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bsolute on the Tennis Court RAW novel - Chapter 102
테니스 코트 위의 절대자 102화
Homies In Paris (2)
#. 2016년 5월 25일
#-1. 프랑스, 메종-라피트
#-2. PWTA
파리 외곽 서쪽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도시가 있다.
메종-라피트(Maison-Laffitte).
프랑스 승마의 중심지로, ‘말의 도시(cité du cheval)’라는 별명을 가진 이곳은 17세기 정치가였던 쟈크 라피트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지리적으론 센 강의 왼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서쪽으로 3,500헥타르의 국유림인 생제르맹앙레 숲과 인접해 있다.
인구가 22,000을 갓 넘기는 작은 도시.
이곳에 TNU가 터를 잡았다.
“용케도 우릴 찾았군요.”
“큰 시설이지 않습니까.”
“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닙니다.”
“….”
안드레이 시미치는 곁에 있는 이가 하는 말의 진짜 의미를 알고 있었다.
파리 근교.
한적하고 쾌적한 환경.
우수한 시설.
그렇지만 파리 시내에서 얼마든지 훈련 시설을 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곳 PWTA(Paris West Tennis Academy)는 롤랑가로스에 참가한 선수들로부터 항상 외면받아 왔다.
그런데 올해, 첫 그랜드슬램 참가자가 생겼다.
다만 성인이 아닌 주니어 참가 선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PWTA에서 훈련하길 원하는 선수가 현재 테니스계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침묵한 안드레이가 대답한다.
“안목이 좋은 친구들이 있거든요.”
“저들 말입니까?”
“….”
선글라스를 들어 올린 안드레이가 수영장에서 장난을 치기에 바쁜 무리를 바라본다.
그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피어난다.
“아무래도 맞는 것 같군요.”
“사이가 무척 좋아 보입니다.”
“네. 고맙게도요.”
조금 전, 신우주는 PWTA에서의 첫 훈련을 마쳤다.
상당히 간소화된 과정을 따른 훈련이었다.
시차를 포함해 아직 몸 상태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오르지 않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러곤 지금처럼 저렇게 수영장에서 놀고 있었다.
“으악-!! 잠깐만!!”
“두울-! 세엣-!”
“허미, 나 날어~~!”
풍덩-!
다른 이들의 계략(?)에 빠진 에이스 조이스가 수영장 물에 빠지고,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뒤를 따랐다.
사이가 좋은 것은 진짜였다.
고마운 것 역시 진짜다.
“사실, 좀 걱정도 했습니다.”
“걱정? 무슨 걱정 말이죠?”
“건방진 녀석이면 어쩌나 했거든요. 어린 나이에 성공한 녀석들은 쉽게 거만해지지 않습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로군요.”
지금 안드레이와 대화 중인 사람이자, 총 20개의 테니스 코트가 있는 거대한 시설의 총 책임자인 마티유 하디(Mattieu Hardy)가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밝힌다.
과거 몇몇 ATP 프로를 코칭했던 그는 건방진 이들이 싫어 유소년 육성에 정착했다.
하지만 오늘 본 신우주는 생각 외로 매우 겸손했다.
안드레이는 그게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했다.
“나쁘게 표현하면 자신감 부족이죠.”
“저런 거라면, 오히려 감싸주겠어요.”
“그럼 제 심정을 이해하고 계신 겁니다.”
“응? 하하. 네- 이해할 것도 같군요.”
잠시 수영장을 내려다보던 중, 무언가가 떠오른 마티유 하디가 다시 안드레이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아까.”
“?”
“우주가 특이한 행동을 하더군요.”
“아- 그거 말이로군요.”
안드레이는 신우주가 코트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소리를 듣는다고 덧붙였다.
“네?”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마티유 하디.
안드레이는 그에 미소를 지었다.
“노박은 윔블던의 잔디를 뜯어 먹죠.”
“그거야 유명합니다만, 그게 왜?”
“노박은 단순히 자기가 엉뚱한 행동을 해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잔디를 뜯어 먹고 난 뒤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건 헛소립니다.”
“헛소리?”
“네.”
윔블던 매치에서 승리하고 난 뒤, 노박 조코비치는 코트를 떠나기 전에 무조건 잔디를 뜯어 먹는 루틴이 있다.
2014년 로저 페더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그저 전통 같은 셀레브레이션이다. 어린 시절 윔블던은 꿈이었고, 엉뚱한 행동을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
노박 조코비치가 강력하게 원한 연습 파트너로서, 안드레이 시미치는 그런 행동의 진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는 코트에 화답하는 겁니다.”
