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336
제335화
이리자드가 행사한 주술의 잠식은 강설과 쟈마드로 하여금 도리어 다중 근원의 순환이라는 미증유의 힘을 깨닫게 했다.
근원의 순환을 이루어내는 것이 다음 경지로 향하게 하는 실마리가 될 거라는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휘오오오오오…
더는 걸리는 것 없이 그들의 근원이 맹렬하게 회전했다.
마치 불길처럼 막대한 주술력이 밤까마귀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브론!”
팟-!
브론이 뒤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기운에 황급히 이리자드의 힘을 튕겨낸 후 자리를 벗어났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그 자리를 밤까마귀가 대신했다.
치이이이이이이이…
충돌 직후, 이리자드의 얼음이 조금 녹아내렸다. 밤까마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힘 때문이었다.
– …….
순간의 힘 싸움을 신호탄으로, 일촉즉발의 전투가 다시 시작되었다.
짜아악-!
[브론이 폭포 주술 : 풍랑을 사용합니다.]
[파도의 힘이 대상을 후려칩니다.]
촤아아아아아-!
파도가 마치 검날처럼 이리자드를 노리고 날아갔다.
끼기기기기긱-!
이리자드의 손에 붙잡힌 파도는 손쉽게 으스러졌다. 하지만 파도는 시간을 끄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파아아아앙-!
– 윽….
파아아아아앙-!
밤까마귀의 움직임이 전과 비교했을 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이리자드가 그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연신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다.
언뜻 보면 강설 일행의 우세였지만, 이리자드 쪽도 믿을 만한 요소가 존재했다.
“큭, 쟈마드!”
얼어붙는 브론.
“제길.”
팟-!
밤까마귀가 뒤로 훌쩍 물러나서 브론과 접촉했다.
쩌저적…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왔지만, 이대로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건 강설 쪽이었다.
‘순환 덕에 얼어붙는 속도는 처음과 비슷하지만… 언젠가는 한계에 달할 거다. 그런데… 방금 또 이상한 감각이….’
해빙을 위해 서로의 몸이 맞닿는 그 순간, 또 한 번의 전율이 찾아왔다.
강설은 이 감각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었다.
브론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하아… 하아… 근원의 회복 속도가 전투를 따라가지 못해.”
“…좋지 않군.”
전투를 이어나가기만 한다고 해서 불리한 상황이 유리해진다는 게 아니란 얘기.
– 참으로 우매하구나.
“…뭐?”
이리자드가 그들을 조롱했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웅…
이리자드의 힘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 회랑 전체를 투명하게 바꾸어버렸다.
밖이 보였다.
“머리를 부숴라!”
“크아아아아아아아악!”
“허억… 허억….”
바깥의 풍경이, 소리가 이곳에 전해졌다.
– 느끼는 바가 없는가?
브론이 근원력이 차오르기를 기다리며 대화에 응했다.
“치열하구나? 정도.”
– 없어도 되었던 싸움이다.
“…….”
– 모든 것은 너희의 발버둥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고통일 뿐. 원신이 너희의 위에 선다는 것을, 너희가 다스림을 받는다는 것을 거부한 결과물이다.
“이 고난은 우리가 자초한 일이다, 이걸 말하고 싶은 거냐?”
– 그렇다. 부정하는가?
브론이 턱을 긁적이며 대꾸했다.
“아니, 우리가 벌인 일이니까 자초한 일이 맞는 거겠지. 부정 안 해.”
– 그렇다면….
“하지만, 끝끝내 받아들이지도 않을 거다. 원신은 우리를 억압하고 소유하지. 나 브론은 태어나 한 번도….”
씨익…
“누군가의 말을 그대로 들어 처먹은 적이 없거든.”
“큭큭… 그건 비슷하군.”
쟈마드가 지독한 상황에서도 맞장구치며 웃었다.
“원신이여, 묻노니 오랜 세월 그대들을 섬겨온 우리가 이제 와 그대의 지배를 거부한다면 그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 짐승은 대들지언정 생각을 말할 수 없다. 죄를 엄히 다스려 모든 이빨을 뽑을 것이다. 하나, 실수는 어리숙한 자들의 숙명일지니 다시금 고개를 숙이…
“그렇군. 역시나….”
두 트롤은 악귀처럼 웃었다.
“전부 거부하겠다.”
– 죽음뿐이다.
“그래, 그것도.”
쟈마드와 브론이 이리자드를 앞에 두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녀석의 얼굴을 짓뭉개고 싶다.”
“마찬가지야.”
– 어설픈 지성이 너희의 앞날을 피로 물들이는구나.
휘오오오오오…
이리자드의 몸이 둥실 떠올랐다.
[이리자드가 눈보라를 사용합니다.]
