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34)
234화
띠링.
[마도왕의 다섯 번째 유물 (5)] [퀘스트 분류 : 직업 시나리오] [퀘스트 제한 : 마도왕의 의지를 잇는 자] [당신은 높은 마법적 지식을 가진 자에게 찾아가 광신도들이 무엇을 연구 중인지 밝혀냈습니다.정신 지배에 관한 연구.
그들이 오랜 세월 연구해 온 정신 지배 마법은 놀랍게도 마도왕의 유물조차 지배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해 있었습니다.
마도왕이 남긴 유물의 정신 방벽은 단단하지만 영원할 순 없습니다. 광신도 무리가 유물을 완전히 타락시키기 전에 그들의 계획을 분쇄하십시오.] [타락이 완전히 진행되기 전, 광신의 아크 비숍 ‘파이로’ 처치(0/1)] [퀘스트 성공 시(일반 성공) : 마도왕의 다섯 번째 유물 ‘적마의 세실리아(에픽 등급)’ 획득] [퀘스트 실패 시 : ‘적마의 세실리아’ 소실]
“……타락?”
퀘스트 창을 읽어 나가던 카르페는 미간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것들이 지금 남의 유물을 강탈하려고 한다는 거네?”
카르페의 언성이 다소 높아졌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보물을 발견하였으니 어찌 손에 넣고 싶지 않겠는가.
과거 마이나데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카르페가 오기 전에 티나가 들어 있는 석관을 부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부수는 대신 카르페로부터 유물의 소유권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광신도 집단이 아니라 도적 집단이었네.”
도적 집단으로부터 세실리아를 지켜 내야만 했다.
“그런데 이건 뭐죠? 일반 성공?”
퀘스트 창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단어가 있었다.
지금까지 ‘퀘스트 성공 시’라는 단어 옆에 저런 글귀가 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거 참. 이게 여기서 뜨네. 저거 엄청 보기 드문 건데.
“저게 뭔데요?”
-그냥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돼. 일반 성공이란 건 저기 적혀 있는 방법으로 퀘스트를 클리어할 때를 말하는 거다.
즉, 아크 비숍 ‘파이로’를 처치하면 일반 성공으로 퀘스트가 클리어된다는 뜻이다.
“그럼 일반 성공이 아닌 다른 성공도 있다는 뜻?”
-정확해. 아마 곧 특별 퀘스트가 뜰 거야.
천마의 말은 정확했다. 말을 끝마치기가 무섭게 카르페의 눈앞으로 연이어 알림창이 등장했다.
띠링.
[플레이어가 특별 루트 조건을 만족하고 있습니다. 퀘스트의 특별 루트가 개방됩니다.] [특별 루트 출현 조건 : 마도왕의 수석 연구원 엘리스가 플레이어의 권속일 것] [특정 조건을 달성할 경우, 히든 보스 ‘????’가 출현합니다.] [????의 제압 (0/1)] [퀘스트 특별 성공 시 : ‘홍염의 무녀 – 적마 세실리아(에픽+ 등급)’ 획득]*해당 퀘스트는 특별 루트가 존재하는 퀘스트입니다. 특별 루트는 퀘스트 난이도가 대폭 증가하지만 특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입니다.
“특별 루트……? 엘리스가 조건?”
카르페가 처음 보는 퀘스트 알림에 황당해하는 동안, 엘리스의 말이 다시금 이어졌다.
“제가 연구일지를 분석해 본 결과, 대충 어떤 식으로 놈들이 세실리아 님을 타락시키려는 지 알 수 있었어요.”
“네? 거기까지 알 수 있어요? 그냥 훑어보시는 거 같던데.”
“그 정도야 간단하죠. 별로 복잡한 연구도 아니었답니다. 술자의 피를 매개로 발동되는 마법이라 역으로 이용하기는 힘들지만 원리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그, 그래요?”
-얘는 무슨 연구 쪽 방면으로는 끝도 없이 먼치킨이네.
천마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특별 루트가 존재하는 퀘스트는 그조차도 몇 번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으니까.
