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81)
481화
카르페가 중생대 원정을 마친 며칠 후.
에덴 길드가 운영하는 채널에 잘 편집된 원정 영상이 업로드됐다.
-와, 미친! 드디어 이게 떴구나!
-본인, 이거 실시간 라이브로 본 사람임. 영상 타임이 제법 되는데 스킵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볼 것을 추천. 절대 후회 안 함.
-ㅇㅋ. 치킨 바로 시킴.
첫 거대 메카의 등장. 그리고 거대 공룡과의 혈전!
당연하게도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천마가 쭉쭉 오르는 조회 수를 보며 감탄을 뱉었다.
-반응 좋은데? 역대급이야. 이 정도면 올해 채널 라세 베스트 영상은 확정이다.
“그거야 뭐…….”
제노니아 제국의 펫 경연 대회 이후, 로이어드는 명실상부 라세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권속이었다.
단순히 대회 결과를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기투표에서도 압도적인 1등을 차지했다.
‘권속의 메타는 붉은 사x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골렘을 권속으로 정하였는가? 애석하다. 당신은 그 어떤 노력과 천운이 따라 줘도 2등이 한계다.’
펫 대회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로이어드의 인식이 그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로이어드가 거대 메카로 변신해서 플레이어 탑승형 기체로 변한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중생대의 거대 공룡을 상대로 육박전을 펼친다?
“이게 어떻게 1등을 못 하겠냐고요. 1등을 못 하면 그게 조회 수 주작이지.”
-하긴. 확실히 보스 공룡 전 영상이 잘 뽑히긴 했어. 옆에서 직접 봤는데도 영상으로 보니까 또 느낌이 다르더라.
“시렌 님이 자기 인맥들 총동원해서 편집자를 좋은 사람으로 쓴 것 같더라구요.”
-그렇군. 역시 프로는 다르구만.
하지만 그런 시렌도 편집자도 보지 못한 진정한 백미는 따로 있었다.
어린 크로가와의 일전.
너무나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기에 영상을 공개할 수 없는…… 이번 원정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초마신구를 제외한 카르페의 최대 전력 전투였고, 사투 끝에 막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 떨어진 템까지 삭삭 수거했으니 완벽한 엔딩이죠.”
어린 크로가가 떠나간 자리에 남아 있던 아이템.
카르페는 합일의 페널티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어떻게든 기어서 아이템을 회수할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간까지 기어가다가 묵향을 소환해서 묵향이 대신 회수해 준 것이지만 말이다. 워낙 당황하다 보니 그 간단한 방법을 늦게 떠올리고 만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회수한 아이템은 ‘크로가의 깃털’이라는 소재 아이템이었는데, 놀랍게도 단순 소재인 주제에 에픽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엘리스와 로한이 아주 좋아했죠. 사해, 그것도 가장 흉폭한 남풍마의 흔적을 연구하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이라고요.”
-그랬지. 뭐, 그 정도 소재면 뭘 만들어도 어마어마한 게 튀어나오지 않을까.
“후우. 좋아. 오늘도 열심히 달려 봅시다.”
카르페의 오늘 계획은 특정 사냥터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신성국 루할의 변두리에 있는 거대 폐교회.
옛날에는 정상적인 교회였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황폐화되어 몬스터의 근거지로 쓰이고 있는 일종의 오픈 던전이었다.
교회라고 해서 단순히 건물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어지간한 마을 하나 규모가 전부 몬스터 서식지로 전락한 곳이었고, 마을 중앙에 있는 거대 폐교회는 이 지역의 보스 몬스터가 리젠되는 장소였다.
“여기 몬스터 레벨이 130대라고 했었죠?”
-그래. 아마 그쯤 될 거다.
“별다른 이변이 없으면 어렵진 않겠네요.”
이미 150레벨이 훌쩍 넘어 3차 전직을 마친 카르페에게는 손쉬운 사냥터다.
사실, 몬스터와의 레벨 차이를 생각하면 제대로 된 경험치가 들어오는 곳이 아니었으나, 카르페의 이번 목적은 경험치나 아이템이 아니었다.
“흐음. 여기 보스 몬스터가 ‘그 스킬’을 가지고 있다 이거네요.”
