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bsolute on the Tennis Court RAW novel - Chapter 101
테니스 코트 위의 절대자 101화
Homies In Paris (1)
[가전과 보험에 이어 커피와 이온음료까지! … 광고계에서도 떠오르고 있는 신우주, 스포츠계의 ‘트렌디 아이콘’이 되다! – 한국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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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주, 김연아·박태환에 이어 대한민국 신(新)인류로 탄생하다! – 한얼누리]* * *
#. 2016년 5월 23일
#-1.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2. 팁사레비치 테니스 아카데미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아침, TTA의 단장 다르코 가지치가 주차장 쪽으로 차를 몰고 있다.
그런데 그때, 뭔가 이상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낯선 사람들.
수많은 차량.
“이건 또 무슨….”
의아한 와중에도 본인이 늘 주차하던 공간에 차를 대어둔 다르코 가지치가 차 문을 열고 얼른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아깐 몰랐던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바로 안드레이 시미치다.
동양인으로 보이는 낯선 이의 앞에서 팔짱을 끼고 대화 중이던 안드레이는 곧 다르코를 발견하곤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의문점이 더욱 커진 다르코가 얼른 걸음을 옮긴다.
그러곤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이에, 안드레이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산타클로스예요.”
“뭐?”
“정확히 이분들은 배달부이지만요.”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면 안 되겠나?”
“우주.”
“?”
“우주가 산타클로스예요, 다르코. 그리고 이분들은 GIA에서 나오신 분들이고요. GIA 알죠?”
“반갑습니다. 이동수라고 합니다. 리라고 불러주세요.”
얼떨결에 손은 맞잡았지만, 다르코 가지치는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곧이어 도착한 TTA의 코치들도 낯선 광경에 당황하며 주춤거렸다. 움찔하며 물러섰다, 안드레와 다르코가 있는 것을 보고는 그제야 안심해 한쪽에 모였다.
TTA의 코치들은 이제 전부 출근했다.
오전 8시 13분의 일이다.
“좋아요, 그럼. 제가 설명하죠.”
“무슨 일이야?”
“나도 몰라.”
“다르코?”
“…마찬가지일세. 나도 아는 게 없어.”
“….”
오피스 건물 내에서 꺼내온 의자에 TTA의 사람들을 앉혀둔 뒤, 안드레이 시미치가 다시 한번 함께 있는 사람을 소개했다.
이동수를 포함한 여섯 명의 한국인들이 소개가 끝날 때마다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어색해하면서도 박수를 보냈다.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안드레이는 그것이 만족스럽다.
“여러분들도 베오그라드 근처에 유로아 코퍼레이션이라는 공장이 있다는 건 알고 계실 거예요. 실제로 몇몇 분의 가족이 거기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래. 우리 동생이 거기서 일해.”
“내 사촌도.”
“나도.”
“바로 그거죠. 아무튼.”
“지금 쟤가 아무튼이라고 했어?”
“쉬-잇. 일단 듣자.”
“….”
안드레이가 말한 ‘유로아 코퍼레이션’은 대한민국 최초로 세르비아에 공단을 만들어 자동차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세르비아에 있어 자동차 산업은 나라 경제의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이것을 눈여겨본 ‘GIA’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 ‘유로아 코퍼레이션’과 긴밀하게 협조해, 세르비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작년 세르비아 내 시장 점유율은 12위에 그쳤지만, 투자한 시기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다.
“여기 이분들은 그런 유로아 코퍼레이션과 함께 협력하고 있는 GIA에서 나온 분들입니다. 그리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GIA는 라파엘 나달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죠.”
“….”
“….”
별다른 반응이 없는 이유는 모두가 다 알기 때문이었다.
결국, 참지 못한 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본론이 뭔데?!”
“와하하.”
직설적인 말에 몇몇 사람들이 웃었고,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인 안드레이는 일부러 뜸을 들인 거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젠, 바로 말을 하겠다고 답했다.
“며칠 전에, GIA가 우주와도 후원 계약을 맺었어요.”
“우주? 그런데, 그게 왜?”
“우주가 계약 조건으로 특이한 것을 내걸었거든요.”
“뭐?”
“특이한 거?”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을 보며, 안드레이가 곁에 있는 이동수를 바라봤다.
그러자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인 GIA의 세르비아 지사 비즈니스 총괄 책임자인 이동수가 느리지만 유창한 세르비아어로 자신이 이곳에 찾은 이유를 밝혔다.
그건 바로.
“신우주 님께서 여러분께 전부 저희의 차량, 한 대씩을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
“…뭐?”