“화답?”
“코트가 노박에게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줬거든요.”
“??”
표현되는 방식은 각자 다르지만, 최고 수준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었던 이들은 전부 코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코트의 모든 것을 ‘느꼈’다.
노박 조코비치도 예외는 아니다.
“흔히 코트 위에는 악마가 산다고 하죠.”
“그거야 뭐, 비유 아니겠습니까?”
“글쎄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로저 페더러.
그는 코트 위에서 쇼(Show)를 펼쳤다.
전 세계 모든 테니스 코트 위에 산다고 믿는 악마를 홀려, 짓궂은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할만큼의 아름다운 테니스를 했다.
그다음은 라파엘 나달이다.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은 코트의 악마와 대적했고, 그의 영역(클레이코트)에서는 최고가 되었지만 다른 곳에선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마지막은 노박 조코비치.
그는.
“거래를 택했습니다.”
노박 조코비치는 처음으로, 코트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악마와 손을 잡았다.
대가는 몸이 부서질 때까지 코트에 머무는 것.
그걸 대가로 조코비치는 실력을 얻었다.
갑자기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안드레이 시미치의 이야기에, 마티유 하디는 대답할 말을 쉽게 찾지 못했다.
그걸 보며, 안드레이 시미치는 웃었다.
남들은 쉽게 모르는 이야기다.
“그냥, 비유가 그렇단 겁니다.”
“…그렇군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마티유 하디를 보며, 안드레이 시미치는 다시 생각했다.
테니스가 얼마나 불공평한지.
전 세계 테니스 선수 중 90%가 남은 10% 테니스 선수들을 위한 제물이 된다. 그리고 그 10%에서도 9.9%가 0.1%의 성공을 위한 디딤돌에 머문다.
그래서 평범한 대부분은 더더욱 모른다.
코트 위의 잔인함을.
지금까지 신우주와 투어에서 만난 이들 중 상당수가 그런 잔인함을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테니스라는 세계에 존재하는 달콤한 과실.
그건 선택된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요.”
전에는 아무도 몰랐던 선수에서 이제는 이름을 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진 신우주.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마지막 주니어 그랜드슬램이 될 이번 롤랑가로스에서, TNU를 기다리고 있는 깜짝 소식이 하루 뒤에 전달되었다.
롤랑가로스의 절대적인 지배자 라파엘 나달이 TNU에 연습 파트너를 문의해 온 것이다.
당연히.
“네! 할래요!”
신우주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 * *
#. 2016년 5월 27일
#-1. 프랑스, 파리
#-2. 르네상스 파리 디펜스 호텔
지난 2015년은 라파엘 나달에게 있어 기억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한 해였다.
끝을 향해 달려가던 2014년 가을에 받은 맹장 수술을 계기로, 그동안 꾹 참아왔던 고질적인 손목 부상이 도드라지며 주요 투어에서 몽땅 탈락한 것이다.
가장 뼈아팠던 것은 롤랑가로스에서의 두 번째 패배였는데, 8강전에서 만난 노박 조코비치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며 세트 스코어 0-3 참패를 당했다.
이후 윔블던에서는 64강에서 탈락.
이후 펼쳐진 캐나다/신시내티/차이나/상하이/바젤 오픈과 같은 중요한 투어에서 전부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결과 시즌 랭킹은 5위까지 떨어졌다.
2012년 이후 최악의 순위였다.
똑똑똑.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난 라파엘 나달이 별 의심 없이 객실의 문을 열었다.
앞에 있던 건, 그의 삼촌이었다.
토니 나달.
“손목은 좀 어떠냐?”
“…참을 만해요.”
“그건 좋지 않다는 뜻이잖니. 의사를 불러줄까?”
“네. 그게 좋겠네요.”
부상으로 2015년 시즌 막바지를 결정하고 난 뒤에 나선 호주 오픈에서, 라파엘 나달은 ATP 랭킹 45위인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에게 2-3으로 패하며 단 1회전에서 탈락했다.
2014년 롤랑가로스 이후 7개 그랜드슬램 연속 우승을 하지 못했고, 1라운드 탈락은 2013 윔블던 이후 처음이었다.
휴식 후에 나선 아르헨티나 오픈에서도, 라파엘 나달은 도미니크 팀(Dominic Thiem)에게 패하며 4강 진출에 머물렀다.
중요한 건 이 대회가 마스터스 250레벨이었단 점이다.
