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bsolute on the Tennis Court RAW novel - Chapter 63
테니스 코트 위의 절대자 063화
Australian Open – Boy`s Single (9)
(송민희) – JTBS 캐스터
“우와-”
【“게임, 우주.”】
.
.
▷ SET 1
2 : 신우주
0 : 주라벡 카리모프
(김정배) – JTBS 해설위원
“쓰읍- 어우, 네. 상당히 좋은데요?”
(송민희)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샷이었습니다. 계속되던 백핸드 랠리. 신우주 선수가 먼저 포핸드로 전환했고, 구석 깊숙이 잘 찔러 넣은 다음에, 포핸드 위너. 콤비네이션이 정말 완벽하게 이뤄졌습니다. 신우주 선수의 브레이크 포인트 득점.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 나갑니다.”
.
카리모프는 내게 많은 것을 보여줬다.
좋은 서브.
앨리 라인 공략.
그리고 네트 플레이.
난 이것들을 머릿속에서 조합하고 있다.
꼭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내겐 익숙한 일이다.
평소에도 이런저런 것을 만들면서, 늘 가상의 상대를 정해두고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머릿속에서 조립해왔다.
장점.
단점.
그것들 모두, 알맞은 위치가 있다.
아무렇게나 끼우면 안 된다.
통, 통, 통.
통, 통, 통.
볼을 퉁기며 생각한다.
오늘 내 첫 번째 서비스 게임.
그때, 난 분명 힌트를 얻었다.
“···.”
탕-!
【“피프틴, 러브.”】
서브에이스.
몸을 돌려 전광판을 본다.
146km/h.
평소 내 서브보다 45~50km/h 속도가 적게 나왔다.
생각대로 잘 떨어트렸다.
애드(Ad) 코트에서의 서브.
센터 마크 옆에 자리를 잡았다.
통, 통, 통.
통, 통, 통.
“···.”
토스의 방향은 12시와 1시 사이.
트로피.
헤드 드롭.
그리고 스윙.
여기에서 중요한 건, 볼을 향해 어깨를 던지는 것.
슬라이스 서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또 볼의 3시 방향을 임팩트하려면, 머리에서 최대한 멀리 라켓을 떨어트려야 한다.
탕!
“!”
【“써티, 러브.”】
짝, 짝, 짝, 짝.
이번에도 난 몸을 돌려 전광판을 확인했다.
144km/h.
속도가 좀 더 떨어졌다.
.
(그랜트 도드) – A.O 코멘테이터
“또 하나의 서브에이스입니다. 144km/h. 퍼스트 서브라는 것을 생각하면,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입니다. 저희가 가진 정보보다 약 50km/h 정도 느린 서브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놀랍고, 또 이유가 궁금해지는군요. 혹시 강한 샷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인 걸까요?”
(팻 웰쉬) – A.O 공동 코멘테이터
“직전 게임에서의 위너를 보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서비스 게임에선 전부 180km/h 이상의 강한 서브들이 나왔습니다. 전략적인 접근인 것 같습니다.”
.
안드레이 코치님이 알려주셨다.
장단점은 연결되어 있다고.
어떠한 선수들은 본인의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힘쓰지만, 어떠한 선수들은 본인의 장점으로 단점을 메우는 방법을 택한다. 그래서 그 선수의 장점이 곧 단점이 될 때가 있다.
첫 두 번의 세트 때, 나는 카리모프가 앨리 라인 부근에서의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어려워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앵글 샷을 선호한다.
뭔가 모순이 되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한 거다.
본인이 앨리 라인에서의 샷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상대도 그렇다 믿고 지금과 같은 테니스를 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지금은 그걸 실험해보는 단계다.
통, 통, 통.
통, 통, 통.
슬라이스(Slice)로 넣은 첫 두 개의 서브를 상대는 모두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못한 건지 안 한 건지 처음엔 발도 떼지 못했고, 두 번째는 반응하긴 했으나 라켓에 공을 맞히는 데는 실패했다. 방향도 포핸드와 백핸드 하나씩 공평했다.
세 번째 서브.
상대도 이젠 의식하고 있을 거다.
이쯤에서 변화를 줘볼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토스의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12시로 올려, 11시로 떨어트릴 거다.
만약 눈치가 빠르다면, 토스 순간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난 그걸 바라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토스를 짧게.
스윙을 바로.
선수들이 테니스공을 높게 띄우는 건, 강한 서브를 정확하게 보내기 위해서다. 토스가 짧으면 아무래도 스윙 메커니즘을 100%로 가져가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 선수들은 짧은 토스를 위한 별도의 스윙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나도.
타앙-!
“?!”
“와-!”