“잠깐, 나 잘못 들은 거지?”
“나도 같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분명 지금 저 사람이 새 차라고….”
아침부터 벌어지고 있는 뜻밖의 상황에, TTA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TTA는 코치들만 14명이고, 아르바이트를 빼더라도 스태프들까지 합치게 되면 총 29명의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 전부 차량을 한 대씩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본인이 가지셔도 좋고, 아니면 가족이나 지인분께 양도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모든 과정은 저희가 도와드릴 거고, 비용 역시 차량처럼 전액 무료로 해드릴 생각입니다. 비록 저희 차가 최고급 라인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나 제대로 들은 게 맞네.”
“마야. 너도 지금 들었지?”
“….”
“응? 이봐! 마야가 지금 앉은 채 기절했어!”
누군가에게 오늘의 선물은 그저 약간 기분 좋은 정도에 불과했지만, 최근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병원에 데리고 다녀야 했던 마야란 여성 직원에겐 충격을 받을 만큼의 것이었다.
매일 엄마와 함께 낑낑대며 힘들게 이동을 해야 했는데, 차가 생기면 훨씬 편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
한참 동안 얼어 있던 마야 보이니치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을 떨어지고, 곧 얼굴을 감싼 그녀를 주변이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그리고 그런 장면을 보며, 이동수는 말했다.
세르비아에 온 이후, 가장 보람찬 아침이라고.
이를 들은 안드레이는 희미하게 웃었다.
“네- 우주가 아마 무척 좋아할 거예요.”
본인의 계약금을 깎고 선물을 해주길 바랐던 소년.
기꺼이 응하며, 오히려 무료로 하겠다 답한 기업.
둘 다 안드레이에게는 참 고마운 존재였다.
‘하여간.’
좌중이 정리되고 차량을 고르는 시간, 안드레이 시미치는 자리를 지키지 못한 얀코 팁사레비치를 위한 것도 잊지 않았다.
* * *
[GIA 자동차, 신우주와 후원 계약 체결. “현재 테니스계에서 급격히 명성을 얻어가고 있는 신우주와의 계약은 회사의 브랜드 평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 성동일보]* * *
※ 새롭게 체결된 신우주의 스폰서십
1. GIA(한국)
○ 계약 기간 : 5년
○ 계약 금액 : 연 100만 달러(달러로 합의)
○ 후원 품목 : 차량 일체
○ 후원 조건
↳ 투어 참가 시 GIA 차량 임대 제공
↳ 단, 운전사는 별도 고용해야 함
↳ 해외에서 GIA 일정 소화
↳ GIA의 2017년 신차 광고 모델로 활동
* * *
* * *
#. 2016년 5월 24일
#-1. 대한민국, 인천광역시
#-2. 인천국제공항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오랜만에 친척들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기억은 안드레이 코치님이 보내주신 영상 편지였다. 다들 한 마디씩 고맙다며 말을 해줬고, 어떤 분은 울기도 해서 어쩔 줄 모르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제, 출국할 때가 됐다.
목적지는 프랑스 파리다.
플라브시치 코치님은 조금 전 먼저 베오그라드로 떠나셔서, 이번 비행기는 나 혼자 탄다.
그래서 엄마의 걱정이 심하다.
“아이, 참. 괜찮다니까.”
“알지? 도착하면 바로 연락하고. 비행기 안에서 잘 때는 목베개도 꼭 하고. 응?”
“알았어~. 내가 뭐 앤가?”
“애지 그럼! 열일곱인데.”
오랫동안 한국 밖에서 지내서 그런지, 열일곱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럼 간다?”
“전화해! 알겠지?!”
“알았다니까-! 엄마도 얼른 가!”
“우리 우주- 엄마가 사랑해!”
엄마의 외침에, 조금 전 나와 인터뷰를 하고 공항에 남아 계시던 기자분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닌 걸 아는데.
그냥 부끄럽다.
그래서 나는 얼른 캐리어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고, 자리를 찾아 앉은 뒤엔 곧장 휴대전화를 켜 사진을 찍었다.
찰칵.
바로 소셜미디어를 켰다.
그러곤 출국한다고 적어 올렸다.
“저, 이제 파리로 갑니당.”
게시물을 올리자마자 바로 반응이 쏟아졌다.
이게 최근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이다.
전에는 가족이나 코치님들 그리고 친구들만 내 계정을 찾았는데, 지금은 팔로워 숫자가 30만 명을 넘었다.
그러면서 알람을 껐다.
안 그럼, 전화기가 쉬질 않았으니까.