게다가 주최지도 아르헨티나여서, 노박 조코비치와 같은 선수들은 호주 오픈 이후 휴식을 취하며 2월 22일에 열린 ‘두바이 테니스 챔피언십’에 집중했다.
마스터스 500레벨이긴 해도 석유 자본이 주목하는 투어였기에, 대부분은 그렇게 일정을 잡았다.
건강했다면 라파엘 나달 역시 같은 매니지먼트를 했겠지만, 두바이 챔피언십 참가가 어렵다고 판단한 토니 나달은 수준을 낮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길을 택했다.
중요한 건 3월 ‘인디언 웰스’와 ‘마이애미 오픈’, 그리고 이어지는 ‘몬테카를로’와 ‘마드리드 오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뒤에는 곧바로 ‘이탈리안 오픈’도 있었다.
이와 같은 마스터스 1000레벨의 투어에서 성적을 내면, 마스터스 500레벨의 투어를 빠진 것 정도는 우습게 만회가 됐다.
하지만 이후 라파엘 나달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투어는 4월에 열린 ‘몬테카를로’가 유일했다.
“솔직히, 기권을 권하고 싶습니다.”
“….”
“라파엘은 지금 테니스를 할 상태가 아닙니다. 일상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는지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죠. 그걸 알고 계십니까?”
“….”
왜 모르겠는가.
끔찍이 사랑하는 조카다.
그래서 토니 나달은 한때 조카에게 전반기를 건너뛰자고도 말했지만, 라파엘 나달은 그걸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무조건 휴식해야 한다고 말한 의사가 떠났다.
토니 나달은 힘없이 로비 의자에 앉았다.
“후우-”
지금까지 만난 모든 의사가 그랬다.
테니스를 쉬어야 한다고 했다.
기간은 못해도 1년.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었을 때, 토니 나달은 자신의 조카가 얼마만큼 우울해질지를 알고 있었다.
이미 코트가 하는 달콤한 말에 중독됐다.
일단 그것에 잡아먹히면.
‘코트가 먼저 놓아줄 때까지 떠날 수 없지.’
토니 나달인 생각하는 테니스 코트는 지독한 ‘Young Seeker’의 변태였다.
지금 Big 3와 앤디 머리라는 +1에 관심을 주는 것도, 이들만큼 구미가 당기는 젊은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맛에 맞는 젊은 재능을 찾는다면, 언제든 기존의 이들은 내팽개치고 새로운 이에게 들러붙어 구워삶을 질 나쁜 악마 중의 악마기도 했다.
여기에서 문제는 일단 한번 달콤한 말에 중독이 되어버리면, 거기에서 벗어나기 무척 힘들다는 거다.
“후우-”
계속되는 한숨.
토니 나달은 처음으로, 자신이 조카를 올바른 길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은퇴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이는 물론 토니 나달.
본인의 은퇴다.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기만 한다면, 여전히 라파엘 나달은 매년 최소 하나의 그랜드슬램을 맡아두고 갈 수 있다.
당연하게도, 롤랑가로스의 이야기다.
‘하필이면 가장 변덕쟁이에게 걸렸어.’
롤랑가로스 클레이코트엔 별명이 있다.
앙투카(En-Toutcas).
모든 경우에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어지간한 악천후에도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데에서 온 별명이었지만, 이것 때문에 가장 악명높은 변덕쟁이가 들러붙고 말았다.
최근 투어 성적이 나빠지면서 침울해진 조카를 보는 게 힘들었던 토니 나달.
오늘도, 그의 괴로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 * *
#. 2016년 5월 28일
#-1. 프랑스, 메종-라피트
#-2. PWTA
라파엘 나달과 같은 대(大)선수와 샷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연습 이후, 우린 함께 수영장 물에 뛰어들었다.
풍덩!
풍덩-!
“이럼 정말 기분 좋지 않아?”
“네! 너무 좋아요!”
“하하.”
환하게 웃은 나달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함께 헤엄치며 뒤를 따랐다.
오늘 연습해 보고 느꼈지만, 라파엘 나달 선수의 헤비 톱 스핀(Heavy Top Spin)은 차원이 달랐다.
백핸드가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없다.
한참 동안 물장구를 치고 또 장난도 하며 수영을 한 이후, 우리는 잠시 몸을 빼고 기대어 대화를 나눴다.
“요즘은 오른손으로만 하던 것 같던데?”
“어? 어떻게 아셨어요?”
“ATP 홈페이지에 네가 오른손잡이라 나와 있으니까.”
“아….”
솔직히, 조금 기대했다.
