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518
제517화
강설의 전신에서 푸른 기운이 흘러넘쳤다.
휘오오오오오오…
[스노우맨이 권능 : 마지막 거인을 사용합니다.]
[환상 절기 : 세 늑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세 늑대가 권능 : 마지막 거인에 귀속됩니다.]
[스노우맨은 마지막 거인입니다. 조건이 충족되면 어머니 늑대의 화신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어머니 늑대는 거인의 피에 잠든 위대한 존재입니다.]
[첫 번째 늑대인 코코 출현 시, 모든 방어를 코코가 지원합니다.]
[완벽한 방어 확률이 크게 상승합니다.]
[절호의 반격 확률이 크게 상승합니다.]
[두 번째 늑대인 쿠쿠루 출현 시, 모든 공격을 쿠쿠루가 지원합니다.]
[쿠쿠루는 공격 성공 시 추가 피해를 줍니다.]
[쿠쿠루는 상대의 반격 기회를 일정 확률로 차단합니다.]
[세 번째 늑대인 어머니 늑대의 화신 출현 시, 어머니 늑대의 화신이 지켜봅니다.]
[일정 확률로 부위 절단을 발생시키는, 번뜩이는 움직임을 가능하게 합니다.]
[일정 확률로 최소한의 피해로 방어할 수 있는, 침착한 대처를 가능하게 합니다.]
[어머니 늑대는 확정적인 승리를 예측했을 때 비로소 움직입니다.]
[상대에 따라 예측이 빗나갈 수 있습니다.]
……
쉽게 말해, 세 거인과의 전투를 통해 깨우쳤던 환상 절기가 권능 안에 녹아들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휘이이이이…
강설의 그림자가 첫 번째 늑대를 불러왔다.
피식…
시초자가 강설의 기운을 비웃었다.
“잠재된 기운이 제법이다.”
“…….”
“그렇다면… 더더욱 굴종을 가르치고 싶어지는군.”
짜아아악-!
강설이 두 번째 권능을 꺼내 들자, 시초자가 힘을 끌어올렸다.
[시초자가 환상 절기 : 생명 공장을 사용합니다.]
[생명 공장은 잉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잉태 후, 일정 속도로 생명이 자라납니다.]
[생명은 성장한 후, 시초자의 육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뿌드드드득…
괴상한 나무가 땅을 뚫고 자라났다. 그 가지에 수상하게 생긴 과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설이 수상쩍은 나무를 노리고 몸을 날렸다.
파아아앗-!
“후후….”
으지직-!
시초자의 팔이 주욱- 늘어나 강설에게 채찍처럼 휘둘러졌다.
휘릭…
파아아아아아앙-!
으르르르르르…
코코가 머리를 들이밀어 공격을 받아냈다. 만일 코코를 평소처럼 피조물로 불러냈다면 이 일격을 받아낸 충격만으로 역소환되었을 수도 있었다.
피이이이이잉-!
미다르의 세검이 벌침처럼 시초자의 어깨를 노렸다.
으지직-!
시초자의 몸에 순식간에 돋아난 수십 개의 팔.
마치 날개가 돋아난 듯한 착각.
후우우웅-!
푸화악-!
미다르의 검이 날개를 가르고 시초자의 몸에 상처를 남겼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파파파파파팟-!
미다르의 숨 쉴 틈 없는 연격 사이로, 다른 이들의 공격까지 더해졌다.
푸화아아악-!
푸화아아아아아악-!
콰지이이이이이이익-!
한 인간의 몸을 도륙하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
머리, 가슴, 다리로 나뉜 것도 모자라 뼈가 으깨진 시초자는 감탄했다.
그리고, 조롱했다.
“어설프기 짝이 없어.”
휘리리릭-!
[시초자가 탱글탱글을 사용합니다.]
[신체를 빠르게 재생합니다.]
[시초의 피를 일부 소모합니다.]
……
“…….”
“괴물이군요….”
시초자가 웃었다.
“괴물이 아니다.”
기이잉-
“신이다.”
붉은 안광.
스으으으으…
강설의 두 번째 늑대가 풀려나왔다. 쿠쿠루가 권능의 힘을 빌려 혼백 상태로 강설의 곁에 머물렀다.
‘…제대로 붙어봐야겠는데.’
어설프게 싸움을 끄는 건 오히려 이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시초자의 재생 능력도 골치가 아팠지만, 더 문제인 건 소피아였다. 소피아 쪽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힘이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
그 힘이 시초자에게 전달된다면, 순간순간이 고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즈.’
그렇기에 그리즈를 믿어야 했다.
