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Bireido, a parody RAW novel - Chapter 63
0063 / 0343 ———————————————-
화산지회
백타(白打)였다.
조운육환(彫雲六環)
천전만권(千纏萬捲)
두 개의 초식이 연환되며 동방학의 하체로 슬격(膝擊)을 가했지만 동방학은 코웃음치며 좌측으로 몸을 빙글 돌렸다. 그 순간 나는 오강감계(五剛坎桂), 영양괘각(羚羊 卦角), 삼환투일(三環偸日)의 초식을 거꾸로 펼쳐내며 등허리에서 팔다리까지 양수양각을 사용해 짓쳐들어갔다.
” ……?!”
동방학은 황당해하며 마주 섬뢰권결을 운용했다. 그의 공력도 상당한 편인데다 안목이 뛰어나 변화에 현혹되지 않았다. 나는 동방학급의 고수에게도 내 백타가 통하는 것을 알게 되자 하나의 실험이 끝났다고 여겼다.
나는 종남파의 장괘장권구식의 81초를 연환하며 동방학을 몰아붙였다. 연환의 오의와 초극의를 깨달은 장괘장권구식은 죽음의 무공이었다. 삽시간에 사방 2장이 권영으로 가득차서 숨쉴 틈도 없어졌다.
” 감히!”
하지만 동방학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섬뢰마존지(閃雷魔尊指)를 운용하며 백팔방으로 기세를 뿜어내었다. 권법과 지력이 맞부딪히면서 허공에서 요란한 폭발음을 튀겼다.
쿠르르릉…
나는 바위를 밟고 마치 검을 창대처럼 사용했다. 검신에 튕긴 발길질이 어마어마한 가속도를 얻고 동방학의 얼굴을 갈겼다. 동방학은 내력을 집중해서 방어했기에 큰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나는 기세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나는 그대로 선 채로 일 장을 뛰어올라서 연속으로 내려차기를 20번 갈겼다. 장괘장권구식의 절초인 장천구선의 일초였다. 동방학은 권법의 화경을 운용해서 처음에는 잘 받아내는 것 같았지만, 내가 권장법을 섞어쓰기 시작하자 밀렸다.
반 보 정도 동방학이 밀렸을 때, 그가 난데없이 검을 역수로 잡은 채 허공으로 밀어쳤다. 검벽(劍壁)이라고 불리는 지고무상한 경지가 내 팔다리를 부수기 위해 접근했다. 나는 더 이상의 백타가 불가능한 것을 깨닫고 그대로 검을 뽑아서 일 검을 내리쳤다.
낙성검법의 오의인 명혼(銘魂)이었다.
콰과광!
완성된 이기어검과 검벽이 부딪혔다. 강환으로 이루어진 검벽의 위력은 이기어검과 대등했지만, 내 쪽이 동방학보다 내력이 앞섰다. 그대로 동방학을 끝장내기 위해서 유운검법을 뻗었을 때였다.
” 크아아아아!!”
공패가 울부짖더니 허공에 떠오른 채로 강기를 마구 쏘아내었다. 하나하나가 어찌나 압축되었는지 투포환 같았다. 나는 동방학의 숨을 끝장내지 못하고 장괘장권구식의 화경과 검기의 결계를 운용해서 그의 공격을 무마했다.
즈즈즈즈
나는 숨을 멈추지 않았다. 동방학과 공패는 절초를 잇는 순간에 호흡에 틈이 생겼다. 그것은 그들의 내공에는 인간의 한계인 삼재나 사상이 깃들어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육합귀진신공의 세 가지를 극성으로 익힌 나는 육합(六合)까지의 호흡이 가능했다.
순식간에 천단신공과 구양진기를 얽어매어서 동방학에게 장강을 뿜어내고 공패에게 이기어검을 날렸다. 그것은 마치 한 순간에 두 개의 행동을 하는 것과 같아 보였지만, 사실은 마음을 둘로 나누고도 멀쩡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숨쉴 틈도 없이 내 공세를 맞받아야 했다.
” 이, 이런.”
” 정대종(正大宗)의 공력이라니.”
바로 그 때 치명적인 빈틈이 생겼다. 나는 그대로 손을 뻗어서 공패의 목줄을 잡아채었다.
” 끄윽.”
강대한 열양지기인 구양신공의 내기가 몸 속에 침투하고 목이 졸려지자, 공패는 순식간에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동방학은 한 번에 자신들 둘을 몰아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지 거센 고함을 질렀다.
” 죽어라아아아아!!”
그의 검이 허공을 격해서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날아왔다. 역시 그 또한 이기어검을 성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기어검과 많이 상대해 보았기 때문에 대응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검이 혼을 실은 채 마주 뻗어나갔다.
콰과광!!
허공에서 이기어검이 충돌했다. 동방학이 자세를 바로잡으려 했으나, 이미 그 때는 허공에서 상반신을 크게 젖히며 축지(縮地)의 기세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나는 동방학보다 반 호흡이 빨랐기 때문에 즉각 행동을 할 수가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삼 장 거리를 좁혀서는 유운검법을 장법으로 운용했다.
콰드드득
반장(反掌)이 동방학의 명치에 틀어박히는 순간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 크아아아아악!!”
동방학은 유언조차도 남기지 못한 채 권에 온 몸을 두들겨 맞아서 죽었다. 나는 동방학의 숨이 끊어진 것을 알자마자 그대로 등을 돌렸다. 등을 돌리자마자 동방학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풀썩
” ……”
” ……”
대충 소요된 시간은 일백여 초 정도였다. 역시 공패나 동방학쯤 되면 쉽사리 죽이기에는 벅차다고 느꼈다. 내가 어깨를 풀고는 멀리에 있는 검을 접인지기로 집어올 때였다. 나는 문득 사람들의 시선을 발견했다.
웅성…
모두들 나를 경악의 눈으로 보고 있었다. 평소라면 덤덤하게 받아들였을 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아예 인간 이외의 것을 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그 시선 속에는 심지어 청흔이나 백무영같은 기재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그제야 내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파악했다. 나는 실제로 7~80년을 수련해서 비뢰쌍마를 쓰러뜨린 것이지만, 그들이 보기에는 약관도 되지 않은 나이에 비뢰쌍마와 정면으로 대결하여 압도적으로 패배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