【“포티, 러브. 게임 포인트.”】
백핸드 방향으로 보내어진 플랫 서브가 그대로 카리모프를 통과해 지나쳤다.
속도는 181km/h가 나왔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팻 월쉬)
“마음에 듭니다. 너무 영리해요. 앞에서 느린 슬라이스 서브를 보다가 180km/h의 서브를 보게 되면, 200km/h 정도로 느껴질 겁니다. 매우 인상적이네요.”
.
타앙-!
퉁!
【“게임, 우주.”】
“예아-!!”
에이스 넷으로 게임 포인트를 따냈다.
마지막 서브는 다시 슬라이스였다.
멋진 선글라스를 쓴 데니스 삼촌이 환호하며 내게 박수를 보내오셨고, 나는 일단 얼른 걸음을 걸어 벤치로 와서 앉았다.
그늘막이 만들어지고, 난 물을 마셨다.
지금까지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상대를 잘 몰아붙였다.
궁금한 건, 여기에서 카리모프가 꺼내 들 카드다.
게임 포인트가 0:3이 되었다는 건, 그 세트를 잃을 확률이 90%를 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 상황을 뒤집으려면 최소 두 개의 브레이크가 필요한데, 그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기 때문이다. 만약 카리모프가 압박에 취약하다면, 그 증거가 바로 나타날 거다.
평범한 샷을 실수한다거나, 주변에 짜증을 낸다거나 하는 등. 흔들린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파악할 수 있다.
【“플레이어 레디.”】
쉬는 시간 이후, 바뀐 코트로 움직였다.
이번엔 카리모프의 서브다.
표정을 읽을 수는 없다.
대신 다른 것을 봤다.
볼을 고르고.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왼손으로 볼을 바닥에.
그러곤 그 손으로 중요 부위 점검.
다음엔 모르는 척, 라켓으로 일곱 번.
통, 통, 통, 통, 통, 통, 통!
라켓으로 튕기는 마지막 볼은 약간 강하게.
그리고 그것을 왼손에 탁.
다음엔 네 번.
통, 통.
통, 통.
카리모프의 루틴을 보며, 나도 집중력을 높인다.
꽤 많은 선수가 이렇게 한다.
상대와 함께 준비하는 셈이다.
카리모프의 서브는 그리 강하진 않다.
대략 160~178km/h 정도.
어지간하면 받아칠 수 있다.
탕-!
백핸드 방향으로 오는 서브.
일단 라켓을 뻗어 받아넘긴다.
방향은 오른쪽.
우선 백핸드부터 랠리를 이어나가 볼 생각이었다.
탕!
듀스(Deuce) 코트에서 애드 코트로 이동한 카리모프가 백핸드 크로스를 보내온다.
그렇게 잠시, 백핸드 랠리가 이어진다.
횟수는 두 번.
각자 한 번씩 더 네트 너머로 볼을 보냈을 때, 이번에도 카리모프가 먼저 변화를 줬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방법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줄곧 앵글 샷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슬라이스다.
탕.
실수.
이번 카리모프의 슬라이스는 완벽한 미스(Miss) 샷이다.
두둥실 떠오르는 공을 보며, 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곤 높게 바운딩 된 볼에 시선을 고정한 채, 살짝 뛰어올라 양손으로 라켓을 꼭 쥐고 스윙을 가져갔다.
탕!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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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희)
“다시 득점! 너-무 멋집니다! 점프했어요!”
(김정배)
“거의 포핸드처럼 느껴진 강한 위닝 샷이었습니다. 백핸드로 저렇게 강한 샷을 치기는 쉽지 않은데, 그것도 저렇게 점프한 상태에서는요. 저는 오늘 신우주 선수의 테니스를 처음 보는데, 정말 매력적인 테니스를 하는 것 같습니다.”
(송민희)
“러브, 피프틴. 다시 카리모프의 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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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에서 백핸드 슬라이스는 언제나 중요한 무기로 여겨져 왔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테니스 선수라 생각하는 슈테피 그라프는 강력한 포핸드 위너를 가져가기 위한 셑 업(Set-Up) 샷으로 백핸드 슬라이스를 선호했다.
또 스테판 에드버리(Stefan Edberg) 선수는 네트로 달려가기 위한 어프로치 샷으로 백핸드 슬라이스를 썼다.
외에도 백핸드 슬라이스는 랠리를 자신의 흐름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도 쓰였는데, 이 샷(Shot)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끌어 올린 선수가 마츠 빌란데르(Mats Wilander) 선수다.
그런데, 마츠 빌란데르 선수가 발전시킨 슬라이스 샷을 완성으로 이끈 건 페더러 선수다.
거의 예술의 경지다.
내가 가장 배우고 싶은 기술도 페더러 선수의 백핸드 슬라이스인데, 코치님도 그것만큼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
타고난 재능과 경험.