“후예님. 혹시 그곳이 어떤 구조인지 기억하고 계신가요? 대충이라도 괜찮아요.”
“아, 그거라면.”
카르페는 인벤토리를 열어서 광신도를 잡고 획득한 지도를 꺼냈다.
“마침, 그곳의 내부 지도를 얻었습니다.”
“와. 딱 좋네요. 저한테 보여 주시겠어요?”
“물론이죠.”
카르페가 지도를 건네자 엘리스는 슥 훑어보고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음. 음. 역시 예상대로네요. 연구 일지에 나오는 장치를 써먹기 위해서는 이런 구조일 수밖에 없겠죠. 그럼 후예님. 제가 지금부터 최대한 간단하게 놈들의 목적을 설명할게요.”
촤르륵.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에 지도를 펼친 후, 펜을 집어 들었다.
“먼저, 여기가 세실리아 님의 육체와 영혼석이 봉인되어 있는 곳일 거예요. 아마도 석관에 잠들어 계실 테니 지금부터 여길 ‘석관실’이라고 부를게요.”
엘리스는 펜으로 지도 어떤 곳을 동그라미로 표시한 후 ‘석’이라고 적었다. 동굴 입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안쪽의 방이었다.
“아니, 직접 가 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걸…….”
“알 수 있답니다. 연구 일지에 적혀 있는 대로 진행되려면 필연적으로 이 구조를 따를 수밖에 없거든요. 음. 혹시 구체적으로 설명이 필요하신가요?”
“아뇨. 괜찮습니다. 엘리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그 젊은 나이에 마도왕의 수석 연구원으로 발탁된 그녀가 아닌가.
그녀의 말이 무조건 옳았다!
“네네. 그럼 계속 설명할게요. 세실리아 님의 정신 방벽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극도로 정순한 마력이 필요해요. 개인의 힘으로 그 정도의 마력을 보유하려면…… 전성기 시절의 드렛슈 님 이상 가는 힘을 가진 존재여야만 하겠죠.”
사실상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드렛슈는 800여 년 전 대륙을 통일한 인류 최강의 마법사이자 군주.
9성 배후령과도 정면승부가 가능했던 드렛슈보다 강한 존재라면 대륙의 역사를 통틀어도 사해 정도밖에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정도의 강자가 광신도 집단에 있을 리가 없었다.
“즉, 정순한 마력을 얻기 위해서는 막대한 제물을 이용해 마나 정제 장치를 만들 수밖에 없어요.”
엘리스는 그렇게 말한 후, 지도의 어떤 곳에 삼각형 모양을 그렸다.
그리고 그 삼각형과 석관실을 선으로 지익-! 그었다.
“아마 여기 이 장소에 그 장치가 있을 거예요. 여기서 정제한 마나가 석관실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죠. 편의상 여기를 제1 마력실이라고 할게요.”
엘리스는 삼각형 안에다 ‘제1’이라고 적었다.
“이 제1 마력실을 파괴하면 세실리아 님의 타락이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을 거예요. 마력이 흘러 들어갈 수 없으니까요.”
“제1이라는 건 제2도 있다는 건가요?”
“네. 맞아요. 앞서 설명했다시피 제1 마력실은 아주 중요한 곳이에요. 그런 중요한 곳을 아무런 방비 없이 방치해 둘 리가 없죠.”
엘리스는 필시 강력한 존재가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더불어 끔찍한 트랩이 즐비할 것이라고도.
“그런 트랩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서브 마력실이 존재할 거예요. 아마도 이쯤.”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지도 어딘가에 사각형을 그렸다. 그리고 ‘제2’라고 적은 후에 삼각형 쪽으로 선을 그었다.
“……이렇게 보니까 알겠네요.”
제2 마력실을 부숴서 제1 마력실의 트랩을 무력화시키고, 이후 제1 마력실을 부숴서 석관실로 흘러 들어가는 마력을 막는다.