경기를 봤나 싶었다.
하긴.
엄청 바쁠 텐데, 어떻게 봐?
그래서 난 바로 이해했다.
“아직, 양손을 꺼내 들 때가 아니라고 하셨거든요.”
“누가? 네 코치?”
“네. 저도 지금은 여기에 만족하고요.”
“흠-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양손 테니스는 양날의 검이다.
자칫하면, 독(毒)이 될 수 있다.
예전부터 줄곧 들었던 말이다.
“처음엔 그냥 간질간질했어요. 제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양손으로 테니스를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도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좀 생각이 달라요.”
“어떻게?”
“중요한 건 양손이 아니라, 제가 그것을 어떠한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거든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나폴리부터였다.
그리고 부산에서 확신했다.
“결국에 테니스는 제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무기를 언제 어떤 때에 사용할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더라고요.”
“하하.”
“?”
“넌 정말 배우는 게 빨라.”
“그런가요?”
“그래. 삼촌도 그렇게 말했었어.”
라파엘 나달의 말에, 나는 잠시 고개를 들어 저 위에 있는 토니 나달을 바라봤다.
저분은 지금 안드레이 코치님과 대화 중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사실, 별로 궁금하진 않다.
오히려 나는 지금이 너무 값지다.
그래서 한눈을 팔고 싶지 않았다.
“계기가 있었겠네.”
“음- 네.”
지금까지 투어를 이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가장 뜻깊었던 경기는 부산 오픈 8강전 존 밀먼 선수와의 매치였다.
그때, 난 전까지는 몰랐던 테니스를 알게 되었다.
“너무 즐거웠어요.”
“….”
“분명 매치를 가질 때는 많은 생각이 들고 그랬는데, 경기가 끝나고 나니까 진짜가 밀려오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그때,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그런 매치가 있지.”
“당신도 그런 게 있었나요?”
“물론.”
기대고 있던 몸을 뗀 라파엘 나달 선수가 다시 수영을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함께 헤엄쳤다.
다시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내겐, 2003년 윔블던이 그랬어.”
“들려줄 수 있나요?”
“그거야 어렵지 않지.”
아까와 같은 위치에서 같은 자세가 된 뒤, 라파엘 나달은 내게 2003년 윔블던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그때가 내 첫 그랜드슬램이었어.”
“윔블던이요?”
“그래.”
“오- 저도 그래요.”
“응? 진짜?”
“네. 6월 윔블던 성인 대회 예선부터 뛰어요.”
“하하! 아무래도 너랑 나랑은 진짜 뭔가가 있는 것 같아. 아무튼, 내 이야기를 먼저 할게. 난 그땐 예선을 치르지 않았어. 그 전에 포인트를 쌓아둬서, 일반 참가가 가능했거든.”
양팔을 물 바깥에 올려둔 채로, 난 살짝 엎드린 상태에서 라파엘 나달 선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내 감정은 꼭 꿈만 같다는 거다.
작년 인도에서 만났을 때는 그냥 막연히 대단한 선수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챌린저 레벨까지 투어를 마친 지금은 이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가 느껴졌다.
그래서 더 귀를 기울였다.
“본선 1라운드였어. 크로아티아의 선수였지.”
“오-!”
“마리오 안치치. 잊을 수 없어. 196㎝의 큰 남자였지.”
“….”
프랑스에서의 어느 봄날.
난 오늘을 아주 오래 기억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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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그 어느 때보다 볼거리가 풍성할 2016 롤랑가로스 주니어 소년 단식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 9News(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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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데니스 샤포발로브, 카스페르 루드, 펠릭스-오제 알리아심 :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 NEXT GEN이 함께할 롤랑가로스. – ATP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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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 챌린저 매치 승리자인 펠릭스-오제 알리아심은 역대 최연소 챌린저 우승자인 신우주와의 매치를 기대하고 있다. “그와는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는데, 역대 최연소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면 무척 즐거울 것.” – 캐나다 테니스(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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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주의 롤랑가로스 참가는 남은 주니어 선수들에겐 재앙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다른 소년들은 신우주를 꺾는 순간을 고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 Fox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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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오픈 우승에 이어 롤랑가로스도 거머쥘까? ATP 130위 신우주, 한 수 아래 주니어 선수들을 상대로 우승 도전!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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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 아래라는 표현은 테니스를 너무 모른다고밖에 설명하지 못하겠다. 굳이 한국 언론이 앞장서서 신우주에게 부담을 줘야 했을까? 어떠한 결과가 나오건 응원하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한규범 Via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