둘 모두가 필요하댔다.
어쨌든 관심이 많은 샷이라서 더 쉽게 알 수 있었던 건데, 슬라이스는 절대 문(Moon) 볼처럼 높게 튀어 올라서는 안 된다.
짧은 숏 슬라이스라면 더더욱 그랬다.
반드시 낮고 또 정확해야 한다.
안 그럼 백핸드 슬라이스는 상대에게 오히려 위닝 샷을 헌납하는 잘못된 선택이 되어버린다.
애드 코트 서브 게임.
난 서브를 기다렸다.
타앙-!
서비스코트 T존으로 잘 떨어진 플랫 서브.
방향은 포핸드.
라켓을 휘둘러 받아넘긴다.
탕!
랠리를 만드는 데 목적을 두었던 리턴이라, 최대한 깊게 떨어지게 하는 부분에만 신경을 썼다.
다행히 예상대로 볼은 잘 떨어졌고, 다음을 기다리며 자리를 잡았을 때 뭔가 어색하게 스텝을 밟은 카리모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깊긴 했어도 센터 마크 부근에 떨어진 평범한 리턴이었는데, 전혀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힘겹게 라켓을 휘둘렀다.
딱 보기에도 잘못된 샷.
공이 네트에 걸린다.
탁.
【“러브, 써티.”】
한쪽을 돌아본 카리모프가 잔뜩 인상을 쓰면서 무언가 열심히 떠들기 시작했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언어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한 건 지금 조금 짜증이 나 있다는 거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숨겨놓은 무기는 없다.
난 그렇게 확신했다.
이럼, 이길 수 있다.
내 샷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전 경기들보다도 더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심할 생각은 없다.
방심.
그게 뭐죠?
탕!
【“피프틴, 포티. 게임 포인트.”】
남은 건, 벼랑 끝까지 몰아넣은 상대를 확실하게 밀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트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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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TCH SET
6 6 : 신우주
0 3 : 주라벡 카리모프
***
[신우주, 호주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 결승 진출! 대한민국 최초 그랜드슬램 우승 꿈꿔. – 한국테니스협회 홈페이지].
.
[압도적인 실력, 신우주. 정현을 잇는 한국 테니스 스타로 떠오르나? 호주오픈 주니어 준결승 압도적인 승리. – JTBS]***
※ 2016 호주오픈 – Boy`s Single
결승전
올리버 앤더슨(WC) vs 신우주
***
#. 오후 08시 39분
#-1.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마포구
#-2. 마포 통 삼겹살·갈비
중계가 끝나고 제법 시간이 흘렀음에도, 송민희와 김정배는 경기의 여운을 쉽게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었다.
스케줄을 끝낸 뒤에 가진 회식 자리에서 이들은 내내 자신들이 중계하면서 본 테니스를 말했다. 모인 이들은 모두, 방송사 내 테니스 동호회 사람들이다.
“야, 진짜 대박! 어떡해? 나 반했어!”
“그렇게 대단했어?”
“어-! 언니, 진짜. 막- 그 누구지? 아이돌 남자 가수? 왜 요즘 엄청 해외에서 유명하고, 개인 방송에서 난리 난 사람 있잖아.”
“아~ 그, 정우?”
“맞다! 정우! 있잖아요, 정우처럼 생긴 애가 막 서브가 180이고. 세상에~ 포핸드 위너가 140까지 나왔다니까?”
“그거 대단한거야?”
“엄청. 언니. 중요한 건, 15살이야.”
“뭐?! 15살?!”
“어! 그러니까 내가 미치지~!”
흡사 소녀팬처럼 보이는 송민희가 가까운 이와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동안, 김정배는 술잔을 기울이며 다른 지인들에게 확신에 가까운 생각을 이야기했다.
“걔가 정현이보다 나아.”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니, 진짜라니까?”
정현은 ATP 프로.
작년 싱글 평균 랭킹은 85위였다.
일반적인 챌린저 레벨로 평가받는 100~300위를 벗어난, 전문 ATP 투어 선수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성적이었다.
이런 성장세를 반영하듯 ATP도 정현에 ‘올해의 기량 발전상’을 수여했고, 작년 11월 투어를 포기하고 군사훈련을 끝마쳐 병역 문제 역시 해결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임용규와 파트너를 맺어 금메달을 획득한 정현은, 예술체육요원으로 2년 10개월 동안 테니스 선수로 뛰며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반드시 채워야 하는 544시간의 봉사활동도 팬 사인회와 아카데미 강사 활동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게다가 나이는 이제 겨우 만으로 스물이다.