[넓은 범위에 눈보라가 휘몰아칩니다.]
– 그렇게 죽어라.
휘이이이이이잉…
지독한 눈보라가 성채 내부에 휘몰아쳤다.
“크으으으윽….”
“크큭… 그래도 끝까지 싸울 수 있다니,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
밤까마귀가 또 한 번 얼어붙었다.
툭…
브론이 그에게 손을 올려 다시금 제정신을 찾게 했다.
쩌저적…
“이대로는 포기 못…해….”
짜아악!
[산 주술 : 진흙 거북이를 사용합니다.]
[진흙으로 된 껍질을 뒤집어씁니다.]
[모든 피해를 껍질이 대신 받으며, 피해의 50%를 경감하는 대신 이동속도가 20% 줄어듭니다.]
브론과 함께 진흙으로 된 껍질을 뒤집어쓰는 쟈마드.
“하아… 하아… 좀 낫군.”
“방법을 생각해야 해….”
“크큭…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브론이 참담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절대적인 힘이 부족한 것을.”
쟈마드는 고개를 내저었다.
“놈도 절대적인 건 아니야. 이미 많은 힘을 소모했어. 놈의 형체가 달라졌다는 걸 못 느꼈나?”
“형체가… 달라… 맞아!”
브론은 이리자드의 몸이 쟈마드와의 충돌로 약간이나마 녹아내렸던 모습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본 이리자드의 모습은, 하반신이 유령처럼 뭉개진 모습이었다.
“그래, 결국엔 녀석도 불완전한 존재. 막대한 힘을 끌어와 결정타를 먹일 수 있으면 돼.”
“…할 수 있을까? 시간이 촉박해.”
“그건….”
강설이 대신 답했다.
“한 가지, 확인해 볼 게 있어.”
“확인?”
“그래. 아까 전….”
쟈마드도 브론도 전투에 집중하느라 대충 흘려넘겼던 감각.
강설이 모두에게 그 감각을 기반으로 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자, 반응은 천편일률적이었다.
“미친 짓이군.”
“끔찍한 상황을 타개할 더 끔찍한 생각이로군.”
강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순환한다. 더 크게.”
“그래, 브론의 근원과 내 근원을 함께 순환시킨다니 이건 유언도 못 남기겠군.”
강설은 서로가 부딪힐 때 찾아온 이 감각의 정체를, 순환의 시작이라고 판단했다.
어쩌면, 더 큰 순환을 이뤄낼 수 있는 시작.
그러나 그것은 곧 자살행위였다.
마치 다른 이의 피와 자신의 피를 바꾸어 혈관을 휘돌게 한다는 미친 생각.
“할래?”
“하자고.”
“한다.”
“신호는….”
“필요 없어, 알잖아.”
곧, 껍질이 깨져나갔다.
쩌적…
콰아아아아앙!
동시에 오한으로 인해 밤까마귀가 얼어붙자 브론이 얼어붙은 밤까마귀의 손을 쳤다.
타아악-!
그 순간, 결빙에서 깨어난 밤까마귀의 몸에 브론이 가진 근원력이 흘러들어왔고 그와 마찬가지로 브론의 몸에도 쟈마드가 가진 근원력이 흘러들어갔다.
근원력의 교환.
바꿔 말하면 있을 수 없는 행위였다.
“크아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촤르르르르륵!
둘의 팔뚝에 얽혀있던 사슬이 밤까마귀의 왼팔과 브론의 오른팔을 연결했다.
[근원력이 폭주합니다.]
“끄아아아아!”
쟈마드가 내지르는 비명.
강설은 그가 느끼는 근원에 대한 고통은 분담할 수 없다.
대신,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다.
“해내라, 쟈마드.”
밤까마귀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아오는 강설. 그의 코앞까지 이리자드가 날아왔다.
[이리자드가 갈라진 틈을 사용합니다.]
[선택 영역을 붕괴합니다.]
콰자자자자작-!
밤까마귀가 디딘 땅으로부터 성채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범위에 가해지는 충격.
원신은 개개인보다 군대를 상대하기에 적합한 힘을 보유했다.
‘어쩌면 그래서 아직도 버티고 있는지도.’
휘이이이이이이이이-!
잽싼 몸놀림으로 붕괴에서 벗어난 강설은 지체하지 않고 브론을 향해 뛰었다.
시간 싸움이었고 단 한 번도 실수해서는 안 됐다.
“크아아아….”
쩌저저저적…
달려가던 그대로 얼어붙은 브론의 손바닥을 치는 강설.
이 순간, 또 한 번 근원력 교환이 이루어졌다.
“끄아아아악!”
“크으으으으으….”
– 재밌구나.
후우웅-!
강설이 이리자드의 턱을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닿지 않는다.