그가 소피아의 의식을 중지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대책을 강구할 수 있었다.
‘어쩔 수 없군.’
강설이 목을 꺾으며 말했다.
투둑…
“조금 화려하게 가볼까.”
“또 뭔가 보여줄 셈인가?”
“그래, 좀 놀랄 수도 있어.”
“따분함만 끝내줄 수 있다면, 뭐든 좋을 것 같군.”
시초자가 여유를 부릴 때, 강설이 미다르와 마엘에게 말했다.
“둘 다, 신호를 줄 거야.”
“…….”
“놓치지 말기를.”
후우우우우우웅…
강설의 곁에 쌍둥이 기사가 모여들었다.
“하는 거야?”
“그래. 어쩔 수 없어.”
“카하하핫! 화끈하게 가보자고.”
셋의 눈빛이 변했다.
“흐응….”
고개를 모로 꺾는 시초자에게 세 사람이 달려들었다.
파아아아아앙-!
쒜에에에엑-!
후우우웅-!
카루나의 찌르기는 허리를 꺾어 피하고.
화르르르르륵-!
파아아아앙-!
엄습하는 카렌의 불꽃은 큰 숨을 토해 물린다.
카아아아앙-!
강설의 검은 양손으로 잡기까지.
시초자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방어. 꺼림칙한 건, 그의 움직임이 처음보다 더 깔끔해졌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움직임을 파악하기라도 한 듯이.
‘아니, 그보다 빨리 깨우치고 있는 거야. 녀석은 지금… 잠에서 깨고 있다.’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녀석이다.
찌뿌둥해진 몸을 이끌고 최초의 전투를 수행 중이니, 몸이 풀려가고 있는 거라고 보는 게 맞았다.
뭐가 되었든, 이쪽이 갈수록 불리해진다는 건 자명한 사실.
‘…여기서 뒤집는다!’
파아아앗-!
카가가가가강-!
강설이 연거푸 공격을 시도했다.
잔기술조차 허용되지 않을 만큼의 빠른 호흡을 이어간다.
시초자의 몸을 둘러싼 시초의 뼈가 강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따아악-!
“이건 좀….”
따아아아아악-!
“실망인데.”
쒜에에에엑-!
시초자가 강설의 찌르기를 피했다.
“그래?”
반격하기 위해 손을 앞으로 뻗는 시초자.
그때, 강설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이건 어때?”
치이이이이…
새하얀 강설의 모습이 점차 짙푸른 색으로 뒤덮였다. 카루나의 형상이 그에게 덧씌워지는 것이다.
[환상 절기 : 덧칠을 사용합니다.]
[밤까마귀가 중첩 가능해집니다.]
[덧칠 시 밤까마귀의 효율이 크게 증가하며, 새로운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환상 절기 : 야차(夜叉)의 지속 시간이 크게 증가합니다.]
[막대한 집중력과 체력을 소모합니다.]
……
후우우우우우우웅-
짙푸른 검을 시초자를 향해 내리찍는 강설.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치이이이익…
“크으으으으으….”
시초자가 검을 받은 자세 그대로 주르륵 밀려났다. 하지만, 이번에도 막혔다.
강설은 상대에게 이 이상 여유 부리게 할 생각이 없었다.
“카레엔!”
“오우!”
카렌이 불길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이이-!
강설이 그 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후우우우우우우우웅…
강설의 그림자가 카렌의 불꽃과 그의 손을 동시에 휘감았다.
시대 전쟁에서의 싸움을 복기하며 수련한 지난 시간. 강설은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았다.
색 위에, 또 다른 색을 덮어씌울 수 있다면.
분명히 상상도 못 할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직은 도달하지 못할 영역이지만, 강설은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 힘의 파편만큼이라도, 휘두르고 싶다는 열망하에.
“카하하하하하핫!”
검은 불꽃 속에서, 카렌의 시대 병기인 잉걸불이 나타난다.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잉걸불, 그 안에 있다.
– 신기하지 않나? 인간의 영혼이 물질화가 가능하다는 건?
강설과는 다른 길을 걷던 그레고리의 생각.
그는 인간의 영혼을 조형하여 무기로 만들어 사용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영혼이 짓이겨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싸움은 지나고 나면 수많은 의문을 남긴다.
어째서 그레고리만큼은, 영혼이 온전했을까.
그의 그림자 병기들은 다시는 인간으로 되돌아오지 못했는데, 그만큼은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어째서.
이제는 그 이유를 안다.
스스로 그림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늘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이 있다. 그 원형이 변하지 않는다면.