“정현이가 잘하기는 하지. 서브랑 포핸드도 어느 정도 보완됐고, 백핸드야 뭐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한 수준이고. 그리고 원래 플레이스타일도 카운터 펀처라 멘탈도 좋아. 그런데 있잖아. 내가 늘 정현이를 볼 때마다 아쉬웠던 게 뭔지 알아?”
“그게 뭔데?”
“이거. 그리고 이거.”
“다리. 그리고 머리? 아니, 방금 멘탈 좋다면서?”
“멘탈 말고. 아이큐. 테니스 아이큐.”
김정배가 본 신우주의 스트로크는 완성형이었다.
투어 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그런 기술보다 더 대단했던 건, 모든 샷을 안정적으로 칠 수 있게 만들어준 풋워크와 적재적소에 가장 나은 선택을 하도록 만든 테니스 이해도였다.
그것들은 투어급 그 이상.
ATP 최상위 수준이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마스터스 레벨은커녕, 아직 챌린저 투어조차 소화하지 않은 신우주다. 그렇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많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최고 레벨의 ATP 랭커를 상대로, 신우주는 과연 어떠한 테니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이들은 기쁜 마음으로 그 미래를 지켜보기로 했다.
***
#. 오후 10시 44분
#-1. 호주, 멜버른시
#-2. 브레이디 호텔 존스 레인
결승전에 오르며 다시 하루의 휴식을 얻은 TNU는 질 좋은 호주산(産) 레드와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그랜드슬램 결승전 진출.
어느 정도의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결승전 진출 과정에서 신우주가 보여준 테니스는 기대했던 그 이상이었다.
“우주는 아직 가지고 있는 게 많아.”
“뭐, 연습 경기 때 그걸 보았으니까요. 그것도 당신과 경기할 때요.”
“가장 큰 무기는 양손이고요.”
TNU의 사람들은 신우주가 전력을 발휘했을 때의 테니스를 알고 있다.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지금도 여전히 ATP Top 20에 들어갈 수준의 실력을 지닌 안드레이 시미치와 5:5의 결과를 만들만한 정도란 사실도 말이다.
특히 투어 참가 이후의 기량 성장은 눈이 부실 수준이어서, 연습 때마다 탄성을 내지르게 만드는 샷을 보여주곤 했다.
그것들 전부, 실전에서는 쓰이지 않았다.
본인이 만족스럽지 않단 이유에서다.
“저는 아직도 걔가 15살인 게 믿기지 않아요.”
“맞아요. 우리보다도 더 어른 같다니까요.”
“그야, 당연하지.”
“뭐?”
“내가 볼 땐, 너네는 아직 중학생이야. 정신연령이 말이야.”
“필리프!”
“우리가 어딜 봐서?!”
발끈한 토미치 형제가 필리프 라지치와 작은 언쟁을 벌이는 동안, 안드레이는 팀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을 모색했다.
테니스를 좀 더 심층적으로 알려줄 코치가 필요했다.
앞으로 참가하게 될 투어들과 바빠질 일정 등을 고려하면, 자신은 멘탈적인 부분을 신경 쓰는 것만도 벅찰 수 있다. 그러니 신우주와 좀 더 코트에서 어울려줄 사람이 필요했다.
“어지간한 사람으론 안 돼.”
신우주의 테니스 실력을 상승시켜줄 수 있음과 동시에, 현재 TNU의 코치들처럼 선수를 위해 헌신해줄 사람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지간한 코치들은 이미 ATP 랭커들이 채갔고, FA로 풀린 이들도 만 15세의 선수와는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ATP 투어를 통해 상금을 벌어들여야 본인의 수입 역시 올라가는데, ITF와 주니어 투어를 병행할 선수를 맡게 되면 기껏해야 몇 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게 전부가 된다.
심한 경우, 만 달러 남짓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TTA에 있는 코치를 더 불러오는 것이지만, 신우주의 기반이 거기에 있는 만큼 아카데미를 흔들면서까지 욕심을 부릴 수는 없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화.
그러나 쉽지 않다.
몇몇 이름이 테이블 위에 놓였지만, 여러 가지의 이유로 곧장 치워졌다.
그러던 중, 어떤 이름이 불쑥 튀어나왔다.
“아.”
“왜 그러지?”
“그분에게 부탁해 보는 건 어때요?”
“그분? 누구? 데니스?”
“아뇨. 존.”
“존? 그런 사람이···. 응? 설마?”
“네. 바로 그 설마요.”
“···.”
존 메켄로.
얼마 전 신우주를 찾아와 라커룸을 헤집고 돌아갔던 테니스계의 전설에, TNU는 소년을 위해 함께해줄 사람을 물어볼 생각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
[신우주가 테니스를 잘하는 이유가 뭔가 했더니, 역시! 전(前)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아버지와 은메달리스트 어머니를 둬. – OSEM]