스터가 둘이라도 금방 끝났을 테니까.
어둠 구체로 헬스미스를 순삭하고, [집중사격]으로 벨라리오스를 한 방에 날려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한참 남지 않았냐.”
“네?”
필살기를 한 번 쓰고 나면 에르웬은 한동안 전투에 참가하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17시.
쉽게 말해, 여기서 벌써 고급 인력인 에르웬이 빠지면 잡을 수 있는 몬스터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
‘오케이, 그럼 다들 대충 쉴 만큼 쉰 거 같으니…….’
이내 나는 일어나서 집합 명령을 내렸고, 모두 다 모인 후에는 진형을 잡고서 몬스터를 소환했다.
그렇게 23시까지 노가다를 반복한 다음에서야 하루 일과를 끝내고 야영을 준비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꼭꼭 씹어먹어라! 야채도 얼마 안 넣었으니까!”
일어나자마자 아침밥부터 먹으며 새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오케이, 밥도 오늘은 맛있고.
“총원 38인 기준으로 60일 치가 남았어요.”
물자 관리에도 이상 없음.
“프넬린 님의 신체에서 조금 이상한 수치를 발견했습니다. 어쩌면 히프라마전트의 체화이능에 대한 단서가 될지도 모릅니다.”
조사단도 평소처럼 성과가 없고.
모든 게 문제 없는 아침이었다.
딱 하나만 빼고.
“얀델, 잠깐 얘기 좀 하지.”
소화나 시킬 겸 어슬렁거리고 있자니 경비조의 지휘를 맡고 있는 아멜리아가 나를 불러냈다.
그리고 조금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냥 헛것을 봤다고 넘어가기에는 같은 것을 목격했다는 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서 말이지.”
“뭘 봤다는 거냐?”
“일단 미리 말해두지만, 내가 확인해 봤을 때, 이 도서관 내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그래서 뭘 봤냐니까?”
내 질문에 아멜리아가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며 작게 속삭였다.
“밤중에… 유령을 봤다는 얘기가 있다.”
……유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