안타깝게도 그의 제자들은 그레고리의 경지에 미치지 못했고 모두 영혼이 짓뭉개져 평범한 무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진짜 그림자는 어떨까?
스스로 변형할 수 있을까?
지난 2년간, 강설이 찾은 새로운 경지의 실마리다.
화르르르륵-!
한 손에는 비탄을, 다른 한 손에는 타오르는 잉걸불을 쥔 강설이 외쳤다.
“어디, 이것도 막아봐.”
“이…….”
후우우우우웅-!
시초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가공할 힘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눈앞에 펼쳐졌기에.
[환상 절기 : 그림자 병기를 사용합니다.]
[스노우맨이 카렌 : 잉걸불을 사용합니다.]
[잉걸불은 부정한 존재에게 더 큰 피해를 줍니다.]
[잉걸불의 불꽃은 적에게만 피해를 줍니다.]
[잉걸불은 짧은 시간 작은 범위를 초토화시킵니다.]
……
카아아앙-!
휘두른 비탄은 막았다.
하지만, 막아도 막은 것이 아니다.
제2파가 밀어닥쳤다.
후우우우우우우우웅-!
대검, 잉걸불이 불꽃을 토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악!”
시초자가 전신이 타들어 가는 상황에서 비명을 질렀다.
강설이 소리쳤다.
“지금!”
푸슈우우우우우욱-!
빠지이이이이익-!
마엘의 팔이 시초자의 가슴을 부수고 빠져나왔고 미다르의 검이 시초자의 목 뒤를 뚫고 그의 입 밖으로 빠져나왔다.
꿈틀…
부들부들 떠는 시초자.
츠즈즈즈즈즛…
시초자의 몸에서 실타래 같은 피가 빠져나와 전투 중 생성한 나무로 스며들었다.
– …위험했군. 인정하겠다.
퍼석…
방금까지 시초자였던 사체는 새카맣게 탄 과자처럼 부서졌다.
“…질긴 자식.”
시초자는 새로운 그릇이 만들어지기까지 피가 뭉쳐진 점액질 형태로 존재했다.
– 그 힘, 두 번은 사용하지 못하는 거로군.
휘리릭…
카렌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시초자의 말이 맞았다.
많아 봐야 전투 중, 한 번이 고작인 힘이다.
– …더 보여줄 것이 없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조금 괴로울 것이다.
강설이 덧칠 상태를 해제해 야차 상태로 되돌아오며 말했다.
“괴로워? 내가?”
– 이해하지 못했군. 나의 육신은 신성을 받아들일수록 더 강인해진다. 시간은 너의 편이 아니니…
“아니, 이해하지 못한 건 네 쪽인 것 같은데… 시간은 내 편이야.”
– 무슨…?
기이이이이이이이이잉-
아아아아아아아악!
시초자는 그제야,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눈치챘다.
– …안 돼.
막대한 신성을 만들어내고 있어야 하는 소피아가, 괴로워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 * *
전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리즈는 시초자의 눈을 피해 소피아에게 접근하는 것만을 생각했다.
그에게 주어진 사명 혹은 책임.
그리고 그의 친우가 이해할 수 없는 괴물과 맞서며 시간을 끄는 이유도 알았다.
‘소피아를 구해야 해요.’
어떻게?
방법은 그가 강설에게 설명한 그대로였다. 다만, 중대한 선택이 남았을 뿐.
이 선택은 이 싸움의 승패를 결정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판데아의 많은 일을 결정할 것이다.
그에게, 너무나 많은 무게가 더해진다.
콰아아아아앙-!
“으아아!”
강설과 시초자의 싸움은 신화 속 한 장면을 직접 목격하는 것만 같았다.
다른 때라면 넋을 놓고 바라봤을 게 분명했지만, 지금은 그가 해야만 하는 일에 몰두했다.
저벅…
‘…소피아.’
강설이 화려하게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그는 별문제 없이 소피아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가녀린 소녀.
그 날개 역시 검은 얼룩을 조금 뒤집어썼다.
– 아… 아아아…
‘나예요, 그리즈.’
차마 입을 뗄 수 없을 만큼 긴박한 상황.
– 아파… 너무… 아프…
그리즈의 심장이 뜨거워졌다.
머리도 차갑게, 가슴도 차갑게라는 평소의 마음가짐은 소피아의 모습을 보고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
그야말로 하얘졌다, 모든 것이.
‘…침착하게.’
소피아에게 접속하는 그리즈.
지이이이이이잉…
그의 손목이 새카맣게 탈 것처럼, 검게 물들었다.