그리고 곧, 자신은 얼어붙을 것이다.
강설은 꾀를 내어, 이리자드를 밀쳐낸 후 사슬을 힘차게 잡아당겼다.
파아아아앙-!
고통으로 휘청이던 브론이 그 바람에 끌려왔다.
팍-!
쩌저적…
동시에 얼어붙은 밤까마귀와 충돌하는 브론.
덕분에 밤까마귀는 다시금 활력을 되찾았다.
브론도, 쟈마드도 지금 엄청난 고난을 겪고 있었지만, 강설도 만만치 않았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전투 감각과 해답을 향해 나아가는 탁월한 재능까지.
이리자드가 그의 비범함을 알아챘다.
– 넌… 대체….
파아아아앙-!
– 윽….
가슴팍에 주먹을 얻어맞고 밀려나는 이리자드.
강설은 놀랍게도 그에게 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한쪽 팔은 브론과 연결된 사슬에 묶인 채로, 쟈마드의 도움 없이.
– 노력은 가상하나, 네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휘오오오오오…
이리자드의 손이 브론을 향해 내뻗어졌다. 강설의 감각이 경고했다. 타락한 원신이 브론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눈치챈 강설이 재빨리 그의 앞을 막았다.
– 소용없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힘.
인간이 감히 헤아리기 어려운 힘이다.
쩌저저저적…
그런데.
– …막았다고?
브론에게 쏟아진 힘은, 일전에 와탈라의 유적에서 깨우쳤던 정신 영역의 괴롭힘이었다.
악독한 기운이 서린 이 힘은 브론의 뇌리에 파고들어 약해진 그의 정신을 부수려 했었다.
그리고, 지금 강설에게 봉쇄당했다.
– 어째서 인간이….
“하아… 하아….”
그야말로 혼자서 이리자드라는 군대를 봉쇄하고 있는 강설. 지금 그는 시간을 벌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강설을 쉽게 돌파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이리자드가 도리어 그에게 흥미를 가졌다.
– 무엇을 기다리느냐?
강설은 피곤한 눈으로 답했다.
“순환.”
쿠우우우우…
“쟈마드!”
“브론!”
쟈마드와 브론은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근원력을 교환했으니 멀쩡히 서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곳은, 그들의 근원이 존재하는 장소였다.
원래의 쟈마드가 가진 근원에 더해, 브론의 근원까지.
거대하게 표현된 수차(水車)가 그들의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얼고 있군.”
이리자드의 힘과 근원력의 폭주로 수차 또한 얼어붙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회전을 정지할 것이고, 모두 죽을 것이다.
쟈마드와 브론은 서둘러 수차의 얼음을 깨부수려 했다.
“하아… 하아….”
“으윽….”
그들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강설이 점차 밀리는 듯싶었다.
“…쟈마드.”
“왜 그러지.”
쩌적…
쩌적…
수차가 얼어붙는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
그에 따라 브론의 안색도 어두워졌다.
“실패인가.”
“아직도 허튼소리를 할 수 있는 걸 보면 실패는 아닌 것 같다.”
“큭큭…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진지하게?”
“그래, 지금쯤이면 강설도 이리자드에게 쓰러졌을 거다. 수차가 얼어붙는 속도가 빨라졌다.”
“…….”
쩌적…
쩌적…
필사적으로 얼음을 깨부수고 있지만, 이렇게 거대한 수차의 얼음을 둘만으로 전부 깨부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불가능.
불가능.
아로새겨지는 그 이름.
그런데, 바로 그때.
스윽…
“도움이 필요하나?”
일단의 무리가 어느새 그들의 곁에 자리하고 있었다.
“너희는….”
쟈마드, 그의 형제였던 뾰족 바위 산의 형제들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불길로 뒤덮인 트롤, 초열의 마그라가 그를 심통 맞게 쳐다보고 있었다.
“기어코 여기까지 오고야 마는구나. 이 얼마나 거대한 욕망인가.”
“…늙은이.”
그리고 그의 곁에서 얼음을 부수는 자.
“웅구스.”
검둥 우레의 웅구스가 쟈마드를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근원의 크기를 좀 보아라. 많이도 처먹었구나, 쟈마드. 이제는 기껏 살아난 내 자식놈까지 함께 죽음으로 끌고 들어갈 생각이냐?”
이제는 브란카까지.
모두가 나타나 쟈마드의 주변을 둘러쌌다.
“뭘 원해?”
쟈마드가 묻자, 그들 중 누군가 되물었다.
“여전히 네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에 대한 대답은, 쟈마드에게 너무도 쉬운 것이었다.
“입 다물고 이거나 고쳐봐.”
“미친 자식.”
“미쳤다고? 그럴지도.”