설정이 조금 많긴 했지만 결국 요약하자면 ‘2’ → ‘1’ → ‘석’ 순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이게 특별 조건이구나.”
단순 무식하게 석관실로 돌진해서 보스몹을 잡는 게 아닌, 정해진 패턴을 따라서 던전을 클리어하는 형식이다.
확실히 엘리스가 없었다면 절대로 알 수 없었을 그런 정보였다.
-다행이네. 아까 네 말대로 단순 무식하게 다 때려 부쉈으면 특별 루트는 구경도 못 했을 테니.
“……그러게요. 힘으로 해결하는 게 다 능사는 아니구나.”
하지만 여기서 또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특정 패턴이 존재하는 여타 RPG의 던전인 경우, 보통 그 특정 패턴을 클리어하면 보스가 약화되는 게 대부분이다. 혹은 반대로 플레이어가 강화되거나.
보통 이런 패턴을 싸그리 무시하고 보스를 향해 직진하는 딜찍누 메타는 패턴을 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게 정상적이다.
그런데 이 퀘스트는 어째서 특별 루트가 더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인가? 단순한 딜찍누가 더 어려워야 하는 게 정상일 텐데.
“흐음…….”
지도를 쳐다보던 카르페가 고개를 들어 엘리스를 쳐다보았다. 그 무엇이든 해답을 도출해 내던 그녀였지만, 이번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직접 겪어 보는 수밖에 없겠네.”
퀘스트 창에 나온 ‘????’의 정체.
카르페는 묘한 기대감을 가지고 다시 동굴 앞으로 이동했다.
* * *
띠링.
[‘적마의 세실리아’의 타락도가 13% 진행 중입니다. 100% 진행될 경우 퀘스트에 실패하니 주의하십시오.]그리고 동굴 앞으로 도착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타이머가 등장했다.
“……역시 시간제한이 있는 퀘스트였구나. 그럴 것 같더라니.”
카르페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가 이내 분노했다. 동굴 앞을 지키고 있는 광신도들을 보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 도둑놈의 새키들. 뭐? 유물을 타락? 이래서 돚거들이랑은 상종을 하면 안 돼.”
“그렇습니다. 주군. 위신의 주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추악하지만, 특히 강경파 위신 쪽은 대화의 여지조차 없습니다.”
“응? 강경파 위신? 위신들도 파벌 같은 게 있는 거야?”
“저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위신들도 총 3가지 세력이 있다고 합니다.”
800년 전,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위신들이 아크람 제국을 공격했다.
인간들을 몰아내고 이 대륙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하지만 모든 위신들이 그 뜻에 동조한 것은 아니었다. 100명의 인간이 있으면 100명의 성격이 모두 다르듯, 위신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신들 중 일부는 전쟁으로 대륙을 지배하기보다는 원주민들과 협력하여 상호 공존을 하고자 하는 위신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바로 온건파입니다. 제가 알기로 온건파 중 극히 일부는 오히려 아크람을 도왔다고 합니다.”
“……그런 배후령도 있다고? 엄청 의외네.”
-위신들 세력 구도도 복잡하구만. 그럼 나머지 하나는?
“중도파라고 하는데…… 사실 말이 중도파이지, 그들은 대륙의 점령이나 평화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가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자들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강경파보다도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 아무튼 저 광신도 놈들은 강경파 위신을 섬기는 놈들이라는 거지?”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좋아. 재밌군.”
위신의 세력 구도라는 것도 제법 흥미가 가는 설정이었지만 지금은 일단 이놈들을 잡는 게 우선이었다.
카르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클로킹을 발동한 후, 지도에 표시된 제2 마력실 쪽으로 빠르게 달렸고.
‘찾았다.’
지도의 표시된 제2 마력실 앞에는 다른 프리스트들보다 훨씬 거대한 덩치의 프리스트가 있었다.
아마도 제2 마력실을 지키는 보스임이 틀림없었다.
선빵 필승!
“죽어라! 도적놈들! 캘러미티 인페르노!”
“뭐, 뭐?! 침입자인가!”
카르페의 던전 공략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