“저기….”
“신우주 선수시죠?”
“아, 네.”
고개를 들자, 낯선 커플이 보였다.
남자분이 조심스럽게 뭔가를 주셨다.
초콜릿 우유였다.
“보니까, 초코 우유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아, 네. 감사합니다.”
“옆에 응원 메시지도 적었어요.”“네? 아-! 하하. 감사해요.”
사인을 받고 싶지만, 그랬다간 사람들이 몰려들 거란 남자분의 말이 나는 너무 고마웠다.
별생각을 못 했던 부분이다.
사인을 부탁하면 해드리려고 했는데.
그게 뭐 대수라고.
너무 고맙기도 하고 또 받기만 하는 건 죄송하기도 하단 생각에, 나는 가시려는 남자분을 잡고 이렇게 물었다.
“혹시, 테니스도 치세요?”
“네? 아- 가끔. 사실, 서울 오픈도 다녀왔거든요.”
“아~ 그러시구나. 그럼, 잠시만요.”
“?”
윌슨과 계약을 하게 되면서, 전에 사용하던 라켓 몇 개를 쓸 수 없게 되었다.
삼촌이랑 남동생이 하나씩 달라고 해서 주긴 했는데, 그것 말고도 전에 쓰던 라켓이 두 개 정도 더 남아 있다. 하지만 그건 수화물 칸으로 보내 버렸고, 대신 다른 게 있었다.
찾았다!
일단 꺼내기 전에, 난 고개를 들었다.
남자분은 키가 나와 비슷해 보인다.
“혹시, 발이 얼마세요?”
“저요? 저 275 신습니다.”
“오-! 그럼 좋다!”
후원 계약으로 ‘나이키’만 신어야 하기 전에, 내가 가장 많이 착용했던 브랜드는 ‘아식스’의 제품이었다.
예전부터 신기 편하고 내구성이 좋단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래서 나도 ‘나이키’와 번갈아 가며 신고 다녔다.
이젠 신을 수 없으니 버리거나 해도 된다지만, 새것을 버리는 게 너무 아까워서 늘 이렇게 가방에다 보관해 뒀다. 훈련 때는 신을 수 있겠거니 한 것도 있다.
하지만 훈련 때도 신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걸 누굴 줘야 하나 고민했었다.
그동안 깜빡하고 지냈는데, 마침 생각이 나서 이 고마운 분께 선물하고 싶었다.
“좀 구겨졌는데, 새것이에요.”
“우와-! 진짜 저 주시는 거예요?”
“네. 우유는 감사히 먹겠습니다.”
남자분이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시는 통에, 나도 그만큼 인사를 해야 했다.
신발을 꼭 품에 안고는 여자 친구분과 함께 멀어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나는 저분이 선물로 주고 간 우유를 보았다.
신우주 파이팅.
여섯 글자.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었던 응원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받아보는 것은 또 처음이라 기분이 좋았다.
띵-동.
비행기에 탑승하는 통로가 열렸다.
우유와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선다.
* * *
“야, 저기 봐. 신우주다.”
“누구?”
“저기, 저 사람.”
“…누군데?”
“테니스 선수. 진짜 잘해.”
“진짜?”
“열다섯 살. 한국 나이론 열일곱 살인데, 완전 존잘 존잘.”
* * *
줄을 서고 있는 도중, 옆쪽 게이트에 있는 스튜어디스분들이 꼭 나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황급히 시선을 피하셨다.
뭐지?
내 얼굴에 뭐 묻었나?
괜히 간지러운 얼굴을 긁적이며, 난 입장을 시작한 줄을 따라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표 한번 보여주시겠습니까~?”
“네.”
“여기 앞쪽에 찍어주십시오~.”
삑.
처음으로 혼자 해보는 비행.
분명 익숙한데, 뭔가 낯설고 또 두근거린다.
* * *
#. 2016년 5월 24일
#-1. 프랑스, 파리
#-2.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
이번에 한국 항공을 타고 처음으로 유럽에 와보며 한국 스튜어디스분들이 참 친절하다고 느꼈다.
목베개며 담요며, 늘 먼저 묻고 바로 챙겨주셨다.
그리고 또.
“이걸 전부 줬다고?”
“네.”
“그러니까, 사람들이 오는 길에 이걸 전부?”
“정확히는 스튜어디스분들이요.”
“….”
“코치님?”
“씨@봉방거….”
에이스 코치님이 갑자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왜 저러시는 거지?
일단 나는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하는 에이스 코치님을 내버려 두고, 오랜만에 만나는 다른 두 코치님과 인사했다.