-그래. 그래서 기피 사냥터로 유명한 곳이다.
카르페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문양 – 사자혼’으로 스킬을 복사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며칠 간, 크로가로부터 문양을 획득한 후 카르페와 천마는 많은 연구를 거듭했다.
그렇게 해서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사자혼 문양이 생각만큼 만능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사자혼을 통해 스킬을 복사하기 위한 조건은 스킬에 ‘피격’ 당하는 것.
피격(被擊). 그러니까 공격을 당해야 한다는 소리다.
즉, 패시브 스킬이나 생산 스킬은 사자혼으로 복사할 수가 없었다!
사자혼으로 복사할 수 있는 스킬은 액티브 스킬, 그것도 공격 스킬로 한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끄응. 그 제한만 없어도 쿠리의 마신지체 같은 거 슥삭 복사하는 건데 후우.”
-……네가 말하면서도 이건 좀 아닌 거 같지 않니? 양심이 초신성폭발할 새캬.
“뭐, 그래도 사기긴 하지만요.”
그리고 또 실험을 통해 알아낸 것이, 사자혼으로 묵향의 ‘태초의 위광’ 역시 복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태초의 위광은 일정 범위 내의 모든 적의 속성 방어력을 감소시키는 스킬인데, 묵향이 카르페를 향해 스킬을 발동해도 사자혼은 묵묵부답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같은 아군이라 그런 것이라 판단하고 비슷한 계열의 스킬에 일부러 노출되어 봤는데도 사자혼은 반응 하지 않았다.
필드 효과 역시 마찬가지.
아마도 데미지가 존재하지 않는 버프나 디버프 계열에는 ‘피격’이라는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 듯 했다.
“피격이란 게 묘하게 거슬리는 조건이란 말이죠. 짭 문양이라 조건이 빡센 건가?”
어린 크로가가 아닌 지금의 성체 크로가가 내려주는 문양이라면 이런 조건이 좀 덜하지 않을까?
물론, 성체 크로가를 만나면 흥미를 끌기도 전에 찢겨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의미 없는 가정이긴 했다.
-뭐, 버프나 디버프 계열 스킬 중에서도 타격 판정이 있는 것들도 있어. 나중에 기회 되면 그런 것도 시험해 봐야지.
“네. 그래야죠.”
아무튼 카르페와 천마는 사자혼의 발동 조건을 ‘공격 액티브 스킬’이라는 가정하에 또 고민했다.
그럼 도대체 어떤 스킬을 복사하는 게 제일 좋은가?
이벤트 몬스터의 개체 고유 스킬이 가장 좋은 후보군이었으나, 그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아주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거나 혹은 시기가 잘 맞아야 했으니까.
그렇다고 사자혼 문양을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아까운지라 카르페와 천마는 일단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강력한 스킬을 임시로 복사해 두자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그렇게 해서 방문한 장소가 바로 이곳 ‘천사가 떨어진 교회’ 던전이었다.
“키에에에엑!”
“어우. 징그러워.”
회색 날개를 가진 인간 형태의 몬스터가 카르페를 향해 달려들었다.
몬스터의 머리 위에 쓰인 글씨는 ‘타락 천사’.
이곳 오픈 던전의 주 등장 몬스터였다.
일그러진 여성의 얼굴을 가진 타락 천사가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대며 카르페에게로 달려들었으나.
퍼억!
“케에엑…….”
퍼버버벅!
카르페의 무수한 난타질에 제대로 된 반항도 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말았다.
“약해 빠졌구만.”
-……레벨 차를 고려하더라도 그리 약한 놈들은 아니야. 네가 이상한 거지.
“대충 알았다. 이곳의 수준.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다.”
카르페는 보스가 존재하는 중앙 폐교회 쪽으로 거침없이 진행해 나갔다.
퍽! 퍼어억!
“쩝. 레벨 차가 있다 보니 경험치도 없고 아이템도 없네. 아, 형 그러고 보니 라세에 마계 말고 천계도 있다고 그랬죠?”
-그랬지. 마계에 악마가 나오듯이 천계엔 천사가 주로 나와.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개잡놈들이지.
“그럼 지금 여기 등장하는 타락 천사가 그 천계에서 떨어진 애들이에요?”