쟈마드는 지나온 길에 미련을 갖지 않았다.
“그러니까 빨리 달라붙어. 내겐 시간이 없다.”
“크하하! 여전하구나, 쟈마드.”
“난, 갈 길이 바빠.”
“무엇을 위해?”
쟈마드가 잠시 손을 멈춘 채로 답했다.
“원신을 모두 관에 처넣고 자유로워질 거다.”
등 돌린 채로 수차의 연결부에 들러붙은 얼음들을 떼는 쟈마드.
그를 바라보던 주술사들이 눈을 감으며 말했다.
“정말, 그대로야.”
“변하지 않았군.”
후우우우우웅…
마치 환상처럼 그들의 영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치이이이…
수차에 열기가 맴돌았다.
“…이럴 수가.”
브론이 수차에서 재빨리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그의 수차와 쟈마드의 수차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치이이이이이이!
화르르르르르르륵…
모든 얼음을 녹인 수차가, 서서히 움직였다.
덜커덕…
끼기기긱…
끼기기기기기긱…
곧, 근원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 * *
“하아… 하아….”
– 끝이다.
푸화아악…
강설이 피를 토해내며 이리자드를 바라보았다.
아까 말한 대로 이리자드 또한 지속적으로 힘을 깎아온 탓에 멀쩡하지는 않았다.
하나, 그에게 닿을 수는 없었다.
이것이 한계라면 한계일 것이다.
– 어째서 이렇게까지 저항하는 것인가. 그것은 너희에게 죽음을 내린 후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일 것이다.
“큭큭… 애초에 그걸 알았으면 일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안 그래?”
이리자드가 무신경하게 강설을 보며 답했다.
– 그래, 그럴지도.
저벅…
저벅…
이리자드가 밤까마귀를 향해 다가왔다.
그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끝을 내리기 위함이 아닐까.
하나, 강설도 곱게 목을 내어줄 생각은 없었다.
자세를 억지로 바로 하고 이리자드의 다음 수를 기다리는 강설.
“…뭐야.”
– …….
강설이 눈을 부릅뜨며 중얼거렸다.
“뭐야… 이 힘….”
한쪽에서 축 늘어진 채 서 있던 브론의 고개가 들렸다.
그의 눈에서 처음 보는 안광이 휘몰아쳤다. 그리고 그 안광은 밤까마귀에서도 흘러나왔다.
휘오오오오오오오…
[대순환을 이룩합니다.]
[위대한 한걸음! 쟈마드가 지고(至高)의 경지로 발을 내딛습니다!]
[유성우(流星雨)가 쏟아집니다! 전투가 끝난 후,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깨달음! 쟈마드가 새로운 능력을 깨우칩니다.]
[쟈마드가 대주술을 깨우칩니다.]
……
[위대한 한걸음! 브론이 지고(至高)의 경지로 발을 내딛습니다!]
……
쟈마드에 이어 브론까지.
대순환이 대체 무엇이길래, 둘의 기운이 이렇게 달라진 것일까.
쟈마드가 깨어난 후 그 의문에 답했다.
“아아… 이 얼마나….”
브론이 웃었다.
“만족스러운 힘인가.”
둘에게서 흘러나오는 힘은, 처음 이리자드와 부딪혔을 때의 그들의 힘과는 차원이 다른 힘이었다.
– …….
이리자드는 강설 일행의 예상대로 지속적으로 힘을 소모했다. 때문에, 지금의 강설 일행과 부딪힌다면 승패를 장담할 수 없었다.
파아아앗-!
이리자드의 힘이 폭발하듯 위로 치솟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천장을 부수는 그의 힘.
뻥 뚫린 천장을 향해 이리자드가 날아오르려 했다.
쟈마드와 브론이 한곳으로 모여 중얼거렸다.
“어딜 가려고.”
그들의 주술이 공명했다.
드드드드드드드…
드드드드드…
지반 전체에 가해지는 엄청난 힘.
쟈마드가 특이한 손 모양을 하고 그것을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는 동작을 취했다.
콰지지지지지지직-!
[쟈마드가 대주술 : 주술사의 손을 사용합니다.]
브론 또한 그에 호응해 물살로 이루어진 반대쪽 손을 만들어냈다.
[브론이 대주술 : 주술사의 손을 사용합니다.]
그들의 손은 천장을 한 차례 더 넓히는 것도 모자라, 날아오른 이리자드의 곁에 머물렀다.
– 무, 무슨… 이게 무슨!
“주술사는….”
사슬로 묶이지 않은 서로의 반대쪽 손을 마주치는 쟈마드와 브론.
짜아아아아악-!
“저주를 다스린다.”
그에 따라, 주술로 만들어진 거대한 손과 손이 이리자드를 사이에 두고 맞부딪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