“우주.”
“네?”
“넌….”
“?”
“잠깐만 안아보자.”
“워우!”
공항 한복판에서, 갑자기 바스코/란코 코치님이 나를 끌어안았다.
갑자기 다들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웃는 안드레이 코치님은 이유를 아는 듯했다.
그래서, 도와달란 손짓을 보냈다.
“전부 네가 자초한 일이야.”
“켁. 이렇게 숨 막히게 안기는 게요?”
“그렇고말고.”
도저히 저항할 수 없어, 일단 가만히 있기로 했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 풀려나겠지.
그러다, 에이스 코치님이 눈에 들어왔다.
“어?! 버리면 안 돼요!!”
에이스 코치님은 내가 스튜어디스분들께 선물로 받은 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하셨다.
황급한 내 목소리에 안드레이 코치님이 반응해 고개를 돌렸고, 점잖게 목소리를 높여 에이스 코치님을 말렸다. 다행히도,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직전에 손이 멈췄다.
“이런 썅@너메거.”
“얼른 내놔요!”
탁.
손을 빠르게 움직여 선물을 낚아챈다.
봉투 안에 있는 것은 라면과 고추장 그리고 여행용 화장품과 각종 군것질거리 등이다.
파리에서 먹으려 했는데.
이걸 버리려고 하다니.
나빠!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짐짓 인상을 써봤는데, 반쯤 넋이 나간 에이스 코치님은 나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곁으로 다가간 필리프 코치님이 위로를 시작했다.
“왜 에이스 코치님을 위로하세요? 오히려 제가… 읍!”
“쉬-잇. 우주야? 넌 가끔 잔인할 때가 있어?”
“으브브?”
지금 한 말은 제가요? 다.
입이 막혀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
얼마 뒤.
“좋아. 이제 해후는 끝난 거지?”
안드레이 코치님이 다가와 엉망진창이었던 코치님들을 정리하며, 주차장으로 이동하자 목소리를 높였다.
걷는 길 내내, 정신을 차린 에이스 코치님이 내가 받은 선물을 호시탐탐 노리고 손을 뻗어왔다.
안 될 말이지.
못 줘.
본래였으면 과자 하나 정도는 드리려고 했지만, 아까 버리려고 하는 것을 본 이후엔 그럴 맘이 사라졌다.
나중에 보고 마음이 바뀔 순 있다.
“컨디션은 어때?”
“나쁘진 않아요.”
“잠은 좀 잤고?”
“비행기에서 한 10시간은 잔 것 같아요.”
“그건 잘했네. 시차부터 맞추고 보자.”
“네.”
롤랑가로스 첫 번째 경기는 일주일 뒤에 펼쳐진다.
한국에선 훈련을 거의 하지 않고 푹 쉬기만 했다.
병원을 조금 부지런히 다녔다.
특별히 어디가 크게 아픈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쭉 테니스를 하다 보니 한두 군데는 100% 온전치는 않다.
그러다 이번 기회에 치료를 조금 받았다.
어차피 비용도 스폰서로 처리되고.
덕분에 몸이 아주 쌩쌩하다.
얼마 뒤, 우리를 이끈 안드레이 코치님이 주차되어 있던 삐까뻔쩍한 검은색 승합차 앞에 섰다.
그래서 우린 감탄했고.
“오오-!”
“오-!”
“우와….”
드르륵-
“타.”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 안드레이 코치님은, 안에 타라고 말하며 스스로 운전석에 들어가셨다.
“파리에서 운전해 보셨어요?”
“예전에. 얼른 타.”
“으왓, 신난다!”
쾌적한 실내와 고급스러운 내부의 모습에, 나도 그렇고 다들 너 나 할 것 없이 시트의 감촉을 즐겼다.
“야! 여기 봐! 전용 테이블도 있어!!”
“이건 터치패드야?”
“미쳤잖아!!”
“오, 세상에나. 이거 마사지 된다.”
“야! 자리 바꿔! 거기 우주 줘야지!”
“다른 자리도 다 되는 거 아니야?”
“그런가? 우주야, 거기도 터치패드 있어?”
“음… 아뇨?”
“봐! 바꾸라니까!”
란코 코치님에게 잔뜩 구박당한 바스코 코치님과 자리를 바꾸고도 얼마 지나서야, 운전석에 조금 익숙해진 안드레이 코치님이 출발을 알려 오셨다.
석양이 내려앉아 있는 파리의 하늘, 이곳에서의 첫 시작은 변함없이 떠들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