‘망할! 여기까지 침범하다니….’
그리즈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후우우우우웅…
……
어두운 공간으로 발을 들인다.
저벅…
저벅…
그리즈는 지금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깨달았다.
“…제대로 찾아왔군요.”
어두운 공간에 보이는 수많은 기계장치. 소피아라는 인공 신을 가득 채운 건 모두 이런 과학의 산물이었다.
우뚝 멈춰서는 그.
“…….”
소피아의 감정을 조율하는 장치 앞에서 망연자실 서 있다.
모든 감정에 불이 꺼져 있다.
애초에, 만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누군가가 느끼고 숨 쉬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니.
“으… 못, 못 하겠어요….”
그거야말로, 신의 영역이잖는가.
소피아를 만들지 말았더라면.
“아니… 아니, 난… 흐흐… 흐헤헤….”
후회한다.
널 만든 것을.
소피아, 너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나 같은… 사람의 손에서….”
그때, 그가 접속한 소피아의 정신세계에 파도가 쳤다.
– 아파… 아픕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
– 어디 있습니까, 그리즈.
“드, 들리나요? 소피아?”
소피아는 듣지 못했다.
이것은 정신세계를 떠도는 소피아의 무의식.
– 데리러 온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즈가 웃었다.
“힘냈군요, 소피아…. 상을 줘야겠어요. 감정이란 걸… 돌려줄까 하는데… 뭐가 좋을까요?”
기쁨.
상냥함.
분노.
미움.
슬픔.
연민.
신이 상냥하기를 바랐다.
친절하기를 바랐고, 괴로움을 참아내길 바랐다.
그래, 지금은 무엇을 바라는가.
이 자그마한 기계장치가 묻는 것 같았다.
답할 시간이다.
“행복해지세요, 소피아.”
철컥…
“…이제는.”
쿠우우우웅…
모든 감정의 차단을 해제한다.
츠즈즈즈즈즈즈즛-!
끔찍한 통증과 함께, 그리즈가 소피아의 정신세계에서 튕겨 나왔다.
기이이이이이이이이잉-
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즈를 떨쳐낸 소피아가 울부짖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지직…
헤일로에 붉은빛이 점등한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즈!”
강설이 나뒹구는 그리즈를 걱정했다.
그리즈는 한쪽 손을 들어 자신은 괜찮다고 말했다.
“…소피아.”
발현되는 감정은 무엇인가.
차단되어 있던 모든 감정이 휘몰아칠 때, 소피아는 어떤 감정을 선택할까.
그리즈는 두렵다.
그를 원망할 테니까.
이건, 이성이 배제된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끼기기긱…
끼기긱…
소피아의 움직임이 멎었다.
후웅…
그리즈를 바라보는 소피아.
그리즈는 그녀의 붉은 눈을 똑바로 마주 볼 수가 없었다.
– …그리즈?
“소, 소피아!”
기이이이잉…
치직…
치지직…
철컥… 철컥…
소피아가 그리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말했다.
– 고마워요.
“……어째서.”
– 데리러 와줬으니까, 잊지 않고.
이 작은 아이를 두고 홀로 도망쳤던 그날.
– 어, 어쩌지… 미, 미안해요! 소피아, 꼭… 꼭 데리러 올게요!
겁쟁이는 도망쳤지만, 약속을 지켰다.
후우우우우우웅…
소피아의 헤일로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지이이이이잉…
동시에 그녀와 연결되어 있던 붉은 선들도 찬란한 황금빛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그 모든 선이 끊어졌다.
치지지지지직…
“…일을 번거롭게 만드는군.”
[생명 공장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새로운 생명은 시초자의 육체가 됩니다.]
……
투우욱…
전보다 어려진 모습의 시초자.
육체를 재생하지 못했기에,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과정.
그는 참으로 절묘한 시기에, 소피아를 잃었다.
그는 히죽 웃고 있는 강설을 보았다가 소피아에게 시선을 향했다.
“이들의 추악함을 보았을 텐데….”
기이이이잉-
소피아의 동공에 조준점이 생겨났다.
[강력한 조력자 ‘신성 소피아’가 이번 모험에 등장합니다.]
[강력한 조력자 ‘신성 소피아’가 이번 모험에 당신의 아군으로 합류합니다.]
……
– 신민의 위협, 소피아 배제하겠습니다.
시초자가 상황이 기가 막히게 돌아가자 시원하게 웃었다.
“그래, 전부 핏덩어리로 만들어주마.”
지이이이이잉-
휘오오오오…
가짜 신들이 만들어내는 빛이 테트라의 밤을 가로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