-설마. 천사가 이렇게 약해 빠졌을 리가. 여기 이놈들은 사실 천사가 아니야.
“엑? 그럼요?”
-천사 행세를 하곤 있지만, 사실 변종 하피의 일종이야. 아, 이거 관련해서 퀘스트도 있는데 이게 또 사실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하피를 잡아다 개조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스토리…….
“오호.”
카르페는 천마가 풀어주는 썰을 흥미롭게 들으며 보스 존에 진입했다.
[인간…… 감히 더러운 몸으로 이곳을 방문하다니, 불경하기 짝이 없군요. 그 목숨을 받아 가겠습니다.]“오? 얘는 그래도 말을 하네.”
[무엄한!]그래도 꼴에 보스라는 것인지, 중앙 교회의 타락 천사는 다른 천사와 달리 제대로 된 언어 기능을 장착하고 있었다.
깨끗한 얼굴에 살며시 감고 있는 두 눈. 회색의 날개는 영락없는 천사의 모습이었으나…… 카르페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었다.
“하피가 천사 행세 하는 게 웃기긴 하네.”
[그, 그걸 어떻게?! 인간!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대장 하피(?)는 크게 분노하며 카르페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퍼버버버버벅!
가차 없이 두들겨 맞았다. 악명이 자자한 던전 보스라고 해 봤자, 카르페가 보기에는 그냥 귀여운 130레벨대 보스 몬스터였을 뿐이다.
사해와도 맞짱 뜨고 온 판에 이딴 몬스터에 위기감이 생길리가 없었다!
[이, 이럴 수는…… 이렇게 된 이상……!]퍼버버벅!
카르페의 자비없는 손길에 보스 몬스터의 HP가 10%까지 떨어진 그 순간.
대장 하피는 드디어 카르페가 원하던 스킬을 발동했다.
[같이…… 같이 죽는 거다! 건방진 인간!]우우우웅.
반 시체 상태의 대장 하피에게 몰려드는 성스러운 기운.
그리고 그 머리 위로 떠오르는…… 황금빛의 수류탄!
카르페에게는 아주 익숙한 바로 그 스킬이었다.
[죽어라! 홀리 세크리파이스!]할렐루야.
이곳이 유저들에게 기피 사냥터로 꼽히는 이유.
이곳의 보스 몬스터는 빈사 상태로 몰리면 광역 자폭기를 발동하기 때문이었다!
번쩍!
절정에 이른 신성 수류탄이 폭발했다. 바로 카르페가 원하던 그 타이밍이었다.
-야! 저거 더럽게 아프니까 잘 버텨라! 죽으면 말짱 헛짓이니까!
“당연하죠! 사자혼 활성화!”
띠링!
[문양 – 사자혼이 활성화됩니다.] [지금부터 가장 처음 피격되는 스킬을 습득할 수 있게 됩니다. 스킬 포인트가 부족할 경우, 습득할 수 없습니다.]카르페와 천마가 생각한 가장 범용성 좋은 스킬이 바로 이 신성 수류탄이었다.
1레벨 마스터 스킬이라, 스킬 포인트 2배를 지불한다 쳐도 스킬 포인트 소모가 고작 2의 가성비 스킬! 물론, 카르페 기준이다.
게다가 안 그래도 데미지로는 9성 스킬보다 뛰어난 스킬인데 이걸 데미지 2배로 복사할 수 있다?
이건 못 참거든요.
상황에 따라 최고의 한 방이 될 수도 있었다.
“호신강기!”
이걸 대비해서 성 속성 관련 내성 물약을 풀 도핑하고 온 상황이다.
뎀감에 관련된 템도 모조리 끌어왔다!
퍼어어어엉!
그리고 그 결과.
[문양 – 사자혼의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홀리 세크리파이스’ 스킬을 습득하시겠습니까? 2 스킬 포인트가 소모됩니다.]카르페는 보스 몬스터의 자폭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다.
“후우. 위험했네. 호신 강기에 뎀감을 이렇게 둘러도 피가 간당간당하다니.”
[마, 말도 안 돼…….]“돼.”
콰직!
그리고 홀리 세크리파이스의 페널티로 빌빌거리던 대장 하피를 쓰러뜨렸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